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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내가 죽었다 혹은 책임소재에 관한 혼란한 이야기
                                        쓴 사람 : 손 지상


  1.

  아내가 죽었어.


  2.

  미안한데, 내 말투가 딱딱하고 건방지다고 느껴지면, 당신이 참아. 당신이 지금 이걸 보고 있다는 건, 난 이미 죽고 없다는 소리니까. 물론 어디서 다시 태어났을 수 도 있고, 당신이 나일 수 도 있지. 어느 경우든 화를 낼 필요는 없지. 안 그래?

  혹시 ‘파놉티콘’이라고 들어봤어? 미리 말해두겠는데, 기분 나쁘게 듣지는 마. 당신이 만약 지적 허영심에 팔다리 달린 것 같은 사람이라면 말이야 아마 들어 봤을 거야. 걱정 마, 나도 같은 종족이니까. 미셀 푸코라는 대머리 동성애자가 쓴 책에 나오는데, 원래는 옛날에 똑똑한 사람이 주장한 감옥 시스템이래.

  커다란 돔을 한번 상상해봐. 그 다음엔 그 돔 가장자리가 전부 감옥인 걸 상상하는 거야. 다 했어? 좋아. 이번엔 그 감옥의 철장이 모두 돔의 중심부를 향해 있다고 상상해봐. 어렵지 않지? 중심부에는 탑이 하나 있는데, 감시탑이야. 이 탑에서는 감옥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나 다 감시할 수 있는데, 감옥에서는 감시탑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 수 없는 거야.

  어때, 무섭지? 인권? 그런 건 있지도 않아. 일거수일투족이 감시당하는 거야.

  뭐? 조지 오웰은 <1984>에서 이미 빅브라더라는 시스템으로 우리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고?

  뭘 모르시는구먼. 큰형님은 우리를 항상 지켜보셔야하지. 그런데 그냥 지켜볼 수 있나? 지켜볼라치면 그만큼 디바이스도 있어야하고 코스트도 드는 거야. 그 돈은 어디서 나고 관리는 누가 하나? 그 관리자는 누가 감시하고? 감시자의 감시자는?

  얼마나 비효율적이야.

  그런데 말이야. 파놉티콘은 내가 일일이 감시할 필요가 없어. ‘난 언제나 감시당하고 있다’라고 스스로 생각하게 만들기만 하면 돼. 그러면 굳이 감시하지 않아도 알아서 기게 되어 있으니까. 알아서 훈육되게 되어있다 이 말씀이지.

  이 사회는 그런 사회야. 서로가 서로를 감시하고 있지. 그리고 그 감시를 벗어날 길은 없어. 항상 조심하고 조심해야만 해.

  난 말이야, 보이지 않는 감시의 시선을 속이기 위해 주의 깊게 노력해왔지. 사람들은 대부분 감시를 깊게 하지 않아. 통찰력이랄 것이 없지. 겉모습과 신용, 자신들의 비위를 맞추어주는 매너만 갖추고 있으면 호감을 갖게 되어있다 이거야.

  신용은 그런 식으로 평가되는 거지. 겉모습, 매너, 소문. 이거만큼 큰 재산이 없어. 왜냐면 관리만 잘 하면 무한정 늘어나거든. 물리적 제약이 없이 말이야.

  18년 전, 아내가 죽었어. 그렇게 미인은 아니었지만, 사람은 착했지. 우리 사이에 사랑이 존재한다고 믿었던 것 같아. 안됐지만 나는 사랑이라는 것을 믿지 않아. 애착은 믿지만 말이야.

  이제 왜 내가 파놉티콘의 죄수처럼 행동했는지 알겠지? 난 자칫하다가는 아내가 남긴 막대한 돈을 써보지도 못할 뻔했단 소리야.

  아내가 죽었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사람은 이제는 거의 없어. 내가 결혼을 한 적이 있다는 것을 알리는 것은 오직 장인의 존재일 뿐이지.

  그 일이 있은 후 18년 뒤, 장인은 죽었어. 장례식은 어제였지. 외동딸의 사위였던 나에게 완전히 빠져서 막대한 재산을 남기고 죽었지.

  당연한 결과였어. 나는 외동딸의 사위였고, 재혼도 하지 않았지. 헌신적으로 괴팍한 노인의 시중을 들어왔으니까.

  늙고 힘없는 장인을 자기 부모처럼 모신 대가로는 턱없이 적긴 하지만, 그래도 평생 놀고먹기에는 부족하지 않지.

  처음에는 마음을 열지 않았지. 하지만 딸이 죽고 18년, 나는 장인 마음을 열기 위해 모든 것을 했어. 첫인상을 바꾸는 작업은 매우 섬세하고 조심스러운 작업이지. 생각해봐, 딸의 남자라는 것은 난 장인의 연적이란 소리야. 게다가 재산까지 가져가려는 도둑이지.

  하지만 말이야. 사람은 외로움은 못 참게 되어있어. 나는 장인의 외로움을 이겨낼 담배가 되어주었지.

  나는 그의 외로움을 자극하면서 동시에 달래주는 사람이었지. 그러니 나한테 의존할 수밖에. 담배나 마약 같은 거야. 당시에는 흥분된 신경을 잠재우거나 영감이 떠오르게 해 주지만, 동시에 그게 없이는 아무것도 못하게 만들어 버리는 거지.

  구체적인 방법은, 안타깝지만 알려줄 수 없어. 일종의 비법이니까. 장사밑천 공짜로 달라고 하는 파렴치범은 같은 업계에서도 지탄받아 마땅한 놈들이야. 당신 설마 그런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겠지? 쓰레기 사이에서 쓰레기라고 욕먹고 싶은 것은 아니겠지? 아니길 빌어.

  

  3.

  아까 말한 걸 조금 수정해야할 거 같아.

  아내가 죽었어. 이거 말이야.

  이게 무좀 걸린 발 간지럽듯이 날 간질인단 말이야. 아마 내 안에도 아주 작긴 하지만 양심이 있긴 있나봐. 아무래도 사실을 이야기해야할 거 같아. 그래야 내 말에도 권위와 진실의 무게가 실릴 거 같아.

  아내를 죽였어.

  휴. 이제야 살 것 같네. 갑갑한 속이 뻥 뚫리는 거 같아. 이게 올바른 대답이 될 거야. 이제 난 당신에게 전혀 거짓 없이 이야기하고 있어. 완전히 오픈된 마인드라 이거지. 당신도 무슨 비밀이 있으면 털어놔. 작은 거라도 비밀은 건강에 안 좋은 거 같아.

  난 아내를 죽였어. 거사를 실행하는데 들은 시간은 3년하고도 8개월 7일 12시간 32분이었어. 그동안 나는 어떻게 해야 잘 죽일까 고민해야했지. 무수히 많은 트릭이 머리 속을 스쳐지나갔어. 그런데 대부분은 이미 추리소설 속에서 나온 것이었어.

  에드가 앨런 포가 처음으로 추리소설을 쓴 이후로,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자기 복제를 통해 추리소설을 진부하게 만들어왔어. 그 동안 온갖 허황된 트릭이 나왔지.

  난 내 머릿속을 스쳐간 트릭들이 완벽하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는 것을 배웠지. 경찰이 바보라는 생각은 쓰레기통에 처넣어야 할 나쁜 생각이고 CSI는 모두 진실이야. 나를 믿어.

  내가 배운 것들은 격언이었어. 예를 들면 미스 마플께서는 이런 말씀을 하셨지.

  항상 지금이 최악의 상황이라고 가정하라.

  프랑스 소설을 읽는 나르시시즘 뚱뚱보가 백모를 죽이려고 씨름하는 내용의 소설이 있었어. 이게 세계3대도서추리소설이라는 선전문구가 믿어지지 않았지. 도대체 이런 멍청한 짓을 하는 놈이 어떻게 세계적으로 유명한 거지? 하고 말이야.

  어찌되었든, 나는 내 아내를 죽였어. 18년 전에 말이야.

  그리고 또 하나 고백할 것이 있어.

  난 내 장인도 죽였어.

  왜냐고?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해? 당신 바보야? 당연히 돈 때문이지.

  무슈 프와로 가라사대, 모든 사건 뒤에는 돈과 여자가 있나니.

  안타깝게도 말이야. 이 진부한 격언은 사실이었어. 나는 돈과 여자 때문에 살인을 두 번이나 한 것이지.

  여기서 주목할 점은 돈‘과’ 여자 때문에 한 살인이 두 차례라는 것이야. 돈‘혹은’ 여자 때문에 한 살인은 좀 더 되.

  이해가 안가?

  혹시 기호논리학이나 불 대수 같은 거 안 배웠어? 구글에서 검색 안 해봤어? AND, OR연산자 몰라?

  친절히 설명해주지. AND, 그러니까 ‘과’라는 말이 들어가면 나는 돈과 여자 모두를 위해 살인을 한 것이 되는 거야. 그런데 OR, 그러니까 ‘혹은’이라는 말이 들어가게 되면 난 돈 또는 여자, 혹은 둘 다를 위해 살인을 저지른 적이 있다는 소리가 되는 것이지.

  알았어, 알았어. 신경 쓰지 마. 중요한 것은 내가 살인을 여러 번 해 봤다는 거야. 한번도 걸리지 않았지.

  아, 상쾌해. 그동안 내가 남들 눈에 안 띠려고 얼마나 노력해왔는지 알아? 알면 아마 살기 싫어질 걸? 아니면 왜 이렇게 까지 해야 하나 고민하기도 할 거야.

  그런데 내가 왜 이렇게 당당히 고백하는지 알아? 난 이미 죽어있을 테니까. 형법 체계상 죽은 사람은 죗값을 치룰 수 없어. 환생한 경우에는 어떻게 되는 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찌 되었든 나는 어떻게 죽였는지는 이야기 하지 않을 거야. 이건 내가 특허를 내고 싶을 정도로 독창적인 것이고, 난 카피캣(모방범죄자)은 원하지 않아. 당신도 동업자가 되고 싶으면 자신만의 방법을 창조하라고. 스타가 되는 길은 저기 있어. 조금만 더 가면 곧 도착할거야, 힘내라 힘.

  혹시나 내 후배가 될 사람들에게 한 마디만 더 하고 싶어.

  제발 부탁인데, 당신 스스로 똑똑하다고 생각 좀 하지 마. 계획을 세우면서 우와, 난 역시 천재야! 하는 놈일수록 계획에 허점투성이야. 자기가 바보라고 생각하고 실수를 최대한 줄여. 알았지?

  원래 수업시간에 안 졸고 예습 복습 잘하고 교과서 위주로 공부하는 사람이 명문대가는 거야.

  

  4.

  나는 장인이 죽고 나서도 절대 들뜨지 않았어. 비탄에 빠진 남자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지. 그래야 파놉티콘의 감시탑이 날 신경 쓰지 않게 되거든.

  이런 연기를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말이야. 두 가지야. 먼저, 너무 몰입하지 말 것. 그 다음엔 너무 튀지 말 것.

  너무 몰입하면, 당신도 모르게 발병할 지도 몰라. 그게 뭐냐고? 죄책감. 양심. 털 난 심장의 영구제모. 심지어는 없던 심장의 자연발생까지 있을 수 있지. 돈을 맘대로 못 쓰게 되고 자기가 만든 환영에 시달리게 되는 경우도 있지. 심하면 자수하거나 자살을 하게 돼는 거지. 있을 수 없는 일 아니야? 어떻게 모은 돈인데 그렇게 날릴 수 가 있어? 그러니 실수하지 마. 그렇게 낭비한 시간은 환불이나 리콜이 불가능한 거야.

  너무 튀는 것. 이것도 바람직하지 못해. 연기의 목적은 동정을 사는 것이야. 왜 사야겠어? 의심받지 않기 위해서지. 그러니 자연스럽게 행동해야 돼. 다 감시를 줄이기 위한 행동인데, 너무 튀면 눈길이 가버리잖아. 오히려 감시가 늘어나는 꼴이 된다고.

  거짓말 하면 말이 많아지고, 긴장해서 행동이 부자연스러운 것이 다 이래서지. 대범한 마음으로 절제된 동작을 보이라고. 절제야말로 비만의 예방이고 사형의 예방이지. 항시 명심하라고.

  그러기 위해서는 항시 자기 자신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어야해. 자기 자신을 객관적으로 본다는 건 말이야. 자기 자신을 죽이는 것이나 다름없지. 내가 남인 것처럼 보고 느끼고 판단해.

  나르시시즘이야말로 적이야. 마땅히 까부셔야만해. 위대한 털보, 문체에 모든 것을 바친 파파 헤밍웨이가 한 말을 마음 속 에 새겨둬. 아까 말해준 미스 마플의 말 옆에 새겨 두라고

  모름지기 사랑하는 것을 죽여야 하는 법이야. 사랑하는 것을 죽여 버려.

  나는 이 말을 물리적인 차원에서 추상적인 차원에 까지 고르게 적용시킨 사람이지. 내 행동의 책임은 헤밍웨이에게도 있어. 그 사람은 자기의 영향력은 생각도 안하고 맘대로 떠벌린 거니까. 공인으로서의 자각이 없다고나 할까?

  나는 내 연기를 정확하게 해냈지. 모든 사람에게 동정어린 위로를 몇 마디 듣는 것으로 일을 끝낼 수 있었어. 그 싸구려 상투구들이 얼마나 역겨울지라도 참는 자에게 복이 있는 것이야. 진부할 지라도 참아. 내 말이 진부해도 말이야.

  세무서, 보험회사, 변호사들도 유산 집행에 아무 불만이 없었어. 나는 그 사람들에게 지불해야할 수수료나 상속세를 제대로 지불했거든. 그 사람들은 진실이 아니라 자기에게 떨어질 이익을 생각하지. 원하는 데로만 해 주면 날 괴롭히지 않아.

  오, 얼마나 힘드시겠어요? 고마워요. 내겐 친아버지 같은 분이셨는데.

  참 쉽죠?

  

  5.

  진짜 문제는 지금부터 이야기 할 거야.

  난 그 후 돈을 챙겨서 다른 지역으로 떠났어. 사람들에게는 그 집이 날 슬프게 한다고 했지. 눈물을 찍으면서 지금도 장인어른이 살아계신 것 같다고 말하면 사람들은 더 이상 딴 소리를 못해. 거기다 대고 딴 소리를 할 수 있으면 난 그 사람을 평생의 친구로 삼겠어. 적으로 삼으면 위험하니까.

  새 출발! 자유! 그리고 돈!

  일단 여자를 구해야지. 돈을 구했으니 다음은 여자 아니겠어? 돈만 있으면 아무나 구할 수 있어. 그 중에서 가장 좋은 놈으로 골라서 단물이 빠질 때 까지 씹다가 버리면 되는 거지. 너무 오래 씹으면 쓴맛이 나니까 조심해야 돼. 그리고 분리수거를 잘 해서 버려야지. 버릴 때는 잘 싸서 버려야 하고. 다른 사람이 밟으면 안 되니까. 언제나 다른 이를 배려할 줄 알아야하는 법이야.

  나는 18살 먹은 그 여자를 만났어. 세상에. 얼마나 예쁜지는 일일이 설명하지 않을 거야.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시인이나 영화감독이나 소설가들이 영원의 여인을 그려왔는데, 내가 왜 또 그 짓을 해야겠어? 그냥 당신이 밤중에 떠올리는 최고로 멋진 여자를 떠올려. 기다려줄게.

  얼굴은 16살이라고 자기소개를 하고 있는데 나이는 18살이었고 몸은 22살이었지. 돈만 있으면 이런 행운은 알아서 굴러들어와.

  멋진 차에 태우고 드라이브를 하고 바다가 보이는 식당에서 맛은 없지만 비싸서 허영심을 채워주는 식당에 가고 내 별장으로 데려갔지.

  그 덜 익은 듯 풋내가 나면서도 속은 완전히 농익은 싱그러움 덕에 나는 1분도 안돼서 끝나버렸어. 나는 태어나서 그렇게 죄책감이 든 적이 없었어. 살인보다 더 큰 죄책감이었지. 그 다음으로 큰 죄책감은 자위를 하다 들켰을 때고.

  그러나 아까도 말했듯이 나는 내 털 난 심장에 음각으로 새겨둔 글귀가 있어.

  항상 지금이 최악의 상황이라고 가정하라.

  나는 미리 준비해둔 비아그라를 스카치위스키와 같이 들이켰어. 착한 어린이는 따라하지 마.

  전신의 동맥과 정맥이 맥을 뛸 때마다 부풀었다 줄었다 하는 경험 해 본 적 있나 혹시? 온 몸에 흥분이 혀로 핥는 것처럼 훑고 지나가서 온 몸이 페니스가 된 기분이었지. 하늘을 향해 불뚝거리는 흉기 말이야. 내 말 무슨 말인지 알지?

  바로 달려들었지. 바로 게걸스럽게 먹어치워 버렸어. 스테이크 위에 올린 버터 녹듯이 허리가 녹는 줄 알았다니까. 몸 전부가 페니스가 되서 그 안으로 들어갔다 나왔다 하는 것 같았어. 완전히 녹아서 정액으로 변해서 질을 타고 들어가 자궁 속에서 재탄생하는 기분이었지. 거긴 완전 블랙홀이었어.

  골반의 원운동과 피스톤 운동이야말로 빅뱅이론의 정수야. 그 곳에 나는 플랑크 상수를 뛰어넘어 우주적인 페니스로 변해버렸지. 내 척수 정관을 훑고 지나가는 골수와 쿤달리니 에너지가 정수리로 쏟아 올라가 우주적인 어머니 얼굴과 자궁에 사정해버렸어.

  다음 순간은 기억이 나지 않아. 아마 둘 다 의식을 잃었을 거야.

  비아그라에 신의 축복이 있기를. 스카치에도.

  이게 그 순간 내가 기억하는 마지막 기억이야.

  

  6.

  

  정신을 차렸을 때, 나는 묶여 있었어. 벌거벗은 상태였어. 입도 묶여 있어서 소리를 지르거나 할 수 도 없었지.

  내 눈 앞에는 아까 날 지복으로 이끈 여자가 서 있었어. 날 인간 페니스로 만든 여자 말이야.

  오랜만이에요. 여보.

  여보? 뭔 소리야 지금? 라고 생각했지. 안 그래? 만난지 5시간밖에 안된 여자가 나보고 여보라고 하고 있으니 말이야. 게다가 오랜만이래.

  너무 멋진 경험이었어요. 왜 나랑 결혼했을 때는 이런 경험을 맛보여주지 않았죠? 항상 피곤하다고 나랑은 잠자리를 피했잖아요.

  실례지만, 도대체 무슨 소리신지? 하고 묻고 싶었어. 누구라도 그렇게 물을 거야. 아쉽지만, 난 재갈물린 상태라 말을 할 수 없었지. 그런데 내 마음이라도 읽었는지 알아서 대답을 해 주었지.

  당신 부인이에요.

  하지만 그 여잔 18년 전에 죽었는데? 내가 이렇게 생각하자마자, 그 여자가 번들거리는 눈으로 날 보았지.

  정확히 말해 봐요. 18년 전에 당신이 죽였죠. 안 그래요? 여보?

  난 이 여자로 다시 태어났어요. 18년 전 난 죽자마자 바로 이 여자로 환생했죠. 아기 때는 전생의 기억이 남아있었어요. 아직 말을 못하니 자아도 없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말을 하게 되니까 그 전에 있었던 기억은 사라지고 나는 누구라는 식의 자아가 생겨났지요. 그런데, 아까 그 강렬한, 오 생각만 해도 너무 좋아, 어쨌든 그 오르가즘으로 자아가 날아가 버려서 원래 내가 누구인지가 다시 생각나게 된 거에요. 난 전생에 당신의 부인이었고 당신에게 살해당한 사람이죠.

  그 여자는 이렇게 말을 하더니 이번엔 내 주위를 빙 빙 돌았어. 나를 하나하나 관찰하려는 것 같았어. 그 여자의 나체는 여전히 아름다웠기 때문에 난 내 분신이 서서히 고개를 쳐드는 것을 참을 수 가 없었지. 그 여자가 내 분신을 꽉 잡고 다시 말을 했어.

  인과응보란 정말 잘 만든 말이에요. 안 그래요? 당신이 날 죽여 놓고 당신이 날 다시 살려놓은 것이나 다름없으니까 말이에요. 난 이제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어요. 왜 당신이 나에게 접근했고 왜 당신이 날 죽였는지. 이 잘난 거시기 한번 만족스럽게 주지 않았죠. 처음 만났을 때 뿐 이었어요. 처음 만났을 때! 그때 그렇게 날 사랑해 준건 어째서죠? 그때만이라도 날 사랑했다고 이야기해줘요. 어서요!

  그 여자가 내 물건을 꽉 쥐고 흔들어 대기 시작했어. 난 방금 일을 끝냈기 때문에 거기가 엄청 아팠지. 내가 비명을 지르자 다시 말을 시작하는 거야. 나는 내 침에 젖은 천 때문에 숨이 막힐 지경이었지. 혀에 닿는 천의 맛은 그야말로 축축한 공포였어.

  이 세상은 돌고 돌아요. 바닷물이 증발해서 비가 되듯이 말이에요. 사람이 죽으면 그 영혼이 바로 다른 사람으로 태어나나 봐요. 내가 아는 건 난 이미 죽었지만, 내가 죽었다는 기억을 가진 다른 몸과 다른 눈과 다른 목소리로 당신과 함께 있다는 것이에요.

  그리고 복수요.

  달콤한 복수. 예전엔 야만적인 생각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렇지만 지금은 그런 생각을 했던 과거의 나를 저주하고 경멸해요. 난 당신을 사랑해요. 하지만 당신은 날 사랑하지 않아요. 당신은 날 한번이라도 사랑한 적 있나요? 아니면 모두 돈 때문이었나요?

  나더러 대답을 하라는 건가? 자기가 내 입을 묶어놓고? 나는 ‘응응응’ 하는 소리 말고는 대답할 수 없었어.

  이제 어떻게 되도 좋아요. 난 당신을 사랑하고 그러니까 복수할 거 에요 당신의 그 물건을 잘라버리고 나도 죽을 거 에요. 걱정하지 말아요. 어차피 다시 태어날 거니까. 다시 태어나면 그땐 날 사랑할 건가요?

  약속해요! 어서! 어서! 어서! 어서!

  나는 대답하려고 했어. 그런데 갑자기 문이 열렸어. 사람 그림자 말고는 보이지 않았지.

  어서 그 손놓지 못해! 이 가짜야!

  또 다른 여자가 나타났어. 이 여자는 내 전처에 조금 더 가까운 얼굴이었지. 전형적인 동양인 얼굴에 살집 있는 몸이었어.

  속으면 안돼요. 오, 여보 내가 구해줄게요. 내가 진짜 환생이에요. 저 여자는 가짜에요!

  무슨 소리 하는 거야? 지금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거야? 하는 의문이 머리 속을 뱅뱅 돌았어. 내 물건을 놓은 그 여자와 다른 여자는 서로 입씨름을 하기 시작했어.

  그런데 그 여자들은 서로 똑같은 기억을 가지고 있었어. 기억이 세부적이지는 않았지만 대체로 유사한 기억을 가지고 있었지. 이 둘의 싸움은 점차 커지더니 머리끄덩이를 잡고 싸우기 시작했어. 나는 묶인 채로 모든 상황을 바라봐야만 했지.

  둘은 뒤엉켜 싸우면서 밖으로 나갔어.

  

  7.

  나는 묶인 채로 그녀들이 돌아오지 않기만을 빌었지. 무슨 일이 벌어지는 지 알 수가 있어야지. 난 불안해서 견딜 수 가 없었어. 불안은 내 계획에 없던 것인데.

  난 드디어 깨달았어. 내가 가정했던 최악은 어디까지나 내가 가정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의 최악이었어. 진짜 최악은 어디까지 최악일지 닥치지 않으면 모르는 거야. 최악의 상황은 내 몸속을 기생충처럼 갉아먹으며 날 미치게 만들었지.

  엄청난 고함소리와 비명소리, 욕설, 신음, 살 썰리는 소리, 피가 벽에 묻어 벽이 비명을 지르는 소리가 모두 들렸어. 그림자의 비명까지 들릴 지경이었지.

  걸음 소리가 들렸어. 둔탁한 소리가 바닥을 울렸지. 내가 앉아있는 의자를 통해 내 척추가 울렸어. 하나. 둘. 셋. 넷. 걸음 수가 늘어날수록 척추가 울렸고 공포는 제곱으로 늘어났지.

  그리고 문이 열렸어.

  

  8.

  오랜만이에요. 여보.

  여보? 뭔 소리야 지금?

  너무 멋진 경험이었어요. 왜 나랑 결혼했을 때는 이런 경험을 맛보여주지 않았죠? 항상 피곤하다고 나랑은 잠자리를 피했잖아요.

  실례지만, 도대체 무슨 소리신지? 하고 묻고 싶었어.

  당신 부인이에요.

  정확히 말해 봐요. 18년 전에 당신이 죽였죠. 안 그래요? 여보?

  난 이 여자로 다시 태어났어요. 18년 전 난 죽자마자 바로 이 여자로 환생했죠. 아기 때는 전생의 기억이 남아있었어요. 아직 말을 못하니 자아도 없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말을 하게 되니까 그 전에 있었던 기억은 사라지고 나는 누구라는 식의 자아가 생겨났지요. 그런데, 아까 그 강렬한, 오 생각만 해도 너무 좋아, 어쨌든 그 오르가즘으로 자아가 날아가 버려서 원래 내가 누구인지가 다시 생각나게 된 거에요. 난 전생에 당신의 부인이었고 당신에게 살해당한 사람이죠.

  인과응보란 정말 잘 만든 말이에요. 안 그래요? 당신이 날 죽여 놓고 당신이 날 다시 살려놓은 것이나 다름없으니까 말이에요. 난 이제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어요. 왜 당신이 나에게 접근했고 왜 당신이 날 죽였는지. 이 잘난 거시기 한번 만족스럽게 주지 않았죠. 처음 만났을 때 뿐 이었어요. 처음 만났을 때! 그때 그렇게 날 사랑해 준건 어째서죠? 그때만이라도 날 사랑했다고 이야기해줘요. 어서요!

  이 세상은 돌고 돌아요. 바닷물이 증발해서 비가 되듯이 말이에요. 사람이 죽으면 그 영혼이 바로 다른 사람으로 태어나나 봐요. 내가 아는 건 난 이미 죽었지만, 내가 죽었다는 기억을 가진 다른 몸과 다른 눈과 다른 목소리로 당신과 함께 있다는 것이에요.

  그리고 복수요.

  달콤한 복수. 예전엔 야만적인 생각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렇지만 지금은 그런 생각을 했던 과거의 나를 저주하고 경멸해요. 난 당신을 사랑해요. 하지만 당신은 날 사랑하지 않아요. 당신은 날 한번이라도 사랑한 적 있나요? 아니면 모두 돈 때문이었나요?

  이제 어떻게 되도 좋아요. 난 당신을 사랑하고 그러니까 복수할 거 에요 당신의 그 물건을 잘라버리고 나도 죽을 거 에요. 걱정하지 말아요. 어차피 다시 태어날 거니까. 다시 태어나면 그땐 날 사랑할 건가요?

  약속해요! 어서! 어서! 어서! 어서!

  나는 대답하려고 했어. 그렇지만 내 입은 묶여 있어서 대답할 수 없었지.

  그걸 알아차린 듯, 그 ‘남자’는 내 입에서 재갈을 풀어주었어.

  맞아. 남자였어.

  당신은 또 누구야? 했더니 자기가 부인이래.

  그런데 난 당신이랑 섹스 한 적이 없는데? 했더니 굉장히 곤란한 얼굴을 하는 거야. 평생을 양 인줄 알고 살아온 사자에게 넌 사자잖아 라고 말한 것 같은 느낌이었어.

  키가 180을 훌쩍 넘긴 근육질 사내였지. 난 게이가 아니니 이런 남자와 섹스를 한 경험은 없는데, 도대체 뭐가 어떻게 된 것인지 알 수 가 없었지.

  온 몸에는 핏자국이 있었어. 오직 닮은 것은 아까 두 여자와 같은 번들거리는 눈동자가 전부였지.

  그런데 갑자기 문이 열렸어. 사람 그림자 말고는 보이지 않았지.

  어서 그 손놓지 못해! 이 가짜야!

  또 다른 ‘남자’가 나타났어.

  속으면 안돼요. 오, 여보 내가 구해줄게요. 내가 진짜 환생이에요. 저 남자는 가짜에요!

  무슨 소리 하는 거야? 지금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거야?

  그런데 그 남자들도 서로 똑같은 기억을 가지고 있었어. 기억이 세부적이지는 않았지만 대체로 유사한 기억을 가지고 있었지. 이 둘의 싸움은 점차 커지더니 마운트 포지션으로 올라타서 파운딩으로 서로의 얼굴을 떡으로 만들어 버리는 거야.

  둘은 뒤엉켜 싸우면서 밖으로 나갔어.

  

  9.

  이후 남자와 여자를 포함해 도합 35명의 사람들이 서로 내 전처의 환생이라 주장하며 싸우기 시작했어.

  일본도, 잭나이프, 식칼, 회칼, 엽총, 권총, 공기총, 해머, 얼음송곳, 커터 칼, 해머, 스테이플러, 온갖 흉기가 서로의 목숨 줄을 노리고 달려들고 있었지.

  나는 살육 속에서 현실감을 잃어버렸어. 내 의식은 저 멀리 도피하기 시작했어.

  그 순간. 나는 해답을 얻었지.

  인간에게 영혼 따윈 없는 거야. 그냥 기억만 있는 것이지. 기억은 일종의 OS프로그램 같은 거야. 컴퓨터를 새로 사면 그 안에는 OS가 들어있지 않지. 부팅도 안 되고 아무것도 안돼.

  그런데 만일 내가 다른 컴퓨터의 시스템을 그대로 백업해서 새 컴퓨터에 깔아봐. 그럼 그 컴퓨터는 다른 컴퓨터에 ‘환생’이 되는 거야. 동일한 기억을 가진 기억의 연속체가 되는 것이지.

  그런데 만일 또 다른 컴퓨터에 이 백업한 데이터를 깔아버리면, 또 다른 환생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지.

  아마 물리적인 세계가 원자재 부족인 것처럼 사후세계도 그런 것 같아. 얼마 안 되는 사람들을 돌려써서 인구를 늘리고 있는 것 같아. 아마 관리하는 사람들이 공무원이 대충대충 일처리 하듯이 일을 처리해서겠지 뭐.

  조금 더 기다리다 보니 서로 서로 죽이는 인원이 늘어났어. 이번에는 내 손에 죽은 장인의 환생들이었지. 재미있는 것은 환생한 사람들의 나이가 제각각이라는 거야.

  아마 환생이라는 것이 미래에 있던 사람이 과거로 환생할 수 도 있는 것인가 봐. 나도 잘은 모르지만 그런 것 같아.

  왜냐면, 환생한 사람 중에는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전생을 이유로 서로 죽이고 따지고 있는 사람도 있었거든.

  나도 이 혼란 속에 머리를 한 대 얻어맞더니 내 전생을 기억할 수 있었어.

  내 전생이 뭐였을 거 같아?

  장인과 내 전처였어.

  도대체 그게 어떻게 가능한 것인지 나도 잘 모르겠어.

  호수 물을 퍼다 여러 개의 호수에 나눠 담을 수 도 있고, 한 호수에 여러 개의 호수 물을 나눠 담을 수 도 있듯이 환생도 여러 사람의 환생을 동시에 겪을 수 도 있는 거 같아.

  이제 사태는 서로가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과 이미 일어나버린 일의 책임소재를 물으러 살육이 시작되었어. 나에 대한 복수는 잊은 것 같아. 왜냐면 나의 전생이 장인이자 전처기 때문에 결국 내가 나를 죽여 봤자 나를 위한 복수가 안 되는 것이니까.

  우리가 자라면서 점점 모습이 변화하는데도 우리는 같은 이름으로 부르잖아? 그런 식으로 연속되는 것이라고 스스로 착각하는 것이 이 혼란의 원인일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어. 우리는 계속 자라는데도 명찰을 붙이잖아. 이 명찰이 그냥 편의상 붙인 건데 진짜 존재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서 생긴 것이 영혼이라는 개념인 것 같아.

  이제 모든 사람들이 머리를 얻어맞아 전생의 전생의 전생의 전생을 기억하기 시작했고 방금 죽은 사람이 죽인 사람의 전생이었고 죽인 사람이 죽은 사람의 전생이기도 했어. 방금 저기서 죽은 사람이 다른 사람을 때리며 네가 나의 전생의 전생을 죽였다고 화를 내기도 하고 말이야.

  네가 나고 내가 너인 상황이 되어버려서 이제 뭐가 어찌 되든 상관없어져 버렸지. 중요한 것은 화가 나고 있다는 사실이고 화는 풀어야 하지 않겠어?

  내가 지금까지 죽인 피해자들의 환생이 나였고 나는 그들의 전생이었어.

  서로 꼬리를 물고 집어삼키는 뱀처럼 서로가 서로를 먹어 어찌할 바가 없게 되어버리고 있었어.

  서로가 진짜 ‘자아’라고 우기고 있었는데 자아란 하나 밖에 없는 것이기에 나 말고는 모두 가짜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 어리석기는. 어쨌든 다른 사람의 기억을 열어보거나 할 수는 없으니 아무리 내가 진짜고 당신도 진짜라고 해 봤자 이해할 수 없는 것이기는 하지.

  전쟁이 벌어져버렸어. 그런데 다른 전쟁과 다른 점은 이 전쟁은 주체가 없다는 거야. 서로가 서로의 적이라 서로가 서로를 죽이는 데에만 신경 쓰고 있었어. 마치 살아남는 사람만이 유일한 자아인 것인 양 말이야.

  우리는 60억 인구의 60경년의 전생을 서로 공유하고 있었어. 마치 홀로그램 필름처럼 말이야.

  그게 뭔지 모른다고?

  홀로그램을 만들 때는 레이저를 두 군데에서 쏴서 서로 간섭하게 만든데. 나도 잘 몰라. 어디 만화에서 본 거야.

  그런데 이렇게 만든 필름은 아무 조각이나 잘라다 다시 투사해보면 전체 모습이 그대로 나타난다는 거야. 농도는 흐려지지만. 그러니까 어느 부분에도 모든 것이 다 들어있다 이 소리지.

  바로 지금과 같은 상황 아니야?

  누구에게나 전 인류의 기억과 전생이 들어있는 거야. 그런데 우리는 서로의 기억이나 전생이 진짜인지 아닌지, 지금 거짓말 하는 것인지 아닌지 알 길이 없어. 그러니 서로 죽이고 싸우고 해서 없애려는 거지.

  그런데 다시 환생하기 때문에 죽여도 죽여도 끝이 없어.

  살육

  살육

  살육

  살육

  살육

  살육

  쾅.

  폭발이 일어났어. 나는 그 폭발에 날아가 버렸지.

  

  10.

  정신을 차려보니 나는 한쪽 팔이 없어져 있었어. 대신 더 이상 묶여있지는 않았지.

  이제는 전 인류가 싸우고 있었어. 과거와 현재와 미래와 너와 나와 우리가 모두 하나라는 사실이 전 인류를 사랑과 평화로 이끌기는커녕 지옥으로 이끌고 있는 것이지.

  심지어는 자기혐오에 빠진 사람들이 자기를 혐오하듯 다른 이들을 죽이기까지 하고 있는 거야.

  이미 책임을 논하는 것은 의미를 잃어버렸어. 누가 누군지 확실해야 책임을 물 수 있는 건데, 이젠 우리가 우리 그 자체니 누구에게 책임을 질 건데?

  나는 이제 영혼이니 환생이니 전생이니 살인이니 돈이니 내가 살인을 했는지 안했는지도 확실하지 않아. 그게 내 기억인지 남의 기억인지도 확실치가 않아.

  혹시 알면 좀 알려줘. 당신은 당신이 누군지 확실하게 말해 줄 수 있어?

  그리고 내가 누구인지도 확실히 말해줄 수 있는 거고?

  빨리 말해줘. 곧 핵폭발이 일어날 거니까. 어떻게 아냐고? 내 전생의 기억 중에 그런 일이 있더라고.

  진짠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終劇> 2008.6.30

  

  ==========================================================
  (사이버 문학광장 문장에 투고하면서 붙인 덧)

  JoySf 제1회 단편문학상에 투고했던 것입니다.

  평소 생각하던 바를 옮겨 적었는데, 주제가 너무 강조된 나머지 재미가 없고 정리가 덜 되 산만한 느낌을 준다는 자체적인 평가를 내렸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손을 봐야 좋을지가 경험부족 탓인지 보이지가 않군요.

  나름대로 여러 가지 새로운 실험이나 시도를 해 보았지만 어디가 시도인지 실험인지도 불명확해 제 개인적인 실험은 실패라고 잠정결론을 내렸습니다.

  저번과 마찬가지로 츠츠이 야스타카의 중력권 안에 있다고 생각하기는 했는데 잡설이 많은 것이 오히려 코마츠 사쿄에 가까운 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도스까라아스(손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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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문학웹진 거울에 투고하면서 붙인 덧)

  부끄럽습니다. 심사위원 분들 중에 배명훈님 께서도 계셨었지요. 이 엉터리 같은 글을 또 보신다면

  ‘이 사람은 질리지도 않나? 자기과시욕이 조금 지나치구먼. 이런 건 타인의 의사를 무시하는 폭력이야.’

  하실 지도 모른다고 저 혼자 생각해봤습니다. 물론 저는 배명훈님과 면식조차 없으니, 이러실지 아닐지는 알 수 없지만요. 그래도 아니시길 기원하는 마음입니다.

  저 안에 있는 여러 목소리 중 ‘글은 일단 올려놓고 보자, 혹시 또 아냐, 네가 모르는 맹점을 누군가가 쿡 집어줄지? 최소한 객관적인 자리에 놓으면 그 글이 부끄러워서라도 객관적으로 네 치부를 마주 대할지도 모르잖아?’ 하는 말을 하고 있어서, ‘일리 있는데?’ 하는 생각에 생각에 올려봅니다.

  -도스까라아스(손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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