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율과 변화의 시대 - 어지럼증으로 인한 어느 쓸쓸한 죽음
나는 한적한 어느 산 속에서 태어났다. 많은 시간을 그곳에서 지내다가, 어느 날 갑작스럽게 빛을 보게 되었다. 그 후엔 배도 좀 타고, 공장도 몇 군데 전전했다. 그리고 마침내 나는 어느 도시로 들어갈 수 있었다.
그동안 이 세상에서 꽤 여러 가지 일을 했다. 사람들을 시원하게 해주는 일도 하고, 아이들 장난감을 움직이도록 하는 일도 했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땐 참 좋은 시절이었다. 힘닿는 데까지 한껏 열심히 일을 할 수도 있었고, 그렇게 일을 할 때 뿌듯했다. 나는 결코 주어진 일을 마다치 않았고, 내가 하는 일에 얼마간의 자부심도 느꼈다. 사람들은 나를 좋아했다. 나도 내가 쓸모 있는 존재라는 것이 기뻤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세상은 바뀌었다. 물론 시간이 흘러가고 주위가 변하는 것은 항상 있는 당연한 일이었지만, 이 변화는 좀 너무 빠르고 당혹스러운 것이었다. 그 일 때문에 나에게는 이제 아무 일도 할 수가 없었다. 완전히 실업자가 된 것이다. 내가 좀 나이가 들고 약해지기는 하였지만 난 그전까지 해오던 일을 여전히 할 수 있었다. 세상이 어떻게 변했는지, 내게 일을 시키는 사람이 없어졌다는 게 문제였다. 내 일은 모두 가로채여버렸다.
나는 다시 처음 빛을 보았던 그때처럼, 그러나 훨씬 늙고 지쳐 미래나 희망을 품기 어려운 몸으로, 도시를 방황했다. 그러나 그 어디에도 내가 있을 곳은 없는 것 같았다. 아아- 정녕 이 도시에서 더는 아무짝에도 쓸모없어진 것인가. 나는, 절망했다. 차라리 산속에 파묻혀 좋은 공기와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한평생 지냈다면 얼마나 편안했을까. 사람들이 원망스러웠다. 내가 따라잡기에는, 세상이 너무 빨랐다.
그런 시절을 보내던 중, 나는 작고 어두운 한 과학실험실로 흘러들어가게 되었다. 그 곳이 바로 여기다. 비록 예전에 하던 일에 비하면 일 같지도 않은 일만 하고, 그나마도 아주 가끔 할 뿐이었지만 그래도 뭔가 쓰임이 있는 존재일 수 있어서 기쁘기만 했다. 그런데 이곳에서 일하다 보면 가끔 아주 이상해지곤 했다. 갑자기 어찌 해야 할지 모를 만큼 혼란스러운 기분이 들면서 온몸이 말을 안 듣기까지 했던 것이다. 다른 곳에서는 전혀 이런 적이 없었다. 심지어 내 몸이 한계에 다다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앗, 밖에서 날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근 한 달 만에 일거리가 생긴 모양이다. 오늘은 제발 그 같은 일이 없었으면, 아니, 물론 없을 것이다. 난 아직 꽤 쓸 만하니까. 몇몇 사람들과 함께 나와서 지시에 따라 일을 시작하는데, 역시 순조롭다. 나는 주어진 일을 잘 처리하고 있고, 사람들도 만족하는 듯 보인다. 문제는 없다. 이런 소박한 기쁨이 차오르는데, 갑작스레, 그 일이 또 벌어졌다. 몸을 움직일 수가 없다. 사람들 몇이 당혹해하거나 혹은 신기해하는 눈으로 날 쳐다본다. 아아- 이 무슨 일인가. 오늘은 평소보다 더욱 참기가 힘들다. 머리가 깨질 것 같고, 몸이 전부 찢겨나가는 것 같다.
아악-
그만-!! 제발 그마안-!!!
-툭.
“와, 선생님, 정말 교류전압을 거니까 전동기가 돌지를 않아요.”
선생님으로 보이는 남자는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
“그렇지? 교류는 1초에 60번씩 진동하기 때문에 전동기의 회전방향이 너무 빨리 바뀌어서 우리 눈에는 전혀 움직이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란다. 그래서 직류 전동기에 교류는 흘려주어도 아무 소용이 없지. 자, 이제 다시 직류전압을 걸어보렴.”
중학생 정도 돼 보이는 아이들 서넛이 전선과 전원장치를 간단히 조작하고 스위치를 눌렀다. 전동기는 여전히 잠잠했다. 한 학생이 곧 외쳤다.
“어라? 선생님! 직류로 바꾸었는데도 안 돌아요.”
남자는 잠시 얼굴을 찡그리더니 이내 별것 아니라는 듯 살짝 웃기까지 하며 말했다.
“고장 난 것 같구나. 가끔 교류를 흘리면 고장 나는 녀석들이 있거든, 있다가 수업 끝나고 나갈 때 버리렴. 분리수거하는 것 잊지 말고.”
그 말을 들은 아이들의 표정이 다시 밝아졌다.
“네에-”
그 목소리가 좁은 과학실험실 안에서 벽에 부딪치며 길게(그러나 뭔가 잘못되었다고 느낄 만큼 길지는 않게) 남아 맴돌았다.
--------------------------------------------------------------------
써놓고보니까 생각했던 것보다도 상당히 짧다는 느낌이..
어쨌거나, 많이 부족한만큼 느낌이라든지, 지적할 점 같은 거 많이 말해주세요ㅜ/
댓글은 저의 산소(!?)
나는 한적한 어느 산 속에서 태어났다. 많은 시간을 그곳에서 지내다가, 어느 날 갑작스럽게 빛을 보게 되었다. 그 후엔 배도 좀 타고, 공장도 몇 군데 전전했다. 그리고 마침내 나는 어느 도시로 들어갈 수 있었다.
그동안 이 세상에서 꽤 여러 가지 일을 했다. 사람들을 시원하게 해주는 일도 하고, 아이들 장난감을 움직이도록 하는 일도 했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땐 참 좋은 시절이었다. 힘닿는 데까지 한껏 열심히 일을 할 수도 있었고, 그렇게 일을 할 때 뿌듯했다. 나는 결코 주어진 일을 마다치 않았고, 내가 하는 일에 얼마간의 자부심도 느꼈다. 사람들은 나를 좋아했다. 나도 내가 쓸모 있는 존재라는 것이 기뻤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세상은 바뀌었다. 물론 시간이 흘러가고 주위가 변하는 것은 항상 있는 당연한 일이었지만, 이 변화는 좀 너무 빠르고 당혹스러운 것이었다. 그 일 때문에 나에게는 이제 아무 일도 할 수가 없었다. 완전히 실업자가 된 것이다. 내가 좀 나이가 들고 약해지기는 하였지만 난 그전까지 해오던 일을 여전히 할 수 있었다. 세상이 어떻게 변했는지, 내게 일을 시키는 사람이 없어졌다는 게 문제였다. 내 일은 모두 가로채여버렸다.
나는 다시 처음 빛을 보았던 그때처럼, 그러나 훨씬 늙고 지쳐 미래나 희망을 품기 어려운 몸으로, 도시를 방황했다. 그러나 그 어디에도 내가 있을 곳은 없는 것 같았다. 아아- 정녕 이 도시에서 더는 아무짝에도 쓸모없어진 것인가. 나는, 절망했다. 차라리 산속에 파묻혀 좋은 공기와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한평생 지냈다면 얼마나 편안했을까. 사람들이 원망스러웠다. 내가 따라잡기에는, 세상이 너무 빨랐다.
그런 시절을 보내던 중, 나는 작고 어두운 한 과학실험실로 흘러들어가게 되었다. 그 곳이 바로 여기다. 비록 예전에 하던 일에 비하면 일 같지도 않은 일만 하고, 그나마도 아주 가끔 할 뿐이었지만 그래도 뭔가 쓰임이 있는 존재일 수 있어서 기쁘기만 했다. 그런데 이곳에서 일하다 보면 가끔 아주 이상해지곤 했다. 갑자기 어찌 해야 할지 모를 만큼 혼란스러운 기분이 들면서 온몸이 말을 안 듣기까지 했던 것이다. 다른 곳에서는 전혀 이런 적이 없었다. 심지어 내 몸이 한계에 다다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앗, 밖에서 날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근 한 달 만에 일거리가 생긴 모양이다. 오늘은 제발 그 같은 일이 없었으면, 아니, 물론 없을 것이다. 난 아직 꽤 쓸 만하니까. 몇몇 사람들과 함께 나와서 지시에 따라 일을 시작하는데, 역시 순조롭다. 나는 주어진 일을 잘 처리하고 있고, 사람들도 만족하는 듯 보인다. 문제는 없다. 이런 소박한 기쁨이 차오르는데, 갑작스레, 그 일이 또 벌어졌다. 몸을 움직일 수가 없다. 사람들 몇이 당혹해하거나 혹은 신기해하는 눈으로 날 쳐다본다. 아아- 이 무슨 일인가. 오늘은 평소보다 더욱 참기가 힘들다. 머리가 깨질 것 같고, 몸이 전부 찢겨나가는 것 같다.
아악-
그만-!! 제발 그마안-!!!
-툭.
“와, 선생님, 정말 교류전압을 거니까 전동기가 돌지를 않아요.”
선생님으로 보이는 남자는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
“그렇지? 교류는 1초에 60번씩 진동하기 때문에 전동기의 회전방향이 너무 빨리 바뀌어서 우리 눈에는 전혀 움직이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란다. 그래서 직류 전동기에 교류는 흘려주어도 아무 소용이 없지. 자, 이제 다시 직류전압을 걸어보렴.”
중학생 정도 돼 보이는 아이들 서넛이 전선과 전원장치를 간단히 조작하고 스위치를 눌렀다. 전동기는 여전히 잠잠했다. 한 학생이 곧 외쳤다.
“어라? 선생님! 직류로 바꾸었는데도 안 돌아요.”
남자는 잠시 얼굴을 찡그리더니 이내 별것 아니라는 듯 살짝 웃기까지 하며 말했다.
“고장 난 것 같구나. 가끔 교류를 흘리면 고장 나는 녀석들이 있거든, 있다가 수업 끝나고 나갈 때 버리렴. 분리수거하는 것 잊지 말고.”
그 말을 들은 아이들의 표정이 다시 밝아졌다.
“네에-”
그 목소리가 좁은 과학실험실 안에서 벽에 부딪치며 길게(그러나 뭔가 잘못되었다고 느낄 만큼 길지는 않게) 남아 맴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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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놓고보니까 생각했던 것보다도 상당히 짧다는 느낌이..
어쨌거나, 많이 부족한만큼 느낌이라든지, 지적할 점 같은 거 많이 말해주세요ㅜ/
댓글은 저의 산소(!?)
일단 주인공부터 누군지 모호합니다. 전동기라고 보기엔 '나는 한적한 어느 산 속에서 태어났다.' 부터 여러 가지 일을 했다는 점으로 미루어 보아 전동기라는 유추가 어렵습니다. 마지막의 선생과 학생의 대화는 비극성을 강조하려 쓴 부분 같은데 일단 주인공부터 모호하니 '이거 무슨 생각으로 쓴거야...'하는 말부터 나오네요.
산 속에서 태어났다는 건 전동기의 원재료를 생각해서 쓴 거였고, 일을 했다는 건 전동기의 원래 쓰임새에 대충 맞춰서 쓴 거였는데.. 너무 모호했던 것 같네요.
감사합니다~!!
이야기..이야기- 쓸 때도 이야기가 정말 안 만들어진다고 생각했었는데..
이제야 명쾌하게 정리가 된 느낌이에요;
좋은 충고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