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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미궁(迷宮) 여명(黎明)

2006.10.21 21:3010.21

단편>>미궁(迷宮) 여명(黎明)

세상은 끊임없이 무의미한 행위를 반복해 나간다.
생성 진화 소멸 생성 진화 소멸
'나'는 그 속에 속해 있지만.. 그러지 않으려 한다.
'나'는 숨을 쉬고 나를 느낀다.
'나'는 꿈을 꾼다.
'나'는 싸우려 한다.. 그 모든 것들과 함께 그 모두를 향해...
세상이 모두 거짓이라 하여도 '나'는 살아 있다.
ㅡ이라는 것을 지니고 살아간다.

그리고 세상은
사실
의미 없는 벽돌로 이루어진
미궁일 따름이다.

아직 '우리'는 미궁의 끝을 보지 못했다.
그래서 여전히 싸우고 있다.
어느 날 문득 눈을 감았다 뜨면, 나는 '나'가 아니고
눈을 감고 다시 눈을 떠 보면

여전히 미궁 속이다.
                                  시작하며. 이야기의 주제가 있는 詩 하나.





  

엄청나게 밝은 빛이 나의 꼭 감은 두 눈의 바늘 눈 같은 그 작은 틈 사이로 들어와서 나의 시신경을 자극한다. 이게 도대체 몇 럭스인지 잠시 생각해 본다. 그러나 어떤 교육기관에서도 인간의 감각기관으로 빛의 밝기를 측정하는 법을 가르쳐 주지 않고 당연히 자신도 그 방법을 모른다는 사실을 떠올리면서, 그저 책 읽는데 에는 참 좋을 것이라는 생각만 유지하고 있다. 지금 나는……. 숨은 쉬고 있고……. 맥박은 요동치고 있다.
  
가만히 내 몸에 대하여 생각해 본다. 지금 나는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다, 그저 시신경을 자극하는 아주 밝은 빛에 대해서만 인식하고 있을 뿐이다. 내 몸 자체를 느낄 수는 있지만, 작은 바람 한 점도……. 몸에 닿아 있을 옷이나 다른 물건에 대해서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다. 눈도 떠 지지 않는다. 마비증상인가. 내가. 마비된 것일까. 그렇지만 마비와는 다른 것 같다. 분명.

순간 내 몸이 나에게 반응하기 시작했다. 적혈구가 열심히 온 몸으로 산소를 공급하는 것이 느껴지는 듯하다. 그리고 몸에 느낌이, 감각들이 모두 살아나기 시작했다. 나는 아직 살아 있는 모양이다. 스르르. 마치 실로 꽤 메어 둔 것 마냥 떠지지 않던 내 눈이 떠지려 하고 있다. 하지만 그 과정은 그리 쉽지만은 않다. 안 쓰던 근육을 쓰는 느낌이다……. 오랫동안 뇌사로 판정된 사람이, 그러니깐 일정기간 근육을 사용하지 않으면, 근육이 괴사한다고 했던가?

그리고 그것이 사실인 마냥 내 몸은 내 의지의 통제권에서 벗어나려고 하고 있다. 마치 오랫동안 활동을 하지 않았던 마비환자의 몸처럼 내 몸은 갑작스런 움직임에 크게 저항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몸 상태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사유였고, 나는 다시 사유라는 바다에 빠지려 하고 있었다. 그러나 하나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아마도 나의 표면 의식이 잠재의식으로 빠지려 하는 나라는 존재를 붙잡으려 하는 것 같다.

우스운 일이다. 표면의식도 잠재의식도 나에 불과할 테데. 그저 그런 느낌을 따름인 것일까. 어쨌든 그 목소리는 지금 내가 위치한 장소에 대한 의문을 품게 하였다. 마치 무중력 공간에 있는 느낌일까. 어머니 자궁 속에서 느끼는 기분일까. 무엇이 되었든 처음 느껴보는 기분인 것은 분명하다. 아니, 이제야 자기 인식을 하고 있으니 나는 그냥 갓 태어난 신생아인가? 하지만 이런 사유를 신생아가 할 리가 없는데, 역시 태아상태에서는 전생의 기억을 유지한다는 가설이 사실인건가? 그리고, 자아를 잃었고, 이제 점점 전생은 지워 지고 있다는 건가?

그러나……. 조금씩. 의식이 돌아오고 있다. 그보다. 그보다. 다시, 나는 무엇인가? 웃기는 일이다. 기억상실증?? 그런 것이 아니다 마치 사춘기 청소년이 느낄법한 자의식에 대한 의문이 내 뇌리에서 머물고 있다. 그리고 나서야 이제 내 상태에 대해서 의문을 가지기 시작한다. 어쩌면 완전히 열린 눈으로 들어와 시신경을 자극하는 밖의 정세도 높은 정보들이 그러한 의문을 해결해 주리라 믿고 눈을 뜨려 해도 소용이 없다.

교통사고를 당했을까. 아니면 이건 꿈이 아닐까. 뭐 다른 이유라도 상관이 없다. 무엇보다 나는 모든 것이 죽어 있는 것 같은 이 고요 속에서 매우 편안하다. 그것으로 족한 것은. 혹 아닐까. 나는 살아 있으나 죽은 듯 편안하니 나는 살아있는 것일까? 죽은 자가 산 자처럼 걸어 다닌다고 그가 살아 있는 것일까? 사유가 계속된다.

계속되어도,
알 수가 없다. 제한된 정보라는 한계와 마주친 것이다. 그리고...

ㅡ퍽.

둔탁한 충격음과 고통이 왼 옆구리로 부터 발생하였다. 아주, 내장이 하나, 하나 모두 다 끊어 질 듯이 아프다. 고통이 너무 강해서, 너무나도 강해서, 이제야 찾은 나의 정신을 잠시간 놓을 뻔했다. 하지만 간신히, 꺼져 가는 정신이라는 불을 다시.. 지피면서,

"이 새끼야! 안 일어나?"

매우 날카로운 인간 남성의 목소리가 들린다. 듣기 싫은 목소리이다. 매우, 듣기가 싫은 ㅡ 이다. 그렇지만, 나는 지금, 귀를 막을 수조차 없다. 왜냐하면, 아니, 나는 방금 전 까지만 해도, 이러지 않았는데, 그런데, 그렇다. 좀 전 까지는 나는 실체가 없는 의지의 덩어리, 그리고 지금에는 물질계에 내 몸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 나는 이제야 실체화 한 것이다.

순간 실제가 된 내 몸에 한차례 더 충격이 가해진다. 같은 부위이다. 시신경으로 내 주위의 모습이 인지된다. 다만, 아픔으로 인하여, 나는 얼굴을 찌푸리면서 그 시신경으로 보이는 광경을 조금 축소할 수밖에 없었다. 반항을? 그러나 나는, 묶여 있었다. 그리고 한 남자. 남자. 그는 나를 마치 벌레를 보듯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곤 입을 열어 말했다.

"맥이 주고 재워주면, 그 값은 해야 할 거 아니냐!! 이 밥버러지야!!"

그리고 다시 충격이,

ㅡ퍽

다시 찾아오는 충격에 정신이 아득해 진다. 연이어 충격이 찾아 들고, 나는 내 몸의 통제권을 찾으면서, 그리고 이내 곧, 나는 나의 뇌세포를 통하여 상황을 분석하였고, 그것은 나에게 하나의 결론을 알려주었다. 그것은, 나는 저 남자 보다 신분이 낮은,. 그렇다, 나는..

"난 노예였지"

잠시간의 중얼거림, 그 순간에도 아픔이라는 느낌은 여전히 내 몸을 자극한다. 하지만 방금 전의 사유는……. 뭔가 내가 알지 못한 기억이 마구 솟아 나오는 듯한, 본래 이 몸을 가진 사람의 기억인 듯하였다. 그렇지만, 문득. 또 '노예는 사람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면서, 노예는, 그럼, 존재의 가치는 어디에 있다는 건가. 아니 웃기는 이야기이군, 존재의 가치라. 생명이란 것의 존재 가치는 어디에 있다고 말할 것인가. 웃기는 이야기에 지나지 않는다는 말이다. 하지만은.

그러면서 '너희들이 심장이 있듯 우리 노예에게도 있고, 너희들이 뇌를 통하여 사고하듯 우리도 그렇게 사고하고. 그리고, 그렇게 그런. 그리고' 그래, 다를 게 무엇인가. 적어도 생명이라면, 인간이라면 가져야 할 그것.

그리고. ' ㅡ. ㅡ, 너희를 싫어 할 줄 아는 ㅡ이 나에게 있다.'

그러고는. 내게는 반발의식이 형성되는데. 그리고 이러한 사유 중에도 나에게 충격은, 그의 발길질은 계속되었다. 그러나 충격 가운데, 나의 사지를 속박하던 끈이 무슨 이유에서인지는 몰라도 풀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아마도 충격에 의해서 일 것임에 분명한 그 사실을 발길질하던 이는 몰랐다, 그리고 연이어서 사내의 발이 복부로 날아오는 것을 막고, 그간의 노동으로 단련된 나의 악력으로 그의 발을 잡아서 넘어뜨리고.. 나는 재빨리 일어나서 그의 목을 세게 밟는다.

"케..케 켁"

그의 신음소리가, 들린다. 귀에 매우 거슬린다. 듣기 싫은 소리이다. 그도 그러한 이유로 나에게 많은 폭력을 가했었다. 그런 기억이 나에게 전해져 온다. 그래서 나는 발에 힘을 더 준다. 쾌감이 온 몸을 감싼다. 그렇지만, 이걸로 좋은 것일까. 이러면 나는 곧 누군가에게 잡혀 죽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지만, 다시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나는 이 몸의 통제력을 잃었고, 나 아닌 누군가가. 있다.

"잘 들어라. 너와 나는 피부색이 다르고 경험도 다르고 그 가진 지식의 양도 다르다. 그러나 네가 나를 싫어하듯 나도 너를 싫어할 줄 알며, 언젠가는 자유라는 상태로 나아가길 원하는 '희망'을 가진 '사람'이다."

갑자기 내 의지와 관계없이 말이 나갔다. 나는 '나'가 아닌 것인가? 그리고 '그것이 사람인가?" 내 몸은 이제 완전히 내 의지를 벗어나 행동하기 시작했다. 긴긴 여행길이었다. '나' 내 의지를 벗어난, 그래서 '나'는..혹은 '그'는 외친다. 노예해방을 부르짖다 화형을 당하는 그 순간. 바로 그 순간. ‘나’였던 그가 외친다.

"내 몸을 불태워도, 내 ㅡ은 타지 않을 것이다. 그것으로 나는 살아남을 것이다. 나는 영원이고 불사이니 너희들 말처럼 이단인 것이다. 그리고 내가 옳았다는 것을 알게 되겠지 너희는. 크..크하하하하!!"


호탕하다기 보다는, 비웃음 이라기보다는, 슬픈 웃음소리가 허공을 가르며 불속으로 사그라져 들었다. 사람들은 멍하니 지켜보고만 있다. 나 역시 3인칭 화 되어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저 이는 몸은 죽었으되 ㅡ이 살아있다고 하여 자신은 죽지 않음을 역설하였다. 그는ㅡ 본래 저 이와 함께 존재하던, 어쩌면 내가 기생하고 있었겠지만, 아무래도 좋은, 그럼 내가 죽은 것 일까나. 하지만 나는 분명 '별개'의 존재인 것이다. 그렇다면 .. 나 역시 누군가가 남긴 사유이거나 의지의 일부일가. 그와 같이. 그.. 것은.

ㅡ 쿵. 채 사유가 다 끝나기도 전에 내 몸은 다시 실체화 되고 내동그려쳐 졌다. 아까와는 확연하게 다른 강한 충격이었다.

"카린, 괜찮아?"

하얀 로브에 ㅡ 때가 많이 타기는 했지만, 적어도 이전에는 하얀 로브였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는 로브를 입은 여자 마법사가 나에게 묻는다. 매우 친숙한 목소리이다. 아니 그 이전에, 저 여성이 마법사라는 것을 나는 어떻게 알고 있는, 그런 생각을 채 끝나기도 전에 나의 실체화 된 몸에 대한 통제력은 사라져 버리고,

"나..? 아, 뭐 괜찮다고 하기에는 거리가 조금 있군.. 하..하"

내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는 말이 튀어 나온다. 저번과는, 또 다른 경우인가? 순간, 엄청나게 커다란 고통이 엄습한다. '나'는, 카린이라고 불린 자아의 인도에 따라, 주위의 어떤 고대 유적의 기둥에 기댄다. 그렇다. 이곳은 고대의 유적이라는 정보가 나에게 흘러오고 있다. 이번에도, 그의 잠재의식 속에 동화되어 그의 일생을 지켜봐야 하는 것일까?

"커억"

내 몸이 피를 토해 낸다. 한 움큼이나..

"카린, 폐를 다쳤군!"

어떤,ㅡ 중년의 목소리.. 검은 갑옷을 입은 이..아니 저게 갑옷인가? 할 만한 신기한 형태의, 그리고 그는...

"카린을 남겨 두고 후퇴한다, 그는 텔레포ㅡ 를 할 수가 없다."

그는 이 무리의 리더인가. 지도자 형의 사람인가. 그의 목소리는 중후한, 그렇기에 더욱 설득력 있는 그런 목소리였다.
그나저나, 아까도 그렇고, 이 자아의, 이 실체화 된 몸의 이름은 카린인가. 그리고.. 다쳤다고 하는 것은.. 심각하다는 듯 한 저 여성의 표정이나  다시.. 다시 죽는 건가? 그럼 나는 다시 또 어디론가 날아가서, 다시.. 동화.. 내 상태를 물어 보던 여자 마법사가 나를 애처로운 모습으로 쳐다본다. 주위의 다른 사람이 그녀에게 뭐라고 말하고, 그들은 어떠한 대형을 유지하면서 움직인다. 다시 그녀가 나를 돌아보았다. 나는, 왠지 모르게 웃어야 한다고 생각하고는 얼굴 근육에 힘을 주다가, 맥없이.. 맥없이.. 그녀가 다시 고개를 돌렸다.

힘이 빠진다.. 힘이.. 미소조차 짓기 힘들 정도로, 피곤하고, 그저 눈이 감기고 있다. 그저. 폐를 다쳤다고, 그가 말했었다. 그 때문인가? 아니다. 아니라고 나라는 몸의 뇌세포가 정보를 전달하고, 그래, 나라는 또 하나의 인격은 그것을 훔쳐보고 있다, 아니, 동시에 느끼고 있다는 것일까. 생생한 꿈을 꾸듯 ㅡ 그리고 나를 버리고 간다던 그가 나에게 천천히 다가왔다. 무슨.. 그리고 그가 나에게 속삭이듯이 말했다.

"눈치.. 챘겠지.. 자넨 우수한 대원이었..지.. 그래. 자네는 '적'에게 '중독'되었네. 이젠 살아남은 인류의 천적으로 다시 태어나겠지.. 하지만 나는 자넬 죽일 순 없네. 그렇다고 내게 너를 살릴 수 있는 힘도 없지,. 훗 자넨 '인류의 적'이 되더라도 좋은 적이 될 지도 몰라"

나는 그 후의 대답을 알고 있다.

"좋은 적은....죽..죽은.. 적"

나는 나의, 또 다른 나의 이성의 고리가 곧 끊겨 지리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니 이미 끊겨졌지만, ㅡ 나로 인해 버티고 있었던 것일 지도 모른다. 중요한 것은, 나는 경고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변이는, 그 순간 자체로도 위험한 것이다. 그렇게 내 몸이 반응하고 있다.

"더.. 이상 버틸 수가, 없...어... 어서.."

내 말이 끝나기 전에, 인류 생존자 연합 제 3지구 4구역 경비소대는 사라졌다. 작은, 아니 큰 빛인가? 시신경이 변이되면서, 정확하게 인식할 수가 없었다. 마법이라.. 텔레포 ㅡ 라. .대단한 것이었다.. 그리고.. 나는 곧 새로운 '적'으로 다시…….

나는 다시 허상화 되었다. 육신에 기생한 것이 아니라, 좀 전의 카린이라고 불린 자아, 그 영혼에 나는 기생하고 있어서 였기 때문일까? 하지만, 모르겠다. 그리고 나는 좀 전까지 나와 같이 행동하고 사유하던 존재의 변화를 지켜보고 있었다. 아니, 이것도 느끼는 것일까? 마치 세상과 하나가 된 듯 한 기분으로, '변이'를 지켜보고 있었다.

그는, 아니 그것은 곧 번데기가 되었다. 땅에서 올라오는 검붉은, 그 이상한 알 수 없는 물질로 둘러싸이다가 곧 번데기가 된 것이다. 그의 주변에 있던 모든 유기물들이 그를 감싼 것이다. 그리고, 번데기는, 마치 정육점에 걸린 고기 같은 형상이 되었다. 머지않아서 그 고깃덩어리는 속에서 부터 없어졌다. 그리고 나타난 것은 '적'이었다.

새로 태어난, 변이된 그 적은 울부짖었다. 크게, 아주 크게.. '그것'은 파충류이고 양서류이기도 하며 조류이며 동시에 포유류였다. 아니 생명이지만 생명이 아닌, 그런.. 그리고 '적'은 날개라 칭하기 두려운, 날개와 유사한 형태의 그것을 활짝 펴고, 날아올라 특정 방향으로 계속 향했다. '적', 새로 태어난 '적'은 태어날 때부터 자신의 갈 곳을, 자신의 존재 이유를 알 고 있었다. 안류 생존자 연합 제 3지구 4구역 중심부로 ㅡ 인류의 살아남은 이들의, 거주지중 하나.

ㅡ끼우우욱…….

째지는 듯한, 높은 주파수 영역의, 울음소리를 내면서 '적'은 나아갔고, 적이 지나간 아래는 이상 기류의 형성으로, 마치 소닉붐에 바닷물이 갈라지듯, 모조리 파괴되었다. 그리고 '적'이 목적지에 도착하려 할 무렵, 인류의 거주지에는 비상 체제가 발동 되었다.

도시 방어 시스템, Lunar Defense가 발동되었고, 주민 긴급 소환령이 발동되었으며, , 그리고..

ㅡ 쓔웅....

마법과학기술만으로 만들어 졌는지 의심해 볼만한 엄청나게 거대한 에너지 덩어리가 '적'을 향해 날아갔다.  그러나, 적은 유유히 그것을 피하고, 에너지 덩어리는 허무하게 공중에서 소멸해 버렸다. 적은 한 곳을 향해 계속 날아간다. 그곳은, '적'과 싸우다 몸이, 그리고 ㅡ이 즉 정신이 파괴된 이들이, 정신이 피폐해진 사람들이 가는 곳, 하이얀 건물에는 인류방위군병원 이라고 큼지막이 써 있었다.

인류생존자 연합 제 3지구 4구역 주민들은 많이 동요하고 있었다. 자신들이 힘들여 만든 방위 체계를 간단히 돌파하고는, 갑자기 '적'은 불필요하다는 듯이 자신의 몸에서 많은 유기물을 뿜어내면서 소형화 하였다. 그리고는 병원으로 들어갔다. 그 목적은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사람들은 그 정도는, 병원 자체의 방위 체제로도 생포할 수 있을 정도로, '적'은 약해진 것이다.

그러나, 괴이하다. 저 '적'이라는 존재는 의지는 죽고 몸은 새로이 태어났으니,

ㅡ아직도 ㅡ을 탐구하는 존재가 있는가?

허공 저편에서 내 것이 아닌 의지의 소리, 아니 소리라 칭할 수 없는, '목소리'가 퍼져 나왔다. ㅡ무언가 나타난 것일까?

ㅡ새로 나타난 것인가?

그 의지의 중얼 걸임은 계속 되었다.

ㅡ역시, ㅡ이란…….  이.. 목소리는 분명..

그리고 그 순간 나는 다시 실체화 한다. 아니 그렇게 되는, 수동화 되는 것을 느낀다. 아니 조금 다르다. 나는 다시ㅡ 누군가의 의식 밑으로 숨어들었다. 다시 기생하는 것인가? 그렇다면,ㅡ 대상은.

"역시.. 너였구나..""폐가 다쳐서 텔레포ㅡ는 못하는 줄.." 그리고 많은, 엄청나게 많은 의지의 웅성거림.

"자 비키십시오, 곧 해부를.."

그러나 '적'은 그 많은 사람 중 하나로 시선을 고정하고 있다. 아니 시선이라는 말 보다는 의지라는 말이 더 어울릴까. 이미, '적'의 뇌라고 불릴 만한 기능을 담당하는 기관에는 그 사람에 대한 많은 정보가 남아 있었다. 하얀 로브의 마법사, 그녀는 이제 깔끔하게, 정장 차림을 하고 있었다. ㅡ 아직 파멸의 시기에 다다르지 못한 것 같군 다시, 갑작스럽게 의지의 울림이 느껴졌다. ㅡ 하지만, 아직 여유가 있었으니, 아니 있으니 인가? 여하튼, 재미있게 되었군..

의지가, 무언가 갑자기 의지의 파장이 바뀐 것이 느껴진다. 다른 존재는 아니지만, 그의 의지의 형태가 바뀐 것 같은, 이중인격 같은 느낌이랄까, 너무도 급작스런 변화에 잠시간 당황하는 동안.

그리고 의지는....

순간,ㅡ 나는 내 몸이, '적'이라 불리는 내 몸이 분해되는 것을 느낀다. 내 주위의 모든 것이 빠르게 지나가는 것을 느낀다, 이것은 마치 내가 전의 의지체에서 느낀, 그의 생애를 느낄 때와 같은 기분이다. 곧 분해된 내 몸은 땅으로 흡수되고, 나는 땅이 되어서.. 그리고, 모든 것을 관조한다.

인류는 패배한다. 그리고 그들의 파멸의 시기는 길었다. 끔찍한 일들의 연속이었다. 빠르게 움직이는 세상 속에서 구토감을 느끼지만, 나는, 세상이 곧 나이니. 나는 내 몸을 어디 기댈 수도 없었다. 내 의지는, 세상에 기생을 할 뿐 , 그 혹은 그녀일까, 그 의지의 느낌을 그대로 훔쳐보는 것일 뿐..

오랜 시간이 지났다. 새로운 인류가 나타났다. 그들은 그들 나름으로의 발전을 했다. 그러다가, 그들은 발견했다. 여자 미라와, 그것을 안고 있는, '적'을.

적은,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내가 곧 그였음을, '인지'하였다. 나였던 그는 눈물만 흘리고 있었고, 그의 발견 장소에는 현생 인류는 흉내조차 낼 수 없는 하이테크놀로지 기계들이 있었고, 그들은 전생 인류의 마지막 메시지를 전했다.

" ㅡ 를 찾아라"

그리고 그 메시지는 나를 향한다. 메시지는 '적'의 등장 이전이다.

그 후 인류의 일부, 단체들이 그 일을 계속 해 왔다. 적의 등장은 아직 여유가 있는 정도일까. 그렇지만 예견된 파멸에 대한 사실은 극비에 속하는 뭐 그렇고 그런 이야기들이었다. 그리고 나는.. 그 중에..... 한 곳. 그 단체 중의 한 곳, 탐사대원. 미궁에 빠져 죽어 가던.. 나는.. 바로..

눈을 뜬다. 이건.. 이제는 나의 몸이다. 그렇다. 실체화도, 기생도 의지의 울림도 없다. 나의 몸이다. 누군가 있다.

"간신히, 구했군." "대장님.." "레이아나가 많이 걱정했다네, 매몰된 그곳에서 꿈이라도 꿨나? 뭔가 많이 기운이 변했군."
"저는.."나는..."ㅡ를..."...."보았습니다."

그렇다. 의지 따위가 아니다. 의지라, 뭐랄까, 나를 중심으로 퍼져나가는 하나의 파동 따위가 아니었다. 그것은, 그 파동이 변한 것은, 바로 그의,


내가 발견된 곳은 고대의 화형 장으로 '적'이나 'ㅡ'이라는 명칭의 비밀병기가 있는 곳을 찾을 만한 단서가 없는 곳이라고, 모두 말했다. 그렇다. 그리고 그렇지만 나는 안다. 닥쳐오는 '적'은 '적'이 아니며, 'ㅡ'는 이미 우리가 모두 지니고 있던 '그것'이라는 사실을... 그렇다. 그것은 ‘마음’이었다.

the and, ... Daydream"ll goes on...

여명, 눈을 뜨다.. and

눈을 감는다
어둠의 향연
   눈을 살포시
      뜬다, 는 것.

망상이 끝났고,
망상이, 시작되었다.

M, the daydreamer.
나도 눈을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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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쓰리때 뻘짓하며 썻던 글인데 지금 보니 쓰레기이네요 ;ㅅ;
눈팅만 하기 그래서 한 번 올려만 봅니다 ㄱ-
혹시라도 다 읽으셨다면 눈을 어지럽힌점 사죄드립니다. ㄱ-
댓글 1
  • No Profile
    날개 06.11.11 13:50 댓글 수정 삭제
    뭔가 글이 읽기 힘든 점이 있네요. 대사들이 끊기는 것이 많이 나와서 그런듯. 사실 공중파에서 욕설 삐로 삭제하는 것도 싫어하듯, 읽기 힘든 면이 있지요.(피마새 마지막에도 대사가 끊기는 효과가 있었지만, 그건 그나마 많이 나오지 않았고 '*'표시라 왠지 더 나았던듯) 내용도 이리저리 옮길 뿐 아니라 서술로 진행되는 터라 내용 이해가 힘든 면이 있고요.
    그래도 아이디어는 정말 마음에 드네요. 세월이 지난 만큼 한 번 마음먹고 리메이크를 하셨다면 근사한 글이 나오지 않았을까요? 왠지 얼음과 불의 노래 1권에서 의식을 잃은 상태에서 세계 곳곳을 날아다니던 인상적인 장면이 떠오르기도 하고요. 아무튼 느낌은 참 찐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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