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번호를 잊어버리셨나요?

후보작 C — 김성호

2019.03.15 00:0003.15

C

김성호

1

C는 각종 모습으로 나타났다. 피 흘리는 모습으로도, 죽은 시체로도, 펜, 핸드폰, 지갑, 시계 따위의 물건들로도. 그래서 나는 무엇 하나 맘 편히 움직일 수가 없었다. 무심코 핸드폰으로 페이스북을 들여다보고 있는데, 그 애의 얼굴이 로딩이 걸린 검은 화면에 새파랗게 걸려 있으니 말이다. 두 손은 뭐라 따로 명령을 내리지 않아도 알아서 핸드폰을 밀쳐낸다. 그러면 액정이 또 깨지는 것이다. 콰직, 하는 만화에서나 나올 법한 소리가 들렸다. 그러면 나는 그것을 다시 주워들고 꺼진 화면의 그 어둠 속을 샅샅이 헤집었다. C가 있나 없나, 찾아서. 잠시 후 문 쪽으로 돌아본 내 눈은 엄마가 서 있는 것을 발견한다. 엄마는 멍한 표정이다. 말라붙은 눈물은 피부 깊숙이 패어 들어가서 눈가 밑을 썩게 만든다. 엄마의 얼굴이 그러했다. 엄마는 또 핸드폰을 깨뜨렸냐고 묻는다. 나는 실수로 로션을 바르다가 그랬다고 한다. 그래, 엄마는 그렇게 말하며 다시 안방으로 돌아간다.

나 역시 다시 침대 속으로, 이불 속으로 들어간다. C의 손길이 들어올까 두려워 온 몸의 틈을 메운, 세 겹의 내복 속으로. 하지만 C의 그 손은 세 겹 위 겨울내복 위에서도 피부에 소름을 돋워냈다. 식은땀도 말라붙는 때였다.

2

일어났을 때, 처음에 나는 오늘이 학교를 가는 날인줄 알았다. 핸드폰을 확인하면서 그런 생각은 더 굳어졌다. 당연하지, 오늘은 목요일이니까. 그런 줄 알았다. 그래서 나는 핸드폰으로 뭐 알림 온 게 없나 이불 속에서 더 뒤척이며 확인한 다음, 화장실로 가 양치질을 먼저 하고 세수를 한 뒤 머리를 감았다. 샴푸를 두 번 눌러 짜고, 그 위에 린스 한 방울. 그리고 방으로 와서 책장 구석에 있는 드라이기를 찾아내 머리를 말린다. 애이이잉, 요란한 드라이기 소리에도 나는 여전히, 학교를 가는 날인줄 알았다. 팬티와 반팔을 갈아입고 왕자행거에 걸려 있는 교복바지와 와이셔츠를 찾는다. 그리고 보이지 않는다.

엄마에게 내 교복 어디 있느냐고 물어볼 찰나 깨닫는다.

나는 학교를 다니지 않는다. 전학을 온지 일주일 만에 자퇴를 한 게 아직 한 달도 되지 않았는데. 그걸 그새 까먹다니.

동시에 드라이기에 뽀송뽀송하게 말렸던 머리는 푸석거리며 고무줄처럼 아래로 늘어지고, 깨끗이 씻었다고 생각한 얼굴 눈가 쪽에 눈곱이 느껴졌다. 갈아입었다고 생각한 반팔 티셔츠는 밤새 악몽의 땀에 피부에 눌어붙어 있었다. 그리고 씻기 전에 책상 위에 올려두었던 핸드폰을 다시 집었다. 거미줄 몇 개가 진을 친 검은 화면이 눈에 들어왔다. 그러다 순간, 또 다시 C의 얼굴이 나타날까 두려워 뒤집어놓았다.

한동안 그렇게 책상 앞에 멍하니, 앉아있었다.

엄마는 새벽에 이미 일을 나가고 없었다. 아니, 아직 편의점에서 돌아오지 않았을 때였다. 어제 밤 11시부터 오늘 아침 8시까지, 새벽 근무였으니까.

그때 뛰리링, 뛰리링 알림이 세 번 울렸다. 10초 있다가 또 뛰리링 뛰리링 울렸다. 화면을 킴과 동시에 핸드폰 화면을 돌렸다. 알림이 떠 있었다.

‘오늘 아침 7시 30분, 가덕고등학교 알바 가기.’

맞다, 알바가 있었지.

어쨌든 학교를 가야하긴 했다. 교복 대신 츄리닝을 입고, 가방 대신 노트 백권 짜리 묶음을 들고 가야 한다는 건 좀, 예외지만.

3

그 일이 일어난 직후, 그리고 법정에서 내려진 선고에 따라 나는 다행히 벌금형으로 끝날 수 있었다. 사람들이 까막눈 판사, 미친놈 판사, 네 애가 당해도 그런 판결 내릴까 판사, 라고 부르는 그 판사 덕분에. 엄마는 배상금을 낼 돈이 없다고 했다. 이천만원. 옥탑방으로 이사를 해도 엄마는 돈이 없다고 했다. 평소 나가던 일의 양을 세 배 가까이 늘렸다. 그래도 돈을 모으긴 부족하다고 했다. 하루종일 기사 댓글만 눈이 빠져라 쳐다보며 방에 틀어박혀 있는 내게 와서, 엄마는 나가서 알바라도 뛰라고 소리쳤다. 그 목소리에 울음이 섞여있었는지는 모르겠다. 어쨌거나, 엄마는 알바라도 뛰어서 그 돈을 충당하라고 했다.

천연덕스럽게, 다니던 미술학원을 계속 다니고 있는 친구 놈한테서 얻은 알바였다.

그 소리를 들은 지 2주가 지난 지금이었다.

이것마저도 겨우겨우 구한 거라서, 나는 그 놈이 자기가 이 알바를 구해주느라 얼마나 힘들었는지 아냐는, 그런 개소리들을 묵묵히 들어주었다. 그래그래, 고맙다. 아마 계속 하게 될지는 모르지만, 이번 일주일 가량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왜, 학교 앞에서 등굣길에 미술학원 광고가 그려진 노트, 부채, 티슈를 나눠주지 않는가. 그 알바였다. 그래서 나는 친구의 미술학원에 와있었다. 7시에 왔는데 문은 벌써 열려 있었다.

인터넷에 얼굴 다 팔린 마당에, 이게 어디야.

어느 알바를 지원해도 떨어졌다. 어떤 알바든 간에. 나 같은 애를 쓰긴 좀 그렇겠지.

실제로 그 사람들 얼굴은 하나 같이 이구동성으로 그렇게 외치고 있었다. 너는 좀 그래.

“이거 가져가면 돼요.”

상자에 담겨 있는 노트들은 무게가 상당했다. 10분만 들고 있어도 어깨가 나갈 것 같았다.

“그거, 한 번에 꼭 한 권씩! 만 나눠줘야 돼요. 알았죠? 막 귀찮다고 뭉텅이로 몇 권씩 나눠주면 절대 안 돼요. 다 점검하니까.”

“네.”

그리고 그 학원 관계자는, 나를 유심히 미심쩍은 시선으로 보는 것이었다. 여전히 내가 자기 학원 광고를 하는 게 싫은 모양이었다. 하긴, 신상까지 모조리 다 털린, 거기다 한 달 넘게 신문 1, 2면을 다투던 학교폭력 사건의 가해자를 누가 홍보 알바로 쓰고 싶어 할까. 그런 걸 생각하면, 친구 놈도 어지간히 떼를 쓴 모양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걔가 고마운 건 아니었다. 걔야말로 개새끼나 다름없으니까. 지 엄마아빠 내세워서 이것저것 좀 위험하다 싶은 짓들은 죄다 나한테 은근슬쩍, 뒤집어씌운 새끼가 아닌가. 거기다가 지도 네티즌들한테 신상 제대로 털렸으면서, 그러면서도 전학도 안 가고 다니던 미술학원도 꿋꿋이 다니는 게 여간 배짱이 아니었다. 물어보니 자기는 상관 쓰지 않는 댄다. 자기는 미대를 준비하고 있고, 죽은 애 때문에 자기 대학까지 망칠 수야 있겠느냐면서. 그건 한낱 실수에 불과하다고 했다.

너는 원래 대학 가려고 안 했으니까 상관없겠지.

알바를 구해주면서 그 새끼가 한 말이었다. 그래. 그게 네 생각이라면.

57번 버스에서 내렸다. 아직 학교를 가는 애들은 없었다. 겨우 한 두명이 나와 같이 횡단보도를 건넜을 뿐이었다. 나는 서둘러 학교 정문 앞으로 뛰어갔다. 순간, 설핏 느껴진 섬뜩함에 재빨리 뒤를 돌아보았다. 아무도 없었다. 멀리서 녹색어머니회 복장을 한 아줌마 한 명만 보였다. C는 아직까지 보이지 않았다. 안심할 수도 없었다. C는 어느 날 갑자기 죽어버린 것처럼, 그 뒤로도 계속해서 깜짝깜짝 갑자기 나타나곤 했으니까.

상자를 뜯고 한 팔에 안을 수 있는 만큼 노트를 집어 들었다. 안에는 흰색 무지였고, 그 양쪽에는 학원 광고가 한 열장 넘게 채워져 있었다. 실제로 안의 속지는 노트 분량의 절반이나 될까 했다. 얼마나 나눠줘야 그 돈을 다 메울 수 있을까.

한 명이 다가왔다. 자가용에서 내린 여자애였다. 나는 노트를 두 권정도 집고 있었다. 그 정도가 나눠주기에 딱 적당했다. 솔직히 말해서 그 사람이 어떻게 알겠나, 자기가 여기 숨어서 지켜보고 있을 것도 아닌데.

여자애에게 노트를 건넸다. 그리고 뭉툭한 시선이 닿았다.

나는 그게 무서웠다. 가느다란 철사처럼 깊이 동공을 꿰뚫어 그 안 뇌 주름까지 파고드는, 여자애의 눈빛이. 그건 마치 추궁하고, 비웃고, 따지는 것 같았다.

네가 왜 여기 있어? 소년원에 간 거 아니었어? 뻔뻔하게, 사람 죽여 놓고 돈은 또 처 벌려 다니는 구나. 그 더러운 손 치워.

여자애의 눈빛은 꼭 그랬다. 여자애는 노트를 받지도 않고 그대로 학교로 들어가 버렸다. 나는 얼른 다시 팔을 거둬들였다. 그때서야 이해가 되었다. 왜 내가 친구 놈이 준 이 알바를 탐탁해했는지를. 그냥 가만히 서서 노트 나눠주는 건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 근데 이빨사이에 낀 반찬 찌꺼기처럼 뭔가, 불편했었다. 그게 바로 이것이었던 거다. 아까 버스에서 내릴 때까지만 하더라도 그냥 길거리에 지나치던 수많은 ‘옷’중에 하나였던 교복이, 지금은 저승사자의 검은 두루마기처럼 두려웠다. 그리고 그 교복을 입고 등교하는 애들이 한 명씩 한 명씩 내 앞을 지나치면서 멸시와 모멸감이 담긴 눈길로 힐끗거리는 것이다. 나를 점점 옥죄는 붉은 오랏줄이었다.

그 한 달 동안 나를 집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막고 있던 그 공포는 아직도 건재했다.

한 달이라는 시간은 그 공포를, 사람들의 그 눈빛을 잠재우지 못했고 죽이지도 못했다.

나눠주는 노트를 받아가는 그 한순간의 손길마저도, 금방이라도 검지를 치켜세우며 나를 삿대질 할 것처럼 느껴졌다. 학교 앞에서 노트를 나눠주는 나를 저 애들은 뭐라고 생각하고 있을까. 저 애들은 분명히 내가 누군지 알 것이었다. 내가 1년이 넘도록 C를 끊임없이 입으로 손으로 괴롭히고 폭행한 가해자! 라는 그 정체를. 앞에 눈만 제대로 달려 있다면 나를 알아보겠지. 학교 안으로 들어가서 뭐라고 떠들까. 감옥 안 가고 학교 앞에서 홍보 알바하고 있는 나를 뭐라고 씹을까. 한 달 전 그 기사를 찾아내어 댓글을 달까?

당장 이곳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도망치고 싶었다. 집으로 가고 싶었다.

하지만 또 엄마의 모습이 내 손으로 하여금 노트를 나눠주게끔 만드는 것이다. 피해자 부모에게 다녀왔다고 말하면서 엄마는 수면제 몇 알을 한 번에 삼키고는 안방으로 들어갔다. 사람이 집에 있어도 집에서 나는 소리라곤 이불 매트를 바닥에 까는 탁, 하는 소리가 끝이었다. 엄마는 내게 아무 말이 없었다. 나를 쥐어 패면서 미친 듯이 통곡하지도 않았고, 어느 날 갑자기 집을 나가버리지도 않았다. 그런 와중에 불현듯 나는 무서운 생각이 드는 것이었다. 항상 조용한 집안이었지만 어느 날 문득, 더 조용할 때. 엄마가 어디 갔지? 그런 물음표를 잡아끌며 괴상한 생각들을 마구 끄집어내 늘어놓는 것이다. 그러면 나는 방에서 나와 조용히 집안을 둘러보다가, 이불을 뒤척이는 소리에 안심하고 방으로 돌아간다.

설마, 말도 안 되는 생각. 엄마가 나 때문에 죽지는 않을 거야.

4

C가 나타난 건, 등교시간이 거의 끝나갈 무렵이었다. 나는 기계적으로 거의 시선을 회피한 채 애들한테 노트를 나눠주고 있었는데, 벌레 때문에 무심코 돌린 시선이 C를 발견했다. C는 아이들 무리 속에 숨어있었다. 지각하지 않기 위해 좁은 길로 바글바글 몰려드는 아이들 속에 C가 보였다. 흑갈색 정수리가 보였고, 그 아래로 C의 얼굴, 몸, 다리, 그리고 발이 보였다. C는 자신이 떨어질 때 벗어두었던 뉴발란스 워킹화를 신고 있었다. 그건 아마 C의 49재 때 불에 태워졌을 터였다. 그런데 멀쩡히 그 신발은 역시 관 속에 누워 화로에서 잿가루로 변했을 제 주인, C와 함께 나타났다. 나는 잘못 본 것이라 생각하며 한 명이라도 놓치는 일 없이 빠르게 노트를 나눠주기 시작했다. 오히려 이때는 아이들이 고마웠다. 어서어서 빨리 와서 받아가렴, 얘들아. 그래서 어서어서 빨리 저 C를 내 눈 앞에서 묻어주렴.

노트를 건네고, 앞을 보니 C였다.

화들짝 놀란 손이 노트 수십 권을 떨어뜨리고 말았다. 아래 도로까지 나뒹구는 노트들을 나는 재빨리 주워 모으면서 뒤를 자꾸 곁눈질했다. C였어, 분명히 C였어. 하지만 그렇게 아이들 속에서 C를 골라내려던 내 두 눈동자는 번번이 이상하게 쳐다보는 아이들의 눈빛과 마주칠 뿐이었다. 아이들의 웅성거림이 더 거품처럼 보글보글 일었다. 나를 향하던 아이들의 눈길이 점차 많아짐을 느꼈다. 나를 보고 수군거리고 있다, 아이들이. C는 어디 갔지? 아래를 찾아보았다. 뉴발란스 검정색 워킹화를 신은 C의 발을 찾아서. 나는 줍는 것도 멈추고 있었다. 아마, 아이들이 완전히 그 길목에서 사라질 때까지 나는 C를 찾고 있었던 듯했다.

그러나 C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핸드폰을 켰다. 문자가 이십 통쯤 와 있었다. 나는 보지 않아도 누가 보낸 것들인지, 어떤 내용일지를 다 알고 있었다. 한 달이 지나도 하루를 잊어먹는 일 없이 꼬박꼬박 안부문자를 보내는 인간들이니 말이다. 그래도 삭제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그 내용들을 지나칠 수밖에 없었다. 다 똑같았다. 아이들의 OMR카드 뒷면의 서술형 답안을 보는 것 같았다. 똑같은 주제, 말투만 다른 말들. 하지만 나를 욕하고, 내가 세상에서 사라지면 좋겠다는 두 조건을 완벽히 충족시켰으니 다들 만점을 줘야겠지. 짝짝짝.

휴지통을 찾아 누르는 손길이 더뎠다.

책상 앞에 앉았다. 문자로 학원 사람한테 일이 끝났다고 보냈다. 답이 없었다. 오전 10시 반이었다.

C가 어디 있지는 않나, 나는 방 안을 샅샅이 뒤졌다. 다행히 없었다, 나 이외에는.

하지만 학교 앞에서의 불안감과 공포는 오히려 내 방안에서 더 생생하게 발버둥 쳤다. 나는 어떻게 하면 C를 쫓아낼 수 있을까, 다시는 보지 않을 수 있을까, 생각했다. 항상 하던 고민이었지만 이번은 다르리라, 고 나는 한 번 더 생각했다.

그래, 사과가 부족했던 거야. 사람들 말마따나 진심어린 사과가 아니었을 수도 있지. 맞아, 그래서였어. 느닷없는 생각을 그렇게 빠르게 받아들인 나는 되는 대로 펜과 종이를 찾았다. 사과편지를 쓸 것이었다. 상담 선생이 언젠가 했던 말처럼. 진심을 담아 죽은 C에게 정기적으로 편지를 쓰는 건 어떨까?

그런 내 공포를 그대로 잉크와 종이로 다 빼낼 생각이었다. 나는 무작정 C에게, 라고 시작한 뒤 줄줄이 적어내려가기 시작했다. 내가 C에게 했던 모든 짓들에 대해서. C가 죽기 전 유서에 남긴 것만큼이나 자세하게. 말 끝 마다 미안해, 인간으로서 못할 짓을 했어, 죽을 짓이야, 죽어도 할 말이 없어, 라는 마디마디를 덧붙였다. 그건 마치 내가 C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하고 있다는 걸 증명해주는 인증도장쯤 되는 셈이었다. 물속에 머리를 처박은 것, 돈을 빼앗은 것, 시계를 빼앗은 것, 야상과 점퍼를 빼앗은 것, 발길질 한 것, 벨트로 때린 것.......

어느 순간 펜을 내려놓았다.

내가 쓴 편지를 읽어보았다. 거기에는 제대로 마침표도 찍지 못하고 옆으로 도망가기 바쁜 내 죄목들이 줄을 잇고 있었다.

그 단어들은 점차 지면에서 붕 떠올라 내 앞을 떠다니기 시작했다.


학교에서의 C는 말을 못하는 벙어리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조용했다. C와는 3월 2일 처음 알게 되었고, 그 이후로 중간고사가 끝날 때까지 짝꿍이었다. 처음에는 그냥 짝꿍이기도 하니까 몇 마디 건넸다. 어디 중학교 나왔느냐, 1학년 때 몇 반이었느냐, 그런 의례적인 말들. 그런 말에 C 역시 그냥저냥 대꾸했는데, 그때 C의 목소리를 처음 듣게 된 나로서는 상당히 이상하다고 여길 수밖에 없었다. 여자처럼 톤이 높고, 거기다 귀에 앵앵거리는 그런 목소리였다. 듣기 싫은 목소리.

야, 걔 목소리 좆나 특이하던데? 시발 무슨 게이도 아니고 목소리가 왜 그럼?

게인가 보지, 그럼.

미술 한다는 그놈하고 딴 애 한 명이 화장실에서 떠들었다.

걔 너 짝꿍 아니냐? 아까 보니까 둘이 같이 쎄쎄쎄 하던데.

그 애들은 깔깔거리면서 나를 쿡쿡 찔렀다. 그때 나는 그 애들의 말에 별다른 관심을 두지 않았었다.


문 열리는 소리가 났다. 이잉 철컥, 다시 문이 닫힌다. 신발이 툭툭 발에서 벗겨져 바닥에 나자빠지는 소리. 나는 닫혀있던 방문을 조금 열어 밖을 내다보았다. 엄마가 보였다. 소매 끝 보풀이 다 풀린 카디건이 엄마의 뼈다귀 같은 팔 아래 나풀거렸다. 어깨에 멘 핸드백이 소파 위에 툭, 떨어졌다. 잠시 부엌에서 달그락 소리가 나더니, 다시 엄마가 나타나 소파에 털썩 앉는 모습이 보였다. 문틈으로 엄마가 무릎을 가슴에 끌어당기고 그 위에 얼굴과 두 팔을 포개는 것이 보였다.


내가 지금 C를 C로밖에 부르지 못하는 이유, 그 근원은 체육시간에 있었다. 체육시간. 농구를 했었다. 나는 친구들에게 떠밀려 얼떨결에 1조 조장이 되었고, 다른 조 조장들과 가위바위보를 해서 조원들을 뽑아야 했다. 그때 나는 누가 얼마나 운동을 잘하고 못하고를 몰랐기 때문에 대충 안면이 튼 애들만 골랐다. 물론 C도 그 중에 포함되어있었다. 나는 C에게 딱히 누굴 뽑아야 할지 모르겠어서 짝꿍인 널 뽑았다고 했었다. C는 그저 멋쩍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기만 했다.


두 팔에 묻었던 머리를 든 엄마가 내 방 쪽을 돌아보았다. 눈이 마주쳤다. 순간 나는 엄마 지갑에 손을 대려다 걸린 것처럼 화들짝 놀라며 방문을 닫았다.


C는 운동을 못했다. 그냥 못한 것도 아니고, 그냥 싫어서 거의 안 움직이는 수준이었다. 그래도 애들이 힘내라는 듯 움직이라고 말할 때는 좀 움직였지만, 상대편 공이 그대로 우리 코트 안으로 돌진해오는데도 C는 가만히 멀뚱히 서서 우물쭈물하는 것이었다. C는 수비수였다. 단 한 골도 막지 못했다. 남자여자가 섞여 있어서 남자는 세 명밖에 안 됐고, 여자애들은 서로 몰려다니면서 수다 떨기만 바쁘지 제대로 하지도 않는 상황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유일한 수비수나 다름없는 C가 그대로 상대편 골을 매번 허용하니, 나와 나머지 남자애 한 명은 당연히 화가 날 수밖에 없었다. 왜 움직이지도 않는지. 뭘 막으려고 허둥지둥 대는 시늉이라도 해야 할 것 아닌가.

경기종료를 울리는 호루라기 소리에 팀 애들이 다 모였다. 여자애들은 결과에 아랑곳 않고 떠들기 바빴고, C는 어느 새 선수복을 벗어버리고 곱게 개켜 들고 있었다. 나는 물었다. 왜 가만히 있었느냐고. 잘하건 못하건 뛰어야 할 것 아니냐고. 그때 C가 미안하다고 말했는데, 그때의 그 여자 같은 C의 목소리가 그렇게 듣기 싫을 수가 없었다. 그로부터 그런 시간은 매주 두 번, 체육시간마다 계속 되풀이되었다. 오죽하면 다른 팀 애들이 우리 팀과 경기를 할 때면 C를 들먹이면서 좆밥들이라고 설쳐댔겠는가.

체육복을 갈아입는 화장실에서는 C를 뒷담화 하는 말들이 끊임없이 오갔다.

거기다 그 위에, C의 반에서의 모습도 한몫을 더했다. 수업시간마다 C는 불쑥 날아온 선생의 질문에 엉뚱한 대답을 하기 일쑤였고, 그때마다 그 여자 같은 C의 목소리가 곳곳에 비웃음을 싹틔웠다. 그때부터 이미 반 애들은 C를 무시하기 시작했다. 다른 애들하고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쉬는 시간과 점심시간에 C는 항상 자거나 아니면 멍하니 허공을 응시했으니까. 거기다 아무 것도 그냥 하기가 싫은 건지, 체육시간 말고 다른 과목 조별수업 때도 말 한 마디 하지 않고 그저 애들이 하자는 대로 따라갈 뿐이었다.

중간고사가 지나고 난 후에는 C에 대한 아이들의 조롱은 더 노골적이었다.

C의 성적은 최악이었다. 전교 꼴등에 가깝다고 할 수 있으리라. 두 자릿수를 넘지 못하는 과목이 절반이상이고 그나마 제일 높은 과목이 30점이라고, C가 자리를 비웠을 때 몰래 성적표를 훔쳐 본 애가 떠벌리고 다녔다. 그야말로 C는 아무 것도 잘하는 게 없는 무능력자였다. 물론 잘하는 게 없는 애들은 쌔고 쌨지만, 더군다나 C는 썩은 고목 장승처럼 항상 혼자 지내는 아이였다. 아웃사이더라고 하나.


엄마가 다가왔다. 방문이 열렸다. 나는 침대 위에 누워있었다. 오후 두 시쯤 되었을 때였다. 내 옆으로 다가온 엄마가 못하겠다고 말했다. 그건 처음엔 작은 속삭임에 가까웠다. 하지만 그 중얼거림이 말이 되고, 말이 외침이 되고, 그 외침이 울부짖음으로 타들어가는 데는 10초도 안 걸렸다.

“못해! 못하겠다고! 네가 가서 구해와, 이천 만원. 네가 구해오라고!”

갑작스런 엄마의 그런 행동이 낯설었다. 엄마는 제멋대로 뻗은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두 손으로 감싸고 있었다. 그리고 이내 그 손은 다시 얼굴로 향했다. 낮게 들끓는 울음소리가 손가락 틈새로 스멀스멀 배어나오고 있었다.


누구나 그렇게 말하듯, 처음엔 장난이었다. 지극히 단순한 장난. 하지만 자신의 중간고사 성적이 자기 몰래 애들한테 다 알려졌다는 것을 알게 된 C는 아예 반 애들을 적대시하기 시작했다. 떨어진 펜을 주워 달래도 못 들은 척 무반응이었다. 짝꿍이 학생회라 없어서 자신이 가정통신문을 뒤로 넘겨야 하는 데도, 그냥 앞자리 애가 제 책상에 넘기라고 놔둔 그대로 가만두었다. 나는, 그리고 애들은 C에게 장난을 치기 시작했다. 가벼운 장난부터. 시비에 가까운 장난이긴 했지만 말이다. 아무 이유 없이 툭 머리나 어깨를 치고 간다거나 아예 존재 자체를 철저히 무시해버린다거나. 장난이라 하기엔 지나치게 고요한 장난. 수면 위를 건드리지 않고 그 물속에서 요란하게 회오리치는 소용돌이였다.

그것은 ‘장난’이라는 허물을 벗고 점차 제 본모습을 드러냈다. 그것은 우리들 마음속에서 기다랗고 뚱뚱한 몸뚱이를 질질 끌고 나와 C에게로 다가가 C의 몸을 휘감기 시작했다. 그것은 서서히 숨통을 죄였다 풀었다 하면서 C를 갖고 놀았다. 일부러 시비를 걸어서 한바탕 대판 싸웠던 애도 있었다. 거의 협박조로 돈을 빌려가고는 갚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C의 교과서를 숨겨놓거나, 가방을 통째로 교실바닥에 뒤집어 쏟아놓고는 그 위를 애들더러 밟고 지나가라고 하기도 했다.

그 애가 나였다.

재밌었다. 그때마다 C가 여자애 같은 목소리를 빽빽 질러대면서 이렇게 한 사람이 누구냐고 소리치는 게 속이 뻥 뚫릴 정도로 시원했다.


“어쩌다 너 같은....... 망나니 새끼를 낳았는지 모르겠어.”

얼굴을 감싸고 있는 손바닥에 입술이 스치면서 울리는 엄마의 말은, 깊은 고통의 가지를 무성히 치고 있었다. 그 앞에서 나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뇌 주름이 팽팽하게 당겨지며 온 몸의 신경을 자기 스스로 가닥가닥 끊는 것 같았다. 엄마는 말라비틀어진 오래된 변사체처럼 굳어갔다. 나는 이불을 확 젖히고 방 안에서 뛰쳐나갔다. 그래봤자 갈 곳은 집안이었다. 슬리퍼를 끌며 밖으로 나왔다.

밖으로 나온 내게 보이는 건 없었다. 분명 두 눈은 화창한 하늘을 붙잡고 있었지만, 내가 보고 있는 건 나를 테두리 밖으로 완전히 밀어내려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는 세상이었다. 그 애에 대한 원망이 사람들이 여기저기 내 마음속에 던져 놓은 성냥에 옮겨 붙기 시작했다. 나를 집어삼키려는 산불이 순식간에 솟기 시작했다.


C를 불러내서 실컷 팼다. 틀림없어, 나는 확신했다. 믿어 의심치 않았다. sns에 내 가족에 대해 온갖 루머를 퍼뜨리면서 욕한 놈이, C라는 것을. 엄마가 남의 집 파출부 일을 하고 뷔페에서 일을 하면서 빌딩 화장실 청소도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번 돈을 딴 여자랑 바람나서 집 나간 아빠가 다 쓸어간다고도. 나 역시 그런 돈을 흥청망청 노는 데 써버리고 여자친구한테 선물 사주는 걸로 탕진해버린다고 했다. 그게 사실이냐 아니냐는 중요하지 않았다. ‘누가’ 그런 얘기를 했느냐가 중요했고, 그 ‘누가’는 당연히 C로 기정사실화 되었다. 나는 C가 살려달라고 빌 때까지 때리고 때리고 또 때리고 때렸다.


그 미술학원에서 전화가 왔다. 그들은 다짜고짜 내게 돈을 못 주겠다고 했다. 그게 무슨 소리냐고 물었다. 전화를 한 사람이 아침에 봤던 그 사람인지는 몰랐다. 하여간 두 목소리 다 나에 대한 경멸이 가시를 돋치고 있었다.

“학생 때문에 우리 학원이 지금 엄청 욕먹고 있는 거, 알아? 학원 광고하려다가 되레 말아먹게 생겼어.”

그러면서 그놈을 들먹거리는 것이었다. 전화를 건 학원 사람은 그 친구 놈처럼 조용히 반성하면서 지낼 것이지 왜 알바를 하겠다면서 사방팔방을 들쑤시고 다니냐는 말이었다. 자기가 그놈을 혼내주고 왔단다. 나 같은 애를 알바로 써달라고 떼를 썼다면서. 그러고 보니 그런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놈은 벌써 다 보상금을 물어줬으리라는 것. 엄마아빠가 돈이 넘쳐나니까. 근데, 걔가 지금 반성하고 있는 거라고?

“그리고 보니까 노트도 한 권이 아니라 막 세 네 권씩 나눠줬던데, 그러면 안 된다고 말 못 들었어? 어쨌거나 그러니까 돈은 못 줘. 남은 노트 있으면 그거나 놓고 가.”

뭐라고 항변할 새도 없이 전화는 끊겼다. 다시 전화를 걸었지만 음성사서함으로 넘어가라는 여자의 멘트만 흘러나왔다.

학원에 대한 원망보다도, 이게 다 C 때문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리고 그것은 꼭꼭 아래 깊숙이 묻어두었던 분노의 도화선에 올라타 빠르게 불을 피워나갔다. C는 죽어서 내 인생을 사소한 일상생활 조각 하나로 무너뜨리기 시작한 것이다. 어딜 가나 C는 내게서 떠나는 법이 없었다. 내 앞에서 죽은 C는 수많은 사람들의 혓바닥과 눈빛 속에서 부활을 하며 나를 괴롭혔다. 그게 C가 의도한 바였다.

지금 내 앞에, 옥상 난간에 두 발로 버티고 서서 나를 내려다보는 C가 그러했다.

검은색 뉴발란스 워킹화를 신은 C의 발이 나를 향해 까딱거렸다. 나는 쓴 침을 삼켰다.

옥상에서 떨어진 이유. 자살보다도 더한 고통을 내게 심어주고, 내가 죽을 때까지 그것을 조종하면서 나를 파멸로 이리저리 이끌기 위해. 하지만, 왜?

“왜 나한테만 그래? 미술학원에 버젓이 다니면서 엊그저께 미대 실기 입시를 치르고 온 새끼도 있고, 돈이 많아서 보상금 벌써 다 낸 놈도 있어. 아예 해외유학을 떠나서 사람들한테서 잊히려는 인간도 있고. 너한테 제일 심한 짓 했던 놈들은 왜 놔두는 거야? 솔직히 말해서, 시작은 내가 먼저 했지만 널 제일 많이 괴롭혔던 건 내가 아니라 다른 놈들이었어. 반 애들 전체가 그랬으니까. 그런데 왜 너는 유서에 내 이름을 썼지? 왜 내 이름을 수도 없이 언급했어? 반 애들 이름은, 1번부터 35번까지 반 애들 이름은 왜 안 적은 거야? 왜 나만 갖고 그러는 거냐고? 죽으려면 혼자 곱게 죽을 것이지, 왜 산사람을 괴롭히려 들어? 산 사람은 살아야 해. 내가 널 좀 괴롭혔다고 해서, 네가 나한테 이렇게까지 해야 해? 이게 복수라고? 복수? 나는 너를 죽일 생각이 없었지만, 너는 날 죽이려고 하고 있어. 너도 다 알잖아! 나만 잘못한 게 아니야!”

난간 위의 C는 내 말을 들은 척도 안 했다. 그리고는 난간 위를 종종걸음 치며 가버리는 것이었다. 놓칠 수 없었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이 확신처럼 떠올랐다. 지금이 아니면 저 애의 나에 대한 복수를 멈출 기회는 없을 것이었다. 나는 뛰었다. C를 따라 쫓아갔다. 미쳤는지 계단을 세 칸씩 뛰어 올라가며 위로, 위로 계속 날듯이 올라갔다. 뒤에서 날 누가 부르는 것 같았지만 개의치 않았다.

옥상이었다. C가 멈춘 곳은 옥상이었고, 나는 초록색 바닥이 깔린 옥상에 멈춰 섰다. 부풀어진 숨이 폐를 들썩이며 입속을 뜨겁게 메웠다. C는 옥상 난간 가까이 붙어있었다. 주머니 속의 핸드폰이 진동을 울렸다. 꺼내서 보았다.

발신자 번호 표시제한.

‘알바 할 시간에 가서 쳐 뒤지기나 해라, 쓰레기 새끼야.’

발신자 번호 표시제한.

‘얼굴 팔린 거 존나 아무렇지도 않나 보넼ㅋㅋㅋ 어쨌든 인생 로그아웃 ㅅㄱ’

C는 뒷모습만을 내보이고 있었다. C의 반팔 소매 아래 드러난 팔에는 담뱃불로 지진 흉터가 수두룩했다. 시퍼런 멍 자국도 물방울무늬처럼 살결에 드리우고 있었다. 확 끼쳐오는 두려움, 섬뜩함이 나를 정신 차리게 만들었다. 여긴 옥상이다. 내가 왜 옥상엘 왔지?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나는, 성큼성큼 난간 가까이 다가갔다. C는 뒷모습을 내보인 채 그대로 꼼짝 않고 있었다. 고개가 앞으로 덜그럭 숙여졌다. 나는 C의 옆에 섰다. C는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아래, 70미터 아래에는 떨어질 누군가의 피를 빨아먹으려고 기다리고 있는 검은 아스팔트 밖에 없었다.

설마.

그래, C는 기어코 나를 죽이려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나를 홀려서 옥상으로 오게 만든 것이었다. 그런 거지? 나는 C에게 소리쳤다. C는 대답이 없었다.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는, 절망과 공포로만 꽉꽉 쑤셔 채워진 C의 두 눈동자가 한순간 흔들렸다.

그리고는 이내 C는 앞으로 떨어지면서 허공에서 흩어져버렸다.

나는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떨어진 사람은 없었다. 난간의 차고 딱딱한 느낌이 그대로 손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나는 다시 내려왔다. 얼마만큼이나 오랫동안 옥상에 있었는지는 몰랐다. 그저 엄마가 없어진 나를 찾아 경찰에 신고했고, 집으로 온 나를 보고 울면서 맞았다는 것 외에는. 집에 돌아온 나를 확인한 경찰은 “저런 애가 그렇게 쉽게 죽을 리가 있나?” 뇌까리며 나갔다. 나는 그대로 멍하니, 한참을 엄마의 눈물에 잠기다가 벗어났다.

나는 그대로 멍하니, 침대 속으로 들어갔다.

생각할 게 없었다. 생각나는 게 없었다.

불 꺼진 방안에는 꼭 C가 찾아와 금방이라도 나를 죽일 것 같았지만, 그것조차 아무런 감정을 불러일으키지 못했다.

나는 침대 위에 웅크리고 누웠다.

내일 그놈이 다니는 미술학원에 가야겠다고 생각한다.

못 받은 돈을 받으러 갈 것이었다. 하루 해봤자 만원이나 될까 모르지만.

혹시나 해서, 나는 C의 대답을 들을까봐 숨을 죽였다.

하지만 들리는 것은 끊임없이 울리는 핸드폰 진동 소리가 전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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