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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사슴뿔

2015.07.14 00:2807.14

사슴뿔

 



 

폭설이 내리는 밤, 등에 장총을 맨 노인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구석에서 램프에 불을 붙이려던 나는 동작을 멈추고 노인을 쳐다보았다. 방은 어두웠고, 노인은 아직 눈이 어둠에 익숙해지지 않은 듯 한동안 눈살을 찌푸린 채로 문가에 서 있었다. 내가 집 안에 있다는 것도 모르는 모양이었다. 나는 그의 등 뒤에 매달린 총을 응시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인기척을 들은 노인은-아무래도 폐가처럼 보였는지 안에 사람이 있을 거란 생각은 안 했던 모양이었다-화들짝 놀라 내 쪽으로 고개를 홱 돌렸다. 시선이 마주쳤다. 나는 말을 건넸다. 이봐요, 라는 말에 노인은 나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나는 말을 이었다. 기차 연착돼서 온 겁니까?


노인은 그 말에 긍정도 부정도 않고 그저 재밌는 농담을 들은 것처럼 껄껄거리며 웃었다. 나는 얼마간 무시 당한 기분이라 몇 마디 덧붙이려는데, 노인이 먼저 말했다. 자네도 집 주인은 아닌가보네? 그러면 상관 없겠구만. 노인은 제멋대로 말하고는 나에게 더 이상 관심 없다는 듯 시선을 돌렸다. 한쪽 구석에 놓인 낡은 나무 의자에 몸을 털썩 내려놓고, 등에 매어둔 장총을 무릎에 기대놓았다. 왼손으로 허리끈 주머니를 뒤져 쭈그러진 담뱃갑을 꺼냈다. 나는 노인이 담배를 입에 물고 불 붙이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그가 유별나게 해로운 사람은 아닐 것이라고 판단내리고 다시 내가 하던 일로 돌아갔다. 불 붙은 램프를 탁자 위에 올려두고 공책을 펼쳤다. 점검해야 할 목록들이 아직 남아 있었다. 내일 아침 기차를 타기 전에는 모든 계획에 확신이 들어야 했다. 그것은 내가 수년간 일해온 방식이었고, 나는 어떤 부분에서는 상당한 원칙주의자였다.


자네도 내일 열차 타고 고원 쪽으로 가나?”


노인이 그 말을 하기 전까지 나는 그가 나를 주의깊게 지켜보고 있다는 것도 인지하지 못했다. 나는 공책에서 시선을 떼고 노인을 건너다보았다. 노인의 몸은 방 구석의 어둠에 파묻혀 알아보기 힘들었다. 빨갛게 타들어가는 담배의 끝 부분만 어둠 속에서 빛나고 있었다. 해서 어떤 표정을 하고 있는지 보이지도 없는 노인이, 나도 같은 기차를 타, 아마 우린 당분간 함께 일할 거 같군, 이라고 말했을 때 나는 호기심이 들 수밖에 없었다. 나는 그의 모습을 보다 또렷하게 보려고 실눈을 떴지만 두드러지는 형상은 그의 무릎 옆에 놓여 있는 장총뿐이었다.


나는 말했다.


당신 사냥꾼인가요? 사수?”


총도 총이지만 아무래도 연구자의 행색은 아닌 것 같아서 건넨 말이었다. 내 예감대로 노인은 고개를 끄덕였고-역시 잘 보이지 않았지만 담뱃불이 위아래로 흔들리는 모습에서 알 수 있었다-그는 내 짐꾸러미를 턱짓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자네는 관리인인가보군. 들어올 때부터 알아봤지.”


노인의 말투에서는 약간 거들먹거리는 투가 느껴졌다. 노인은 자리에서 일어나 내 쪽으로 걸어왔다. 관리인. 내 직업을 부르는 말은 다양했다. 누군가는 관리인으로, 누군가는 짐꾼이라고도 불렀고, 매끈한 단어 갖다 붙이기 좋아하는 연구자들은 나를 탐사보조사따위로 부르기도 했다. 어떻게 부르건 그 다양한 명칭에서 알 수 있는 점은 내 직업이 타인을 보조하는 일이란 것이다.


그리고 타인을 보조한다는 점에서는 노인의 직업도 마찬가지였다. 노인은 이제 내 근처 의자에 걸터앉아 램프 불빛에 그 생김새를 드러냈다. 반죽을 떼어붙인 듯 뭉툭한 코와 매섭게 휘어진 눈매는 묘한 조화를 이루었다. 백발이지만 숱은 무성한 머리칼이 인상적이었다. 노인은 머리칼을 이마 위로 몇 차례 쓸어넘겼다. 장총을 집어들고 노리쇄를 손보는 손놀림은 잽싸긴 했으나 어딘가 불안해보였다. 나는 내 불안감의 이유가 노인에 대한 편견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사람이 늙으면 둔하고 약해진다는 점은 사실이라는 것을 상기했다. 나는 지난 탐사에서 형편없는 사냥꾼 때문에 목숨이 반쪽날 뻔했기 때문에 동행할 사냥꾼의 자질에 대해 민감할 수밖에 없었다.


한 달 전이었다. 늑대를 그렇게 가까이에서 본 것은 처음이었는데-그리고 그것이 마지막이기를 바란다-늑대란 동물이 그 정도로 근육질이고 거대하다는 점은 그 혼란한 현장에서도 상당히 충격적이었다. 당시 탐사팀의 사냥꾼은 능력 있긴 했지만 지나치게 자비로운 사람이었다. 아니, 생명을 겨냥해 사격하는 일에 자비롭다라는 수식이 어울리지 않는다면, 자신의 능력을 과신했다고 해야 할까. 그는 달려오는 늑대를 죽이려 하지 않고 최대한 겁만 줘서 쫓아내려고 했다. 그것은 첫째로 사냥꾼의 신념이라기에는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 그의 생명 존중신조 때문이었으며, 둘째로는 늑대들은 복수심이 강해서 동료가 죽으면 그 살해자를 절대 놓치지 않는다라는 그의 믿음 때문이었다. 이 믿음에 과학적인 근거가 있는지 어떤지 나는 모르지만, 만약 사실이라면 늑대 한 무리를 한꺼번에 상대할 자신이 없는 사람은 사냥꾼의 자질이 없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다시 말하지만 늑대를 가까이에서 마주치는 경험은 다시 겪고 싶지 않기 때문에.


그 때의 연구자들은 고원의 나무 둥치에서 무언가를 채취해 머나먼 과거의 흔적을 추론해내겠다는 목표로 온 사람들이었다. 연구자들이 목숨 걸고 추구하는 그 과학이란 것이 나에게는 아직 잠에서 덜 깬 사람의 헛소리처럼 느껴졌다. 나는 그들이 하는 일에는 도통 관심이 없었지만 어쨌든 그들이 척박한 환경에서 며칠간 숙식하며 연구를 진행할 때 생활을 보조하는 것이 나의 일이었다. 연구자들이 온종일 나무 뿌리에 머리를 처박고 있는 동안 나는 지낼 곳과 음식을 마련했고, 그들이 연구에 몰두한 나머지 현장에서 밤을 새겠다고 할 때는 텐트를 치고 불을 피웠다.


늑대의 습격을 받은 것도 그런 날이었다. 그 날은 보슬비가 내리는 데다가     바람도 많이 불어서 나는 아무래도 오늘 현장에서 밤샘하는 건 좋은 생각이 아니라고 말했다. 게다가 연구자 중의 한 명은 나뭇가지에 긁혀 다리에 상처가 난 상태였다. 응급처치를 해 놓았지만 조금만 잘못 움직이면 피가 흘렀다. 하지만 연구자들은, 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그들 중에 우두머리 역할을 하는 김 교수’-그의 주변을 위성처럼 맴도는 학생들이 그를 그렇게 불렀다-는 재수 없게 고집이 센 사람이었다. 그는 조곤조곤한 말투로 나를 설득하려 들었다. 비슷한 종류의 학자들을 한둘 경험한 게 아닌 나로서는 그런 타이르는 말투가 겉으로는 점잖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상대를 자신보다 낮은 존재로 여기는 사람 특유의 습관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 나는 내가 무슨 말을 하든 그들의 고집을 꺾을 수 없으리란 것을 알고 사냥꾼을 쳐다보았다. 나는 그가 연구자들을 설득해주기를 바랐다. 가령 비가 오는 날에는 피 냄새를 비롯한 체취가 더 잘 퍼지므로 야생동물들을 자극하기 쉽다는 등의 말을 해서. 하지만 사냥꾼은 생명 존중이라는 신조에 걸맞게 타인의 멍청한 의견에도 상당한 존중을 표했다. 그쯤 되자 나는 포기하고 텐트를 펴기 시작했다.


텐트가 완성되고 얼마 후 나는 음식을 만들고, 다리를 다친 연구자는 환부에 거즈를 갈던 중이었다. 사냥꾼은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며 우리에게 조용히 하라는 수신호를 보냈다. 나는 냄비를 휘젓던 국자를 멈추었고, 연구자들은 겁먹은 표정으로 사냥꾼을 올려다보았다. 그는 나로서는 들을 수 없는 어떤 소리에 귀를 기울이다가 잽싸게 어딘가를 조준했다. 잠시 뒤 어둠 속에서 어떤 네 발 짐승의 형체가 튀어오는 것이 보였다. 누군가가 숨을 짧게 쉬는 소리와 동시에 총성이 울렸다. 연구자들은 상황 자체보다는 큰 소리에 놀란 듯 비명을 질렀다. 하지만 늑대는 맞지 않았다. 더 빠른 속도로 가까워지는 늑대를 향해 사냥꾼은 한 번 더 총알을 쏘았다. 가까스로 비껴나갔는지 늑대는 발을 불에 덴 것처럼 펄쩍 뛰더니 옆의 덤불로 사라졌다. 총성은 메아리가 되었다가 곧 멎었다. 정적. 그렇게 긴장의 순간이 지나가고, 그러게 그냥 돌아가자고 안 했습니까? 라고 따져물을 정도로 심정이 안정되었을 때 늑대는 다시 튀어나왔다. 바로 옆의 덤불에서. 다리 다친 연구자가 허벅지를 물렸다.


워낙 충격적인 경험이어서인지 그 후의 일은 또렷하게는 기억나지 않는다. 그저 정신 없는 이미지들이 앞뒤 없이 뒤섞여 머릿속에 남아 있는 듯하다. 늑대와 연구자가 뒤엉켜 있자 함부로 총을 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사냥꾼은 게머리판으로 늑대의 머리를 수차례 내려쳤다. 피를 줄줄 흘리며 숲을 빠져나오는 일은 긴장의 연속이었다. 언제든 피 냄새를 맡고 맹수가 튀어나올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 날 이후 연구는 종료되었고, 다들 목숨은 붙어 있으니 금전적인 보상에 대해 법적 싸움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돈이야 어쨌건 내 최대 관심사는 다른 것이었다. 그로부터 한 달이 지나 이번 일을 준비하던 날부터 기차를 타고 여기에 올 때까지 나는 계속 대동할 사냥꾼에 대해 걱정하고 있었다. 지금 내 앞에 앉아서 총구를 손질하고 있는 이 노인은 과연 얼마나 쓸 만한가?


총은 언제부터 쐈습니까?”


나는 노인의 주름진 손에 시선을 둔 채로 물었다. 노인은 총을 손질하던 자세 그대로 눈만 치켜떠서 나를 쳐다보았다. 노인은 눈알을 굴리며 내 표정을 살피더니 내 생각을 간파한 것처럼 피식 웃었다. , 나 때문에 갑자기 뭔가 불안해지기 시작했나? 노인의 말에 나는 멋쩍은 기분이 되었지만, 나로서는 걱정하는 게 당연하다는 것을 말하기 위해 지난 탐사에서의 사건을 노인에게 이야기했다. 노인은 진지한 표정으로 가끔씩 고개까지 끄덕이며 내 말을 경청했다. 이야기가 끝나자 그는 짧게 한 마디로 대답했다.


오만해서 그래.”


누구 말입니까?”


자네 죽일 뻔한 그 사냥꾼.”


노인은 손질을 끝낸 듯 총을 옆에 내려놓았다. 손을 몇 번 털면서, 내가 한창 현역일 때 말야, 라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훈련병 하나를 총살한 적이 있어. 보초 둘을 칼로 찔러 죽이고 탈영한 놈이었지. 사람이란 게 물렁물렁한 거 같지만, 칼로 죽이려면 정말 여간 수고가 아니거든? 훈련도 제대로 안 받은 새파란 놈이 두 명을 찔러 제끼려면 제정신이 아니어야 돼. 그렇게 제정신이 아닌 놈이니 그 외딴 군부대에서 탈영을 했겠지. 제정신이었다면 주변에 민가가 거의 없는 곳에서 그런 식으로 도망칠 수 있다고는 믿지 않을 거니까.


내가 직접 무장하고 부대 동원해서 수색 나갔어. 사람 죽일 만큼 독한 놈이었지만, 도망친다는 게 독기만으로는 안 되는 거라 금방 잡혔지. 총구를 들이미는데 그 앞에서 대검 꼬나들고 날뛰더라구. 발치에 몇 발 쏘니까 주저앉아서 살려달라고 빌더군. 총살은 말야, 탈영 때문에 한 게 아니야. 사람을 둘이나 죽이고 나갔으니까 총살을 할 수밖에 없었던 거지. 그래야 다시는 그런 일이 안 생기거든. 묶어놓고 그 놈을 죽인 후에는 내가 복무하던 동안 탈영병은 더 없었다. 누가 죽는 일도 더 이상은 없었지.


아무도 죽이지 않고 누굴 살린다는 건 다 헛소리야, 그건 오만한 생각이지, 라고 노인은 말을 맺었다. 평소였다면 몇 마디 반박하고 싶을 이야기였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랐다. 맹수가 날뛰는 곳의 길동무를 고르라면 당연히 천사보다는 냉혈한이 나은 법이었다. 그리고 나는 경험상 타인의 가치관에 간섭하는 일에 회의적이었다. 어떤 이유로든 위험한 오지에 스스로를 내던지는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에 확신을 가지고 사는 편이었다. 서로 타협할 수 없다면 차라리 소통을 포기하고 당장 할 일에만 집중하는 것이 충돌을 피하는 길이었다. 그렇게 생각하던 중, 노인은 다른 말을 꺼냈다. 그런데 말이지,


우리가 돕는 이 연구라는 게 좀 이상한 일이라는 생각 안 드나?”


글쎄, 총살보다야.”


나는 농조로 말을 건넸다. 노인은 껄걸 웃고는 말을 이었다.


당장 도움되는 일도 아닌데, 그렇지 않나? 이번엔 한참 옛날에 살던 사슴의 화석을 캐러 간다는군. 그 사람들 궁금증이라는 게 뭐라고 목숨까지 거는 건지.”


그러는 당신은 왜 그 사람들 옆에서 일합니까? 목숨까지 걸고.”


노인은 날카로운 눈매를 치켜올렸다. 질문에 대한 답은 하지 않았다. 하긴, 하고 혼잣말하며 총신을 쓰다듬기 시작했다. 나는 노인의 침묵 뒤에 매몰되어 있을 그의 인생을 상상해보았다. 직책 높은 군인이었을 그가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 군에서는 은퇴한 것인지. 아니라면 어떤 사고로 인해 그만둘 수밖에 없었을지. 가족은 있는지. 짐승을 쏘는 일과 사람을 겨냥하는 것은 어디가 다른지. 등등. 궁금한 점은 많았지만 나는 한 마디도 묻지 않았다. 어차피 노인의 생은 나와 전혀 다른 궤적을 타고 진행되어 왔을 것이며, 나는 노인의 이야기를 들어봐야 공감할 수 없을 것이 분명했다. 그것은 반대 경우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내가 왜 이 일을 시작하게 되었는지. 왜 집을 나왔는지. 그리고 이곳은 원래 사람이 사는 마을이었고, 내가 유년기를 보낸 곳이며, 지금은 폐가가 된 이 집이 내가 어릴 때 살았던 곳이라는 등의 이야기를 해봐야 아무도 공감할 수 없을 것이다. 당연한 일이었다. 서로 타협할 수 없는 생은 개별적으로 존재하는 편이 마땅했다. 노인과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당장의 일에 임하는 것뿐이었다. 폭설로 인해 연착된 기차가 다시 운행하기 시작하면, 내일 아침에 고원으로 향하는 것.


창 밖에는 눈발이 잦아들고 있었다.




(200*34)


qkrrbals1000@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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