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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e 7.

  
물결치듯 일렁이는 붉은 해가 산등성이 너머로 뉘엿뉘엿 넘어가는 저녁 무렵.



병옥은 끝내 은영이의 아빠를 만나지 않고 자신의 사무실로 돌아왔다. 사무실로 들어선 그의 오른손에는 언제나 그렇듯 소주병과 마른안주가 담긴 검은 봉지가 들려있었다.



사무실로 돌아오기 전, 병옥은 박제천에 대해 좀 더 알아보기 위해 주변 사람들을 만나보려고 했지만, 의외로 그는 특별히 개인적으로 만나 대화를 나누는 친구는 없는 듯 했다.



“박제천 씨의 부인이 그러는데, 미국에서 살다가 12년 전에 한국에 들어왔답니다. 사업상 만나는 사람은 많았는데 특별히 집에 초대하거나 하는 사람은 딱히 없었답니다.”



부인에게도 털어놓지 못한 개인적인 고민을 들어줬을만한 친구를 만나, 보다 자세한 박제천의 사정을 직접 알아보려고 김 형사에게 그 주변 인물에 관해 알려달라고 부탁했으나, 돌아온 대답은 뜻밖이었다.



“박제천 씨는 사업상 만나는 사람이 대전에도 여럿 있는데, 모두가 상당한 부자들이랍니다. 부인 말에 따르면 원래 살던 미국 한인 사회에서도 상당한 위치까지 올라갔던 인물인 것 같습니다.”



차 안에서 핸드폰을 통해 대화를 하던 병옥은 박제천이라는 사람은 알면 알수록 이해하기 어려운 아리송한 부분이 많다고 느꼈다. 미국 한인 사회에서도 잘 나갔던 사람이 굳이 바다 건너, 서울도 아닌 대전에 터를 잡은 이유는 무엇일지 정말로 궁금했다.



김 형사의 얘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병옥의 고민도 커져갔다. 병옥은 박제천의 사무실을 들른 이후 그가 그 무서운 존재들과 한 패거리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추정했다. 물론 그가 구매자였을 가능성도 있지만, 그의 주변 환경과 사무실의 도난사건은 병옥의 심증을 더욱 굳어지게 만들었다.



더구나 경찰이 쉽게 단정 지어 버린 박제천의 자살은 3년 전 자신이 목격했던 한 여인의 비참한 운명과 매우 비슷했다. 물론 그 여인이 그들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자신들의 노출을 우려한 그들이 당시 극심한 정신적 고통으로 우울증을 앓고 있던 그녀의 상황을 교묘히 이용하여 자살로 위장해 살해해 버렸다.



박제천 역시 오래 전부터 우울증을 앓아 왔었다. 여기에 자신이 평소 아끼던 은영이라는 조카딸이 갑작스럽게 실종되면서 큰 불안감에 시달려 왔다. 이런 박제천의 상황이 충동적 자살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 경찰 측의 판단이었고, 발견 당시 다른 이의 흔적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는 검시 하에 공식적으로 자살로 판명했다.



그들의 비열하고 영악한 수법을 한 번 쯤 직접 겪어봤다면 눈에 보이는 것만으로 쉽게 결론은 내린다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뼈저리게 깨닫게 될 것이다. 병옥이 김 형사에게서 명함의 존재를 듣고, 박제천의 자살이 우울증에서 비롯되었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번개처럼 뇌리에 그 여인의 사건이 떠오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병옥은 투명한 액체가 일렁이는 종이컵을 들어 조용히 입가에 대었다.



“캬아-”



목구멍을 타고 내려가는 술맛이 오늘따라 유독 더 쓴 것 같았다. 찢어진 포장지에 안에서 마른안주를 몇 개 집어 입 안에 툭 털어 넣었다.



병옥이 박제천을 단순한 구매자이기보다는 그들과 한 편이라고 추측한 가장 큰 이유는 그의 생활수준이었다. 대전 번화가에 세워진 큰 빌딩에 임대해 들어갈 정도라면 상당한 수입원이 있어야만 했다. 아무리 작은 상가라 해도 한 달에 수 십 만원은 기본적으로 임대료로 내야 했다.



요즘 같은 경기 불황에다 부동산 시장도 좋지 않은 상황에서 그런 큰 건물에 들어가 굳이 비싼 임대료를 낼 필요가 있었을까. 게다가 병옥이 살펴본 박제천의 사무실은 그런 어려운 경제 상황에도 불구하고 생계를 위한 절박함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한 채의 집이라도 더 팔기 위해 각종 과장 광고를 여기저기 뿌려대며, 조금이라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사무실 바깥문에 각종 매물관련 종이를 덕지덕지 붙여놓는 것이 일반적인 공인중개사 사무실의 풍경이다.



박제천의 공인중개사 사무실은 4층. 보통 다른 곳은 거의 1층에 자리 잡고 있었다. 그래야 길가다가 사람들이 매물이 뭐가 나왔는지 보기가 편하고 출입하기도 편하니까 말이다. 그런데 박제천은 일반인은 자유롭게 출입하기 어려운 고급 빌딩에다, 그것도 4층에 사무실을 개업했다.



그러면서 박제천은 자신 소유의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었으며, 수 년 간 한 번도 임대료를 밀리지 않고 그 고급스러운 외양을 지금까지 유지해 왔다. 병옥은 그런 박제천의 풍요로운 삶이 그들과 분명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이것은 병옥의 상상이 섞인 추측에 불과했다. 하지만 박제천의 시신에서 발견된 명함과 증명되지 않은 그의 경제력이 병옥에게 큰 확신을 가져다주고 있었다. 하지만 김 형사와의 전화 통화로 이 모든 것이 유리 깨지듯 산산조각 나버리고 말았다.



‘미국이라......’



미국에서도 인정받았던 유망한 사업가가 모든 걸 다 팽개치고 머나먼 대전까지 온 것은 고향에 대한 향수 때문이었다고, 김 형사에게 박제천의 부인이 얘기해 줬다고 한다.



김 형사와의 대화로 확실히 밝혀진 건 박제천은 굉장히 유능한 인물이라는 것이었다. 이미 미국에서 상당한 성공을 거둔 사업가였으며, 그런 그가 고향에 대한 향수를 이기지 못해 한국행을 택했다는 것 또한 충분히 납득할 만한 부분이었다.



박제천이 이미 경제적 기반이 확고했다면 굳이 돈 때문에 그들과 추잡한 짓을 같이 할 필요는 없었을 것이라고 병옥은 생각했다. 그렇다면 박제천은 왜 검은 시장에 발을 들여다 놓은 것일까?



중산층 이상의 안정된 삶을 유지해 왔던 박제천 역시 자신의 금지된 욕망을 다스리지 못해 결국 그들의 검은 시장에 발을 들여다 놓은 것일까. 그의 시신에서 발견된 명함은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그런 싸구려 종이쪼가리가 아니었다.



그들이 언제부터 존재해 왔으며, 어떻게 해서 오랫동안 이 비밀스러운 집단을 유지해 왔는지는 그 누구도 알 수 없었다. 매우 조심스럽고 은밀하게 유지되어온 이 집단에 들어간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병옥 역시 그곳에 딱 한 번 가본 적이 있을 뿐, 그 이후 3년 동안 그들의 흔적조차 찾지 못했다. 그런 곳에 박제천이 직접적으로 관련되어 있었다. 그러나 박제천이 단순한 구매자에 불과했다면 은영이의 실종 뒤에 그들이 배후에 있을 것이라고 여겼던 병옥은 큰 난관에 봉착할 수밖에 없었다.



‘어떻게 해야 하나......’



병옥은 그의 집과 사무실을 둘러본 후, 그가 그들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받고 있는 한 패거리일 것이라고 단정적으로 생각해왔다. 물론 지나치게 성급한 생각이었지만, 병옥은 자신이 틀렸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수 년 간 이 바닥에서 목숨을 내건 채 맨몸으로 부딪치며 날카롭게 다듬어온 그의 직감이 자신을 그렇게 확신하게 만들었기 때문이었다.



너무 일에만 매달려 피곤했던 탓일까. 그의 직감이 아주 심하게 엇나가 버리고 말았다. 박제천과 그들이 한 패가 아니라면 은영이의 실종사건을 해결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어떤 흉악놈에게 붙잡혀 간 것이라면 이미 잘못되었을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병옥은 박제천과 그들 사이에 어떤 분열이 일어났으며, 그것을 계기로 은영이의 실종사건이 일어났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리고 박제천은 은영이의 실종이 그들과 관련이 있다는 걸 알았을 것이고, 일주일 전 집을 나간 건 그들에게 찾아가기 위함이었을 것이라고 짐작했다.



결국 그곳에서 박제천은 그들에게 봉변을 당했을 것이고, 차 안에서 자살로 위장된 채 발견된 것이라고 병옥은 한 편의 영화처럼 기본적인 틀을 잘 구상했다. 그러나 박제천과 그들이 한 패가 아니라면 자신의 구상은 완전한 허점투성이가 될 수밖에 없었다.



은영이가 실종된 이후 박제천은 왜 그렇게 불안에 떨었던 것일까. 실종 사건은 전 세계에서 하루에도 수없이 발생하고 있다.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의문의 실종에서부터 악의적인 의도로 이루어진 실종까지 그 종류도 다양하다.



은영이의 실종이 그들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 병옥의 추측과는 달리 은영이의 실종 또한 그들과 전혀 무관한 실종일 수도 있다. 박제천의 불안은 각종 아동 범죄가 판치는 흉흉한 세태를 생각해 본다면 납득할 수도 있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병옥을 난관에 부딪치게 하는 부분은 박제천이 왜 집을 나간 것이냐는 부분이었다.



그들과 관련이 없다면 굳이 집을 떠나, 가뜩이나 큰 불안에 시달리고 있는 동생 가족을 더 괴롭게 만들 이유가 없었다. 힘들더라도 서로 의지하며 무사히 은영이가 돌아오기를 비는 게 피해자 가족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모습이었다.



그러나 박제천은 갑자기 사라졌고, 사흘 뒤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도대체 사흘 동안 어디를 갔던 것일까?’



검은 시장의 이용자로서 인간의 추악한 일면을 직접 목격한 그는 자신의 조카딸이 그곳으로 끌려가지 않을까하는 불안감에 그곳을 무작정 찾아갔던 것일까.



가뜩이나 골치 아픈 병옥의 머릿속은 이제 폭발하기 일보직전이었다. 그는 다시 소주를 벌컥 들이켰다. 수많은 의문과 고민이 그의 머릿속을 헤집고 다니는 동안 어느새 병옥은 소주 한 병을 다 마셔 버렸다.



이미 은영이가 실종된 지 한 달이 다 돼가고 있는 상황이다. 처음 김 형사에게서 은영이의 실종사건을 좀 도와달라고 부탁받았을 때 솔직히 병옥은 거절하고 싶었다.



“꼬르륵 꼬르륵-!”



낮에 빵집에 들러 산 빵 쪼가리 갖고 끼니를 때운 병옥의 뱃속은 밥 달라고 아우성치듯 계속 꼬르륵 거렸다. 이틀 전 처제가 싸다 준 김밥 세 줄 말고는 밥 구경을 한 적이 없었다. 오늘도 그는 밥보다는 술이 고팠다. 취기가 살짝 오른 병옥은 터져 나오는 한숨을 내뱉으며 자리에서 비칠거리며 일어섰다.



산등성이에 붉게 물든 채 걸려 있던 해는 이미 산 너머로 사라졌고, 창문 바깥은 네온사인으로 휘황찬란하게 반짝거리는 각종 간판들이 해를 대신해 도시를 환하게 밝혀주고 있었다.



“칙 - ”



병옥은 눈이 돌아갈 정도로 반짝거리는 바깥을 바라보며 조용히 담배에 불을 붙였다. 어두운 사무실 안에서 유독 새빨간 빛이 강하게 빛났다 사그라지자, 하얀 연기가 허공으로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실종 사건은 초기 대응에 실패에 큰 사건으로 번지는 경우가 많았다. 단순한 가출로 치부하거나 살인, 강도 같은 강력범죄에 밀려 등한시 되다가 나중에 대형 참사로 벌어지는 것이다.

얼마 전 대구에서 일어났던 한 청소년의 실종사건 역시 가출 전력이 있다는 이유로 가볍게 넘겨 버렸다가 결국 비극적인 결과로 끝나고 말았다.



그러나 은영이의 실종 사건은 달랐다. 최근 들어 자주 발생하는 아동 범죄의 영향 탓에 이번 은영이의 실종 사건은 여론을 의식한 경찰이 아주 발 빠르게 대응한 사례였다.



김 형사가 건네준 서류에 나온 내용에 따르면 경찰은 은영이의 행방을 알아내기 위해 대전에 살고 있는 아동 범죄 전과자를 전부 소환해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었다.



하지만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대부분 알리바이가 있는데다가, 그 특별한 경우 역시 무혐의로 밝혀져 경찰 수사가 큰 차질을 빚고 있는 현 상황이었다. 그 무서운 집단과 관련이 없다면 지금쯤 은영이의 신변에 관한 어떤 정보가 나왔어야 했다.



경찰이 언론에 수사진행상황을 크게 떠벌였던 것은 은영이를 납치해 간 범인을 압박하기 위한 수단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요란스러운 상황에서도 은영이의 행방은 여전히 오리무중이었다.

이렇게까지 경찰이 대규모 인력을 동원해 수사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찾지 못하였다면 지금 상황에서 병옥이 나선다 한들 이미 부질없는 짓이었다.



그나마 박제천이 그들과 한 패였다면 실낱같은 희망이 남아있을 수도 있었다. 상품가치가 훼손되지 않은 한 그들은 은영이의 생명을 위협하지는 않을 테니까 말이다. 하지만 그들로부터 박제천이 금전적 지원을 받고 있었을 것이라고 심정적으로 확신했던 병옥의 가설은 지금 무참히 짓밟힌 상황이었다.



단지 박제천이 그들의 돈줄인 구매자에 불과했다면 은영이의 실종에 제 3자가 개입되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었다.



자신들의 비밀스러운 조직을 절대로 외부에 노출시키지 않는 그들이 박제천의 주변에 대해 제대로 알아보지 않았을 리 없었다.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굳이 자신들에게 적지 않은 금액을 지불해 온 고객에게 그들이 위해를 가할 리 없었다.



결국 박제천이 그들과 짝패가 아니라 단순한 구매자에 불과하고, 이번 은영이의 실종이 그들과는 전혀 무관하다면 얘기는 무척 심각해 질 수밖에 없었다.



이미 많은 어린 영혼들이 사악한 악마들에게 무참히 짓밟힌 광경을 수없이 보아온 병옥이었다. 은영이의 아빠를 만나지 않고 돌아온 것 역시 만에 하나 잘못되었을 경우에 보아야할 한 가족의 오열하는 모습이 눈앞에 선했기 때문이었다.



불과 며칠 전에 해결한 한 청소년의 실종 사건 역시 범인은 겨우 붙잡았으나, 그 청소년은 영원히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떠나버린 뒤였다. 자식의 죽음을 전해 듣고 거실 바닥에 그대로 주저앉아 통곡하는 부모의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는 것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괴로운 고통이었다.



이미 오랜 시간이 흐른 은영이의 실종 사건은 사실상 자신이 해결하기에는 벅찬 일이었기에 김 형사를 직접 만나기 전까지도 자신이 맡아서 할지 아니면 말아야 할지 괴로운 고민을 반복했었다.



그러나 죽은 자신의 딸아이와 같은 연령대인 이 여자 아이를 외면할 수는 없었고, 여기에 큰아버지인 박제천에게서 그 명함이 발견되었다는 얘기를 직접 들었을 때 고민을 거듭하던 병옥은 이 사건을 자신이 맡아야겠다고 결심했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병옥은 딱히 할 것이 없었다. 겉만 번지르르한 박제천의 사무실을 둘러보고, 그의 사무실에 도둑이 들어 하드디스크를 훔쳐갔다는 얘기까지 들었을 때, 병옥은 박제천이 사실상 그들과 한 패였을 것이라고 단정적으로 생각했다. 그리고 그것을 토대로 여러 가지 구상을 해왔는데, 예상치 못한 박제천의 화려한 과거덕택에 이마저도 그냥 상상으로 끝나버렸다.



지금 병옥이 기댈 수 있는 유일한 것은 한때 유능한 정부 요원이었던 은퇴한 독수리가 물어올 먹잇감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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