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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무지개의 군대

2008.08.01 13:0108.01

기묘한 적란운이 하늘을 뒤덮기 시작했다. 막대한 에너지를 내포하면서 비정상적 움직임과 함께 푸른 번개를 생성시키며 그것은 소용돌이치며 만들어졌다.
전 지구 곳곳에서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던 모든 기상 현상들 중 하나가 한반도 지역에서 타임 슬립 현상을 일으킬 준비를 시작하고 있었다.


"여긴 대체 어디지?"

도무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육중한 차제가 그에 걸맞는 소음과 함께 숲 속을 움직이고 있었다.
실전 훈련을 위해 K-200A1 장갑차를 이끌고 훈련 예정 장소로 향하던 단차장 차권호 하사는 얼마 전 자신들을 뒤흔들었던 폭우와 번개의 향연을 떠올렸다.
푸르고 푸른빛이 하늘 곳곳을 내리치며 주변을 에워싼 정말이지 알 수 없는 기묘한 기상 현상이었다.
그리고 갑작스럽게 날씨가 좋아지면서 그들은 다시 훈련 예정 장소로 향했지만 그들이 알 고 있는 모든 길과 주변 지형지물이 달라졌다.

"젠장, 이건 단순히 길을 잃은 것 같지가 않은데?"

정체불명의 기상 현상으로부터 벗어났을 때부터 포탑 위로 올라가 주위를 살피던 차권호 하사는 머리를 내저으며 장갑차 안으로 들어왔다.
장갑차 안에서는 장갑차를 조종하고 있는 조종수 안영길 병장과 통신기에 귀를 기울인 채 통신을 시도하고 있는 부조종수 황호영 상병이 있었다.

“뭐 잡히는 거 있어?”

황호영 상병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얼굴로 고개를 내저었다. 통신기에서는 아무런 소리도 흘러나오지 않았다.

“미치겠군.”

뭔가 이상했다.

“어떻게 하죠?”

그것은 자기가 하고 싶은 질문이었다. 그조차 알 수가 없었다. 일단은 계속 움직이는 수 말고는 아무런 대책이 없었다.

"젠장, 일단 계속 움직여. 이 빌어먹을 숲부터 빠져나가고 보자."

답답한 마음에 다시 포탑 위로 올라간 그의 눈에 들판이 보였다. 드디어 울창한 숲에서 벗어난 것이다. 타이밍 한번 절묘하군.

“어?”

들판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대다수는 말을 타고 있었으며 말을 탄 사람들에게 에워싼 채 격렬한 총격을 하고 있는 너무나 익숙한 차림의 8명의 사람들.

“야, 빨리 세워봐!"

그가 거세게 외치자 조종수 안영길 병장이 장갑차를 세웠다. 어느새 황호영 상병도 상체를 내밀고 그 괴이한 광경을 멍하게 쳐다보고 있었다.

“이건 대체...무슨 영화라도 찍는 건가?”

차권호 하사의 순진한 생각은 한 녀석이 K-2 소총을 마구 난사하다가 책이나 영화에서 몽골 기병 차림을 한 녀석에 목이 떨어져나가 피분수를 뿜어내며 쓰러지자 곧바로 무너져 내렸다.
K-200A1 장갑차 승무원 모두는 얼어붙은 얼굴로 마른 침을 삼키며 그 끔찍한 광경을 응시했다.
너무나 생생한 광경에 입이 다물어지지가 않았다. 영화에서나 보던 장면이 바로 눈앞에서 총천연색으로 펼쳐지자 오히려 비현실감이 느껴질 정도였다.
또 한 명의 병사가 복부에 창이 꿰뚫린 채 피거품을 내뿜으며 주저앉자 기다렸다는 듯 몽골 기병들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화살을 날렸다.
시위를 벗어난 화살들은 그 불운한 병사의 머리 부분에 정확히 박혀들었다.

“으...으아아아!”

황호영 상병이 비명에 가까운 고함을 내질렀다. 차권호 하사 또한 고함을 고래고래 내지르려던 것을 간신히 참으며 M-60 기관총을 잡았다.

“전진! 전진! 모두 쓸어버려! 아군을 구원한다!”

총구에서는 화염과 함께 탄환들이 몽골 기병들(차권호 하사는 그들을 그렇게 규정짓기로 했다.)을 쓸어버리고 있었다.
바로 옆에서도 황호영 상병이 K-6 12.7mm 중기관총을 난사하고 있었다.
자동화기들은 그 위력을 확실하게 몽골 기병들에게 발휘하고 있었다. 피투성이로 말에서 쓰러지거나 아니면 둘 다 쓰러지거나 더 운 없으면 곤죽이 되면서 몽골 기병들은 쓰러지고 있었다.
차권호 하사는 장갑차의 후방 도어 램프를 개방하고 어리둥절한 얼굴로 총을 겨눈 채 있는 한국군 보병들에게 외쳤다.

“차 안으로 빨리 타! 서둘...젠장!”

화살이 그의 머리 바로 옆을 아슬아슬하게 스쳤다. 그 느낌은 실로 섬뜩하면서도 불쾌하기 짝이 없었다.
야만인들 주제에!
차권호 하사는 근거리와 적당한 거리의 몽골병들에게 총탄을 퍼부으며 착실히 쓸어버리기 시작했다.
황호영 상병은 언덕 위에 긴 띠를 이룬 채 전개해 있는 적 기병들에게 총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K-6 중기관총은 유효사거리가 1830m였고 최대사거리만 해도 6765m였다.
황호영 상병이 총구를 휘두르면 휘두를수록 몽골군들은 피를 토하며 죽어나가고 있었다.
더 이상 못 견디겠다는 듯 몽골군은 등을 돌려 도망치기 시작했다. 차권호 하사는 도망치는 녀석들도 용서할 수 없었다. 자신의 시야에서 모두 없어지기 전까지 그는 계속 방아쇠를 당겼다.

“야만인들 주제에...”

차권호 하사는 모든 몽골 병사가 그의 눈앞에서 사라지자 M-60 기관총에서 손을 떼면서 중얼거렸다.


일단 장갑차 안에 급히 승차하게 된 소속불명의 보병들은 총성이 멎고 이제 괜찮다는 차권호 하사의 외침에 하나 둘 밖으로 나왔다.
별로 멀쩡해 보이지 않은 차림의 병사들 6명들은 모두가 초췌하고 피로한 기색으로 서있었다. 그들 중 가장 계급이 높은 것으로 생각되는 병사 한 명이 앞으로 나와 거수경례를 했다.

“대한민국 육군 제 7사단 수색대대 2중대 3소대 소속 김영수 병장입니다. 살아남은 인원 중에는 제가 제일 계급이 높습니다.”

“그러면....남은 인원은 이게 전부? 여기는 대체 어떻게 된 상황인건가?”

김영수 병장은 잠시 생각하다가 황당한 듯 헛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우리 소대는 수색 훈련 중이었습니다. 통상적인 거였죠. 그러다가 갑자기 하늘이....”

차권호 하사는 말을 끊으며 반문했다.

“하늘이 어두워지면서 기묘한 푸른 번개가 내리쳤나? 격렬한 기상 현상이 주변을 뒤덮다가 다시 맑아지자 길을 헤매게 된 것이지?”

김영수 병장은 놀라워하는 얼굴로 대답했다.

“기상 현상 관련은 정확히 일치합니다. 다만, 저희는 푸른 번개를 응시하다가 갑자기 정신을 차리고 보니 여기에 있게 됐습니다.”

차권호 하사는 전체적 맥락은 같아도 세부적 과정은 다른 것 같다고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자신들을 이 정체불명의 공간으로 오게 한 그 기상 현상은 대체 무엇일까?
차권호 하사는 장갑차에서 뛰어내려 주변을 둘러보았다. 화약 연무와 코를 찌르는 피비린내, 과거에서 튀어나온 차림으로 쓰러져 있는 야만족 병사들과 말들이 그를 압도하고 있었다.
그는 상체에 여러 총상을 입고 나뒹굴어진 녀석 하나를 찬찬히 관찰했다. 질긴 비단 셔츠와 말가죽 갑옷, 그리고 그 옆에 흩어진 병장기들은 아무리 봐도 차권호 하사가 알고 있던 몽골 제국 병사의 복식이었다.
전 세계를 뒤흔들며 몽골 제국의 무차별적 정복 활동의 선두에 섰던 공포와 최강의 군사들!
미치겠군. 푸른 하늘. 잔잔하게 밀려오는 바람. 그리고 피에 물든 대지.

“우리가 야만과 광기의 전근대에 온 거란 말인가? 빌어먹을 과거에?”

그는 포효했다. 전우의 시신과 장비를 수습하던 소대원들과 승무원들이 뭐라 설명하기 힘든 표정으로 차권호 하사를 쳐다보았다.
먼저 말을 꺼낸 것은 안영길 병장이었다.

“그럼...이제 어떡하죠?”

“설마하니, 소설처럼 우리들도 역사 개변을 시도하는 건가요?”

“멍청한 소리! 이런 한정된 인원으로 뭘 어쩌란 말이야? 더군다나 우리는 여기가 어딘지도 몰라! 고려인지, 중국 대륙인지, 아니면 빌어먹을 동유럽 근처거나!”

차권호 하사의 고함에 황호영 병장은 머쓱한 얼굴로 뒤통수를 긁적였다. 사실 그게 가장 큰 문제였다. 연료나 탄약 문제도 있었지만 현재 자신들이 있는 곳이 어디이며, 어느 시간대인지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현실은 삼류 대체역사소설과는 전혀 차원이 다른 문제였다.

“하사님, 저기!”

김영수 병장이 가리킨 곳 저 멀리에는 몽골 기병 하나가 어슬렁어슬렁 거리면서 이곳을 쳐다보고 있었다. 명백히 자신들을 정찰 혹은 감시하는 의도일 것이다.
불길한 예감이 등줄기를 타고 온몸을 휘감았다.

“남은 탄약 체크해서 부족하거나 하면 탄통 갈아 끼워! 그리고 자네들은 서둘러 장갑차 안에 다시 승차해! 어서!”
그의 불길한 예감은 적중하고 있었다. 들판 너머로 말을 탄 몽골 병사가 하나 둘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어느새 거대한 대오를 이룬 채 이곳을 노려보는 광경은 처음 경험해보는 끔찍한 감각을 안겨다주고 있었다.
마치 K-200A1 장갑차를 중심으로 시간이 정지한 것 같은 적막감과 긴장감이 한국군을 옥죄어오고 있었다.
뭐라 말하기 힘든 기묘한 감각에 사로잡힌 채 손만을 떨고 있던 차권호 하사는 공기를 진동시키는 소리에 정신을 퍼뜩 차렸다.
들짐승의 울부짖음을 연상케 하는 그 소리를 신호로 그 수를 헤아릴 도리가 없는 규모의 몽골 기병대가 맹렬히 달려들기 시작했다.
모두를 압도하는 어마어마한 광경이었다.
그렇군. 이렇게 적을 상대했구나. 차권호 하사는 이를 꽉 깨물며 생각했다.

“쏴! 모두 쏴버려! 여기서 단번에 이탈한다! 안전한 지역으로 이탈한다!”

“으아아아아!”

황현성 상병은 절규 비슷한 비명을 내지르며 K-6 중기관총을 적 기병대에게 쏴재꼈다.
현대 산업기술력이 낳은 육전 병기 K-200A1 장갑차가 거친 디젤 엔진 소음과 함께 야만의 전장 틈바구니로 질주해나갔다.
그리고 장창과 칼, 화살로 무장한 몽골 기병들이 그 뒤를 추격하거나 앞을 가로막으며 달려들고 있었다.
장갑차 내부 전투실에 탑승해있던 수색소대원들 또한 라이플 포트로 K-2 소총을 꺼내 이리저리 맹렬한 사격을 가하고 있었다. 몇몇은 해치를 열고 상체를 밖으로 내민 채 총격을 벌이고 있었다.

“수류탄! 수류탄 줘봐!”

차권호 하사의 다급한 외침에 한 소대원이 수류탄 하나를 던져주었고 정확하게 받아들자마자 안전핀을 뽑고는 저 멀리 투척했다.
폭음과 함께 공중으로 솟아오르는 파편과 연기는 몽골 기병들의 말들을 흥분시켜 날뛰는 부수적 효과까지 낳았다.

“빌어먹을!”

무수한 화살이 장갑차를 노리며 달려들었다. 어떤 망할 녀석은 과감하게 장갑차 위에 올라타려다가 상체가 곤죽이 되어 쓰러졌다.
이 상황까지 오면 보통은 현대 화기의 무지막지한 위력에 공포를 느끼고 도망쳐야 되는데 몽골 기병들은 꾸역꾸역 자꾸만 쏟아져 나왔다.
오, 맙소사. 차권호 하사는 불현듯 깨달았다. 그들은 야만인이었다. 18, 19세기 정도의 근대 군대라면 화력의 차이를 깨닫고 후퇴하겠지만 이들은 전투의 승리를 위해 목숨을 과감히 바치는 전근대의 전사들이었다. 더군다나 그 수 또한 최소 몇 천 단위였다.
차권호 하사는 지금까지 자신들이 쓰러뜨린 몽골군이 과연 몇 명이나 될 것인지 생각해보고는 절망에 빠졌다.
이제 겨우 100여명 남짓? 그들이 상대하는 군대는 화력의 우월성을 병력의 우월성으로 메꾸고 있었던 것이다.

“크악!”

비명성과 함께 한 병사가 목을 부여잡고 경련했다. K-2 소총으로 맹렬히 총격을 가하던 그 불운한 소대원의 목에는 화살이 박혀있었다.

“젠장! 젠장! 젠장!”

차권호 하사는 M-60을 연신 휘두르며 총격을 가했다. 더군다나 대충 사격을 가해서는 안 되었다. 말에만 총격이 집중되면 낙마한 몽골 기병이 즉시 보병으로 변신해 장갑차에 근접 공격을 시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원래대로라면 이미 몇 분 전에 총열 교환을 해야 하지만 그런 여유를 느낄 수 없었다.
차가운 금속성이 날카롭게 울려 퍼지면서 탄약이 다됐음을 알려왔다.

“비...빌어먹을!”

차권호 하사는 급히 장갑차 안으로 들어왔다. 탄통 하나와 K-1A 기관단총 한 정을 꺼내들고 다시 올라온 그의 눈앞으로 태양빛을 한껏 받으며 그 날카로움을 자랑하는 칼날 하나가 달려들었다.

“우악!”

본능적 감각으로 피해냈지만 너무 놀라고 당황한 나머지 탄통을 떨어뜨리고 말았다.
아직 앳된 얼굴이었지만 입에 풍겨져 나오는 냄새와 살인을 갈망하는 눈빛은 역겹기 그지  없었다.
기관단총으로 머리를 세게 내리치자 그 몽골 병사는 균형을 잃고 바로 앞으로 떨어졌다. 무한궤도에 처참히 짓밟히면서 끔찍한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차권호 하사는 K-1A 기관단총의 노리쇠를 잡아당기고 재빨리 겨눠 사격을 가해 장갑차 주변으로 달려오는 기병 떼들을 쓰러뜨렸다.
순간 정차하고 탄통을 다시 가져올 것인가 말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들었지만 이미 탄통은 그의 시야에서 멀어졌고 그마저도 맹렬히 뒤쫓아 오는 몽골 기병대 사이로 사라졌다.
침통한 신음 소리와 함께 그는 기관단총을 겨누었다.

“세상에!”

앞부분이 뾰족하게 다듬어지고 불길에 휩싸인 통나무 다수가 여러 방향에서 돌진해오고 있었다. 바퀴달린 통나무 무기! 공성무기의 일종인 충차가 분명했다.
그것들이 동시에 충돌해오는 충격은 예상 외로 컸다. 차권호 하사는 온 몸으로 느껴지는 거친 진동을 참아내며 충자 주변의 몽골병에게 사격을 가했다.
아무리 K-200A1 장갑차의 장갑이 빈약하다고는 해도 이 따위 원시 병기에까지 당할 일은 결코 없었다.

“죽어! 제발 죽어버려!”


안영길 병장은 장갑차를 뒤흔드는 충격에 혹시나 대전차병기에 맞은 지는 아닌가 하는 의문과 공포에 떨었다.
그는 두려움을 느끼며 여기서 자신들이 살아나가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사로잡힌 채 운전에만 몰두해나갔다. 그리고 안영길 병장은 거의 병적일 정도로 연료 게이지에 시선을 떼지 못한 채 집착했다.
연료가 떨어지면. 연료가 떨어지면!


황호영 상병은 K-6 중기관총을 제대로 제어하려고 안간힘을 썼다. 상황 파악이고 뭐고 죽고 싶지 않다는 강렬한 본능에 의해 그는 쏘고 또 쏘았다.

“제대로 좀 쏴! 젠장!”

차권호 하사는 벌써 3번째 탄창으로 갈아 끼우고 있었다. 이 과거의 전사들은 기술력에서 명백히 뒤지는 반면에 현대인이 볼 때 실로 초인적 능력으로 생각되어질 만큼 단련된 육체적 몸놀림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들은 제한적이나마 총알 피하기를 해내고 있었다.
수색소대원이 던진 수류탄이 폭발을 일으키면서 7명 정도가 쓰러졌다. 그리고 그 끔찍한 현장에서 피로 범벅이 된 한 놈이 비틀거리면서 일어서고 있었다.
수류탄은 별로 큰 효과 없었다. 많아봐야 10명 정도를 쓰러뜨릴 뿐이었고 그나마도 제대로 효과 있을 때였다. 수류탄이 어떻게 작동되는지를 대강이나마 이해한 듯한 녀석들은 무언가가 던져지면 곧바로 이탈하는 행동을 보여주고 있었다.
무한궤도로 모조리 짓밟아버렸으면 좋겠지만 몽골군은 생각한 것보다 더 뛰어났으며 똑똑했다. 좀 더 어리석고 무모했으면 장갑차 앞을 허둥대며 가로막다가 다진 살코기가 되었겠지만 그들은 너무나 영리했다.

“으악!”

“컥!”

가래 끓는 듯한 거친 비명이 뒤에서 들려왔다. 차권호 하사가 당황한 얼굴로 전투실 내부를 들여다보니 라이플 포트로 사격을 가하던 병사 두 명이 가슴과 어깨에 화살이 박힌 채 신음하고 있었다.
맙소사! 라이플 포트를 겨눠 그 안으로 화살을 정확히 날려 보냈단 말인가? 그 작은 공간을?
가까이서 말 발굽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왔다. 전투실을 들여다본다고 정신을 판 나머지 몇몇 몽골 기병이 근거리로 접근해오는 것을 놓친 것이다.
차권호 하사가 급히 총구를 겨누었을 때 그들은 아무런 무장도 하지 않은 채 단지 원통형 사기그릇을 장갑차 측면에 던지고는 서둘러 이탈했다.
익숙한 냄새와 함께 자체 장갑판에는 기름으로 흥건했다. 차권호 하사는 명색이 역사교육과 나온 역사학도로서 그것이 무엇인지 대번에 알아차렸다.
송나라가 사용하던 맹화유가 분명했다. 아마 남송을 멸망시키면서 얻어낸 걸로 생각되는 기술을 지금 자신들에게 활용하고 있었다. 장갑차 이곳저곳은 기름으로 뒤범벅되어 있었다.
불이라도 붙으면 끝장이었다. 불화살을 준비하는 녀석들을 열심히 찾아나가던 차권호 하사는 뒤늦게 서야 발견하고는 급히 방아쇠를 당겼지만 이미 시위를 벗어난 불화살들이 기름으로 젖은 차제 이곳저곳을 때리고 있었다.
몇몇 부분은 실패했지만 몇몇 부분은 성공적으로 불이 붙었다. 순식간에 불길에 휩싸인 좌측 알루미늄 합금 장갑판을 차권호 하사는 망연하게 쳐다보았다.

“뭐...뭐에요?”

K-6 쏘느라 여념이 없던 황호영 상병이 연기와 불길을 보고는 차권호 하사에게 매달리는 어조로 물었다.
나도 모르겠어. 그는 다양한 움직임으로 변화하는 불꽃에서 시선을 거둘 수 없었다. 자신들을 조롱이라도 하듯 일렁이는 핏빛 혀.

“크윽!”

정신을 번쩍 들게 하는 고통이 오른 어깨로부터 퍼져 나갔다. 차권호 하사는 고통을 참아내며 총격을 가했다. 몽골 기병들과 땅에서 빌빌대던 보병들이 피를 토하며 쓰러져 나갔지만 아무런 감정도 들지 않았다.
그는 어깨에 박힌 화살을 뽑아냈다. 고통에 못 이겨 울부짖었고 차권호 하사는 거칠게 포효하며 침을 토해냈다.

“빨리...좀 더 빨리 운전해! 어서!”

안영길 병장은 거의 울먹이고 있었다.

“하..하지만 연료를 아껴야 된 다구요!”

끝도 없이 몰려드는 몽골군들. 차권호 하사는 K-200A1 엔진에서 나는 소음이 심하다는 것이 이럴 때 후회스러울 줄은 상상조차 못했다.
몽골군은 그 소리를 듣고 계속 달려들고 있었다.

“저기! 저기로 가요! 저기에 아무도 없잖...으아악!”

청명한 소리와 함께 화살이 방탄모를 때리자 김영수 병장은 급히 전투실 안으로 들어갔다.
김영수 병장이 가리킨 방향에는 정말 아무도 없이 뻥 뚫려 있었다. 차권호 하사는 살았다는 안도감과 함께 뭔가 놓친 것 같은 찜찜함을 동시에 느꼈다.
이미 장갑차는 몽골군이 없는 곳으로 질주해나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깨달았다.
차권호 하사가 외치기도 전에 땅이 푹 꺼지는 느낌과 함께 장갑차 차체 앞부분이 구덩이에 처박혔다. 몽골군이 파놓은 일종의 함정에 걸려들고 만 것이었다.

“안 돼! 안 돼! 안 돼!”

차권호 하사는 절규하며 장갑차 안으로 들어갔다. 안영길 병장은 머리에 피를 흘리며 정신을 잃은 채로 쓰러져 있었다. 입가에는 미소를 띤 채.
불쌍한 그 녀석은 마지막 희망으로 돌진하면서 대체 무슨 생각을 품었던 것일까?

“안 돼! 안 돼!”

차권호 하사는 안영길 병장의 멱살을 쥐어 잡고 필사적으로 흔들어댔다.
어서 일어나란 말이야! 그의 행동은 실로 절망적이었으며 어두웠다.
장갑차 밖으로 규칙적 말발굽 소리와 몽골병이 외쳐대는 고함이 울려 퍼졌다.
총성은 더더욱 격렬해지고 있었다. 차권호 하사는 한숨을 내쉬며 K-6 예비 탄통을 챙겼다.

“하, 하사님!”

차권호 하사는 말없이 탄통만을 건네주고는 황호영 상병의 시선을 외면했다. 이제 그는 아무런 의지도, 대답도 해줄 수가 없었다.
적들은 사방에서 몰려오고 있었다. 장창과 화살을 날리며 기병대가 돌진해왔고 말을 잃은 병사들도 여전히 불타는 전의를 자랑하며 달려오고 있었다.
그리고 총알은 한정되어 있으며 장갑차는 구덩이에 처박힌 상태였다. 조종수는 정신을 잃은 상태였으며 장갑차를 구덩이에서 다시 빼낼 수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으아아아아!”

수색소대원 한 명이 전투실에서 뛰쳐나와 K-2를 이리저리 난사하며 고함을 내질렀다. 패닉 상태에 빠진 그 병사는 어깨에 화살이 박히는 것을 시작으로 복부와 다리, 가슴, 등과 같은 온 몸에 화살이 집중되면서 말 그대로 고슴도치 신세가 되었다.
목과 눈에 화살이 꿰뚫리는 것을 마지막으로 그는 쓰러졌다. 총을 난사한지 겨우 10초가 지난 후였다.

“으아, 살려줘! 죽기 싫어, 죽기 싫어!”

화살과 투창이 큐폴라를 연신 타격하자 황호영 상병은 K-6 쏠 생각은 못하고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 안은 채 덜덜 떨고만 있었다.
차권호 하사는 단발로 접근해오는 몽골 병사를 하나하나 쓰러뜨리다가 얼마 안 되는 거리에서 몽골 기병대가 달려오자 재빨리 조정간을 자동으로 맞춰 그대로 사격했다.

“정신 차려! 젠장!”

차권호 하사는 실탄을 다 쓴 탄창을 내던지고 마지막 탄창을 삽입했다. 경쾌한 금속성 소음이 울려 퍼졌고 그는 노리쇠를 잡아당겨 실탄을 약실에 밀어 넣었다.
그리고 그 모든 아우성과 고함, 총성이 사라졌다. 행성의 모든 것이 정지라도 한 것 같은 기괴한 적막이었다.
그 적막은 오래가지 않았다. 공기를 진동시키는 기묘한 울림과 함께 하늘을 뒤덮는 검은 그림자가 돌연 나타났던 것이다.
과거의 창공 아래에서 전투를 벌인 차권호 하사와 살아남은 몇몇 한국군, 그리고 대부분의 몽골군이 하늘로 시선을 돌렸다.
매끈하면서도 차가운 질감과 그 날카로운 형태를 뽐내는 그것은 대칭된 두 개의 날개를 가
지고 있었다.
조류의 그것과 흡사한 세 갈래 구조물을 움직이며 이해할 수 없는 움직임을 그것은 선보이고 있었다.

“으아아아! 괴물이다! 괴물!”

황호영 상병은 그 비현실적 광경과 지금까지의 심리적 압박이 절묘하게 맞물려 드디어 공간적 감각과 이성적 감각을 상실하고 본능적 공포에 떨며 뛰쳐나갔다.
차권호 하사는 이를 갈았다. 아직 K-6 중기관총의 탄약은 남아있었다. 더 많은 몽골군을 쓰러뜨려도 모자랄 판국에 도주를 하다니!

“젠장! 으아아!”

장갑차 전투실에서 두 명의 수색소대원이 뛰쳐나갔다. 최초 6명의 수색소대원들이 이제 겨우 2명만 남은 것이다.
파멸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어?”

순간 온몸 전체를 선명한 초록빛 무언가가 스쳐 지나가듯 비추었다. 아니, 장갑차 전체에 짙은 녹색 빛이 집중 조사되고 있었다.

“빌어먹을!”

무언가를 겨냥하는 목적이 분명하다고 판단한 차권호 하사는 곧바로 뛰어내렸다. 딱딱한 대지의 느낌이 발바닥으로부터 전달되었고 그는 허둥지둥 장갑차에서 멀리 달려 나가기 시작했다. 장갑차 안에는 의식을 잃은 안영길 병장이 라던가 죽은 수색소대원들 것을 포함한 장비들이 남아있었지만 그는 뛰었다.
대기를 찢는 거친 소음과 함께 K-200A1 장갑차 측면 장갑에 검은 구멍 두 개가 입을 벌렸다.
차권호 하사는 허공으로 치솟아 오르는 장갑차를 마지막으로 목격하며 뒤를 돌려 달려 나갔다. 그가 엎드리자마자 거대한 충격과 함께 K-200A1 장갑차는 폭발했다.
거대한 폭발과 함께 동반하는 충격파, 치솟아 오르는 화염 등등, 그 모든 광경은 몽골군을 압도했다.
그리고 하늘에는 더 이상 아무 것도 존재하지 않았다. 전투가 다시 시작되었다.


차권호 하사는 들판을 달려 나갔다. 차라리 풀숲이라도 있었으면 몸을 숨길 기회가 있었지만 여긴 확 트인 개활지였다.
심장은 터질 것 같았다. 입은 갈증으로 바싹 말라있었다. 덤으로 정신마저 몽롱해지고 있었으며 다리가 떨리고 있었다.
앞을 가로막는 몽골 기병 몇 놈을 단발로 처리하고 쓰러진 말 시체 뒤에 몸을 바짝 숨겨 숨을 돌림과 동시에 동태를 파악하기 시작했다.

“맙소사!”

그는 탄식했다. 황호영 상병은 기병대에게 필사적으로 도망 다니고 있었다. 아니, 몽골 기병대는 그를 조롱하며 몰아가고 있었다.
당장이라도 도와주고 싶었지만 자신의 상황도 암울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지금 K-1A 기관단총에 꽂혀 있는 탄창이 마지막 탄약이었다.
더군다나 황호영 상병은 멍청하게도 도망쳐 나올 때 아무런 무기도 들고 나오지 않았다.
이내 체력을 상실한 황호영 상병이 쓰러지듯 주저앉았다. 두 손을 비비는 것이 아마 필사적으로 목숨을 애걸하는 것 같았다.
닭꼬치! 아마 돌아간다면 닭꼬치 같은 꼬치 요리는 더 이상 못 먹을 것이다. 돌아간다면.
차권호 하사는 엎드린 채로 천천히 기어나갔다. 연속적인 총성이 어디선가 들려오다가 뚝 그쳤다. 그리고 비명 소리도 언뜻 들은 것 같았다.
이걸로 소색소대는 전멸이군. 그런 냉소적 생각을 품은 순간 허공을 가르는 소음과 함께 창이 차권호 하사 바로 옆에 박혔다.
창대는 아직도 부르르 떨리고 있었다. 차권호 하사는 급히 몸을 돌려 돌진해오는 기병대를 향해 총구를 겨누었다. 총성과 함께 몽골 기병이 낙마하거나 말이 쓰러졌다.

“젠장!”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달려 나갔다.
최초의 전투 시에 들려왔던 그 소리가 또 울려 퍼지고 있었다. 그 울부짖음으로부터 대체 시간이 겨우 얼마나 지난 걸까?
차권호 하사는 그를 둘러싸며 슬금슬금 다가오는 녀석들을 긴장된 눈빛으로 노려보았다.
그들은 인간이 아니었다. 죽여야 할 적이자 악귀들. 존재는 하지만 만나서는 안 되는 공간 너머의 존재들이었다.
이제 그 실체조차 의심이 들 정도였다. 몽골군의 얼굴에서는 아무런 표정이나 감정도 느낄 수 없었다. 그들은 얼굴 없는 괴물들이었다.
화살이나 창이 간간히 날아왔지만 그는 피해냈다. 자동으로 놓고 방아쇠를 당기자 기병대는 너무나 손쉽게 피를 토하며 쓰러졌다.
그 광경은 너무나 비현실적이었다. 게임이라도 하는 것처럼.
울부짖음이 또 울려 퍼졌다. 정말이지 신경을 건드리면서도 야만의 전장에 있다는 느낌을 확연하게 느끼게 해주는 음색이었다.
줄줄이 쓰러져나간 몽골 기병대 뒷열에서 시위를 당기거나 창을 던질 준비를 하던 몽골군이 점차 물러나기 시작했다. 후퇴하는 건가? 도망치는 건가?
차권호 하사는 비릿한 웃음을 지었다. 총을 겨누고 방아쇠를 당겼다. 총구에서는 격렬한 소음과 함께 불꽃이 솟구쳤다.
물러나던 몽골군 거의 대부분이 비명을 지르며 쓰러져 나갔다. 저 나약한 야만인들이 우리를 전멸로 몰고 간 녀석들이란 말인가?
그는 웃고 또 웃었다. 총알 몇 방이면 이렇게 간단하게 죽어버리는 놈들 주제에!

“하하하하하!”

탄창이 텅 비었음을 알려주는 금속성 소음이 들려오자 그는 단박에 웃음을 멈추었다.
차권호 하사의 얼굴은 창백했다. 그리고 이제 그 소음을 더 이상 들을 일도 없다는 사실은 그를 공포와 공황으로 몰고 갔다.
차권호 하사는 쓸모없는 고철이 된 K-1A 기관단총을 내던지고 허리춤의 홀스터를 급히 열어 K-5 권총을 꺼냈다.
권총을 본 차권호 하사의 입가가 일그러졌다. 그것은 분명 미소였다.
가까이 다가오는 녀석들에게 한 발 한 발 쏴 줄 것이다! 모조리 죽여 버리는 것이다!
야만인들에게 현대인의, 한국군의 위력을 보여주리라!
그는 웃었다. 그리고 고함을 질렀다. 내 앞을 막는 자 그 누가 있는가!
그는 도망치고 또 도망쳤다.


홀로 살아남은 채 황폐한 광야를 정신없이 뛰어다니며 거의 정신이 나간 상태로 고함을 마구 질러대는 차권호 하사를 그들은 무심히 바라고 있었다.
시공을 수호하는 영원의 군사조직이자 절대적 무력집단인 시간 보호군 공군 제3강하병단 소속 에릭 슈트리데이 소위와 인류학자 베네카 진이었다.
정밀하고 확실한 역사 연구를 위해 과거로 온 학자와 그녀의 호위 임무를 맡은 군인은 그 비참한 광경을 멀찍이 떨어진 채 바라보며 열띤 대화를 주고받고 있었다.

“당신은 저 광경을 보고 아무 것도 느껴지지 않나요?”

“전혀요. 저들은 생존을 위해 싸웠고 패배했어요. 그들의 책임이죠. 제가 저들을 위해 해줄 수 있는 것이라고는 아무 것도 없어요. 그들은 타임 슬립 현상이라는 불운한 재난에 휘말렸고 과거와 격돌해 패배했어요. 그게 다죠.”

베네카는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슈트리데이 소위의 얼굴은 둔중하면서도 차가운 긴장감으로 스스로를 감추고 있었다.

“그렇다면 저들이 조금 전에 벌인 그 모든 전투가 헛된 일이란 말인가요?‘

“아하! 무의미한 전투. 물론이죠. 그들이 전투를 벌이지 않았더라도 역사는 조금도 다를 바 없이 흘러갔을 겁니다. 흠, 역사의 분기점에 서보지도 못하고 시간에 우롱당한 채 전멸당하는 비극을 스스로 만들어낼 정도니 조금은 연민이 느껴지는군요.”

그의 말이 끝나자 한동안 그들은 아무런 말도 꺼내지 않았다. 차권호 하사는 두 손을 허우적대다가 권총을 허공에 두어 방 쏴댔다.
그가 본능적으로 의지하는 현대의 화기이자 힘. 그마저도 모든 탄알을 써버리며 그는 어떻게 될까?

“결국....그들의 싸움은 아무런 의미도 없었다는 말이군요.”

슈트리데이 소위는 씩 웃으며 너무나 과장스러운 제스처로 손가락을 휘저었다.

“오! 아닙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생존을 위해 필사적으로 몽골군을 쓰러뜨렸지요. 역사를 바꾼다는 목표고 뭐고 그들은 오직 이 장소에서 살아나갈 일념으로 전투를 벌였습니다. 개변군과는 다르게 아주 순수한 전투 정신이지요. 전 아주 높게 평가하는 바입니다. 흠, 무인 병기는 훌륭하게 자기 일을 해냈군요. 개인적으로 인공지능은 싫어하는데 말입니다.”

그녀는 한숨을 내쉬며 슬픈 듯한 눈동자로 차권호 하사를 바라보았다.

“비극이군요.”

“시간이 낳은 비극이지요. 시간의 광대한 흐름과 아이러니 속에 묻혀버린 피해자들. 그들이 이 시공간에 남긴 거라고는 이야기 거리 정도입니다. 몽골인들에게 있어 사악한 괴수를 부리는 술사 집단으로서 기억되어 아주 가끔 전사들이 과장된 전투 경험을 얘기할 때나 아이들을 겁줄 때 얘기하는 이야기로서 회자되겠죠. 그마저도 그들의 시대까지 전래되지 못할 너무나 하찮은 이야기로."

그녀는 심각한 표정으로 생각에 잠겨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불운한 하사를 처음 봤을 때부터 했던 질문을 다시 한번 더 물어보았다.

“정말 아무도 귀환하지 못한 게 확실한 건가요?”

시간에 운명을 조롱당한 한국 군인은 여전히 울부짖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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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겁게 읽어주세요. 그리고 이 소설은 예전에 조아라에서 연재하다가 중단한 시간 개변 전쟁의 잔재들을 일부 사용했는데 만약 그 소설을 읽으신 분이 있으면 놀라지 마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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