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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식 가장 무서운 집 사건

2019.07.31 18:2507.31

가장 무서운 집 사건

곽재식

​(아래 내용은 이인선 사장과 한규동 사원과의 메시지 대화 내용입니다.)

이인선:
도착?

한규동:
도착했습니다
생각보다 그렇게 음침한 느낌은 아닌데요

연립 주택 세 채의 사진.
사생활 보호를 위해 사진은 생략합니다.

깨끗하네?

지은 지 얼마 되지도 않았대요

그런데 무슨 귀신이 나와?

그러니까 큰 일이래요
돈 왕창 들여서 집지었는데,
갑자기 귀신 나오는 집으로 소문이 다 나서

그래서 귀신을 쫓아 달라는 거야?

그렇죠. 귀신 나온다고 해서
집값 엄청 떨어지는 것 같대요
이 집만 그런 것도 아니고 온 동네에 그런 집이
여러 군데 생겨서
이 집 주인이 괜히 욕도 먹고 있고요

근데 우리가 무슨 무당이야
왜 우리한테 연락을 해?

지난 번 사건 때문에
귀신 쫓는 회사로 인터넷에 좀 나왔잖아요.

그래도 우리가 무슨 귀신을 상대해요?

그러게 말입니다

귀신이 있다고 그렇게 믿는 사람이면
무당 불러서 굿은 안 하나?

집주인이 엄청 구두쇠에요.
돈 주고 굿 하는 건 이해를 못한대요
굿할 바에야
자기가 들어 가서 살면서
귀신 물리칠 거래요
자기는 기가 세다나

그래서 지금은
집에 주인이 살아요?

아뇨
집 주인이 잠깐 거기서 살았는데
자기도 무슨 귀신인지
괴물인지 그런 거 본 것 같아서
무서워서 도망 나왔대요

그래도 굿이나
뭐 그런 건 안하고?

정 방법이 없으면
그때 무서운 것 꾹 참고
다시 들어 가서 살면서
뭐가 튀어 나온 건지
똑똑히 보고 붙잡아 볼거래요
그렇게 하기 전에
우리한테 한 번 봐 달라고 한 거고요

그러면 지금은 빈집이야?

네. 세 채에 다섯 가족이 들어와 살았는데
지금은 다 나갔어요

정말 전부 귀신 봤다고 나간 거야?


다섯 가족 전부
가족 구성원 전부요
한 집은 개 키우는데 개도 귀신 본 것 같대요

개가 귀신을 봐?

한 집은 이 집 오고 나서
자기가 키우는 기니피그도
귀신 보는 것 같았대요

기니피그가 귀신을 본다고?

개도 귀신을 보는데
기니피그는 못 볼 것도 없죠

아니 원래 개는 귀신을 볼 수 있다
뭐 그런 전설이 많잖아
그러니 개가 귀신 보는 것 같다는 건
그래도 좀 이해가 되지만
기니피그가 귀신을 본다고?

조선시대, 고려시대에
기니피그는 없었잖아요
기니피그 옛날부터 살던 나라에서는
기니피그가 귀신 본다는
전설도 있었을 지도 모르죠

무슨 귀신이 나타났다는데?

그 있잖아요.
딱 귀신 하면 생각나는 모습이요
긴머리에
머리 앞쪽으로 해서 얼굴 안 보이는 헤어스타일로
완전 정석 귀신이요

밤 12시 땡땡땡 치면 나오고?
귀신은 무슨 시계가 있길래
그렇게 시각을 잘 맞추나?

그런 건 아니고요
주로 밤에 나오기는 하는데
시간이 딱 정해져 있는 건 아니래요
낮에 본 사람도 있대요
집에서 노는 두번째집 1층 어린이

낮에 본 사람은 어린이 밖에 없어?
어린애들은 왜 착각해서
이상한 소리 잘 하잖아

그 어린이 돌보던 할머니도
귀신 봤다고 하고요
저녁이나 밤에는 어른들도
귀신 본 사람 많고요

귀신 모양 좀 세밀하게 말해 준 사람은 없어?

세번째 집 아저씨가
소식적에 웹툰 작가 되려고 했던 적 있다고
자랑했거든요

??
규동씨 왜 말이 없어요?

그 아저씨가 자기 만화 예전에 올라갔던
링크 보내줬었는데 못 찾겠네요

아저씨 만화 링크는 됐고
그 아저씨가 귀신 본 것 그린 것만
보여줘

아니오. 그림으로 그린 것은 없는데요.

그러면 그 아저씨가 웹툰 작가 되려고
했다는 말은 왜 함?

그냥 그 웹툰이
생각보다 재밌더라고요.

ㅋㅋㅋㅋㅋ

하여튼 그 아저씨가
귀신 모습을 제일 상세히
설명해줬어요

괜히 자기가 귀신 볼 줄 안다,
그런 소리하고 다니는 사람 아니야?
왜 뭐라도 자기가 특출난 점 있는 척 하고 싶어서
괜히 그런 소리 하는 사람 있잖아

약간 그런 느낌이 없지는 않았는데요
그래도 아주 그렇지는 않았어요

이유는 뭐임?

보통 그렇게 자기가 특별한 사람인 척
하려는 사람이라면
귀신 봤다면서
자기 스스로가 막 무서워하고 그렇지는 않잖아요
겁 주려고 “알면 더 위험해” 그런 소리는 하지만

그런데?

근데 그 아저씨는 정말 무서워하더라고요

귀신이 어떻게 생겼다고 했는데?

까만 옷을 입고 있고요
약간 상복 느낌으로요
정말 불길하게
보고 있으면
딱 죽는다는 느낌, 죽음의 느낌
그런게 확 덥쳐 오는 것 같았대요

그래
근데 왜 우리는
머리 풀어 헤친 형상 보면
그렇게 무서워 하는 거지?
머리카락이 그렇게 무서운 건가?
머리카락이 뭔데?
그냥 까만색 단백질일 뿐이잖아

사람 형상인 건 알겠지만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워낙 강하게 나서 그런 거 아닐까요?
머리카락 앞으로 늘어 뜨리면
앞도 안 보이는데
보통 사람이 그러고 다니는 경우는 절대 없잖아요
그러면서 머리카락이라는 게
왠지 사람 형체라는 느낌은 강하게 나는 거니까요

머리카락이 그런가?

사람 머리카락만큼
털이 길게 자라는 동물이 세상에 없대요
털이 길다고 하는 양이나
털복숭이 개 종류나 그런 동물도
사람 머리카락만큼 털이 길게 자라지는 않는대요

그런건 또 어디서 들었어?

지난 번 가장 무서운 이야기 사건 때
이것저것 조사하다가요

그 사건 핵심은 머리카락이
아니었잖아?

하여튼 그래서
긴 머리카락이 사람 같은 느낌은
확실하면서
뭔가 평범한 상황이 아니다, 이상하다는 느낌은
또 확 주니까
그래서 무서운 거 같아요

다른 집 사람들도
다 같은 귀신 봄?

이상하네

뭐가요?

다들 똑같은 걸 봤으면
정말 무슨 물체가 있어서 봤다는
이야기잖아

그게 귀신?

근데 귀신은 물체가 아니잖아.

아니면 뭔데요?
물체가 아니면 파동?
파동이면서 동시에 입자다?
우주의 의식을 가진 생명체에게만 있는 양자장의 공명 파동 현상?
대표님?
??
왜 답이 없으세요?

넌 내가 네 대표로 보이니?

어차피 문자로 말하는데
뭐가 보이고 말고 해요

그렇긴 하네

그리고 대표님
요즘 애들은
넌 내가 네 엄마로 보이니
그 이야기 별로 많이 몰라서
그거 말해도 못 알아들어요
농담이 성립이 안돼요

규동씨는 알아 듣잖아?

그렇긴 하죠

직접 집에 들어가서 규동씨가
보면 어때요?

예?

귀신 나오나 안 나오나
직접 보면 확실하잖아?

제가 직접 들어 가서
보라고요?

싫어요

너무 직설적인 대답인데
보통 사장이 뭐 해보라고 하면
싫어도
그건 조금 아닌 것 같습니다
이 정도로 대답하지 않나?

정상적인 회사면 그렇죠.

우리 회사는 안 정상적인가?

안 정상적이죠
귀신 나오는 거 해결해 달라고
찾아 오는 회사잖아요

그런 일만 하는 회사는 아니지
그리고 세상이 다 그런거야
무슨 첨단 기술 회사 사장도
다 점쟁이 한테 날 받아서 공장 시공식하고
뭔 미래 산업 혁명이다 어쩌고 하는 정치인도
선거 당선 되려고 조상 묘 풍수지리 보는 세상인데

정말 그래요?

말이 그렇다는 거지

하여튼 저는 직접 들어 가는 것은 싫습니다
이렇게 싫다고 바로 말할 수 있는
이상한 회사니까
대표님도 그렇게 쉽게 제안할 수 있는 거예요
그게 아닌 회사인데 이런 거 지시하면
강요이고
위험한 부당업무 지시입니다

그래서 정말 저 무서운 귀신 나오는 집에
안 들어가 볼 거야?

왜?

너무 위험하잖아요
호랑이들이 풀려나서 돌아다니는
동물원에 들어가서 기자보고
취재해 봐라
이런 거랑 비슷하잖아요

근데 귀신은 호랑이랑 다르게
실제로는 없는 거잖아

그래도 싫어요

실제로 없는 게 위험할 수는 없잖아?

여러 사람이 뭔가 봤다잖아요
뭐가 있긴 있겠죠

어떤 거?

뭐 막말로 정말로
귀신이 있을 수도 있는 거고

귀신은 아무리 막말을 해도
절대 있을 수 없는 거고

대표님 말대로 뭔가
물체가 있을 수도 있겠죠
예를 들어서 그 귀신 모양으로
머리 풀고 다니는 이상한 스토커 범죄자라든가

이상한 사람이 그렇게 홀연히
이 집 저 집 안에 나타났다가
사라질 수 있나?

아니면 사람에게
공포스러운 모습을
불러일으키는 정신 공격 기술을 가진
무슨 외계인 같은 게 숨어 있을 수도 있죠

귀신은 없지만 외계인은 있나?

왜 그걸 저한테 묻습니까

귀신이 왜 나온다는 거에 대해서
말 나오는 거는 있어요?
동네에 도는 소문이라든가

옛날에 여기가 공동묘지였는데
그걸 새 집 만든다고 싹 갈아 엎어서
거기 묻힌 귀신들이 화나서 그렇더라
뭐 그런 이야기가 있죠

너무 재미 없다

흔이 뭔데요?

흔하다고

네?

너무 흔한 이야기라고.
진짜 귀신이 여러 사람 눈에 보이는
정말 이상한 집이라면
사연이라도 좀 특이해야 하지 않겠어?
규동씨가 말한 이야기는 너무 흔한 건데

뭐 그래도 말은 되잖아요

귀신 나온다는 게 뭐가 말이 돼?
그리고 서울에는 조선시대부터 사람들이
바글바글 모여 살았는데
조선시대 사람들은 다 장례지내고 나면
땅에 묻었잖아
한국에 산 기슭이면 다 무덤 한 두 개씩은 다 있지
무덤 숫자가 두 개만 넘어가면 대충 과장해서
공동묘지라고 하는 거고

원래 그렇게 무덤 파헤치고
집 지으면
제사를 좀 지내서
죽은 사람의 원한을 좀 달래주고 해야 하는데
이 집주인이 워낙 구두쇠라서
그런 것도 안 했다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자업자득이라고

그런 소리는 누가함?

여기 요 앞에 온 역술인 선생님이요

역술인 선생님도 와 있어?

별별 사람 다 왔다 갔어요

별별 어떤 사람

귀신 쫓는다는 무슨 무당도 와 있고
귀신을 받아 간다는 무슨 무당도 와 있고요
무슨 심리학자도 와 있고요
무슨 사회심리학자라고 하는 사람도 와 있고요
무슨 도시사회심리학자라고 하는 사람도 와 있고요
무슨 전통도시융합사회심리학자라고 하는 사람도 와 있고요
법술사도 와 있고요
풍수지리 보는 사람도 있고
수맥 보는 사람도 있고
이렇게 무서운 귀신을 보는 현상이
각박한 현대 산업사회의 인간 소외가 낳은
우리 마음의 어두운 구멍이라고 하는
무슨 작가도 와 있고요

아 진짜 작가들 제일 짜증나

하여튼 다들 귀신 때문에
들썩들썩해요

귀신 모습은 그거 한 가지만 있어?
귀신을 다른 모습으로 봤다는 사람은 없어?

세번째 집 막내 어린이는
귀신이 뿔 달린 도깨비 모습이었다고 했어요
근데 뭐 애들은
헷갈려서 이상한 소리 잘 하니까

근처에 커피 가게나
팥빙수 가게 같은 데 있나?


있어요
왜요?

일단 거기로 가봐

왜요?
귀신이 나무 열매를 좋아한다
그래서 커피콩을 좋아한다
뭐 그런 속설이 있는 건가요?
커피가게가 귀신을 부르는 기를 뿜어 내고 그런 게
있어요?
아, 사실은 바리스타가
커피 크림 하얀색 모양으로
귀신 부르는 부적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이런 반전?

전혀 아니고요

그런데 커피 가게는 왜요?

시간 좀 때우라고

??

너무 빨리 해결한 거 같으면
약간 돈 받기 안 좋잖아
구두쇠라서 안 그래도
돈 잘 안 주려는 사람 같던데

해결이요?

시간 때우고 앉아 있으면서
한 몇 시간 정말 귀신 조사하고
쫓아 내느라 개고생 한 것처럼
흉내내 보라고
규동씨 그런 거 잘하잖아
힘들게 일한 척 하기

제가 힘들 게 일한 척을 잘 해요?

사무실에서 매일 그러고 있지 않나?

정말 힘들게 일을 많이 해서
지쳐서 그렇죠

그랬나?

그런데 정말 벌써
해결된 거예요?

해결됐음

어떻게요?
거기 멀리 사무실에 앉아서
전화기만 보고 있으면서
어떻게 해결을 합니까?
대표님 전화기 보면서 또 눕는 의자에 누운 채로
배달 음식 드시고 계셨죠?

동료의 근무 태도에
대해 너무 지나치게
간섭하려 하지 말자

그러면서 어떻게 해결하셨다는 거예요?
대표님이 사무실에서
직접 굿이라도 하셨어요?

무슨 굿이 리모콘이야?
원격으로 굿을 하나?

왜 그런 거 있잖아요
직접 본인을 안 만나도
태어난 연월일시만 알아다가
갖다 주면 그걸로 다 알아보고 하는 거

그런 건 궁합 볼 때 하는 거지
귀신이랑 내가 궁합 보는 건 아니잖아

비슷한 원리일 수도 있죠

그런 거에 무슨 원리가 있어요
그리고 고객이 원한 방향이 그쪽이 아니잖아

그러면 고객이 원한 방향이 뭔데요?

일단 충분히 열심히 일한 것 같은 모습을
많이 보여 줘야돼
그게 제일 중요하잖아?
일한 티 내는 거
그러니까 커피 가게에서 컴퓨터 켜 놓고
뭔가 되게 힘든 조사 하는 것처럼 하라고

보는 사람도 없을텐데요

하여튼

그러고 나면요?
귀신은 어떻게 해서 쫓아 내는데요?

그거는 나중에

지금 알려 주세요

나중에

그러지 말고
미리미리 알려 주세요
의사소통이 잘 돼야
사업이 잘 돼죠

어차피 우리 회사 사람들
절반은 이미 다 이해하고 있어

직원이 대표님이랑
저랑 둘 뿐인데
대표님 혼자 알고 있으면서
무슨 절반입니까?

나중에 결정적일 때 알려주는 게
더 힘들게 일하는 척 연기하기에
편하지 않겠어요?

그런 거 없어도
일 하느라 고생한 척
잘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줄 알았어요

혹시 또 위험한 거 시킬까봐 그러죠
귀신 쫓기 위해서
무슨 이상한 동물 피를 구해서
뿌려야 된다고 하고 막 그러면 어떡해요

알았어 이야기해 줄게

왜 귀신이 나타난건데요?

커피 가게에서 시간 다 때우고 나면
근처에 있는 장판이나 타일 붙이는 사람
가게에 가세요

장판집에 가라고요?

거기 가서
제일 싸게 바닥에 장판이나 타일 붙이려면
어떻게 하는 지 물어보세요
그러면서 거기서 보여 주는 제품을
인터넷에서 검색해봐

제일 싼 물건이 뭔지 물어 본다음에
검색을 한다고요?

왜요?

그렇게 해야 귀신이 왜 나왔는 지
찾아낼 수 있으니까

장판에 귀신이 있다고요?
장판 귀신이 있어요?
백년 전에
장판 깔때 자꾸 장판이 울어서
한 맺힌 사람이 있었다
그런 거예요?

그게 아니고
얼마전에 연예인 마약 사건 크게 난 거 알아?

알죠
그 연예인들 중 한 사람한테
원한 있는 귀신이예요?

그때 사람들이 마약 사건에 관심 많으니까
어떤 의원이 자기도 거기에 관심 받으려고
마약류 성분이 들어 있는 제품 생산하는 회사가
엉망이라고 막 주장했거든
그래서
마약 성분 들어 있는 제품 생산하는 공장 관리하는 법을
엄청 까다롭게 바꾼 거 알아?

그건 몰랐는데요

뭐 어차피 그 업계 사람, 그 바닥 사람 아니면
아무도 모르는 거고
하여튼 그래서
거기에 해당하는 공장들이 영업을 못하게 돼서
마약 성분하고 관계 있는 재료 쓰는
공장 몇 군데가 문을 닫았어요
그 중에 장판을 바닥에 붙이는데 쓰는 본드 공장도
문을 닫았거든

아, 그래서
갑자기 공장 문을 닫은 그 공장 사람들의
원한이 귀신이 된 거죠?

그게 아니고

아니면요?

공장이 문을 닫으니까
이것저것 수입품이 막 들어 왔거든
제품 만드는 공장 관리를 어렵게 만드는 법이 생겼으니까
수입품 들어 오는 건 쉬워진 셈이 됐지
그런데 그때 들어 온 값싼 수입품 중에는
본드 중에 잘못 들여 마시면
환각 효과가 엄청 세게 나오는 게 있어요

본드, 환각이요?

새로 집 지은 데가 공동묘지 터라서
귀신이 나오는 게 아니라
집 짓고 장판 깔 때
싸다고 그냥 아무거나 본드를 잘못 쓰는 바람에
집에 사는 사람들이
본드 속에 든 환각 물질을 마셔서
다들 환각을 본 걸 거임

???

다들 비슷한 귀신 모습 본 거는
뭐 그 비슷한 귀신 나오는 연속극이 최근에 유행해서 그럴 거고
어린이는 그 연속극 안 봐서 귀신 대신에
자기가 생각하기에 무서운 도깨비를 본 거고
무슨 터에
집을 새로 지었더니
거기서 귀신 나오더라 내가 진짜 똑똑히 봤다
요즘 그런 게 대부분 그런 공사할 때
본드 잘못 써서 그런 거예요


아!!
아!!!

그런 이상한 느낌의 문자 메시지 보내지 마세요

그러면 어떻게 하면 돼요?

잘 이야기해서
예전 장판에 본드 깨끗하게 제거하고
새로 제대로 된 본드로
장판 다시 깔면 귀신도 안 나오겠지
환기 좀 잘 하고

무당이나 법술사가
아니라
장판 잘 까는 기술자가 귀신을 물리치는 거네요
귀신 잡는 인테리어 업자

꼭 그렇게 낡은 비유법으로
무슨 재밌는 말 만드려고 애를 쓰나?
규동씨 진짜 나이보다 훨씬 더 나이 드는 느낌 들잖아
원래 그런 때가 많잖아
무슨 문제 생겼을 때
어떻게 해야 한다 누가 잘못 해야 한다
떠드는 사람들이 많아도
결국
청소하는 사람들, 인테리어 마감 공사하는 사람들
손이 닿고 나서 해결되는 거

근데 이상한 게
하나 있는데요

이상한 게 하나 있어도
그냥 넘어 갑시다
귀신이나 초능력 같은 신비로운 사건을
이치에 맞게 잘 풀었는데
그래도 뭔가 하나 이상한 점은 있다고 해서
묘하게 여운과 신비감을 남기는 결말
이런 거 너무 많이 봐서 진부하지 않아요?
우리까지 그럴 필요는 없어요

환각을 본다고 해도
어떻게 다들 그렇게
무섭고 싫은 환각만 봤을까요
사람들 중에는
즐겁고 신나는 환각을 본 사람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도대체 뭐가 있어서
그렇게 부정적이고 공포스러운
상상력만 자극했을까요


대충 각박한 현대 산업사회의 인간 소외가 낳은
우리 마음의 어두운 구멍이라고 하면 안 될까?

— 2019년, 종로에서

댓글 7
  • 너울 19.07.31 19:11 댓글

    이인선 사장은 한번 크게 공포스러운 일을 겪더니 셜록홈즈 퇴마사가 다 되었군요. 이전에는 외근을 같이라도 나갔는데 멀리서 조종당하고 있는 한규동 사원은 더 슬픈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네요.

  • 너울님께
    No Profile
    글쓴이 곽재식 19.07.31 21:40 댓글

    일이 일찍 끝났으니 외근 장소에서 바로 일찍 퇴근할 수 있었을 거라고 좋게 생각해 주도록 합시다.

  • No Profile
    쁘로프박사 19.08.01 21:08 댓글

    모바일로 보면 두 배 더 실감나는 느낌

  • 쁘로프박사님께
    No Profile
    글쓴이 곽재식 19.08.02 07:43 댓글

    감사합니다. 처음에는 문단 모양이 잘 안맞아 보여서 몇번 수정했습니다.

  • No Profile
    윤새턴 19.09.12 16:22 댓글

    문장도 끊어서 카톡하는 것이 디테일하고 좋네요. 너무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 윤새턴님께
    No Profile
    글쓴이 곽재식 19.09.17 17:43 댓글

    감사합니다. 한번 해 보고 싶은 형식의 소설이었는데 좋은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너울 19.09.19 20:14 댓글

    아니 갈수록 편집이 업그레이드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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