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션
와일드 카드 1
조지 R.R. 마틴 외, 은행나무
기대와 달리 이 작품의 히어로들은 빌런이 아니라 매카시즘 광풍에 맞서 싸우고, 대부분 패배한다. 어쩌면 매카시즘이야말로 최강, 최악의 빌런이라는 작가진의 의도가 담겼을지도. (pilza2)
와일드 카드 2
조지 R.R. 마틴 외, 은행나무
필자는 아직 장르소설에서 사대주의가 강한 인간이지만 이 말은 해야겠다. “이거 읽을 시간에 우리나라 작가들이 쓴 히어로물 단편집 읽으세요.” 시리즈 출간이 여기서 끊겨도 안 놀랄 듯. '디스크월드', '구인사가'도 안 팔려서 속편이 안 나오는 나라다. 다시는 한국을 무시하지 마라. (pilza2)
논픽션
코로나가 아이들에게 남긴 상처들
김현수, 해님
코로나로 인해 자영업자들 중 많은 사람이 위기를 겪었고, 배달앱은 급성장했다. 재택근무를 하는 사람들과 회사 자체가 없어진 사람들. 사회 문제는 주로 성인들의 문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온라인 수업으로 중요한 시기를 보내면서 윗 세대가 당연하게 경험한 것을 경험하지 못한 아이들. 마스크로 입을 보지 못한 상태로 언어학습에 어려움을 겪어야 했던 아이들. 마스크로 가려진 얼굴에 익숙해지면서 얼굴을 드러내는 걸 공포로 받아들이는 아이들. 그리고 가정에서 돌봄을 받지 못하고 방치되었고, 급식을 못 먹게 되면서 영양소 섭취에도 문제가 생긴 아이들. 재난이 어떻게 가장 취약한 존재들을 위협하는지 보여준다. (갈원경)
도박의 역사
데이비드 G. 슈워츠, 글항아리
도박으로 먼저 떠올리는 것은 라스베가스 혹은 우리 나라의 강원랜드지만 도박의 역사는 그보다 훨씬 오래되었다. 사람들이 여가와 유흥으로 가볍게 즐기던 내기가 자본주의와 결합되면서 어떤 식으로 사람들을 끌어들여왔는지 고대 중국의 도박 사업과 아메리카 원주민과 도박 사업의 결합까지 역사상 끈질기게 존재했던 도박에 관해서 알려준다. (갈원경)
단단한 고고학
김상태, 사계절
박물관에서 가장 시작 부분에 존재하는 돌멩이를 보고 이걸 도구라고 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어린시절이 있었다. 실제로 석기시대 유물을 발견했다고 찾아오는 등산객도 적지 않다고 하니 도구로서의 석기와 자연적으로 깨진 돌의 차이를 구별하기 어려워하는 건 어린아이들만은 아닌듯. 단순하게 아주 오래전 미개했던 시절로 생각하는 석기시대가 아닌 사람들이 치열하게 생존을 고민하면서 살아남았던 시대를 친근하게 설명해준다. (갈원경)
실수와 오류의 세계사
소피 스털링 외, 탐나는책
사람들은 왜 그렇게 미신에 집착할까. 어떤 사람들은 왜 최초의 기록을 갖는 데 그렇게 몰두할까. 기네스북의 이상한 최고 기록들은 도대체 누가 시도하고 달성하는 걸까. 어떻게 보면 인류의 어리석음의 기록같기도 한 이야기들은 흥미롭게 들려준다. 가끔 멈춰서 키득 웃게 되기도 하고 이런 시대를 잘도 넘기고 지금을 이뤘구나 놀랍기도 하다. 역사상 존재했던 의사들의 이상한 처방 역시도 등골이 서늘해져서 웃을 수만은 없다. (갈원경)
그럴 수 있어
양희은, 웅진지식하우스
나이가 들면 입은 닫고 지갑은 열라고 한다. 누군가는 라떼 발언이라고 그 이상은 꼰대 발언이라고도. 그런데 그런 지적에 입을 닫는 건 정작 꼰대들이 아니라 좋은 어른들의 말인 것 같기도 하다. 삶의 연륜이 느껴지는, 고개를 끄덕이는 좋은 어른의 에세이를 본다는 건 그래서 귀하다. (갈원경)
목욕탕 도감
엔야 호나미, 수오서재
일본에 있는, 저자가 생각하는 '아름다운' 대중탕의 내부를 축적까지 맞춰서 그려낸 세밀화 모음. 뭔가 하나에 천착하여 몰두한 사람의 결과물을 볼 때 느껴지는 경이로움. 세밀하게 그려낸 그림과 그림 안의 보조 설명 그림 전체에 대한 설명까지 놓칠 게 없다. 이렇게 다양한 목욕탕에 이렇게 다양한 멋진 점이 존재한다는 걸 볼 수 있는 눈이라니. 현대의 문화 기록은 이런 사람들의 손에서 이뤄지는 듯. (갈원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