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번호를 잊어버리셨나요?

단편 루이

2015.08.11 15:4208.11


 

 

 

 

이 거리에 어울리는 얼굴은 아니네.

나를 흘깃 보고서 네가 한 첫마디였다. 손가락 사이에 끼인 담배가 간드랑거렸다. 그것을 내 앞으로 쑥 내밀고는 고개를 비스듬히 내렸다. 희끄무레한 연기가 너의 얼굴을 옅게 물들였다. 무슨 표정을 지었는지 알 수 없었다.

필래?

무겁게 내려앉은 공기와는 다르게 경쾌한 목소리였다.

 

 

 

 

부모님은 신실한 프로테스탄트 신자였다. 일요일이 되면 단정하게 옷을 차려 입고 예배 시작 30분 전에는 교회에 도착한다. 늘 목사님과 마주볼 수 있는 정 가운데 맨 앞자리에 자리를 잡았고 나를 두 분 사이에 끼워 넣었다. 왼편에 어머니가, 오른편에 아버지가 나란히 앉아 빛나는 눈으로 찬송가를 부르고 목사님의 말씀에 고개를 주억거리다가 아멘이라고 읊조리며 때로는 두 손을 강하게 맞잡아 울기도 했다. 빛살이 성당이 가득 차오르면서 예배가 끝나면 부모님은 언제나 맨 마지막까지 자리에 남아 기도를 드렸다.

어머니는 고개를 푹 숙인 채 허벅지 위에 제 손을 올려두고는 힘줄이 돋아나도록 강하게 마주잡았다. 강한 힘과 다르게 목소리는 사근사근했다. 속삭이듯 하는 빠른 소리가 주위로 퍼져나갔다. 아주 가끔 비명처럼 날카롭게 소리가 높아지다가 낮아지기도 했다. 어머니는 고개를 앞뒤로 흔들거리면서 강한 어조로 기도를 했다. 어머니가 드리는 기도에는 나나 아버지의 건강을 비는 것도 있었다. 듣지 않으려고 해도 어머니의 기도 소리는 들려왔다. 그것은 나를 조금 갑갑하게 하는 말이었다. 사슬 그 자체가 되었다.

아버지는 소리를 내지 않고 과묵하게 눈만 감았다. 아버지가 무엇을 비는지 알 수 없었다. 아버지의 눈 아래 거뭇하게 가라앉은 피로가 눈에 띄었다. 보지 않으려고 해도 보였다. 바로 위에서 비쳐오는 햇살은 아버지의 얼굴을 그대로 드러나게 했다. 나는 시선을 앞으로 옮겼다.

신자들이 모두 빠져나가고 목사님마저 인사를 나누기 위해 밖으로 나가면 교회는 우리 세 식구만 남은 묘한 공간이 되었다. 부옇게 번져오는 빛이 십자가 위에서 머물렀다. 부모님이 제 기도에 심취한 순간, 두 사람 사이에 끼인 나는 눈을 뜬 채 부유했다. 아스라이 번지는 먼지가 어머니의 머리칼에 앉았다. 한숨이 절로 나왔다.

나는 너를 생각하고 있었다.

 

 

 

 

부모님은 단정한 만큼 엄격하기도 했다. 일이 바쁜 아버지는 집안을 간간이 들여다보는 것이 전부였기에 어머니가 실질적인 가정의 지배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런 어머니가 용납하지 않는 일이 몇 가지 있었다. 신의 뜻에 반하지 않을 것, 아침 7시에는 반드시 일어날 것, 더럽히지 않을 것, 처음 보는 사람에게 먼저 인사를 할 것, 부모를 창피하게 하는 일은 하지 말 것, 8시 전에는 귀가할 것. 사실 엄마가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바로 집안의 룰이 되었다. 나는 부모님의 말에 반항하거나 말대꾸를 하는 일 없이 물 흐르듯 살았다.

루우젤 거리로 이사를 왔을 때 어머니는 일그러진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그것은 루우젤 거리에 있는 동안 내가 늘 보아온 어머니의 얼굴이었다. 이마에 가느다란 세 개의 줄이 생기고 창백하게 일렁이는 낯빛. 정면으로 부딪친 햇살을 봤을 때 찡그리는 얼굴처럼.

아주 잠깐 있는 거야. 네 아버지가 지금 힘들지만 곧 좋아질 테니까. 널 믿지만 그래도 제이, 얌전히 지내라.

어머니의 말에는 존재하지 않는 힘이 있었다. 결코 나는 그 말을 거역할 수 없을 것이다. 당연하게도 나는 무력했다. 어머니의 말대로 하면 편하다는 것쯤은 어린 날부터 알고 있었다. 그런 나를 뇌를 진동하는 편두통만큼 혐오했다.

 

 

 

 

너는 루우젤 거리 그 자체였다. 그래서 네 이름은 루이라고 또래 아이들이 그렇게 말하는 것을 들었다.

루우젤 거리는 더러웠고 악취가 났으며 좁은 골목에서는 고양이가 사납게 울었다. 쓰레기가 나뒹굴었고 땟물을 줄줄 흐르는 더러운 몰골을 한 가난뱅이가 많았다. 루우젤 거리에 사는 사람들은 일용직에 종사하거나 남의집살이를 했다. 하루 벌어 하루 다 쓰는 빈곤이 모여든 곳.

벽이 얇았기에 누구네 집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금방 퍼졌다. 우리가 이사를 올 때도 마찬가지였다. 이펠리아에서 사라지는 것을 조심스러워하던 부모님은 우리 집을 바라보던 그 호기심 넘치는 루우젤 사람들의 시선을 부담스러워했다. 해코지를 하지 않을까 걱정도 많았기에 어머니는 내가 조금이라도 늦게 돌아오면 히스테리를 부렸다. 간혹 옆집에서 접시나 병이 깨지는 소리가 들려와 흠칫 놀라기도 했다. 그러나 아무도 우리에게 해코지를 하지 않았다.

나는 새벽 5시에 집을 나서서 버스를 두 번 갈아타야 학교에 도착할 수 있었다. 중산층 이상이 산다는 이펠리아 거리에서 살 때 그 거리에 사는 아이들은 근처 유명한 사립 고등학교를 다녔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루우젤 거리로 이사를 온다는 것은 부를 잃었다는 의미였지만 부모님은 무슨 수를 쓰든 내가 지금 다니는 학교에서 졸업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그 덕에 어머니는 늘 일그러진 얼굴이었고 아버지는 더 깊은 어둠은 눈꼬리에 매달린 채 주말이 되면 루우젤 거리로 왔다.

내가 누리던 사치는 루우젤 거리로 오면서 사라졌다. 유명 브랜드의 옷을 입을 수 없게 되었고 원하는 것을 사려면 눈치를 봐야했다. 살 수 있는 것에 제한이 생겼기에 갖고 있는 것을 가능하면 오래 쓰도록 조심히 다녀야했다. 이제 나에게 사치스러웠던 기억을 주는 것은 고등학교 교복이 유일할 터였다.

아직 초겨울이었지만 눈이 하얗게 쌓인 날이었다. 루우젤 거리가 흔치 않게도 깨끗해 보였다. 학교를 다니지 않은 또래 아이들이 교복을 입은 나를 보고는 뭐라고 악다구니를 썼다. 내가 시선을 주자 겁을 잔뜩 집어먹은 녀석들은 루이!”라고 소리를 지르며 뛰어갔다. 키가 작은 아이가 뛰어가다가 눈에 미끄러져 앞으로 고꾸라졌다. 왁자지껄한 웃음과 비명이 난무했다.

루우젤 거리는 늘 시끄러웠다. 소음과 소음 사이에 더 큰 소음이 존재했다. 누군가 비명을 지르는 것은 일상이었고 창녀가 거리에 나와서 밤손님을 모셔가는 것도 거리낌이 없는 곳이었다. 범죄와 음모가 도사리는 곳이었고 술에 잔뜩 취해 거리에 쓰러진 사람들의 지갑을 몰래 훔쳐가도 어느 누구도 비난하지 않았다. 그 눈이 오는 날, 아주 조금 악취가 가신 잿빛 풍경 아래로 너는 휘적휘적 걸어왔다.

너는 잿빛 풍경 사이에 녹아서 그 모습을 가늠하기 힘들었다. 왜 아이들이 너를 루우젤이라고 하는지 알 것 같았다. 풍경에 자연스레 서 있는 그 모습은 어딘지 내가 보았던 루우젤과는 다른 분위기를 풍겼고 가슴이 수런거릴 만큼 흥분이 되기도 했다. 나는 바지를 움켜쥐고는 나를 흘깃 보는 네 시선을 감당해야만 했다.

이 거리에 어울리는 얼굴은 아니네.

매캐한 연기가 풍겨왔다. 가뿐하게 걸음을 옮긴 너는 어느새 나와 마주하고 있었다. 손가락 사이에 끼인 담배가 간드랑거렸다. 나보다 조금 키가 작았지만 나를 내려다보는 것만 같은 그 시선에 나는 어떤 표정으로 널 보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너는 담배를 나에게 건넸다. 희끄무레하게 퍼지는 연기가 네 얼굴을 가렸다.

필래?

무겁게 내려앉은 공기와는 다른 경쾌한 목소리였다. 무채색의 풍경에서 홀로 색을 가진 것 같았다. 나는 고개를 저었다. 그가 손을 거두고는 담배를 입에 물었다.

제이.

자연스레 연기를 빨아들이며 너는 나른하게 내 이름을 불렀다. 처음 만난 것이 아니라는 듯한 행동이었다.

맞지?

루우젤에서는 그 어떤 것도 숨길 수 없었다. 스스로 말하지 않아야 비밀을 지킬 수 있는 곳이었다.

그 말이 맞았다. 너는 루우젤 거리 그 자체였다.

 

 

 

 

어른들은 그들을 루우젤의 레지스탕스라고 불렀다. 그들은 어른들을 곯리기 위해 태어난 것처럼 거리를 떠다녔고 서로를 부둥켜안으며 거리에서 밤을 보냈다.

너는 태어나자마자 거리에 버림을 받았다고 했다. 부모가 누구인지도 몰랐고 살아 있다고 해도 누구인지 알고 싶지 않다고 중얼거렸다. 네 손에는 내가 담배라고 착각했던 대마초가 언제나 들려 있었고 너는 그것을 사탕을 먹듯 빨아들였다. 고개를 비스듬히 숙이고 대마초를 하는 너에게서는 달콤한 향기가 났다.

루우젤에 사는 아이들 대부분이 너와 비슷했다. 부모가 있어도 술주정뱅이거나 창녀였고 대개는 부모 없이 떠돌아다니는 부랑아였다. 아이들은 너를 신성시 여겼다. 네 말에 반항하는 아이는 없었다. 너는 루우젤 그 자체였으므로, 곧 네 말이 법이 되었다. 너에게는 아이들을 부리는 어떤 힘이 있었고 그것은 자연스레 거리에 녹아들었다. 이펠리아에서 온 나는 낯설고 어색했지만 네 무리에 끼어들 수 있었다. 나를 본 레지스탕스들은 모두들 샌님이라고 쏘아붙였다. 햇빛이라곤 전혀 보지 않은 허여멀건 밀가루 반죽이라고 조롱하기도 했다. 교복을 입고 오면 눈에 띈다고 저리 꺼지라고 윽박지르기도 했다. 간혹 내가 브랜드 옷을 입으면 빌려달라고 순진한 아이 흉내를 내며 조르기도 했다. 나는 그 모습이 어색했지만 마냥 싫지는 않았다. 로마에 가면 로마의 법을 따르라는 속담이 있듯, 나는 루우젤의 법을 따르면 그만이라고 생각했다.

레지스탕스가 하는 일은 이펠리아에서 노는 어린 아이와는 달랐다. 자전거를 타거나 딱지를 치거나, 혹은 퍼즐 게임을 하는 것이 아닌 그들은 도둑질을 했고 남의 창문을 깼으며 오물을 들고 와 앞마당에 집어던지면서 욕설을 내뱉기도 했다. 우르르 몰려와 우르르 도망치기 때문에 거리는 난리법석이었다. 나는 그들보다 조금 떨어진 곳에서 너와 나란히 걸었다. 너는 가끔 나에게 대마초를 건넸고 나는 그것을 빤히 보다가 거절을 하는 것이 반복되었다.

어머니는 나에게 몇 가지 규칙을 지킬 것을 엄숙하게 선언했다. 부모님을 창피하게 하지 말 것, 늦잠을 자지 말 것, 싸우지 말 것, 더럽히지 말 것, 8시 전에는 반드시 귀가할 것, 신의 뜻을 반하는 일을 하지 말 것. 어머니가 하지 말라는 것은 언제나 우리 집의 룰이 되었다. 나는 그것을 어긴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아이들은 골목 모퉁이를 돌았다. 너는 내 발 보폭에 맞추어 느릿느릿 걸었다. 바지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고 입에 대마초를 문 채 잿빛 하늘을 보았다.

크루지 영감은 눈이 보이지 않아.”

어느 집 앞에 우뚝 멈춰 선 네가 고개를 들어 창문을 보았다. 너는 가늘고 긴 손가락으로 왼쪽 눈가를 짚었다.

전쟁터에서 이쪽을 잃었댔어. 이제 나이가 들어서 양쪽 다 보이지 않는대. 그리고 무릎도 성하지 않지.”

그러나 네가 보는 곳은 이층집이었다. 2층으로 올라서는 계단은 가팔랐고 난간은 조금만 힘을 주면 부러질 것처럼 부식되었다. 녹슨 냄새가 훅 끼얹어왔다.

너는 땅을 두리번거리더니 주먹만 한 돌을 주워들었다. 그것을 다른 손으로 옮기면서 어루만졌다. 날카롭게 튀어나온 모서리를 살살 만지면서 너는 시선을 위에 두었다. 창문에 노을빛이 붉게 반사되었다. 눈살이 찌푸려질 정도의 강한 빛이지만 너는 개의치 않은지 돌멩이를 허공에 던졌다가 잽싸게 받았다.

눈이 보이지 않으니까 누가 제 집을 엉망으로 만드는지도 모르지.”

너는 나를 보았다. 돌멩이를 나에게 내밀면서 창문과 나를 번갈아 보았다.

룰을 부수는 건 쉽지 않을지도 몰라.”

너는 이제 몸을 틀어 창문에 시선을 주고는 말을 이었다. 그림자가 창문 너머에서 어른거렸다. 네가 말한 크루지 영감이 서성이고 있는지도 몰랐다. 무릎이 성하지 않아서 그런지 일렁이는 것만 같았다.

하지만 루우젤에서는 룰을 부수는 게 살기 쉽거든.”

너는 바닥에서 다시 돌멩이를 주워 망설이지 않고 던졌다. 쨍그랑 하는 소리와 함께 유리창이 박살이 났다. 어서 해보라는 듯 너는 뒤로 물러나면서 어깨를 으쓱였다. 내 손에 들린 돌멩이는 단단하면서도 까칠까칠했다. 피부에 닿는 따가운 감각에 나는 몸서리치며 있는 힘껏 팔을 휘둘렀다. 손에서 돌멩이를 놓는 순간 그것은 포물선을 그리며 크루지 영감이 사는 창문을 때렸다. 다시 쨍그랑 하는 소리가 나면서 누군가 창문으로 얼굴을 내밀었다. 누구냐! 어떤 멍청이가 내 집에 돌을 던지고 있는 게야! 이가 없어서 발음이 새는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렸다.

너는 웃음을 터트렸다. 가볍게 뜀박질을 하면서 너는 나를 돌아본다. 손가락 끝이 차가웠다. 아직도 돌멩이의 까칠하고 단단한 감각이 느껴지는 듯했다. 그 묵직한 무게가 허공으로 날아가는 것도 또렷하게 남았다. 주먹을 꽉 쥐었다. 그것을 잊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룰을 어기는 것은 쉽지 않다. 그렇지만 루우젤에서는 룰을 어기는 게 살기 쉽다.

어머니는 언젠가 이펠리아로 돌아갈 것이니 가족은 물론 스스로를 해하는 짓은 하지 말라고 엄격하게 말했다. 우리가 여기서 지내는 것은 아주 잠깐이야. 겨울이 지나면 우리는 다시 이펠리아로 돌아갈 거다. 어머니는 뿌옇게 성에가 낀 창문을 꽉꽉 닫으면서 그렇게 중얼거렸다. 그것이 주문이라도 되듯 소중하게 읊조리면서 두 손을 마주 잡고는 신의 이름을 불렀다. , 주여. 어머니는 그 자리 그대로 기도를 짧게 드리고는 흠칫 놀라 고개를 들고는 가사 일에 매진했다. 닦은 곳을 다시 닦고 치운 곳을 다시 치우고, 아무리 닦아도 아무리 치워도 몰려드는 벌레와 더러움이 집안을 가득 찰 즈음이면 걸레를 바닥에 집어던지면서 신경질을 부렸다. 이놈의 집구석은 치워도 끝이 없어! 악청에 가까운 소리를 내지르고는 걸레를 주워들어 바닥과 창문 틈을 닦았다.

어머니는 내가 교복을 입고 학교에 가는 것을 안쓰럽게 여기면서도 한편으로 자랑스럽게 여겼다. 내가 입은 사립 고등학교 교복이야말로 어머니가 한때 누렸던 화려하던 시절을 상징하는 것이었다. 나는 루우젤에 살게 되면서 이 교복의 무게가 나를 짓누르고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만 했다. 땟물이 질질 흐르고 머리에서 이가 기어 다니는 루우젤 사람들에게 이 옷이 얼마나 거북한 것인지 알아차리는 데에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사람들이 보일 때면 나는 어깨를 움츠리고 고개를 푹 숙였다. 버스 정류장까지 걸어가려면 한참을 가야 했기에 그 순간에 스치는 사람들의 시선은 마치 흐르는 공기처럼 내 폐부를 찔렀다. 그저 가만히 나를 뚫어져라 보는 그 시선에서 공포를 느꼈다. 그들이 나를 어떻게 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그저 바라보기만 한 것인데도.

학교를 가도 마찬가지였다. 제이네, 망했다며? 같은 반 애가 중얼거리는 것을 들었다. 그런데도 용케 여기 다니네. 누군가 픽 웃으며 비웃었다. 더러운 벌레를 보듯 바라보는 시선에 꼼짝 못할 때가 많았다.

차라리 레지스탕스 애들이 좋았다. 너 부자였는데 폭삭 망해서 여기 왔냐? 시끄럽지만 당당한 목소리. 눈치를 보는 것도 없이, 비굴할지라도 원하는 것을 손에 넣는 포부. 그건 내가 갖지 못하는 것이었기에 학교에 가는 시간이 너무나도 싫었다.

조금씩 비틀리고 있었다. 무엇이 비틀리는 것인지 몰랐다. 다만 나는 이제 예전의 나로 돌아갈 수 없을 것 같은 그런 막연한 예감이 들었다. 그날, 너를 따라 크루지 영감 댁에 돌멩이를 집어던져 창문을 깼던 순간에 나는 새로 태어난 것인지도 모른다.

학교에 가는 날이 줄었다. 버스를 두 번 갈아타고서 교문 앞까지 갔다가 문득 나와 똑같은 교복을 입은 아이들의 얼굴이 지루하게 보여 몸을 틀었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몰랐지만 교복을 벗고 싶었다. 학교 근처를 맴돌다가 이제 갓 문을 연 세탁소를 발견했다. 깨끗하게 다림질을 하고 비닐봉투까지 씌운 옷이 문 쪽에 걸려 있었다. 주인은 보이지 않았다. 나는 도둑고양이처럼 살금살금 걸어서 옷걸이를 잡아 뺐다. 그리고 살금살금 뒤로 물러나와 주위를 두리번거리고는 잽싸게 달음박질을 시작했다.

펄럭이는 비닐봉투가 요란했다. 한겨울의 공기는 너무나 차가워서 금세 숨이 찼다. 하지만 두 블록을 달리고 버스를 탈 때까지 나는 멈추지 않았다. 슬슬 회사로 출근하기 시작하는 회사원이 있는 버스에서 요란하게 승차한 나를 향해 사람들이 무료한 시선을 주었다. 나는 새물내가 나는 옷을 품에 구겨 넣고는 손잡이를 잡았다.

심장이 두근거렸다. 사뿐하게 뛰어서 선을 넘었다. 부모님이 나에게 그어놓은 엄격한 잣대에서 한 발 크게 뛰어넘은 것인지도 몰랐다. 그것은 두렵고 짜릿하며 가슴 떨리는 일이었다.

 

 

 

 

엇나간 것은 금방 알기 쉽다. 나는 그것을 알았다. 숨긴다고 될 일이 아니었다. 학교를 빠진다는 것 자체가 부모님의 귀에 들어갈 수 있는 일이라는 걸 나는 알고 있었다. 알고 있었지만 그대로 두었다.

부모님은 며칠이 지나도 그 일에 대해 말을 꺼내지 않았다. 어머니가 침묵하고 있다는 것이 폭풍의 전조처럼 느껴졌지만 나도 입을 다물었다. 주말에 오신 아버지는 나를 흘깃 보기만 할 뿐 별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아버지가 이제 처리해야 할 것은 어깨에 잔뜩 매달린 피로뿐이었다. 저녁 식사가 끝난 순간 아버지는 곯아떨어졌고 어머니는 그 뒤치다꺼리를 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였다.

일요일이 되어 가족이 함께 교회에 가는 순간에도 부모님은 가만히 입을 다물었다. 예배가 끝나고 마지막까지 남아 기도할 때에 두 분은 눈을 감고 입을 다물었다. 거북한 침묵은 부모님이 기도를 끝나고 자리에서 일어날 때까지 계속 되었다. 나는 오직 그것만이 이제 내가 지킬 수 있는 유일한 규칙이라는 듯 두 분 사이에 가만히 앉아 있었다.

제이.”

월요일, 새벽. 5시가 되어 나는 문을 열고 나가려고 했다. 어머니가 단정하게 옷을 차려입은 채 나를 불렀다.

.”

이따가 집에 네 친구 좀 데리고 올 수 있니?”

어떤 친구요?”

나는 그렇게 묻지 말았어야 했다. 어머니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물끄러미 나를 보았다. 나는 알겠어요하고 짧게 답하고는 집을 나갔다. 가방에는 사복을 넣어둔 채였다.

어머니가 말한 친구가 너라는 것을 나는 알았다. 알았지만 나는 어머니의 말을 거부할 수 없었다. 내 인생은 모두 어머니가 만든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나는 이 일탈이 곧 끝나리라는 것을 예감했다. 너를 집에 데리고 가지 않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나는 너를 집으로 데리고 갔다.

 

 

 

 

폭설이었다. 눈은 무릎까지 쌓였는데도 멈추지 않고 내렸다. 너는 레지스탕스 애들이 제일 힘겨워하는 순간이 비나 눈이 오는 날이라고 했다. 겨울은 언제나 힘든 나날이었다. 추워서 얼어 죽는 애들도 많다고 했다. 차라리 죽는 게 낫지. 너는 대마초를 빨면서 힘없이 웃었다.

매일 도둑질을 하고 음식을 훔치고, 쓰레기통을 뒤지는 날들이었다. 레지스탕스 애들 옷은 더럽고 냄새가 났다. 썩은 이에서는 악취가 풍겼고 상한 음식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들과 있으면 나는 내가 아닌 것만 같았다. 내가 나를 초월했다. 그것은 지금까지 내가 맛보지 못한 내음이었고 맛이었다. 악취가 익숙해지고 그들의 생활이 익숙해지고, 조금씩 나는 나에게서 멀어지는 날들. 어느 것이 진짜 나인지 알 수 없었다. 그 어떤 것도 내가 아닐 수 있었고 그 어떤 것도 내가 될 수 있었다. 나는 어느 한 세상과 어느 한 세상에 다리를 한쪽씩 둔 채 이도 저도 아닌 방황을 하고 있는 것만 같았다.

나는 어설프고 서툴러서 도둑질을 할 때면 늘 쫓기기 일쑤였다. 너는 나와 나란히 달리면서 한 번도 숨이 찬 적이 없었다. 불퉁거리거나 속상해하는 일은 언제나 내 몫이었다. 너는 하루하루가 신선한 공기를 마시는 것과 같은 표정으로 나를 대했다. 네 손가락이 내 머리칼을, 목덜미를, 어깨를 스칠 때 나는 부르르 떨었다.

우리는 결코 다른 사람에게 기대지 않고 스스로 살아가고 있어.

네가 어느 폐허에 나를 데리고 갔을 때 한 말이었다. 겨울이 되면 그곳에 모여 함께 껴안고 잠을 잔다고 했다. 지붕이 있다고 해도 비를 모두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외풍이 심했고 바닥에 이불 하나 깔 수가 없어 대신 갈대나 억새를 꺾어 깔았다. 나는 쓰지 않는 이불을 몰래 들고 와 그들에게 주었다. 가끔 용돈으로 통조림 같은 것을 사 주기도 했다. 레지스탕스는 내가 주는 것을 거부하지 않았다. 그들은 혹시 고기도 줄 수 있어?” 하고 대범하게 묻기도 했다. 그럴 때 네가 코허리를 잔뜩 일그러뜨렸다. 하지만 내가 마트에서 사온 고기를 보고는 군말 없이 먹어치웠다.

우리 집에 갈래?”

내가 이렇게 말했을 때 너는 게슴츠레 눈을 뜨고 나를 보았다. 눈은 시야를 가릴 만큼 거세게 내렸고 나와 너는 바로 옆에 있는데도 서로를 향해 얼굴을 들이밀어야 해야 했다. 너는 거절할 수도 있었다. 네가 거절한다면 나는 다시는 권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하지만 너는 좋다고 했다. 눈이 와서 대마초를 피우지 않는 너를 본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하얗게 내리는 눈 아래 있는 네 얼굴은 하얬다.

어머니는 네 행색을 보고도 놀라지 않았다. 그저 단아하게 집안으로 너를 안내했다. 네가 어색하게 어머니와 인사를 나누고 어머니의 질문에 화들짝 놀란 것이 생각난다. 나는 왕으로서의 네가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너를 보고 싶어서 집으로 데리고 왔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머니는 자애로운 미소를 지으며 식사를 하자고 권했다. 저녁은 풍성했다. 스테이크는 넉넉했고 닭고기로 만든 샐러드, 부드러운 바게트가 식탁에 가득 있었다. 폭삭 망한 집에서 내놓기에는 무리한 식단이었다. 간단하게 스프와 빵으로 끼니를 때운 것이 이날을 위한 게 아닌가 생각될 정도였다.

부족한 것은 없나요?”

어머니는 네가 접시를 비울 때마다 그리 물었다. 엄격함도, 신실함도 모두 내려놓은 얼굴이었다. 나는 어머니가 얼굴을 일그러뜨리지 않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이마에 있는 주름도 보이지 않았고 코허리도 똑바로 펴져 있었다.

식사가 끝나고 네가 포크와 나이프를 접시에 내려놓았을 때였다. 어머니는 냅킨으로 입을 갈무리하고는 너를 똑바로 보았다.

마음에 들었나요?”

, 맛있게 먹었습니다.”

다행이네요. 이제 알았으려나요?”

어머니의 시선이 날카로워졌다. 차갑게 가라앉은 두 눈에 담긴 것은 혐오였다. 단정하고 깔끔하게 차려입은 엄마와 너는 극명하게 대비되었다. 너는 머리를 감지 않아 기름이 줄줄 흘렀고 각질이 머리칼 사이에 있었다. 씻지 못해서 악취가 진동을 했고 옷은 몇 번이나 기워서 누더기에 가까웠다. 네 나름대로 깔끔하게 보이고자 얼굴과 손을 씻었지만 집안의 깨끗함과 비한다면 거리에서 지내는 게 더 낫다고 생각될 정도였다. 어머니가 말하기 전까지 몰랐던 자연스러움이 어머니의 말 한 마디에 깨졌다.

당신은 이 집에 어울리지 않네요.”

어머니는 이 말을 내던지고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방으로 들어갔다. 너는 포크를 내려놓은 모습 그대로 가만히 앉아 있었다. 어머니의 그 말은 나를 현실로 끌어내기에 충분했다. 나는 너를 똑바로 볼 수가 없었다. 얼굴이 화끈거려 참을 수가 없었다. 이 고요가, 숨 막히도록 깊은 고요가 싫었다. 나의 무력함을 경멸했다. 나는 의자를 밀고는 엉거주춤 일어났다. 네가 의자에 등을 기대고는 먼저 입을 열었다.

어머니가 제대로 보셨네.”

입술 끝이 올라가 있었다. 너는 상의주머니에서 대마초를 하나 꺼내 입에 물었다. 테이블에 놓인 촛불을 끌어다가 불을 붙이고는 여유롭게 대마를 피웠다. 너의 눈은 금방 풀렸다. 너는 대마를 한 대 다 피울 때까지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다. 재를 접시 위에 털면서도 흐트러지지 않은 채 그것을 피웠다. 실내에 가득 퍼지는 희뿌연 연기가 너와 나를 지웠다. 다 태운 대마를 너는 접시 위에 정중하게 올려두고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너는 나를 보지도 않고 집을 나갔다.

너는 나오지 마.”

느리지만 또렷한 네 목소리가 나를 옭아맸다. 그것은 어머니가 남긴 것과는 다른 사슬이었다. 그 어떤 것보다도 너의 눈이 나를 스치지 않았다는 게 슬펐다. 나는 그대로 손을 들어 얼굴을 감싸고는 울부짖었다.

다른 사람에게 기대지 않고 스스로 살아가는 삶이 무엇인지 나는 모른다. 기대지 않고 살아갈 수는 있겠지만 혼자서 살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네가 만든, 레지스탕스, 아니, 너에게로 흘러든 부랑아들. 그들은 혼자서 살 수 없기에 스스로 거대한 덩어리가 된 것인지도 모른단 생각을 했다. 그것은 다른 누가 떠밀려서 된 게 아닌 스스로 선택한 것이었다. 난 그게 아주 조금 부러웠던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주 조금이 아니라, 어쩌면 많이. 아니, 확실하게 부러웠다. 제 선택에 당당할 수 있다는 것은 멋진 일이었다.

 

 

 

 

어머니의 말대로 우리는 루우젤 거리에 아주 잠깐 있었다. 트럭에 짐을 싣고 떠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어머니는 홀가분한 얼굴로 루우젤을 보았다. 낮고 투박한 건물, 낡아서 무너질 것만 같은 흉물스러운 모습을 어머니는 그리운 듯 훑고는 트럭에 올라탔다.

제이, 안 타니?”

어머니는 쌀쌀맞게 나를 불렀다. 그 식사 후 나는 너를 보러 가지 않았다. 레지스탕스 아이들도 마찬가지였다. 어쩌다가 우연히 만나도 내가 먼저 도망을 쳤다. 그들은 나를 부르지 않았다. 처음 루우젤과 왔을 때와 다르지 않았다.

너를 만나는 일은 없었다. 접점도 생기지 않았다. 거리를 걸어도 네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레지스탕스의 다른 애들과는 우연이든 우연이 아니든 마주치는 일이 잦았는데 오직 너만 없었다. 루우젤 거리에서 네가 없다니. 웃기지도 않은 농담이라고 생각했다. 잿빛 하늘이 그대로여도, 더러운 악취가 풍기는 것이 그대로여도, 창녀가 야하게 옷을 입고 남자를 유혹하는 것이 그대로여도, 술주정꾼이 악청을 내지르면서 패악을 지르는 것이 그대로여도, 네가 없는 루우젤은 루우젤 같지가 않았다.

나는 크루지 영감 집 앞에서 서서 종이로 깨진 유리를 막은 창문을 보았다. 너와 내가 만난 일을 되돌릴 수 없다. 그것은 내가 유일하게 만난 세상이었고 영원히 남을 세상이었다.

나는 이 거리와 어울리지 않아.”

너를 만나면 이렇게 말하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 말을 크루지 영감 집 앞에서 내뱉은 순간, 너에게 전해졌다는 확신이 들었다.

너는 루우젤 거리 그 자체였다. 그것은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을 유일한 진실이었다.

 

 

 

 

어머니의 목소리가 잦아들었다. 아버지는 숨을 짧게 내쉬고는 들이쉬었다.

생각해 보면 어머니와 아버지가 기도를 드리는 순간, 나는 자유로웠다. 두 분이 엄숙하게 눈을 감고 있는 때야말로 숨통이 트이는 순간이었다. 어머니의 긴 속눈썹을 보는 것도, 아버지의 투박하고 거친 손을 보는 것도 그때만큼은 거리낄 게 없었다. 기도 소리가 깊어지면 깊어질수록 내가 자유로이 숨을 쉴 수 있는 시간도 깊어졌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기도를 할 때에는 어머니도, 아버지도 움직일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나는 조심스레 어머니 앞을 지나갔다. 두 분 사이에 텅 빈 공간이 남았다.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거리. 지금까지 나는 딱 그 정도만큼의 공간만을 지니고 살아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공간을 벗어나자마자 지독한 고독함이 어깨를 내리눌렀다.

나는 얼굴을 잔뜩 일그러뜨렸다. 눈물이 차올랐다. 부옇게 차오르는 눈물은 내 의지로 없앨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최대한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의자를 손으로 툭툭 건드리며 입구로 걸어갔다. 눈물이 방울이 되어 바닥으로 툭툭 떨어졌다. 흘깃 뒤를 돌았을 때 십자가 아래 네가 서 있었던 것도 같았다. 하지만 빛살이 부옇게 번져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어쩌면 눈물이 만들어낸 환영일지도 몰랐다. 하지만 그 순간, 나는 너를 보았다고 믿었다.

루이, 너는 나의 새로운 세상이었어.

그 말을 전하지 못한 것이 내가 새긴 죄였다.

 

 

 

 

Fin.



이메일 : lemongiri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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