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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과거에, 인간들이 신의 것과 같은 힘을 가지고 있던 때가 있었다. 그들은 지배자로써 군림했고, 신들은 천상에서 고요하게 그들을 내려다보았다. 인간들의 힘이 미치지 못하는 대상은 오직 한가지, 그들에게 힘을 부여한 신들 뿐이었다. 모든 피조물들이 신의 대리인으로써 힘을 지닌 인간들에게 머리를 숙였다.
그러나 인간들은 지금과 마찬가지로, 그렇게 강한 힘을 가지고 있던 때에도 마찬가지로 탐욕스럽고 어리석었던 모양이다. 그들은 점차 자신들이 가진 힘만으로 만족하지 못하게 되었다. 그들은 더 큰 힘을 바랬으며, 마침내 서로 상대의 힘을 빼앗기 위해 싸우기 시작했다. 과거에도 없었고 미래에도 없을, 큰 전쟁이 벌어졌다. 인간들이 휘두르는 힘이 너무 컸기 때문이다. 그들의 손짓에 따라 거대한 벼락이 내리치고, 산맥이 몸을 움찔이며 일어섰으며 바다가 갈라지고 평지가 꺼져 끝없는 심연에까지 닿았다.
마침내 그 인간들 중에서도 가장 어리석고 가장 탐욕스러운 인간이, 감히 천상의 물줄기에 힘을 뻗었다. 그의 힘은 천상의 바다에서부터 엄청난 폭우를 불러냈다. 얼마 동안 그는 그 물줄기에 쓸려 내려가는 그의 적들을 내려다보며 환희에 차 있었으나, 곧 자신이 더이상 그 물줄기들을 지배할 수 없음을 알고 당황했다. 그의 힘으로 천상의 물줄기를 이끌어낼 수는 있었지만, 터져나온 어마어마한 물줄기들을 다시 천상 위로 되돌려 보낼 수는 없었던 것이다. 살아남은 인간들은 필사적으로 높은 산 위로 몸을 피했지만, 수면은 오르고, 오르고, 또 올라왔다. 발버둥 치는 인간들의 머리 위로, 수면은 고요히 그들의 호흡과 부질없는 욕망을 덮어 버렸다.

최고신 브라트마는 이 모든 광경을 내려다 보고 있었다. 마지막 남은 인간의 숨까지 끊어지자, 최고신은 그의 휘하에 있는 모든 천상의 신들을 소집했다. 서광은 천상을 넘어서 물로 가득한 하계에까지 비추어 일렁였고, 셀 수 없이 많은 신들이 늘어서 최고신의 말을 기다렸다. 최고신이 말했다.
"인간들을 빚을 때 그들에게 우리의 힘의 일부를 준 것은 잘못이었다. 그들은 그 힘을 알맞게 다룰만큼 현명하지 못했다. 그러나 우리는 인간들과 그들이 망쳐놓은 세상을 이대로 두어서는 안된다. 그들에게 다시 끊어진 숨을 이어붙히고, 새로운 살과 뼈를 주어, 그들의 피가 다시 시간을 따라 흐르게 하자."
그러자 한 신이 물었다.
"그러나 그들에게 그들이 다루었던 힘을 그대로 둘 수는 없는 일입니다."
최고신이 대답했다.
"옳은 말이다. 그러나 그들의 힘을 다시 빼앗을 수는 없다. 그들의 힘은 비록 우리의 것들의 일부였으나, 이미 그들의 욕망에 의해 더럽혀졌기 때문이다. 그들의 힘은 영광을 잃었다. 그들의 힘은 그들로부터 떼어져 어딘가 먼 곳에 숨겨져야 한다."

신들은 어느 곳에 인간들의 힘을 숨기면 좋을지 오랫동안 생각했다. 마침내 한 신이 일어서 말했다.
"그들의 힘을 가장 높은 산의 봉우리 위에 숨깁시다. 세계의 지붕까지 올라올 수 있을만한 인간은 없을 것 입니다."
그러나 최고신이 말했다.
"그럴 수는 없다. 세계의 지붕이 아무리 높다 할지라도, 그들은 언젠가는 그 기둥을 쓰러뜨리고 힘을 얻게 될 것이다."
또 한 신이 일어서 말했다.
"그들의 힘을 가장 깊은 바다의 밑바닥에 숨깁시다. 해원까지 내려올 수 있을만한 인간은 없을 것 입니다."
그러나 최고신이 말했다.
"그럴 수는 없다. 해원이 아무리 깊다 할지라도, 그들은 언젠가 온 해양의 물은 다 퍼내고 그 바닥에 다다라 힘을 얻게 될 것이다."
또 한 신이 일어서 말했다.
"그들의 힘을 가장 어두운 심연의 끝에 숨깁시다. 심연의 끝에 이를 수 있을만한 인간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최고신이 말했다.
"그럴 수는 없다. 심연의 끝이 아무리 어둡다 할지라도, 그들은 언젠가 낮의 일부로 어둠을 몰아내고 끝에 이르러 힘을 얻게 될 것이다."
또 한 신이 일어서 말했다.
"그들의 힘을 가장 뜨거운 태양의 심장 속에 숨깁시다. 태양의 속에 닿을 수 있을만한 인간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최고신이 말했다.
"그럴 수는 없다. 태양의 심장이 아무리 뜨겁다 할지라도, 그들은 언젠가 달의 냉기로 열기를 이기고 속에 닿아 힘을 얻게 될 것이다."
모든 의견들이 문제가 있음이 밝혀지자 다시 신들은 침묵에 잠겼다. 그들의 힘을 어디에 두는 것이 가장 안전할 것인가? 그들이 다다를 수 없으면서도, 자격이 있는 자들은 이르러 진리와 힘을 얻을 수 있는 곳이.

그때 한 신이 입을 열었다.
"그들의 힘을 그들의 내부에 숨깁시다. 세계의 지붕도, 해원도, 심연의 끝도, 태양의 심장도 언젠가는 힘있는 자들이 닿게 될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들의 내부에 그들의 힘을 숨긴다면, 그들은 세계의 지붕보다, 해원보다, 심연의 끝보다, 태양의 심장보다 그들의 내부가 더욱 다다르기 어려운 곳이라는 것을 깨달을 것이며, 그리고 또한 자신의 내부로 들어가 마침내 그 힘에 다다르게 된 자는 이미 그 힘을 다루는 데 충분한 지혜를 얻었을 것입니다."
그 말에 모든 신들이 동의했다. 최고신이 입을 열었다.
"좋다. 인간들의 힘은 인간들의 내부에 숨기리라. 밖에서 힘을 얻으려는 자는 아무것도 얻지 못하지만, 안에서 힘을 얻으려는 자는 힘과 진리를 동시에 얻게 될 것이다."

다시 인간들이 천상의 물이 천창으로 돌아간 지상에 발을 내딫게 되었을 때, 최고신은 그들에게 말했다.
"너희 이전의 인간들에게는 신에 가까운 힘이 있었으나, 그들은 어리석게도 그 힘때문에 멸망했다. 그들의 힘은 이 세계의 어딘가에 숨겨져 있으며, 너희가 그 힘에 이르른다면 그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진정 지혜로운 자가 아니라면 그 힘을 얻지 못하리라."
그 때부터 다시 궁성과 도시들이 재건되고 저자가 풍요로움으로 북적거리게 될때까지, 인간들은 그들 이전의 인간들이 가졌던 힘을 찾아 헤맸다. 그러나 그들은 그들의 눈과 발과 손이 닿는 그 어느 곳에서도 힘을 찾을 수 없었다. 왜냐하면 힘은 그들의 안에 있었기 때문이다.

-힌두 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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