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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번역의 오류

2008.03.15 19:2603.15

[번역의 오류]



0.


이렇게 말할 수 있다면 그의 모습은 「잘못된 번역체」같다는 느낌을 주었다. 제대로 된 사상과 심상은 어디론가 사라져 버린 듯한, 귀퉁이 한쪽이 어그러진 무표정한 기형체. 어쩌면 그는 그런 인상을 주기 위해 남몰래 노력해 왔는지도 모른다. 커튼 사이로 멀찍이 바라다 볼 수밖에 없었던 세상이라면.
깊게 가라앉은 어둠과 고독 속에서 그는 무슨 생각을 해왔을까. 어쩌면 그 모든 것이 누군가 교활하게 조작한 거짓은 아니었을까? 나는 정말 그를 만난 것이 맞나? 그렇다면 지금 그는 대체 어디에 있는가?
때때로 격해지는 감정이란 주인을 우스꽝스럽게 배반하곤 한다. 나는 우산을 들고 비 오는 거리에 서서 감각이 둔해질 만큼 그를 기다릴 때가 있다. 안다, 모든 것은 다만 치기 어린 연약한 머리에 덧씌워지는 이미지일 뿐. 누구도 이러한 기다림에 위로의 시선을 보내주지는 않는다.
그리고 대부분이 흰 눈을 치켜 뜨고 경멸해 주었다, 나는 이미 그런 시선에 익숙해져, 뻔한 변명 따위 내뱉을 생각도 하지 않는다.
그는 사라졌고 두 번 다시는 내 앞에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1.

그 해 봄은 뭔가 축축하고 음습하게 사람의 정신을 자극하는 데가 있었다. 공기 중에 떠도는 기분 나쁜 먼지로 인해 나는 기침을 해댔고 '화창하다'란 말을 은근히 혐오스러워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그런 하루 중의 어느 오후다.
총합 3시간은 족히 넘는 통학 거리 때문에 나는 분주히 부동산을 드나들면서 하숙집을 알아보고 있었다. 대부분 마당에 있는 사나운 개라든가, 주인 아주머니의 사나운 인상이라든가, 밤이 되면 음침해질 듯한 사나운 집의 모양새 때문에 소심한 소갈딱지가 경련을 일으켜 밥값 따위를 계산하면서 참담하게 울먹거리고 있던 차였다.
평소 인상을 좋게 봤던 선배 한 사람이 어깨를 걸치면서 꽤 수지에 맞을 듯한 제의를 해왔다. 이제껏 2년 넘게 돈을 반씩 나누어 살고 있던 룸메이트와 영장 때문에 헤어질 위기에 처했으니 빈자리를 좀 메워 달란 얘기였다. 들어보니 학교에서 10분 거리였는데다(이는 금방 거짓임이 들통났지만) 주변도 깨끗하고 무엇보다 룸메이트의 성품이 '과묵'해서 커튼으로 대충 가리고 나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게 된다고 했다.
나는 낯선 사람과도 그리 어렵지 않게 지내는 성격이었고 무엇보다 싼 집세가 마음에 들어 이것저것 볼 것 없이 승낙해 버렸다. 한편으론 이미 지칠 대로 지쳐 버린 집 찾기 탐방을 적당하게 마무리지을 수 있어 홀가분한 심정이었다고나 할까.
투박한 돌층계를 거슬러 오르는 난코스를 거치고 나자 학교를 포함한 동네의 모습이 장엄하게 펼쳐졌다. 전봇대와 건물의 그림자가 느긋하게 내리비쳐 약간 꿈속처럼 몽롱한 느낌마저 들었다. 누런 똥개 한 마리와 얼룩 고양이 두 마리를 비껴 보낸 뒤, 나는 언덕 위에 서서 티셔츠 아래로 흐르는 땀을 닦아냈다. 확실히 숨 내쉬는 소리가 들릴 만큼 주변은 고요했다. 내게 고요함이란 아늑한 황금빛과 같은 이미지를 불러일으킨다. 옛날부터 소리가 사라진 공간에는 언제나 빛이 흘러 넘쳤고 그 충만함이 모든 것을 압도했었다.
내리쬐는 봄볕에 질린 내 눈에 설탕으로 만들어진 듯한 아파트 단지가 들어왔다. 그 밑자락에는 낡은 주택들이 얼기설기 뒤엉켜 있었다. 선배가 그려준 약도와 주소를 가지고 있음에도 집 찾기는 어려웠다. 골목을 따라 또 한참을 걸어 올라가자 키 큰 소나무에 가려진 문제의 건물이 보였다.
나는 이마와 콧등의 땀을 대충 닦아내며 건물을 올려다보았다. 붉은빛 도는 벽돌에 대한 감상이 일말의 희망을 안겨 주었다. 대문 너머 이층으로 된 주택은 나무 그림자가 아늑히 드리워져 한층 적막하고 조용해 보였다. 새 소리가 유달리 크게 들렸고 반경 오 미터 이내에 사람 인기척은 느껴지지 않았다. 초인종을 누르려다 멈춰 섰다. 대문은 열려 있었다.
흉악한 이빨로 나를 맞이하러 달려나오는 개가 없는 것은 다행일지라도 주인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집에 허락 없이 들어서는 상황이 긴장감을 주었다. 그리하여 나는 무턱대고 바로 눈앞에 보이는 이층 사다리를 타고 올라갔던 것일지도 모른다.
삐걱대는 받침대를 붙잡고서 간신히 위에 다다르자 문이 또 열려 있는 게 보였다. 나는 '조용한 걸 병적으로 좋아한다'고 설명했던 선배의 충고에 겁을 집어먹은 채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어두웠다. 그러나 가장 먼저 느껴진 것은 햇빛에 혹사당해 더욱 둔해진 시각이 아닌 후각이었다. 무언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냄새가 닥쳐왔다. 오랫동안 차가운 비에 젖었던 시멘트벽에서 나는 서늘하고 약간 냉혹한 느낌의 냄새였다. 어떻게 사람에게서 그런 분위기의 체취가 풍길 수 있었을까? 후에도 나는 비 온 뒤의 흙 길을 천천히 거닐면서 공기 중에 떠도는 먼지 냄새를 들이마셨고 음지에서 자라난 나무의 차가운 숨결을 좋아하게 되었다.
현관 앞은 부엌과 맞닿은 거실이었다. 일종의 옥탑방 같은 구조였기에 공간은 그다지 크지 않았다. 왼쪽엔 작은 부엌이 있었고 오른쪽 끝의 맞은편 방이 침실인 듯 했다. 전체적으로 굉장히 어두운 느낌을 주었는데 가뜩이나 햇빛 쏟아지는 밖에서 안으로 들어왔기 때문일 수도 있었지만 창문이란 창문에 커튼이 쳐져 있었다는 것이 더 큰 이유였을 터이다. 침실 문도 역시 조금 열려 있었다.
나는 왠지 모를 두려움과 호기심에 뻣뻣해져서 발끝으로 살금살금 문을 향해 다가갔다. 그때까지도 '실례합니다' 따위의 인사조차 내뱉지 못했다.
나는 말 그대로 경악해 버렸다.
그 방은 밖의 날씨를 떠올리지 못하게 할 만큼 스산하고 치밀한 암흑에 잠겨 있었다. 꽤 큰 창이 빈틈없이 커튼으로 가려져 있었고 가구는 단지 옷장 하나뿐이었다.
그는 이불도 없이 맨 바닥에 마치 죽은 사람처럼 누워 있었다. 처음에 나는 정말로 시체를 보았다고 생각하여 벌벌 떨었던 것 같다. 그러나 곧바로 산 사람이란 것을 깨닫고 좀더 자세히 살펴보기 위해 몸을 앞으로 내밀기까지 했다.
그의 자세는 편안하고 자연스러웠으며 말 그대로의 휴식에 침잠하여 세상일을 모조리 잊은 사람처럼 보였다. 그는 또한 호수 밑에 가라앉아 잠들어 있는 숲의 주인 같기도 했다.
나는 넋을 잃었다(그렇게 밖에 말하지 못하겠다). 이제껏 그런 식으로 사람을 관찰할 수 있다는 건 생각도 해보지 못했었다.
그는 푸른색의 셔츠에 검은 바지를 입고 한쪽 손에는 읽다 만 책을 쥐고 있었다. 드러난 맨발부터 고귀한 엄숙함마저 자아내는 목덜미, 얼굴에 이르기까지 그의 살빛은 몹시 희고 창백했다. 길쭉하고 유연한 균형미를 가진 몸은 뼈대가 굵고 탄탄해 보였으나 온몸에서 관조적인 투명함이 스며 나와, 심장을 저릿하게 하는 무언가로 나를 붙잡고 온통 뒤흔들었다.
순간 나는 당황했고 수치심을 느꼈으며 봄볕에 정신이 착란을 일으킨 게 아닌가 싶을 만큼 압도되었다.
어둠에 눈이 익숙해지길 기다려 그 물 속에서 슬며시 떠오른 듯한 갸름한 얼굴을 얼마나 오랫동안 바라보았던가.
이윽고 나는 간신히 시선을 돌렸고 조용히 방에서 빠져나온 뒤 하루종일 문밖에 앉아 그가 잠에서 깨어나기를 기다렸다.
그가 일어난 것은 거의 저녁나절이 다 되어서였다. 노을 빛이 그리도 붉고 강하다는 걸 그때서야 처음 알았다. 커튼으로 온통 가려놓았는데도 하늘의 붉은 기운이 방 안쪽까지 스며들어왔다. 아니, 가려놓았기에 한층 더 진하고 무거운 느낌이 들었다. 나는 검붉은 핏빛, 짐승의 붉은 홍채 속에 첨벙 뛰어들어 열심히 헤엄치고 있었다.
그러다 퍼뜩 눈을 뜨고 화들짝 놀랐다. 눈앞에 그가 서 있었다. 앞머리가 꽤나 길게 이마를 내리덮고 있었다. 어둠 속에서 그의 피부는 유독 희게 빛났고 그 가면 같은 얼굴에는 표정이라곤 존재하지 않는 듯 했다.
「아, 안녕하세요!」
부리나케 소리치며 벌떡 일어났다. 그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허락 없는 침입자에 대한 놀라움과 당혹, 경고의 표시도 나타내지 않았다. 그는 다만 내 머리 쪽으로 팔을 뻗어(움찔) 벽의 스위치를 눌렀고 거실을 환히 밝혔을 뿐이다.
그렇게 하여 나는 비로소 현실 세계로 되돌아왔다. 형광등 밑에서 본 그는 순간 깜짝 놀랄 정도로 얼굴이 창백한 미남자였다. 티 하나 없이 매끄러워 밀랍을 씌워놓은 것 같은 옆얼굴로 타박타박 걸어 부엌으로 향했다. 나는 새삼 당황하는 내 자신에 더욱 당황하면서 그 등에 대고 소리치듯 말했다.
「민철 선배의 소개로 찾아왔습니다. 얘기는 들으셨죠? 저어, 문이 열려 있기에 그만… 이곳에 계실 줄은 생각도 못했거든요」
끝으로 갈수록 내 말소리는 점점 잦아들었다.
그는 대답을 하지 않았다. 컵 두 개를 꺼내더니 뜨거운 물을 붓고 티백을 하나씩 담갔다. 탁자에 컵을 내려놓고 자리에 앉아 차를 마시기 시작했다.
'과묵'하다니 거짓말하지 말아요, 선배! 나는 마음속으로 절규하듯 외쳤다. 이건 그런 평범함은 가뿐히 뛰어넘은 수준이잖아!
「임단영입니다……」
쭈뼛쭈뼛 그의 맞은편에 앉아 내가 할 수 있었던 말의 전부였다.
「주기현이다」
그는 굵고 허스키한 음성으로 이렇게 말했다. 그 대답을 듣고 나는 몇 년 동안 무인도에 갇혀 사람과 대화하기 위해 성대를 사용해 본 적이 없었던 로빈슨 크루소를 떠올렸다.
나는 이 남자 앞에서 점점 작아지고 왜소해져 가는 자신을 느꼈다. 175센티의 키지만 워낙 살집이 없는 체질인지라 빈약하고 볼품 없는 내 체형은 늘씬하게 균형 잡힌 느낌을 주는 이 남자와 너무도 비교되었다.
고개를 숙이고 차를 한 모금 마실 때마다 검은 머리칼이 눈가 쪽으로 흘러 내렸다. 길고 날렵하게 뻗은 눈매와 섬세한 콧날, 손가락이 길고 정결했다. 맹세코 나는 이보다 더 인상적인 사람은 텔레비전에서도 본 적이 없었다고 주장한다.
그토록 인간적인 뉘앙스가 없는 사람은 정말이지 처음 보았다. 예를 들어 이 사람은 한 여름에 땀이 난다든지 변비로 고생한다든지 고약한 냄새를 풍기며 돌아다니는 짓 따위는 하지 않을 것이라 확신했다. 그래, 나는 아무래도 '번역'해야겠다. 소설에서밖에 본 적이 없었던 문어체적인 표현을. ―――그는 정말이지 아름다웠다! 인간으로 느껴지지 않을 만큼! 이라고 말이다.
그는 내 질문에 침착하고 세련되게 답변했고 표정에는 속내가 전혀 드러나지 않았다. 그는 아주 현명했으며 또한 고상한 품격까지 지니고 있었다.
주기현. 25세. 그는 이 건물 주인의 외아들이었는데 몇 년 전 주인부부가 사고로 세상을 뜬 후 하숙을 하면서 이 집을 꾸려왔다고 한다. 꽤 넉넉하게 남겨진 유산 덕택에 추억과 슬픔이 담긴 아래층은 마음대로 비워둘 수 있었고 자신도 이 2층에서 생활하면서 마음에 드는 사람을 구해 방세를 절반 가격으로 깎아준다는 거였다. 이래저래 조금 괴상하고 이해 안 가는 부분은 있었지만 이 남자의 병적인 분위기, 충분한 재산, 조용한 삶을 추구하는 고립된 성격 등이 이에 잘 어울려 보였다.
다음날부터 바로 방으로 들어오기로 합의를 본 뒤 언덕길을 내려가면서 나는 민철 선배가 어떻게 이 희귀한 남자와 잘 지낼 수 있었는지 의아해했다. 내가 아는 민철 선배는 사교성 있고 쾌활했으며 적당한 재치와 푼수 끼가 어우러진 꽤나 시끄러운 타입이었다.
그러나 어찌 됐든 간에 내가 가슴을 쿵쾅대며 어찌할 바를 모르고 허둥대고 있었다는 건 기록해야겠다. 당시 나는 이유를 찾을 생각은 하지도 않았고 본능적인 위협에 조용히 문을 닫아 건 채 의연하고 자연스러운 태도를 지키려고 노력했다.
봄, 나는 그와 함께 생활하게 되었고 이는 곧 꽃 피고 햇빛 찬란한 밖에서 벗어나 차가운 비와 돌의 체취에 흠뻑 젖어든다는 것을 의미했다.
나는 잘 웃었고 그에게 자주 말을 걸었다. 우리는 2층의 하나밖에 없는 침실에서 커튼으로 방을 양분한 채 나란히 누워 잤다. 반찬을 사다가 식사를 했으며 일상적인 인사를 지치지도 않고 나눴다. 그는 내게 딱히 불만은 없는 것처럼 보였다. 처음 며칠 동안 그는 오로지 어둠 속에서 잠을 자고 또 잠을 자고 또 잠을 잤다. 나는 언제나 날 붙잡고 있던 미묘한 흥분에 떨면서 그의 그림 같은 얼굴, 우아하게 움직이는 팔다리에서 시선을 돌릴 수가 없었다. 그건 명화를 감상하는 기분과도 같았다. 하루종일 창백한 얼굴로 잠만 자는 미인과 함께 살고 있다는 지극히 비현실적인 상황이 나를 취하게 했던 것이다.
「그건 뭐예요?」
일주일 정도 지났을 무렵 나는 그가 입 속으로 털어 넣는 수많은 약봉지를 발견했다.
「그냥」
그는 물을 삼켜 알약을 목구멍으로 넘기면서 대꾸했다.
「무슨 병이라도 있어요?」
내 얼굴에는 필시 걱정보다는 일말의 공포와 혐오가 더 짙게 배어났을 터이다.
「전염은 안 돼」하고 그는 엷게 입 꼬리를 올리더니 내 머리를 가볍게 쓸어 넘겼다. 그 상황에서 그런 식으로 웃는 그의 성격과 비로소 처음으로 표현해 준 친근감, 머릿속에 떠오른 수많은 의문들로 인해 나는 순식간에 포화 상태가 되어 버렸다.
그는 학교에 다니지 않았다. 우리 학교 학생 같지는 않았다. 적어도 그런 미모의 남자가 어느 과엔가 존재했다면 이슈가 되지 않을 수 없었을 테니까. 그는 일정한 직업도 가지고 있지 않은 것 같았다. 요양 중인 듯 했다, 아무래도.
그렇게 많은 약을 먹어야 할 만큼 아프고 또 유산도 넉넉하다 하니까.
그는 창백한 낯빛을 제외하고는 딱히 고통의 흔적을 드러낸 적은 없었으나 그 날 이후, 나는 왠지 모르게 침실 저편에 누워있는 그에게서 언제 시체의 냉기가 뿜어져 나올지 두려워하게 되었다.
어릴 때가 떠올랐다. 나의 할아버지는 몇 년 동안 우리 집에 머물러 계시다가 죽을 때가 가까워 오자 모든 것을 처분하고 당신이 태어나신 시골집에서 편안히 돌아가셨다. 할아버지는 병에 걸려 계셨다. 그 분은 뼈와 살이 서서히 내려앉는 괴로움을 묵묵히 견딜 뿐 어디가 아프다는 내색도 하지 않으셨다. 그러나 어렸을 때부터 나는 할아버지가 천천히 다른 세계로 가고 있다는 생각에 걷잡을 수 없이 공포에 질려 있었다. 할아버지는 그걸 알고 계셨던 것 같다. 내 방에서 주무시던 할아버지의 코 고는 소리가 순간 순간 멈출 때마다 어린 내가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는 것을.
잠자듯 돌아가신 할아버지의 투명한 시신을 시골집에서 마주했을 때 나는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적어도 할아버지가 내 곁에서 돌아가시지는 않았다는 것을.
이해했는가? 아니, 그렇지는 않다.
나는 죽음과 마주 볼 용기가 없었다. 그것은 이해할 수 없는 무서운 현상에 대한 격렬한 저항이자 경멸이었다. 그리고 나는 그때의 감각을 뼈저리게 되찾게 되었다.
그는 죽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2.

「어? 아아, 좀 특이하지? 하지만 사람은 괜찮아. 잘 지내보라고」라는 말을 남긴 채 민철 선배는 입대해 버렸다. 선배가 내게 거짓말을 한 부분은 속속들이 캐낼수록 무궁무진했다. 어쩌면 2년 넘게 같이 살았다는 것도 거짓말일지 모른다. 그러나 룸메이트로서의 배려, 그 조용하고 예의바른 태도, 조건에 비해 너무도 싸게 먹히는 집세 등은 확실히 나를 사로잡는 진실들이었다. 룸메이트가 큰 병에 걸려 있는 것 같아요. 매일 잠만 자고 외출하는 건 본 적도 없고요, 정말이지 언제 꼴까닥할지 모르겠어요! 라는 푸념을 털어놓는다는 것은 애초부터 불가능한 일이었다.
나는 '전염은 안 된다'고 말했던 그의 말만을 믿고 살았다. 가끔씩 커튼 곁에서 유난히 가깝게 들려오는 그의 숨결을 감지할 때마다, 한 상에 앉아 찌개를 떠먹을 때마다 나는 주문처럼 그 말을 되뇌고 있었다.
그는 좋은 룸메이트였다. 그 사실에는 한 치의 거짓도 없을 것이다. 더군다나 그리도 아름답고 귀족적인 사람이 남에겐 말못할 추잡한 비밀을 가지고 있다는 건 생각조차 못할 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두려움은 점점 커져만 갔다. 나는 공포를 느꼈다.
그의 푸른 얼굴이 무서웠고 그의 끝없는 수면이 무서웠다. 그가 어둠에 잠겨 이곳과는 전혀 다른 강으로 떠내려 갈 때면 완벽한 고독과 평화 사이에 무슨 상관관계가 있는 것인지 되묻고 싶었다. 그 해 봄은 유난히 길었고 녹슨 망치처럼 건조했다.
황사가 심하네요, 꽃가루가 엄청 날려요 하고 보고하며 집으로 돌아오는 내게 그는 먼 옛날에 멸종당한 종족처럼 미소지었다.
우리는 이상하게도 서로에게 유일한 공통점인 민철 선배에 대해 얘기하지 않았다. 나는 무언가를 건드리고 싶지 않았다. 어쩌면 트라우마로 인해 가중된 은밀한 두려움이 망상으로까지 확대되어 버렸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하루종일 빛 한 점 들어오지 않는 서늘한 실내에서, 그 어둠침침하고 깊게 가라앉은 공간에 온갖 혼란과 사념이 메아리친다면 누구라도 약간의 착란 정도는 일으켰을 것이다.
「많이 아파요?」하고 어느 날 나는 조심스럽게 물어보았다.
「괜찮아」
검은 고양이처럼 앉아 쉬고 있던 그가 말했다.
「일상 생활하는 데 지장을 줄만큼 몰려오는 잠이 문제라면 문제랄까. 내가 너무 게을러서 짜증나지? 집주인답게 밥 한 번도 제대로 못해주고」
그는 「그래도 집세 독촉 안 하는 주인이라 편하지 않아?」하면서 웃었다.
「그야 그렇지만」나는 왠지 모를 감정이 치미는 것을 억제하면서,「너무 그렇게 안에만 있으면 더 탈나요. 한 번 산책도 해 보지 그래요? 위험할 것 같으면 나도 같이 걸을게요」 초조한 상태로 채근했다.
「아아, 기분이 나아지면 그렇게 하지」
「지금은 어떤데요?」
「그럭저럭」
「나 때문에 뭐 불편해요?」
「그래」그는 피식 웃었다.
「넌 잠만 자려고 여기 들어오잖아. 가끔은 내가 정말 하숙생을 받았는지 안 받았는지 모르겠다니까. 눈을 뜨면 기척도 없고. 언제나처럼 조용하니까」
그가 그런 말을 한다는 것이 놀라웠다.
「형이 맨날 잠만 자고 있으니까 그렇죠」
「그런가? 하긴 어떨 때는 꿈하고 현실이 뒤섞여서 좀 곤란할 때도 있어」
「나도 꿈에 나온 적이 있어요?」
「꿈에?」
그는 잠시 생각해 보더니 「맞다. 저번에 네가 나한테 빨래를 해야 한다면서 젓가락으로 날 번쩍 들어서 막 빤 다음 빨랫줄에 걸어놓는 꿈을 꿨었어」
나는 데굴데굴 구르면서 깔깔댔다.
「그런 꿈만 꿔요, 형은?」
「음, 뭔가 지적이고 학술적인 꿈을 꾼다고 생각한다면 실망할 거야. 무지하게 유치하거든. 먹고 싶은 음식이 등장하기도 하고, 보고 싶은 사람이 나타나기도 하고」
「누가 그렇게 보고 싶은데요?」
나는 웃으면서 물었다.
「글쎄……」하고 그는 대답을 유보했다.
그 표정.
텔레비전조차 없는 공간에 피가 섞이지 않은 두 사람만이 계속 머물러 있다는 건 묘한 느낌을 준다. 그건 일종의 패닉이자 콤플렉스이다. 벽의 무늬를 세고 창 밖의 바람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 끔찍하다. 어색한 침묵과 소용돌이.
차가운 어둠을 응축해 놓은 그의 눈동자.
아마도 그 순간이었을 것이다. 이상할 정도로 검은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던 그가 손을 들어 내 머리를 어루만졌다. 아기의 작은 두개골을 확인하는 듯한 태도였다. 지극히 자연스러웠고, 아무런 소리도 없었다.
나는 그 부드러운 감촉이 뒤통수를 천천히 쓸어 내리다가 귓불을 살짝 매만지는 것을 느꼈다. 우리는 가까이에 붙어 앉아 있었다. 벽의 잔인한 체취가 풍겨왔다.
나는 눈을 감고 싶었다. 몹시도 어둠을 원하고 있었다. 그는 아이를 칭찬하듯 손을 나의 정수리에 얹었다가 천천히 떼었다.
나는 고개를 숙였고 다음 순간 그의 입술을 받아들였다.
그는 내 머리를 한 손으로 감싸 안은 채 아주 조심스럽게 바닥에 눕혔다. 나는 그의 몸이 지닌 형태와 무게가 직접적인 형상을 띠고 다가온다는 사실에 놀라움마저 느꼈다.
입술은 차고 메말라 있었으나 확실한 숨결이 느껴졌다. 그는 잠시 후 일이 잘못되었다는 듯이 몸을 일으키려 했으나 나는 팔을 뻗어 그의 목을 끌어 당겼다. 어둠이 우리에게서 물러나는 것은 참을 수 없었다.
공포는 더욱 강해졌다.



그리고 아주 행복해졌다.
낮 시간에 학교에 있을 때면 나는 서둘러 내 자리로 돌아가야 한다는 압박감과 갈망을 동시에 느꼈다. 그는 어둠 속에 홀로 누워 있었고 그 이미지는 결코 바뀌는 법이 없었다. 그곳에 조용히 머물러 있는 그의 존재는 순간 순간 사라져 버릴지도 모른다는 불안과 수없이 엇갈렸다. 그는 복잡한 감정을 표현해낸 또 다른 이름이 되어 오직 그 자리에 고정되어야만 했다.
나는 시시때때로 아프기 시작했다. 처음에 그건 꾀병이었으나 차차 거짓을 넘어서 몸을 짓누르는 실질적인 무게가 되었다.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불안해졌다. 나는 쨍쨍한 태양 아래 제대로 서 있을 수가 없었다. 어쩌면 그건 병이 전염된 결과였는지도 모른다.
그리웠고 사무쳤으며 미쳐 버릴 것만 같았으니까. 나는 직설적으로 가라앉았다(그렇게 묘사할 수 있다면).
의문을 던진다. 욕을 하고 증오에 찬 시선을 뿌린다. 그러나 언제나처럼 사람들은 '글귀'에 갇혀 있었으므로 그 밖의 세상에 대해 관대해질 수가 없었다.
여자친구를 사귀었다. 가냘픈 몸매에 갈색으로 염색한 머리를 길게 늘어뜨린 사람이었다. 그런 사람은 정말이지 얼마든지 있었다. 그녀가 내게 던지는 미소, 대화, 감정의 모든 것이 세상이라는 또 하나의 이름이 되어 나를 옥죄어 왔다.
나는 밤이 늦어서야 집으로 돌아갔다. 그는 밤에 흠뻑 젖어 푸른 초원 위에 군림하는 짐승처럼 그곳에 누워 있었다. 나는 비에 흠뻑 젖은 것처럼 덜덜 떨면서 옷을 벗었고 그의 품속으로 파고들었다.
숨을 내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팔을 뻗어 내 머리를 끌어안고 깊게 보듬었다. 아름다운 눈동자는 열리는 법이 없었다. 달빛조차 새어 들어오지 않았다.
그는 어디에 있었던가. 나는 마음을 접어 감추며 이제야 그것을 생각한다.
수없이 보고 듣는 감각의 표상과 모든 것이 소멸된 허무의 괴리 속에서. 나무는 푸른 잎을 메어 달고 바람 방향에 따라 흐드러졌었다. 얼마든지 아름다운 풍경들이 존재했다.
아무 의미 없어 보이는 자연의 한 상(像)이 사실은 인간의 가장 큰 의미가 되어준다는 것을 나는 비로소 깨닫게 되었다.
그는 처음부터 알고 있었으리라.



남쪽 바다에서부터 따뜻하고 정감에 넘치는 바람이 불어왔다. 우리는 그곳에 있었다. 존재했었다는 말처럼 슬픈 표현은 더 이상 없을 것이다.
나는 대리석처럼 차가운 그의 뺨에 키스했고 검은머리를 계속해서 어루만졌다. 휴일이면 그는 하루종일 나를 끌어안고 있었다.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오랜 시간 동안 나는 잠을 잤다. 그는 깨어 있었다. 잠들어 있는 내 몸에 입술을 대고 상냥한 입김을 흘려 넣으면서, 그는 나를 조용히 바라보고 있었다.
「너는 어떤 사람이지?」
그가 물었다.
「사악해요」
나는 말했다.
「악독하고 지능적이고 아주 잔인하죠. 내 손에 걸리는 사람은 결코 살아남을 수 없어요」
「내가 보기엔 귀여운데」
웃음이 터져 나온다.
「어디가 귀여워요!」
「어, 여자 애 같다는 소리 많이 듣지 않았어? 민철이도 그러던데. 무지하게 예쁘장한 신입생이 들어왔는데, 그게 달려 있지 뭐겠냐고」
민철 선배가 그와 그런 얘기를 했는지는 까맣게 몰랐었다.
「뭐, 제법 인기는 있죠」
「남자한테?」
「여자한테요!」
「믿기 힘든데」
「형도 아주 인기 끌 얼굴이잖아요. 일단 밖에만 나간다면」
「내가 왕년엔 좀 날렸지」
「옛날엔 어땠는데요?」
순간 그의 눈이 닫혀졌다.
「……죽었어」
「네?」
「죽었어, 옛날의 나는. 그리고 모두가. 잘 기억해 둬. 모든 사람이 아침에 일어나 땅을 밟으면서 살아가는 건 아니야. 보이지 않는 곳에는 보이지 않는 사람들이 있는 거야. 어차피 그런 건 관심조차 없을 테지만」
「죽어요?」
그는 멈칫 나를 쳐다보았다.
고개를 끄덕인다.
「언제요?」
「죽을 때가 되면」
특유의 표정으로 웃는다.
「아파요?」
나는 그의 가슴에 손을 대고 십자가를 그어 내렸다.
「응」
이제 나는 내 얼굴에 가면이 벗겨 떨어진 것을 느낀다. 감정이 날 것으로 생생히 드러나 버린 표정이 어떨지는 굳이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얼음처럼 차가웠다. 고결하고 아름다웠다. 나는 더 이상 공포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기로 한다.
「키스해요」
그는 내 명령에 충실히 따랐다.




3.


어쩌면 이렇게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예전에 한 남자를 사귀었지. 그는 깊은 병이 있었고 늘 괴로워했어.
그는 방안에 틀어박혀 있었지만 빛과 고목과 하늘은 존중했어.
그는 실컷 뽐내면서 거리를 돌아다니는 어떤 인종보다 아름다웠어.
믿을 수 없을 테지. 당신은 나를 비난하겠지.
하지만 잘 들어. 그는 정말로 살아있었단 말이야.


「잘못된 책을 읽었다고 생각해」
그것이 그가 마지막으로 남긴 말이었다. 여름이었다. 이런 식의 서술이 여지없이 단정적이고 파괴적으로 나를 몰아 붙일 거라는 건 잘 안다. 나는 되도록 감상주의에 휩쓸리지 않으려 했지만 그와 만난 시간 동안 현실이 아닌 꿈속에서, 태양 빛이 아닌 어둠에 젖어 살고 있었으므로 이성적이고 명확한 판단을 요구해서는 곤란하다.
그러니까 이런 것이다.
나는 어떤 아름다운 사람을 믿을 수 없을 만큼 그리워했다.
그의 얼굴을 보고, 그의 입술을 만지고, 그의 존재를 확인하고 싶어 한 세기를 흘려 보냈다.
국화꽃이 피어 있었다. 나는 자연이 건네주는 소박한 상징성에 구토를 느끼면서 꽃잎 한 장 한 장을 정성껏 찢어발긴다.
흔한, 얘깃거리로 만들고 싶지는 않다.
떠남이 갑작스러웠던 만큼 그 텅 빈 공간은 내게 뿌리까지 뒤흔들리는 충격을 안겨 주었다.
그러나 만남과 사랑, 이별이 몹시도 진부한 3대 구조를 이루어냈다는 데에는 반론의 여지가 없다. 나는 차라리 좀 다른 결말을 생각해 왔었다.
어느 날 집으로 돌아온다. 늘 열려 있는 문을 밀고 방으로 들어간다. 그는 푸르게 누워 있다. 그는 차갑고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다. 이윽고 나는 첫날 그를 보았을 때 느꼈던 분위기로 인해 서로 상충되는 데자뷰를 느낀다. 나는 그의 곁에 앉는다. 나는 그의 시체, 아니, 그였던 시체 곁에 앉는다. 경찰과 살인, 방조, 혐의라는 무절제한 단어가 떠오르면서 이제까지의 꿈을 엉망진창으로 더럽히겠지. 나는 살인자라는 진부한 타이틀을 달고 어느 의자엔가 앉아 있는 자신을 꿈꾼다.
흩어져 있는 알약들.


그러나 실제는 달랐다.
그는 사라져 버렸다. 어둠 속에 남겨져 있는 것을 거부한 채 문을 밀고, 황금빛 고요가 물결치는 세상을 향하여.
그는 나를 좋아했었다, 내게 집착에 가까운 애정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밤마다 나를 꼭 끌어안은 채 잠이 들었으며 그 창백하고 아름다운 얼굴로 물끄러미 묻는 시선을 보내곤 했다.
이제 나는 모든 기억이 다만 거짓이 아닐까 의심한다.
그는 처음부터 없었다, 덧붙여 나도 없었다, 그건 모두 꿈속의 일이었다, 두 사람이 머물렀던 공간도, 그 시간도, 벽에서 느껴지는 황량한 체취처럼.
너는 어떤 사람이지?
그는 그렇게 말했었다. 비가 내린 뒤의 하늘은 얇은 유리 막처럼 말려 올라갔고 청회색 구름은 여인의 화장한 눈꺼풀처럼 보였다.
모든 일을 모호한 단어로 묘사해 놓고 싶다.
감은 눈썹을 스치고 지나가는 녹색 풀잎들, 머리부터 발끝까지 쏟아지는 잎사귀의 탄성. 스며들어가는 바다, 붉은 해안가, 단정한 발이 모래를 밟고 천천히 젖어간다. 검고 높은 숲, 아주 작은 아이, 까마득한 절벽 꼭대기에는 신을 향한 인간의 절규가 울려 퍼진다. 죽은 석상들. 폐허가 된 집. 무너진 기둥. 도둑고양이. 빛이 쏟아졌고 이윽고 나는 빗속에 홀로 서 있게 되었다.
이 모든 것에는 철저한 인과관계와 운명이 깃들어있으리라고 확신한다.
언제쯤 기억을 우습게 여기며 먼지로 이루어진 고약한 삶을 살 수 있을까.
하지만 나는 여전히 잠을 자고 있다. 어쩌면 잔다는 것은 죽음에 대한 애절한 갈망일지도 모른다.


여기 어딘가에 그가 누워 있을 것이다. ―――마치 잘못된 번역체(體)처럼.




댓글 3
  • No Profile
    야키 08.03.15 23:02 댓글 수정 삭제
    흐흐음.....

    문체가 약간 어려우면서도 쉽게 읽히는구나 라고 감탄하고 있는 사이에 '그의 입술을 받아들였다' 라는 부분에서 스크롤바를 한 세번쯤은 올렸다 내렸다 한 것 같네요.

    뭐.. 장르에 대한 비평은 취향의 차이이니 딱히 말씀드릴 것은 없을 것 같고, 전체적으로 글이 참 매끄럽게 흐른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예쁘' 지는 않지만 '시원한' 글이라고 할까요. 솔직히 말해서 변역체와 주인공 남자, 그리고 주기현 이라는 사람에 대한 연결성을 깨닫기는 힘들었습니다.
    제가 지식이 부족한 탓도 있겠지만, 글 이란 것은 모든 사람들을 이해 시키면서도 자기가 하고자 하는 말을 아름다운 표현에 실어 심상적 공유를 나누는 예술의 하나가 아닐까 하고 생각하고 있는 저이기 때문에, 궁극적인 목표로도 '누구에게나 읽힐 수 있는 글' 이란 비전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쨌든 재미있게 읽었고, 더 좋은 작품 많이 써주시길 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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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리나무 08.03.20 17:49 댓글 수정 삭제
    야키님//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말씀해주신 부분, 저도 많이 공감가는 점이구요.
    장르에 관해선 딱히 취향을 반영한 것 같진 않지만^^; 한번쯤 이런 소재로 글을 써보고 싶단 생각이 있었습니다. 열심히 쓰겠습니다.
  • No Profile
    하나씨 08.04.27 02:19 댓글 수정 삭제
    그는 꿈같은 사람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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