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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블록과 아들

2009.10.27 22:4410.27

  블록과 아들

  직육면체 형태의 작은 블록이 평평한 거실 바닥에 놓아졌다. 자그마한 고사리 손이 다른 블록을 바닥에 놓인 블록 위에 조심스럽게 올려놓는다. 4~5살쯤 되어 보이는 어린 소년이 유일하게 빛이 들어오고 있는 창가 쪽에 앉아서 주위에 어지럽게 널린 장난감 블록을 하나하나 쌓아가고 있었다.
  록을 쌓는 자세며, 표정이 어린 소년이라고는 생각되지 않게 엉덩이가 바닥에 딱 붙어 있었고, 손놀림은 정밀하고 진지했다. 하지만 조금만 높아져도 균형을 잃어버려서 기껏 쌓은 블록이 와르르 무너지기를 열세 차례나 거듭한 끝에 블록 높이는 횟수를 거듭할 때 마다 조금씩 높아져만 갔고, 마지막 열네 번째가 무너지기 전까지의 블록 높이는 결국 앉아있는 소년의 콧등에까지 다다르고 말았다.
  거실은 조금 어두웠는데, 천장 등이 켜져 있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밖에서 들어오는 햇빛이 조명 역할을 하고 있었지만 늦은 오후라서 서쪽으로 기울고 있는 해는 거실을 만족스러울 정도로 밝게 해주지 않았다.
  소년의 아버지인 박영석은 거실 소파에 깊숙이 앉아서 책을 읽으면서 아들이 노는 광경을 모두 보고 있었다.
  올해로 5살인 아들은 신발을 찾아서 신고 밖으로 나가지 않고 집안에서 블록 쌓기와 그림책 읽기로 하루를 보냈다. 해가 서쪽으로 기울어질 무렵이 되었을 때 아버지의 도움으로 발판까지 가져다가 쌓은 블록은 제 키보다 높아져 있었다. 아들에게 블록 쌓기가 그리도 좋으냐고 물을 때마다 너무나도 재미있다고 대답했다. 훗날 훌륭한 건축가가 될 거라고 생각하는 건 어쩔 수 없는 아버지의 긍정적인 생각이었다.
  몇 번의 시행착오 끝에 아들은 새로운 방법을 시도했다. 두 개의 블록을 ‘11’ 자처럼 평행하게 놓은 다음, 그 위에 다른 블록이 직각을 이루도록, 한자 두 이(二) 자처럼 서로 평행을 이루도록 조심스럽게 쌓았다. 우물 정(井)자가 되도록 놓은 것이다. 엇갈리게 놓는 방법이 높게 쌓을 수 있다는 걸 안 아들은 손뼉을 치면서 좋아했고, 쌓을 수 있는 블록의 높이는 비약적으로 높아졌다. 아래가 단단하니, 높이는 아들이 섰을 때에 이마를 넘었다.
  아들은 근처에 있는 장난감 박스를 가져다가 엎어놓고 그 위에 올라가서 탑을 계속 쌓았다. 높아짐에 따라서 조금씩 흔들렸지만 용케 무너지지 않고 있었다. 고개를 들어서 벽 높이 걸린 벽시계를 보았다. 큰 바늘이 ‘5’ 와 ‘6’ 사이를 가리키고 있었다. 오후 4시 경에 새롭게 시작한 탑 쌓기에 걸린 시간은 두 시간여 정도였다. 처음에는 정강이 높이까지 쌓는데 반나절이나 걸린 걸 떠올리면 장족의 발전이었다.
  아들은 아버지에게 자신이 쌓은 최고 높이의 블록 탑이 얼마나 되는지 자로 재달라고 졸랐다. 박영석은 귀찮은 듯이 숨을 푹 내쉬면서 맞은편에 있는 장식장 서랍을 뒤져서 줄자를 찾은 다음에 블록 탑의 높이를 쟀다. 자신의 윗배까지 오는 블록 탑 끄트머리는 거의 1m에 다다르고 있었다. 아들은 이전보다 높게 쌓았다고 폴짝폴짝 뛰며 좋아했다. 그러다 발을 헛디뎌서 꽈당 하고 엉덩방아를 찧었는데 오른발이 블록 탑을 가볍게 스쳤다. 블록 탑은 위태롭게 흔들흔들 거리다가 신기하게도 얼마 후에 안정되었다.

  “대단하구나. 미래의 명 건축가인 아들아. 지진까지 생각해서 쌓았구나.”

  아들이 지진이 무엇인지, 그걸 생각하는 게 좋은 거냐고 묻는 듯한 시선을 보냈고, 박영석은 아들의 등을 토닥이면서 당연히 좋은 거라고,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구할 거라고 다정하게 대답해 주었다.

  박영석의 왼팔과 탑은 평행 상태에 놓여있었다. 간격은 발 하나가 들어갈 만큼 벌어져 있었다. 허리를 펴면서 무심코 팔을 폈는데, 왼팔이 그만 블록 탑을 건드렸다. 탑은 한 번 휘청거렸다가 와르르 무너져 내렸다. 아들은 무너진 블록 더미들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미… 미안하구나. 아들아. 아빠가 다시 쌓는 거 도와줄까?”

  아들은 고개를 흔들며 어차피 허물 거였다면서 괜찮다고 말하면서 다시 블록을 쌓기 시작했다. 자기 아들이지만 놀랄 정도의 침착함이었다. 이번에는 전보다 밑을 넓고 블록 간의 간격을 좁게 잡았고, 형태는 삼각형이었다. 고개를 들어서 벽시계를 보니, 6시가 다되어가고 있었다.

  “저녁을 먹을 시간이 다 되었구나. 그만 손 씻고 밥 먹을 준비를 하렴.”

  교차되어 쌓아지는 삼각형의 꼭짓점이 별 모양을 이루도록 쌓는 아들은 이미 블록을 쌓는 데만 집중하고 있었다. 아들의 그런 모습은 분명 자신의 유전은 아닌 것 같았다. 자신은 어느 한 가지에 저처럼 깊게 집중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박영석이 어렸을 때는 아무리 재밌는 놀이라도 오래하지 않았고, 학창시절에는 공부도, 운동에도 오래 집중하지 않았다. 웬만큼 익숙해지거나 지루해지면 미련 없이 내던지고 새롭게 느껴지는 흥미와 쾌락을 주는 것을 찾아서 헤맸었다.

  부엌에서 앞치마를 두르고 프라이팬과 냄비를 꺼냈다. 메뉴를 생각하다가 저녁은 볶음밥과 시래깃국을 만들기로 했다. 프라이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파와 당근, 햄을 잘게 썰어서 두 공기의 밥과 달걀 두 개를 깨서 함께 넣고 볶기 시작했다. 냄비에는 물과 멸치를 넣고 끓여서 국물을 우려낸 다음에 시래기와 된장, 마늘, 조개 등을 넣고 푹 끓여서 된장국을 만들었다. 된장이 불규칙한 모양으로 가라앉은 황토색 된장국 위에 시래기가 둥둥 떠다니는 모습을 보니 문득 아들이 태어나게 된 과정이 떠올랐다.

  “선량하고, 현명하고, 병 없이 건강하고, 정신이 똑바른 여자의 세포로요.”
  “저희 은행은 선생님의 조건에서는 더 좋은 걸로 제공할 수 있습니다.”

  은행의 상담원은 가져온 서류를 뒤적이더니 조금 더 좋은 걸로 해도 될 거라고 권하였다.

  “아니오. 저는 제시한 조건으로 원합니다.”

  박영석은 2~3명이 살만한 아파트와 박봉이지만 월급이 꼬박꼬박 나오는 직장과 여느 사람들처럼 은행 융자도 얼마간 있다. 그는 연극에다 비유하면 주연은 조금 무리고, 조연은 피 나도록 노력하면 될 것이고, 평범한 남자 A는 아주 훌륭하게 소화시킬 수 있는 평범한 사내였다.

  상담원은 엷은 미소를 띠면서 탁자에 서류를 똑바로 세우고 밑바닥을 서너 번 툭툭 부딪치더니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 빙그레 미소를 지어보였다.

  “성안 난자 은행은 고객님의 요구를 만족시켜드리기 위해 언제나 노력하고 있습니다.”

  박영석은 상담원을 따라가서 은행이 제시하는 샘플 목록을 보고 하나를 선택했다. 지불은 계좌에서 빠져나간다. 날짜를 이틀 뒤로 선택했다.

  “좋습니다. 그날 병원에 가셔서 신분증만 제시하시면 병원 측에서 모든 과정을 처리해 줄 것입니다. 저희가 모두 이야기 해 놓겠습니다.”

  박영석은 가죽점퍼를 걸치고 곧바로 은행을 빠져나왔다. 나오는 중에 로비에는 많은 남자들이 번호표를 뽑아들고 대기하고 있었다. 언뜻 지나가는 눈으로 본 대기표 기기의 대기인원을 표시하는 액정 숫자는 두 자리 숫자를 훌쩍 넘어가고 있었다. 출입문 앞과 몇 개 군데에 무장 경관들이 경비를 서고 있었다. 혹시나 있을 범법 행위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였다. 이런 식의 난자 은행은 우려와는 달리 성공적이어서 뒤이어 몇 개 국가에도 생겼는데, 그중 몇몇 난자은행들이 무장 강도들의 침입을 받아서 보관 중인 난자들이 반출 당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현지 경찰들이 출동해서 12시간 뒤에 전량 되찾았지만 하마터면 인륜에 어긋나는 일들이 벌어질 뻔한 사건이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박영석은 물론이고 그들이 이렇게 줄을 서서 기다리고, 난자를 사려고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대를 잇고, 종족을 보존하기 위해서이다.

  시대가 발전함에 따라서 인간의 이성은 본능을 확실하게 압도적으로 눌러버리기 시작했다. 여성들은 결혼과 임신, 출산에 회의감을 가지게 되었고, 그 숫자는 빠른 속도로 증가해서 급기야 90%의 선진국 초입, 혹은 선진국인 국가에서 사는 대부분의 여성들은 세 가지를 회피하게 되었다. 국가와 사회가 파격적인 출산 장려책을 펴도 그녀들은 ‘No Marry, No pregnant, No, Childbirth' 이라는 문구를 적은 피켓과 현수막을 들고 나와서 자기들에게는 거부권이 있다며 주장하면서 하루가 멀다 하고 데모를 했고, 단체와 국가의 어떤 회유와 협박에도 요지부동이었다.
결국 하성안이라는 의원이 제안하기를, 만 18세 이상에서 만 39세까지의 여성들이 의무적으로 난자 한 개 이상을 제공한다면 권리를 인정하고 북을 치든 장구를 치든 참견 않겠다는 제안을 했고, 여성들은 대표 회의와 투표 끝에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문제가 해결될 기미를 보이자 제공받은 난자를 안전하게 저장할 수 있는 난자 은행 개설법이 국회에서 제정되었는데, 생명 윤리에 어긋나는 난자의 불법적인 이용과 범법 행위를 차단하기 위해서 국가에서 운영하는 국립 난자 은행이 설립되었다. 여성의 교육 수준이나 건강, 재산 등에 의해 난자 가격에 차이가 나는 것에 일부 반대하는 사람들에 의해 항의가 있었지만 이는 쉽게 받아들여지고 반영되지 않았다. 사실 신체적인 건강이나 정신 질환 등으로 등급이 매겨지는 걸 다수의 사람들이 쉽게 납득했기 때문이었다.

  여성들이 제공한 난자들은 하성안 의원의 이름을 딴 국립 성안 난자 은행에 동결되어 저장되었고, 아기를 갖고 싶은 남성들에게 적정 가격에 제공되어졌다. 국립이라서 가격은 상대적으로 저렴하지만 정자에 비하면 숫자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가장 가격이 낮은 3급 난자라고 해도 수 백 만원이 넘었고, IQ가 150 이상을 넘고, 좋은 집안, 신체, 학력, 재력을 가진 여성의 난자는 특1급으로 분류되어 초고가가 매겨지고 있었다. 역대 최고가의 난자는 IQ 160에 3대가 의사 집안, 슈퍼 모델 급의 몸매와 건강한 신체, 하버드 MBA과정을 이수한 재벌가 둘째 딸의 4억 7천이 최고가였다.

  그날 집에 돌아와서 소파에 앉아서 멍하니 있다가 전화기를 들어서 시골에 계신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서 난자를 샀다고 말씀드렸다. 전화기 너머의 어머니가 혀를 쯧쯧 차는 소리가 가슴을 치는 큰 쇠망치처럼 느껴졌다.

  “쯧쯧. 어째 젊은 것들은 그런 생각하고, 그런 행동 밖에 할 줄 모르누?”

  어머니의 말은 계속 이어졌다.

  “정치인들은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냐? 세금으로 난… 뭐 시기냐. 아기 알 같은 거나 파는 은행 따위나 만들고 말이다.”

  박영석은 희미하게 웃었다.

  “착하겠다. 잘생겼다. 수입도 있다. 네가 뭐가 부족해서 여자들이 전부 눈을 딴 데로 돌리고 있다니?”

  박영석은 어색하게 하하하고 웃었다.

  “내가 언제 한 번 올라가야겠다. 쓰잘데기 없는 짓하는 젊은 것들한테 한 소리 좀 하고. 그저 혼구녕이 좀 나야 한다니까.”

  박영석은 흥분해서 목소리가 높아진 어머니를 말리면서 이번 달 내로 내려가서 뵙겠다며 전화를 끊었다. 끊고 나니까 힘이 빠지면서 소파에 몸이 축 늘어졌다.

  어머니는 하신다면 진짜로 하시는 분이시기에 전화기로 하신 말씀은 실제로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틀 뒤에 박영석은 바지를 발목까지 내린 채로 병원 화장실 좌변기에 앉아서 반투명한 비커에 담긴 우윳빛의 끈적거리는 액체를 멍한 눈으로 주시하고 있었다.

  화장실 안에는 앞서 다녀간 남자들 때문에 밤꽃 내가 진동을 하고 있었다. 입술이 일그러졌다.

  우윳빛의 액체 속에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조그만 올챙이를 닮은 녀석들이, ―환경 호르몬 또는 전자파 때문에 비실비실한 상태일지도 모르지만― 자신이 구입한 난자와 수정되어 하나의 생명을 탄생시킬 거라고 생각하니 기분이 묘해졌다. 다만 발전된 종족이 사용하는 체내 수정이 아닌, 파충류나 양서류처럼 몸 밖에서 만나는 체외 수정 형식이다. 여성들의 운동이 전개되고, 난자 은행이 생긴 이후로 그는 어떻게 되든 아이를 얻으면 좋을 거고, 사내든, 계집애든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어서 좋을 거라고 생각했었지만 막상 아이를 얻을 단계에 다다르니 고개가 저어졌다.

  “이 행위는 자연의 섭리에 확실하게 어긋나고 있어.”

  현실이 그렇다고 스스로를 위로해도, 이건 명명백백(明明白白)하게 잘못되었음을 현실이라는 명분을 들어서 슬쩍 덮어두기에는 올바른 쪽으로 나가고자 하는 마음이 바늘로 찔리는 듯이 따끔거렸다.

  “하지만 나 혼자서 설득하기에는 너무 벅차잖아.”

  그는 한숨을 내쉬며 좌변기에서 일어서서 비커를 천으로 덮어서 고무줄로 봉하고 화장실을 나왔다. 그것을 간호사에게 가져다주니 곧 수정을 시작하겠다고 했다. 박영석은 막 난자의 최종 검사를 마치고 허리를 펴는 의사에게 물었다.

  “혹시 아들딸 성별도 인위적으로 결정할 수 있습니까?”

  그의 물음에 의사는 몸을 돌리면서 60년 간 감방에서 사이좋게 지내고 싶으냐고 말했다.

  “현대 의학 기술로 불가능한 건 아닙니다. 하지만 생명 윤리에 어긋난다고 해서 법으로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습니다. 만일에 들통이 나면 아버지와 의사는 60년 동안 큰 집에 들어가 있어야 합니다.”

  박영석은 수정실로 안내되어져 갔고, 투명한 유리벽으로 나눠진 6평 남짓한 공간에서 사람과 기계의 손에 의해서 자신의 정자와 난자를 수정시키는 광경을 직접 현미경으로 봤고, 세포 분열을 시작한 난자가 인공 자궁에 안착되는 광경도 보았다. 이 시설의 개발을 위해서 수십억의 예산과 백 명을 넘는 생명공학자들이 동원되었다고 설명이 있었다.

  인공자궁 밑에는 연월일(年月日)과 아버지 이름인 박영석과 어머니의 이름이 영어 이니셜로 SMN이라고 쓰인 라벨이 붙었다. 의사는 원한다면 언제든지 와서 아기가 커가는 모습을 두 눈으로 생생하게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박영석은 고개를 끄덕였고, 그는 한 달에 두 번 병원을 방문해서 인공 자궁 속에서 커 가는 자신의 아이를 사랑과 경탄이 담긴 눈길로 바라보았다. 학창시절에 그림으로만 봤던, 성장하는 생명과 약동하는 자기 손톱보다 조그만 심장을 직접 눈으로 보니까 세상 어떤 것보다도 아름답게 느껴졌다.

  그리고 열 달 후에 박영석은 갓난아이를 품에 안을 수 있었다. 체중 3kg, 신장 51cm, 첫 울음도 커서 자신의 건강함을 알리고 있는 사내아이였다.

  과학의 힘을 빌려 얻은 아들이 병치레도 않고 건강하고 씩씩하게 커가는 모습을 보고 기분은 좋았지만 딱 한 가지, 한 인간으로서의 인격 완성에 도움을 줄 어머니의 역할 자가 없음이 섭섭했다. 시골에 계시는 어머니가 가끔 올라오셔서 손자와 놀아주시지만 어머니는 아들의 어머니 역을 대신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주위에서 다 큰 자식들을 키운 사람들과 부모님의 경험담을 듣고 전쟁이나 다름없다는 육아기를 듣고 나름대로 각오도 했지만 예상 외로 아들을 키우는 데는 별 어려움이 없었다. 아들은 배고플 때, 졸릴 때, 용변을 봤을 때만 울었다. 다른 때는 거의 울지 않아서 오히려 박영석을 혹시나 하고 걱정하게 했다.

  아들이 몸을 뒤집고, 바닥을 기어 다니고, 두 다리로 서고, 더듬거리며 서툴게 말을 했을 때는 기뻐하면서 아들을 안아들고 하늘 높이 들어올렸다. 박영석은 자신의 아들이 무척이나 과묵한 쿨가이가 될 거라고 생각했다.

  점차 날이 다르게 커가는 아들의 성격은 좋게 말하면 집중력이 강했고, 반대로 말하면 자폐증이 의심될 정도였다. 항상 장난감이나 그림책을 붙들고 방안에만 있었고, 다른 아이들처럼 밖에서 뛰어놀거나 하지 않았다.

  박영석은 그것이 의도적이지 않은 편부 슬하에서 크고 있는 탓이라고 생각했다. 생각 끝에 어머니의 역할을 대신할 사람을 찾는 대신에 아들의 관심을 다른 데로 돌리는 방법을 궁리했다.

  “아들아. 이걸 가지고 아빠랑 놀고 싶지 않니?”

  하루는 아들의 눈앞에 축구공과 야구 글러브, 야구공을 들이대었다. 아들은 잠시 호기심을 보였고, 가지고 노는 방법을 들으면서 만지작거렸지만 이내 등 뒤로 휙 던져버렸다. 박영석은 프로이트 같은 심리학자들의 서적까지 읽으면서 자신이 직접 아들의 성격을 교정해 보려고 했지만 쉽게 되지 않았다.

  6살이 되어서 유치원에 보내자 친구들과 운동장 모래사장에서 모래성 쌓기 같은 행동을 한다는 걸 알았을 때는 안심이 되었다. 그러나 곧 유치원 담당교사가 아들이 통 활동적이지 않다는 전화를 걸어왔다. 아들은 교실 안에서 하는 행동은 블록 쌓기나 보드 게임 등이었고 밖에서 하는 유일한 몸짓은 걷기나 모래 삽으로 모래성 쌓기라고 전해 들었다.

  “나는 저 나이 때에 전혀 비활동적이지 않았는데, 도대체 누구 유전이지?”

  아버지인 자신의 유전이 이상하지 않다면 다른 쪽의 유전에 궁금증을 가질 수밖에 없다. 난자 제공자, 아들의 생물학적인 어머니를 만나보고 싶었다. 그러나 국가 차원에서 난자 제공자의 신원은 스위스 은행의 예금자 보호처럼 1급 기밀로 다루어지고 있다.

  “큰 병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건강하게 기를까?”

  박영석은 아들에게 가서 시선을 맞추고 부드러운 음성으로 물었다.

  “아들아. 넌 네 엄마가 어디에 있는지 궁금하지 않니?”

  아들은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어디를 가보아도·엄마 있는 아이는 드물어요. 유치원 친구들 중에서도 엄마 있는 아이는 한 명도 없어요. 나 혼자 없는 게 아니니까 괜찮아요.”

  박영석은 아들을 끌어안고 등을 어루만졌다. 도움이 될 만한 단서도 없고,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을 찾으려면 시간도, 돈도 적잖게 깨질 것이다. 박영석은 아들의 생물학적인 어머니를 찾는 걸 뒤로 미루고 지금 눈앞에 또랑또랑하게 눈을 빛내고 있는 아들만 잘 기르자고 마음먹었다.

  아들은 씩씩하게 자라주었다. 가벼운 감기에 걸린 적은 있지만 열을 내면서 자리에 누운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만일을 대비하여 아들 앞으로 보험을 붓고 있지만 사소한 사고도 당하지 않았고, 몸을 해치려고 하는 원한 관계도 없었다. 어떻게 본다면 두려울 정도로 평범한 사람이 될 자질을 지닌 아이였다.

  아들의 블록 쌓기는 몸이 자라고, 머리도 굵어지자 방법과 수단은 발전되고, 형태는 정교하게 변했다. 더 가느다란 재료며, 말랑말랑하거나, 쉽게 휘어지는 재료를 쓰기도 했다. 가느다랗고 말랑말랑한 재료를 주(主)로 쓰면 높고 튼튼하게 쌓는 데 도움이 되지 않지만, 그렇다고 단단한 재료만 쓰면 유연성이 없다는 걸 알고 다른 단단한 재료와 말랑말랑한 재료를 섞어 쓰는 게 좋다는 걸 스스로 깨달은 것 같았다.

  이제 아들이 쌓는 블록 높이는 거실에서 장식장 위에 놓인 대형 앰프 스피커와 키를 견줄만하게 되었다.

  “이제 네 키를 훌쩍 넘었구나? 어른이 되면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라도 지을 거니?”

  아들은 싱긋 웃어 보인 뒤에 어떻게 하면 다음 블록을 단단하고 안정감 있게 쌓을 수 있는 지에 열중했다. 박영석은 블록 하나를 쌓는 손마다 정성을 들인다면 된다고 말하려고 하다가 그만 두었다. 왠지 아들이, “그 정도는 기본 중의 기본이에요. 아버지.” 이라고 말할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아버지. 역시 무슨 일을 하는 중에 중요한 건 정성이겠지요?” 아들이 고개를 돌리고 물어왔다. 박영석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다고 대답했다.
  “물론이란다. 그렇지만 대체 무슨 까닭인지, 무슨 법칙인지 모르겠지만 가장 중요한 건 사람들의 뇌 속에서 아주 잠깐도 머무르지 않는단다. 그래, 마치 정치가들이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건 국민이라는 사실을 까먹는 것처럼 말이다.”

  박영석은 침을 삼키고 말을 끝마무리했다.

  “마치 벽에 부딪치고 돌아서면 부딪쳤다는 사실을 까먹는 붕어처럼 말이야.”

  부자는 마주보고 낄낄거리며 웃었다. 웃음이 멈췄을 때, 박영석은 아들이 쌓은 탑에서 거리를 둔 채 앞 얼굴이 탑과 평행을 이루도록 주위를 돌고 있었다.

  “어디까지 쌓을 거냐? 천장에 닿을 때까지?”
  “기왕이면 우주까지 쌓고 싶어요.”

  말이 끝나자마자 아들은 지금껏 쌓은 탑을 허물고 새로운 방식을 실험해본다면서 새 탑을 쌓기 시작했다. 그 방법은 말랑말랑한 재료에 약간의 접착성을 띤 물질을 섞어서 단단한 재료 사이에 발라 넣는 방법이었다.

  “좋구나! 그건 실제로 집을 짓는 방법이지.”

  박영석은 아들이 자기 뜻대로 탑을 쌓도록 놔두고 잠시 외출을 했다. 문은 자신이 잠그고, 열쇠도 가져간다.

  몇 시간 뒤에 돌아와 보니 아들은 탑 일부를 허물었다가 다시 그 부분을 고쳐 쌓고 있었다. 아들은 가끔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기도 했다. 그때마다 아버지로서 정신과 의사에게 데려가서 상담을 해보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집에서 성격 교정이 되지 않자, 정신과를 경영하는 아는 친구를 떠올리고 언젠가 찾아가서 자세하게 이야기를 해주고 상담을 요청했는데, 그걸 로는 알 수 없다며 일단 데려와서 진찰을 해보자고 조언하는 것이었다. 박영석은 알았다며 조만간 데려오겠다고 말했지만 두 달이 넘게 데려가지 않았다.

  “아들아. 아빠가 돌아왔단다.”

  아들은 일어나서 다녀오셨냐고 인사를 하고 나서 계속해서 블록 쌓기에 열중했다.

  “두 시간 정도 있으면 저녁 밥 때인데. 오늘 메뉴는 뭐로 할까?”
  “그냥 아무 거나 괜찮아요. 있는 걸로 하셔도….”

  아들은 탑 옆에 또 하나의 탑을 더 쌓기 시작했다. 지금껏 쌓은 블록 탑이 삼각형과 사각형을 높이 쌓으려고 했다면 지금 쌓고 있는 탑은 오각형이었다. 높이는 쌓기를 마치고 나서야 알게 될 것 같지만, 아들이 지금껏 축척해온 노하우와 기술을 생각하면 지금보다 높은 탑을 쌓을 것 같았다.

  요리법을 찾기 위해서 냉장고 안에 있는 재료들을 목록으로 만들고 방에서 요리책을 뒤적여서 딱 적당한 요리를 찾아내서 부엌으로 가서 냉장고 속 재료를 죄다 끄집어 낸 다음에 프라이팬에 기름을 넉넉하게 두르고 가스레인지에 불을 켰다.

  “요리하기 귀찮을 때는 볶음밥만한 게 없지.”

  룰루랄라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밥과 재료들을 몽땅 프라이팬에 쓸어 넣고 중불에 볶기 시작했다. 재료가 익자, 양념을 해서 큰 접시 2개에 나누어 담았다.

  “아들아. 다 됐다. 밥 먹자.”

  거실로 얼굴을 내밀어 보니, 아들은 불도 켜지 않은 채 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있었다. 쌓고 있던 오각형 탑은 무너진 채 밑동 2단만 남아있었다. 놀라서 달려가 아들을 붙잡고 일으켰다.

  “왜 그러니? 어디 아프기라도 하니?”

  지금껏 정성들여 쌓은 탑이 많이 무너졌어도 곧 기운차게 다시 시작한 아들이다. 갑자기 의욕이 붕괴할 리 없다.

  아들은 고개를 흔들며 천천히 일어나면서 죽어가는 사람처럼 힘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졸려서요. 저… 잘게요.”

  아들은 부엌으로 가서 찬 우유를 벌컥벌컥 들이 킨 다음에 버릇대로 화장실로 가서 이를 닦은 다음에 자기 방으로 들어갔다. 박영석은 담아놓은 볶음밥이 식어가고 있는데도 아들 방 앞에서 안절부절 하다가 방문에 귀를 바짝 대보기도 하고, 조심스럽게 살짝 문을 열어보기도 했다. 방 안은 어두컴컴했고, 아들은 얼굴을 벽 쪽으로 향한 채로 잠자리에 들어 있었다. 박영석은 아들이 깰까봐 천천히 닫는 소리가 나지 않도록 방문을 닫고 부엌으로 돌아왔다. 기껏 만든 볶음밥은 이미 차갑게 식어 있었다. 박영석은 할 수 없다고 중얼거리면서 하나는 랩을 씌워서 냉장고에 넣었고, 하나는 전자레인지에 넣고 2분간 돌렸다. 땡 소리를 내면서 끝남을 알리는 신호가 울리자 꺼내서 한 숟갈 떠서 입에 넣었다. 출력 좋은 레인지라서 분명히 고르게 따뜻했지만 이빨에 씹히는 밥알에 찬 기운이 남아있는 것 같았다.

  마음이 무거운 박영석은 볶음밥을 반찬으로 김치 한 가지와 함께 꿀떡 삼켜버렸다. 설거지를 하면서, “그럴수록 애비 마음은 천 갈래 만 갈래 찢어진다는 걸 왜 모르니.” 하고 혼잣말을 했다.

  다음날 아침에 깨어나서 졸린 눈을 문지르며 거실로 나가보니 아들은 평소보다 일찍 거실에 나와서 탑을 쌓고 있었다. 이전과는 달리 블록을 들어 올리는 작은 팔이 마치 무거운 물건이라도 들은 양 무겁게 보였고, 느렸다. 방해하고 싶지 않아서 그대로 부엌으로 가서 주전자를 올려놓고 물을 끓였다.

  물이 끓어서 바닥이 보이고 주전자가 벌겋게 달아오르기 전까지 박영석은 전혀 모르고 있다가 치지직하고 시끄러운 소리를 내고 나서야 허둥지둥 불을 껐다. 다시 정수기에서 물을 받아서 부으려던 박영석은 무슨 생각을 했는지 물 받기를 그만 두고 거실로 향했다.

  “아들아. 대체 왜 그러니? 이 애비의 마음이 무척 아프잖으냐?”
  “전 엄마가 없어요. 아빠. 전 어떻게 태어났지요?”

  아마 유치원에서 성교육이라도 들은 모양이었다.

  “전에는 괜찮다더니 왜 지금 와서 엄마를 찾는 거니?”
  “하지만… 가족이란 같이 있어야 하는 거잖아요. 엄마는 어디에 있어요? 왜 아빠와 저만 있는 거예요?”

  박영석은 얼굴을 일그러뜨리고 괴로워하다가 아들이 태어나는 데에 영향을 미친 사회적인 이슈들을 이야기 해주었다. 이야기를 다 듣고 난 아들은 입을 열어 말했다.

  “저… 엄마를 찾고 싶어요. 만나고 싶어요.”
  “엄마 찾아 삼만 리라도 할 생각이냐?”

  아들은 아버지 박영석의 품안으로 뛰어들어서 으엉! 하고 울음을 터트렸다. 세상에 처음 태어난 이후로 가장 큰 울음이었다. 아들의 서러운 울음은 지쳐 잠들 때까지 계속되었다.

  이후 아들의 심경에 무슨 변화가 일었는지는 아버지인 박영석도 알 수 없었다. 혹여나 정서가 황폐화되어서 불량 청소년이 되고, 결국 술, 마약 등에 찌들어서 사회 부적응 자가 되는 건 아닌지 하는 걱정도 들었지만 아직까지는 기우(杞憂)였다.

  평소보다 일찍 일어난 박영석은 거실 소파에 앉아서 왼쪽 발목을 오른쪽 다리 무릎 위에 얹어놓은 자세로 아침 뉴스를 보고 있었는데, 아들이 잠에서 깨어나자마자 자기 방에서 나와서 세수를 하더니, 거실로 아장아장 걸어와서는 여느 때처럼 블록을 담은 상자를 엎어서 우르르 쏟아놓더니 한데 모아놓고 쌓기 시작했다. 언뜻 아들은 어른이 된 것처럼 얼굴에 성숙한 빛과 각오가 어른거렸다.

  “아들아. 무슨 일이라도 있었니?”

  아버지의 물음에 아들은 질문의 의도를 잘 모르겠다는 듯이 눈을 크게 뜨고, 고개를 갸우뚱했다.

  “어젯밤에 말이다. 자면서 무슨 일이 있었니?”

  아들은 고개를 저으며, “아니요. 아무 일도 없었어요. 잠 잘 잤어요.” 하고 대답했다. 그때의 아들은 여느 어린이처럼 천진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얼굴 모르는 난자 제공자에 대해 고마움이 들었다. 그녀는 아마도 강인한 정신의 소유자일 것이다.

  박영석의 발걸음은 점차 느려졌고, 눈도 나빠졌으며, 머리털이 많이 빠지기 시작했고, 흰 터럭도 셀 수 없이 나기 시작했다. 이와 반대로 아들은 부쩍 자라서 껑충한 청년이 되었고, 새까맣고 숱 많은 머리를 잘 빗어 넘겨서 어지간한 미남 탤런트 뺨을 후려칠만한 남자로 자라있었다.
  
  두 부자는 부엌 식탁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둘 앞에는 각기 김이 나는 찻잔이 놓여 있었다.

  아들은 손에 블록 몇 개를 가지고 천천히 쌓고 있었다.

  “그래. 회사 생활은 잘 되고 있니?”
  “물론이에요. 아버지. 어떻게 하면 좀 더 창의적이고, 무독성이고, 잘 쌓아지는 유아용 블록과 잘 쌓기 힘든 성인용 블록을 차별화해서 개발 중에 있어요.”

  어릴 때부터 그토록 블록을 쌓아대더니 성장해서도 장난감을 만드는 회사에 취직을 했다.

  “그리고 아버지. 저도… 아이를 얻고 싶어요.”

  박영석은 떨리는 손으로 찻잔을 들어서 차를 한 모금 마셨다.

  “그래, 은행에서 난자는 구했니?”
  “물론이에요. 직장 동료가 난자를 제공해 준다고 했어요. 아시죠? 요즘에는 가까운 사람들끼리 의견 교환을 하고 협의 하는 게 보통이에요.”

  아들의 말을 듣고 떨리던 손이 딱 멎었다.

  “다행이구나. 네 아이는 최소한 어머니의 얼굴은 알고 있을 테니까.”

  사회 문제로 이슈가 대두된 적도 있었다. 박영석 대에 태어난 아이들 중에서 많은 범죄자가 양산된 일이 화두로 떠올랐고, 사회적 책임과 가정의 책임에서 많은 공방과 긴 논쟁이 오가다가 일부 집단에서 가까운 사람들끼리 협의하자는 게 시초가 되어서 보편적인 방법으로 변했다. 그 비율은 여론조사 결과 70%를 넘어서 80%에 육박하고 있었다.

  그때 아들의 핸드폰 벨이 울렸다. 전화를 받은 아들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뚝 끊고 일어섰다.

  “동료 전화네요. 난자를 은행에 맡겼으니 가서 수정 날짜를 협의 보라고요.”

  박영석은 손등을 위로 하고 어서 가보라며 밖으로 손짓을 했다.

  “어서 가 보거라. 나도 귀여운 손자, 손녀를 보고 싶구나.”

  아들은 박영석을 힘차게 끌어안았다가 놓고 빠른 걸음으로 집을 나섰다. 박영석은 차를 한 모금에 다 마시고 느린 걸음으로 창가로 갔다. 아들이 막 길을 달려가고 있었다. 좌우에 집들이 있고, 흐린 날씨라서 길은 어두웠지만 출구는 밝았다.
그러나 출구 너머는 차와 사람이 많이 다니는 큰 도로가 있어서 혼잡스럽기도 했다. 박영석은 아들이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지기 직전까지 창밖을 응시하다가 완전히 보이지 않게 되자 자리로 돌아와서 두 손으로 찻잔을 쥐고 온기를 느꼈다. 그는 한참동안 눈을 감고 상상에 빠져들었다.

― 블록과 아들 완(完) ―
나길글길
댓글 1
  • No Profile
    9crime 09.11.08 18:25 댓글 수정 삭제
    음. 전체적으로 잔잔한 내용같은데, 아들과 블록의 상관관계를 잘 모르겠어요.
    아들의 의지를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소재인가요?
    흠. 어쨋든 잘 읽었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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