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번호를 잊어버리셨나요?

소설 한국 공포 문학 단편선4

2009.11.28 02:0811.28





twinpix.egloos.comrevinchu@empal.com
 올해 황금가지에서 [한국 공포 문학 단편선4]가 출간되었습니다. 척박한 한국 공포 문학 장르에서 이렇게 단편집이 4권까지 나왔다는 사실은 매우 놀랍습니다. 또한, 매 권마다 작품의 퀄리티가 발전되었다는 소리를 들은만큼 이번 4권이 아주 큰 기대를 갖게 되었습니다. 그럼 기대를 배신했는지, 뛰어넘었는지 이제 한 편씩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첫출근 | 장은호
 무크지 [파우스트] 제5호, 2008년 봄호에 실렸던 단편입니다. 그때 읽고 [파우스트] 5호에 실린 한국 작가의 단편 중에서 가장 재미있다고 느낀 단편이었습니다. 한 남자가 회사에 첫 출근을 합니다. 배경은 근미래로 생각되는 한국입니다. 남자의 첫 출근은 기묘합니다. 넓은 사무실에 많은 사람들, 시끌벅적한 분위기를 상상했으나, 두 평 남짓한 좁은 방에 철제 책상만 덩그러니 놓여 있습니다. 책상 위에는 전화기 하나, 메모지 하나, 볼펜 하나만 있습니다. 기묘한 이야기. 네, 이 단편은 마치 일본 영화인 기묘한 이야기를 연상시킵니다. 주인공은 전화를 받고 전화에 나오는 지령대로만 수행하면 되는 업무를 시작합니다. 그런데 이 전화 통화 내용이 이상합니다. 첫 통화만 봐도 그렇습니다.

 “K34234죠? 9시 5분에 89누르고 485에 3535 누르세요. 그리고 ‘당신의 아들은 종로역 4번 출구 앞 건물 안에 있다.’라고 말해주세요.”
 ――― [한국 공포 문학 단편선4], 황금가지, 14쪽


 지령을 수행할 수록 점점 이상한 내용들이 오갑니다. 전체적인 그림을 쉽게 그리기는 어렵지만, 독자들은 페이지를 넘길 수록 이 회사가 정상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주인공은 어떻게 처신할까요? 전화 지시만으로 인간의 모든 선택권을 앗아가버리는 이야기가 섬뜩함을 주기도 하고, 전화 지시의 내용을 유추하면서 벗어날 수 없는 절대적인 시스템에 두려움을 느끼게 됩니다. 이건 비단 소설뿐만이 아니라 우리 삶을 은유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우리들도 역시 보이지 않는 이런 시스템에 갇혀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 거죠. 영화 『이글 아이』가 떠오르는 장면들이 있습니다. 전화만으로 사람들을 통제하고 놀라운 일을 벌이는 것이 비슷하지요. 영화보다 소설을 먼저 읽었습니다. 나중에 개봉한 영화를 보고 비슷한 느낌을 받아서 신기했었습니다. 재미있는 소설이고 다 읽고 나서도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단편이었습니다.

 ■ 도둑놈의갈고리 | 김종일
 제3회 황금드래곤문학상에서 [몸](김종일, 황금가지, 2005년 8월)으로 대상을 수상한 작가의 단편입니다. 이 단편은 포탈사이트 네이버 ‘오늘의 문학’에 공개되어 사흘간 150만 페이지뷰를 돌파하기도 했습니다. 이 문구가 책 띠지에 적혀 있죠.(그 전 기록은 이영도 작가의 판타지 단편 {에소릴의 드래곤}으로 130만 페이지뷰를 기록했었다고 합니다.)
 물론 그것은 소설 속의 주요 상징으로 나오는 ‘고디바’ 이미지에 힘입은 바가 크겠습니다만, 이 단편은 그런 조회수가 의아하지 않을 정도로 뛰어난 흡인력을 보여주는 소설이었습니다. 1인칭 화자가 누군가에게 말하는 방식으로 쓰인 문체는 최근 한국 작가의 SF단편들에서 많이 쓰였는데, 이 단편에서도 그런 문체가 사용되었습니다. 이런 말하는 방식은 사실 쓰는 사람도 지루하거나 어색하지 않게 쓰기가 쉽지 않습니다. 독자도 낯선 방식이라 거부감을 느끼기 쉽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단편은 그다지 어색하거나 지루한 부분 없이 능숙하게 독자를 끌고 갑니다. 이런 문체로 흡인력 있게 전개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닌데, 정신없이 페이지를 넘기게 할 만큼 흡인력을 가진 단편이라 좋았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고디바’와 ‘도둑놈의갈고리’ 그리고 그것을 인터넷 ‘마녀사냥’으로까지 결합시킨 작품의 구조가 인상적인 글이었습니다. 이런 점들이 탄탄한 글이라고 느끼게 만들었습니다.
 소재도 정말 좋았는데 요즘 인터넷이 발달된 세상에서 문제점으로 부각되고 있는 것 중에 하나는 ‘마녀사냥’입니다. 경범죄나 혹은 죄없는 사람을 파멸로 몰고 가는 인터넷 마녀 사냥은 큰 문제점이고 당사자에게는 죽음보다 더 한 수치심을 안겨줄 수 있고, 실제로 많은 자살자를 만들어내기도 한 사회문제입니다. 이런 소재로 독자가 흥미를 느끼고 재미까지 느낄 수 있게 쓰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이 소설은 그점에 성공했고, 따라서 이런 마녀사냥에 대한 문제의식과 공포를 함께 느끼면서 주인공에게 감정이입을 하며 읽어나갈 수 있었습니다.

 ■ 플루토의 후예 | 이종호
 중편 [므이](이종호 지음, 강도하 그림, 예담, 2007년 7월)와 장편 [흉가](이종호, 씨엔씨미디어, 2000년 8월), [분신사바](이종호, 황금가지, 2004년 7월), [이프](이종호, 황금가지, 2006년 7월), [귀신전](이종호, 랜덤하우스코리아, 2008년 7월) 등을 쓴 한국을 대표하는 공포 작가 중 한 명인 이종호 작가의 단편입니다. 플루토의 후예는 고전적인 소재를 다룬 공포소설입니다. 앞서 장은호의 {첫출근}이 근미래를 배경으로 한 디스토피아 소설이었고, 김종일의 {도둑놈의갈고리}가 현재를 배경으로 한 인터넷을 소재로 쓴 공포소설이었다면, 이 단편은 마치 과거에 비슷한 이야기를 들었던 것 같은 고양이와 흉가 등을 소재로 쓴 단편입니다. 하지만 아주 낡은 느낌이라기보다는 매끄럽게 잘 쓰인 글이라 오히려 현대적 감각으로 또 능숙한 솜씨로 잘 옮긴 느낌이었습니다. 약간은 패턴화된 이야기를 적절히 변주했고 다 읽고 나서 생각해보면은 진부한 이야기일 수도 있는 소재를 가지고 읽을 때는 마냥 소설 속 내용에 몰입해서 공포감을 느끼게 합니다. 마지막까지 서늘한 여운을 남기는 완성도 높은 단편이었습니다.

 ■ 폭주 | 황태환
 이 단편집에서 가장 젊은 작가의 단편입니다. 그만큼 소재나 내용 역시 젊고 패기에 찬 느낌입니다. 소재 자체가 예사롭지 않은데 바로 운석군이 지구에 떨어져서 곧 종말을 맞게 되는 순간을 그리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사람들은 패닉에 빠지고 그 사이에 한 청소년 무리가 무차별 살인을 저지르게 됩니다. 세기말적인 공포랄까. 지구는 곧 멸망할 위기에 처해 있고 눈앞에는 실제로 피가 튀고 사람이 픽픽 죽어나가는 진퇴양난의 상황이 엄청난 흡인력을 주고 이야기에 빨려들게 만듭니다. 소재나 상황이 긴박하고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워낙 개성이 강한 소재라 이야기가 어디로 튈지 몰라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고, 공포보다는 블랙 코미디를 읽는 느낌이 강하기도 합니다. 전체적으로 작품에서 박력이 느껴지고 몰입도가 역시 높습니다. 재미있게 읽은 작품이고 강렬한 살해 장면들이 많아서인지 유독 인상에 깊게 남은 작품이기도 합니다.

 ■ 불귀(不歸) | 우명희
 이 작품은 제목부터 유의해서 봐야 합니다. ‘불귀’라는 단어는 명사로 두 가지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나는 ‘돌아오지 아니함. 또는 돌아가지 아니함.’이라는 뜻이고, 또 하나는 ‘죽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입니다. 이 단편은 이 두 가지 의미가 같이 사용되는 단편입니다. 이 단편 역시 바로 앞에 황태환 작가의 재기넘치고 파격적인 {폭주}와는 달리 조금 전통적인 공포소설의 형태를 취하고 있습니다. 일단 한적한 시골 마을이라는 배경과 귀신이 나온다는 점에서 공포소설하면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전형적인 단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야기는 그렇지 않습니다. 이 단편은 이 단편집에서 가장 호흡이 느린 글이기도 한데, 소설 분위기와는 잘 맞아떨어집니다. 배경도 소재와 걸맞게 1989년도이지요. 자신을 끔찍이 반대했던 시어머니가 곧 돌아갈 예정. 며느리인 주인공은 딸 솔이를 데리고 시골로 가서 시어머니를 며칠 간병하게 됩니다. 그러나 시어머니는 여전히 역정이 심하고, 또 기력이 쇠한 것 같으면서도 죽지 않고 끊임없이 며느리를 괴롭힙니다. 그 과정이, 또한 과거가 교차되면서 지긋지긋한 감정이 절실하게 느껴집니다. 그리고 솔이는 집에 또 다른 할머니가 있다고 말하면서 음산한 분위기 속에 답답하고 절망적인 공포가 드러납니다.

 ■ 도축장에서 일하는 남자 | 유선형
 이번 단편집을 읽으면서 느낀 점은, 정말 다양한 색깔을 지닌 작품들이 모여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전통적인 귀신이나 고양이가 나오는 공포 단편부터 SF적인 분위기를 띠는 공포소설까지 그 스펙트럼이 다양했습니다. 이 단편 역시 색다른 소재와 분위기를 가진 단편입니다. 한 남자가 술에 취한 상태로 집에 들어갑니다. 주인공은 집에서 아내에게 폭력을 사용하는 다혈질의 남자입니다. 그러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정신을 잃게 되고, 침대가 있는 한칸 짜리 옷장과 천장에 설치된 에어컨, 작은 욕실이 전부인 좁은 방에서 깨어납니다. 남자는 영문을 알 수 없습니다. 곧 남자는 밖으로 나가게 되고 흰 유니폼을 입은 사람들이 줄지어 가는 것을 보고 따라가게 됩니다. 남자가 있는 곳은 도축장입니다. 남자는 이유를 알지 못한 채 도축장에서 일하게 됩니다. 주위 사람들 역시 남자와 마찬가지입니다. 과연 이 도축장의 비밀은 무엇일까요? 남자는 어떻게 된 것일까요? 끊임없이 호기심을 자극하면서 낯선 세계를 독자는 주인공과 함께 신기한 눈초리로 살펴보게 됩니다. 그리고 밝혀지는 진실이 기묘한 이야기처럼 펼쳐집니다.

 ■ 더블 | 최민호
 더블이란 제목에서 예상할 수 있듯이 이 소설은 흔히 장르소설을 읽다보면 쉽게 접하는 소재인 ‘도플갱어’와 유사한 설정을 다룬 단편입니다. 이 세상에 나와 똑같이 생긴 누군가가 존재한다는 ‘도플갱어’의 설정은 그 자체만으로도 큰 공포를 주기도 합니다. 지금껏 도플갱어는 수많은 소설에서 다루어졌기 때문에 소재 자체는 낡고 진부한 느낌을 줍니다. 하지만이 소설은 용어도 ‘더블’로 바꾼 만큼 조금 참신하게 소재를 다듬었고, 따라서 독자가 몰입하게 됩니다. 흔히 알고 있는 설정보다 더 세세한 묘사로 사실감을 띠면서 소설에 감정이입이 잘 되는 소설입니다. 주인공의 심정을 따라가며 같이 어떻게 될지 두려움을 느끼기도 하고, 더블에 대한 증으를 느끼기도 합니다. 적절한 구성이 돋보이고 무엇을 쓰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떻게 쓰느냐가 중요하다는 말을 실천하듯 깔끔하게 잘 쓴 글이었습니다.

 ■ 배심원 | 김유라
 이 단편은 제3회 황금드래곤 문학상에서 {스너프 살인}으로 중편 부문을 수상하고, 판타지 소설 [다크스톤](김유라, 자음과모음, 2002년 9월), [자하드](이언, 서울P&B, 2004년 10월) 등을 출간한 작가가 쓴 글입니다. 이 작품 역시 앞에 김종일의 {도둑놈의갈고리}처럼 인터넷을 주요 소재로 선택한 소설입니다. 차이점은 좀더 인터넷에 주안점을 두었고, 주인공이 성인 여성이 아니라 십대 소녀라는 점입니다. 그러나 인터넷이 가진 파급력 때문에 피해를 보고 절망적인 상황에 빠진다는 점은 같습니다. 역시 인터넷 ‘마녀사냥’의 문제점을 파헤친 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 역시 인터넷을 많이 하고, 이런 문제점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더욱 몰입해서 읽을 수 있었습니다. 이런 문제를 다룬 소설들이 마음에 들고 그만큼 재미있기도 했습니다. 주인공 소녀가 처한 상황이 저 역시 답답하고 미칠 것 같아서 인상적으로 읽었습니다. 인간의 추악함.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내뱉는 말들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괴롭게 했는지, 이 소설은 다시금 생각해 보게 만듭니다. 평소에는 잘 생각해 보지 않았던 피해자들에 대해서 상상해보고 감정이입을 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고요. 이런 게 또 소설만이 갖고 있는 매력적인 기능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행복한 우리 집에 어서 오세요 | 권정은
 {행복한 우리 집에 어서 오세요}는 공포소설에서 빠질 수 없는 장르인 좀비를 소재로 한 단편입니다. 사실 좀비라는 소재는 워낙 많은 소설과 영화에서 다루었기 때문에 색다르게 쓰기가 어려운 장르입니다. 대부분 그게 그거라는 느낌을 받기 쉽지요. 이 소설 역시 좀비라는 소재를 다룸으로써 소재의 진부함에서는 단점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이 흥미롭게 읽히는 이유는 먼저 한국 작가가 쓴 한국을 배경으로 한 좀비소설이라는 점입니다. 지금껏 외국 소설이나 영화와는 차별화된 정서를 느낄 수 있는 점이 다른 느낌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또 다른 장점은 ‘집’이라는 한정된 공간과 ‘가족’이라는 주요 인물들이 잘 형상화되고 갈등 관계를 이루고 있다는 점입니다. 거대한 스케일이 아니라 매일 살던 ‘집’ 안에 갇히게 되고 또 의지할 사람이라고는 오직 ‘가족’만이 존재하는 설정의 이야기는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주는 요소입니다. 좀비로 인한 절망적이고 처절한 상황을 잘 형상화 했고, 캐릭터들의 감정이 잘 그려지고 그 상황에 실제 빠진 것처럼 몰입되는 글이었습니다. 읽는 사람 역시 그 상황에 빠지면 어떻게 될까, 를 생각해 보게 만들고 소설 속 인물과 같은 절망을 체험하게 되는 소설입니다. 무리없이 제한된 소재 안에서 무난하게 쓰여진 단편이었습니다.

 ■ 배수관은 알고 있다 | 전건우
 어느 단편집이든 독자가 받을 감상을 잘 생각해서 배치를 하는 것도 상당히 중요합니다. 이 점은 편집자의 역량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그런 면에서 {배수관은 알고 있다}는 충분히 맨 마지막을 장식할 만한 근사한 공포소설이었습니다. 진부하지도 그렇다고 아주 파격적이지도 않은 소재에 긴장감 있는 전개와 이야기가 마지막까지 독자를 몰입시키게 만드는 글이었습니다. 흡인력이 있을뿐더러 독자를 끌고 가는 솜씨도 좋았습니다. ‘기러기 아빠’라는 소재는 요근래 영화나 소설에서 곧잘 쓰이기 시작한 소재인데, 공포소설로써 ‘배수관’, ‘살인’, ‘이웃’ 등의 키워드와 잘 조화된 느낌이었습니다. 배수관을 타고 윗집의 소리가 들려온다는 것은 비슷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더욱 관심을 갖고 읽었으며, 배수관에 소리가 고인다는 설정은 무척이나 호기심을 자극하면서 소설의 핵심 요소로 잘 배치가 되었습니다. 그로 인해 끝까지 긴장감을 유지한 채 음울한 이야기를 읽어나갔습니다. 끈적끈적하고 불쾌한 느낌과 서늘한 공포가 잘 배합된 구성이 뛰어난 글이라 마지막 작품으로 만족스러웠습니다.


 한국 공포 문학의 미래

 [한국 공포 문학 단편선4]는 예전에 읽었던 1, 2편에 비해 확실히 발전된 느낌을 받았습니다. 일단 퀄리티가 들쑥날쑥하지 않다는 점이 가장 컸습니다. 개인의 취향을 고려한다고 해도 예전 단편선은 비슷한 소재들이 지나치게 많이 중복되어 있었고, 때로는 지루하고 어떤 측면에서도 공포감을 느낄 수 없는 단편들이 있었습니다. 이런 몇몇 단편들 때문에 전체적인 단편선이 주는 느낌은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소재가 다양화 되고 그로 인해 여러 측면의 공포를 다루면서 읽는 재미 역시 같이 전해주고 있습니다. 흔히 생각하는 공포소설의 기존 이미지와는 다른 기발하고 파격적인 소재는 참신한 느낌을 주면서 독서의 즐거움을 만끽하게 했습니다. 그야말로 뻔하고 평범한 이야기들이 아니라, 가끔씩 서늘한 공포감도 전해주면서, 사회문제를 다루거나, 기묘한 이야기, 절망스러운 이야기들이 섞이면서 기본 이상의 필력으로 재미를 주고 있습니다. 즉, 소재부터 구성이나 문체 등이 모두 퀄리티가 일정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운 독서가 되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이런 단편집이 나온다면 앞으로 나올 다음 단편집들도 기대될 뿐만 아니라 이 작가들이 펼쳐보일 장편소설도 큰 기대를 갖게 되었습니다.
 아직 한국 공포 문학을 접하지 않은 분이라면, 이 [한국 공포 문학 단편선4]로 시작하셔도 좋을 겁니다. 기대할 만한 멋진 작가들을 두루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앞 권들을 통해 약간의 실망을 했던 독자라도 이번 권으로 인해 재미있는 단편들을 더 많이 접할 수 있을 겁니다. 물론 단편집의 특성상 모든 단편이 한 사람에게 다 재미있을 수 없을 테고 때로는 실망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이번 단편집은 개인적으로 주저없이 장르소설을 잘 안 읽는 일반 독자들에게 권해도 대부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입니다.


댓글 1
  • No Profile
    INME 11.01.26 20:19 댓글 수정 삭제
    아....정말 읽고싶어요 ㅠㅠ.....
    뭐랄까 작품 설명마다 작품을 떠올리게 하면서도
    그 베일에 쌓인 내용을 어서 빨리 읽고싶게 하네요..!
Prev 1 ...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 33 N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