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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미저리

2024.04.15 20:1004.15





여주인공이 남주인공을 보내주는 건 어떨까? 생각해보았다.
그리고는 기다리는 것이다.
낮에는 돼지를 키우고 밤에는 글을 쓰면서 기다린다.
그리고는 남주인공에게 내가 쓴 글을 좀 봐주지 않겠냐고 전화를 한다.
그리고 또 기다린다.
씨~발! 왜 안 오는 거야? 그 때 보내주는 게 아니었는데 그냥 죽였어야 했어.
주먹으로 탁자를 내리치는 순간 초인종이 울린다.


오 애~니 오래간만이에요


“오셨군요, 안으로 들어오세요!”


문을 잠근다.


“문은 왜 잠그는 것이요?”


미소를 짓는다.


“아, 참! 글을 쓴 게 있다고?”


“네.”


“오, 얼른 보고 싶군요.”


“몸은 어떤가요?”


“오, 좋아졌어요. 이제 아무 문제없어요! 이게 다 애니 덕분이에요. 이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할지”


“잠시 만요, 제가 쓴 글 좀 봐주실래요?”


종이뭉치를 들고 온다.


종이뭉치를 받아서 읽는다.


“오, 애니 이건 우리 이야기지 않소?”


“네 맞아요, 하지만 끝까지 한 번 읽어 보세요!”


“이게 뭐요! 내가 애니를 죽이고 끝나지 않소! 내가 왜 당신을 죽인단 말이요? 당신은 나를 구해준 천사나 마찬가지요! 당신이 아니였다면 나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였을 거요! 오 이건 말도 안돼!”


“그냥 글을 써본거에요. 사실 당신을 보내주고 싶지 않았어요. 당신을 감금해서라도 오래오래 같이 있고 싶었어요. 하지만 그랬다면 ...”


“오 미안하오, 내가 글을 읽고 너무 진지했군요. 오 애니 이 정도면 지금 바로 뉴욕에서 출판을 해도 될 거 같소, 내가 당장 매니저에게 연락해서”


“폴, 그건 안돼요. 나는 지금이 좋아요. 그건 그냥 폴에게 보여주고 싶어서 쓴 거에요. 사실 저녁이 되면 일이 끝나고 혼자 식탁에 앉아 있으면 쓸쓸함이 밀려오거든요.”


“오 애니 그럼 당장 뉴욕으로 오시오. 내가 집도 알아봐줄테니.


당신은 분명 유명한 작가가 될 수 있을 것이요. 그런 능력을 왜 지금까지 숨기고 있었는지 안타깝군요. 당신은 더 이상 힘들게 돼지를 안키워도 되고 쓸쓸하게 시골 오두막에 앉아 있을 필요가 없어요. 나랑 당장 뉴욕으로 떠납시다. 그러면 나도 당신의 은혜를 조금이라도 갚을 수 있을테니 말이요.“


“폴! 미저리는 나의 친구에요. 그냥 먹고 살려고 키우는 돼지가 아니에요.”


“그럼 미저리도 함께 뉴욕으로 데리고 갑시다.”


“폴 나는 계속 여기 있을거에요. 단지 내가 바라는 건...”


“말해보시오. 바라는 게?


“내가 바라는 건...”


“오 애니의 마음을 모르겠군요. 아무튼 이 글은 아주 매력적이에요. 그리고 내가 주인공으로 나오고
하하. 재밌어요.”


“저녁은 먹고 가실거죠?”


“오 그래야죠.”


“앉아서 쉬고 계세요.”


“사실 어제 밤새도록 글을 쓰다가 와서 그런지 피곤하군요. 잠깐 눈을 붙여도 되겠소 애니?”


“그럼요. 들어가서 쉬고 계세요. 저녁이 다 되면 깨워 드릴게요.”


“고맙소 애니.”


폴은 침대에 누워 잠이 들었다가 이상한 소리에 잠이 깨었다.


“무슨 소리지? 애니 무슨 일이 있소?”


하지만 폴은 피곤한 나머지 다시 잠이 든다.


다시 잠에서 깨어나자 날은 어두워져 있고 맛있는 냄새가 코를 자극한다.


거실로 나가는 폴.


“일어나셨어요? 저녁준비도 다 되었네요. 이쪽으로 앉으세요.”


“오 냄새가 정말 죽이네요.”


와인을 한 잔하고 폴은 맛있게 고기를 먹는다.


“내가 먹은 음식중에 가장 맛있어요!”


“많이 드세요. 우리 미저리에요.”


“이 고기가 미저리라고요. 그럼 내가 아까 자다가 들었던 소리는..”


“네. 미저리를 잡는 소리였어요”


“아까는 친구라고 하지 않았소?”


“폴 당신을 위해서는 친구도 아깝지 않아요.”


“그게 무슨 소리요. 시간이 늦었구려. 나는 이제 돌아가야 겠소. 그리고 책을 내고 싶다면 언제든지 나에게 연락을 하시오. 당신은 글쓰는 능력을 타고 났소. 책이 나온다면 나도 당신의 넘버원 팬이 되주겠소.”


“폴 당신을 사랑해요. 내가 원하는 건 책이나 팬이 아니에요.


바로 당신 폴 쉘던이에요.!“


잠시 정적이 흐른다.


폴이 다시 고기를 먹기 시작한다.


“애니 오늘은 너무 늦었으니 여기서 자고 가도 되겠소?”


“네”


“그리고 방금 아주 좋은 연애소설이야기가 떠올랐어요. 타자기도 좀 빌릴 수 있을까요?”


“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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