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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 赤魚 님과의 대담

2005.03.26 02:0203.26

* 존칭을 생략하고 수다를 떨 듯 인터뷰가 진행되었습니다.


진아 : 아무래도 웹상에서 필자를 만나니까 다들 너무 유령같은 존재인 것 같아.
      기왕 인터뷰니까 프로필도 필요하지 않을까 해.
      공개 가능한(하고픈) 만큼만 프로필을 이야기해줘. ^^

주영 : 아직은 이십대이고(...), 가을에 태어났으며, 혈액형은 B형.
       부산에 살고 있고 수학교사를 하며 이중생활 하고 있음.
       이 정도?


진아 : 가벼운 질문부터 할게.
       redfish랑 赤魚 라는 닉네임을 꽤 오래 써온 걸로 아는데 닉네임의 유래라면?

주영 : 통신을 hitel에 가입하면서 처음 시작했었는데, 그 때 정해진 아이디.
      뭘로 할까 한참 고민을 했었는데 영국 문화원에서 공부 중이었던 당시, 영국인 강사들이 나더러 맥주를 잘 마신다고 술고래라는 말로 fish라고 자주 놀렸어.
술고래라면 역시 취기에 얼굴이 붉지 않을까 생각되서 우스개 삼아서 정했던 아이디.


진아 : 어째 생각과는 많이 다르다. ^^;

주영 : ...듣는 사람마다 그러더군(...)

진아 : 좀 더 문학적인 이유를 기대했어(......)

주영 : 푸하핫;

진아 : 그럼 본격적인 질문에 들어가기 전에 먼저 "노래하는 늪" 발간을 축하해요. ^^  

주영 : 앗. 고맙습니다. ^^  

진아 : 노래하는 늪 전에도 전자책을 낼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는지?
      전에두 나호 이야기 전자책 발간했다는 말을 들었던 것 같아.

주영 : 계약까지 끝냈고 발간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당시에는 전자책의 개념이 생소하던 때라서 저자인 나조차도 확인할 수 없었음;


(주 : 나호는 2000년에 출간되었습니다.)

주영 : 그건 온라인상에서 제공하는 텍스트가 아니라 모발, 즉 핸드폰에 전송하는 텍스트였다.

진아 : 전자책이 작가 아이디로 로그인 하면 얼마나 팔렸는지 바로 보이는 무시무시함이(...)

주영 : 핫핫. 뭔가 세일즈맨 같다는 기분이랄까.
      실적이 보인다. 우오오오오 ㅠ_ㅠ..이런 기분이지


진아 : 많이 팔렸어? ^^  

주영 : 발간되고 일주일 뒤에 확인하고 안 해서...
      그냥 많이 팔렸다고 믿기로 했어. orz


진아 : 전자책은 몇 부 팔렸는지랑.. 인세 비율 계산해서 지금까지 받을 인세 금액까지 정확히 나오지(...)

주영 : 헉. 안하는 편이 정신건강에 좋을지도(...)    

진아 : 적어도 두 권은 팔렸어. 나, 장하지? *^^*

주영 : 장해. ㅠ_ㅠ
      난 정신건강을 위해 한 일년 뒤에나...확인을..(쿨럭)


진아 : 매달 인세 들어올 날이 가까워지면 메일로 보내줘, 판매현황(...)

주영 :  .............

진아 :  전자책이 글쓰는 입장에서 매력적인 매체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
        일단 재고를 걱정할 필요가 없으니 실험적인 글도 내볼 수 있고, 인세 비율도 종이책에 비해 높으면 높지 낮지 않고.
        다만 판매라는 문제에 있어 독자들에게 다가갈 때 "책"으로 안 느껴진다는 게 치명적이랄까.

주영 : 음. PDA를 최근에 사용하게 되어서 전자책을 다운 받아서 읽어보았는데..
      작가의 입장에선 책을 만드는 과정이 종이책보다 열려 있어서 즐거운 거 같고...
      독자의 입장에선 부담없이 책을 '소비'할 수 있어서 좋은 듯.
      도서관에도 늘 다니고 있지만, 도서관에 들어오는 신간에는 예산 때문인지 한계가 있는데 전자책이 종이책과 동시 발간 되는 경우엔 확실히 책을'소비'하는 입장에선 접근성이 높은 듯.


진아 : “노래하는 늪”에 들어간 글은 어떤 기준으로 선정했는지?

주영 : 우선 최근 글에 마음에 드는 글로 뽑았지.


진아 : 지금까지 쓴 글 중 가장 좋아하는 글은 있다면 뭐야?

주영 : 음.. 대단히 어려운 질문인데. '가장'이라니;

진아 : 음... 그럼 세 번째로 좋아하는 글은? (...)

주영 : 푸핫;;;
      개인적인 의미가 많아서 좋아하는 글은 나호 이야기의 맨 첫 편이고...
      세 번째로...는...나비는 날아 오른다, 중편으로 개작한 거.


진아 : 세 번째로 좋아하는데 전자책에는 없는 걸.

주영 : 그건 너무 길어서 전자책에 넣을 생각을 아예 안 했어.
      진지한 책을 전자책으로 읽긴 좀 무리일듯한데, 그냥 후다닥...정말 '소비'해야 되는 책은 PDA로 읽는 것도 편한 듯.


진아 : 자료서적 같은 거 좋을 것 같아. 검색이 편하니까.

주영 :  끄덕. 종이책이나 전자책이나 다 일장일단.

진아 : 나호 이야기가 나왔던 김에 이건 jay님 질문이었는데..
      옴니버스 식이라 끝없이 진행될 수도 있을 것 같던 나호 이야기를 끝내야겠다고 생각하시게 된 계기나 이유가 있으신가요?

주영 :  글세... 음, 문득 이제 보낼 때가 되었다(...)는 생각 때문이었는데...
        나호를 시작할 때가 내 20대의 한 Era가 시작되던 시기임을 생각하면 아마 그 Era가 끝나가는 상황에서 아마 나호도 종료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싶다.
        이젠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이기도 했고, 계속 끌어가기보다 20대의 추억으로 남겨놓고 싶기도 했고. ^^;;  


진아 : 역시 게시판에서 받은 질문. 나호이야기를 완결하신 소감을 한 마디로 하신다면?

주영 : 끝났군.

진아 : 나호 이야기 중에 책에 들어간 게 있고 아닌 게 있는데 선정 기준이라면?

주영 : 음. 그 당시가 2부 막 시작되었을 당시였는데,
      일단 전체글을 대상으로 한 다음에 출판사 쪽에서 몇 가지 덜어내었음하는 이야기들을 덜어냈지.
      예컨데 '나호, 흡혈귀를 만나다' 같은 경우는 약간 뱀파이어 헌터 D를 연상시키는 글이니까 아깝지만 빼자고 했었고 ‘드래곤을 만나다’ 같은 글은 짧은 에피소드식 글이라서 제외했던 듯하고.
처음엔 연작 형태로 재구성하자는 이야기도 나왔었는데, 방향을 전환해서 기존의 이야기를 가지고 연작처럼 이끌어 가는 형식을 취했던 거야.
그래서 대체로 이야기들이 연결되는 것들이 많고, 남은 글들은 시공사에서 웹연동 형태로, 회사 자체에서 사이트를 만들어 주었지.


진아 : 나호 이야기는 이를테면 일정한 틀이 있었어.
      음.. 적당한 비유인지 모르겠는데 어느 면 TV판 애니메이션을 연상시키는 면이 있었달까. 반복적인 구도가 있었다고 생각해..

주영 : 모님의 말에 따르면 맨날 다 죽는 패턴이 있다고 하더군. ^^;;;;  

진아 : 나호 이야기 뒤에 썼던 <개화대기>의 구도 역시 <나호 이야기>와 비슷한 면이 있었고, 이를테면 패턴의 미학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비판도 있었잖아.
작가에게 그런 비평에 대해서 묻는 게 애매하기도 하지만, 그런 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

주영 : 음. 꽤 웃긴게, 사실 나호에 설정이 있다고 생각하면 '개소리'야(...)
      이게 나호 좋아하는 독자들은 '나호 식'이라는 말로 납득을 해 주시는 모양이지만, 시간도 공간도 온통 모호한 것은, 초기에 옴니버스를 쓰던 작가가 정말 즉흥적으로 이야기를 이어갔기 때문에, 어떨 때는 보면 과거 같고, 어떨 때는 보면 미래 같고 엉망진창이지;
하지만 워낙 나호가 불사라는 소재가 고무줄 같은 유연성을 가지고 있어서 한 편, 한 편의 설정들이 그냥 어느 한 시대의 길목이다, 따위로 이해할 수 있는 여지가 있어서 다행이었다고나 할까. ㅠ_ㅠ
사실 나호 쓸 때만해도 설정에 대한 개념이 없었다오;

패턴에 대해서라면...
어, 아마도 그건 옴니버스식으로 연작되는 만화를 좋아하는 내 취향의 반영이라고 보는데 그런 류의 이야기들은 사실 항상 같은 틀 안에서 노는 변주라고 생각..
패턴이 있기에 결말을 뻔할지 모르지만(주연은 반드시 죽는다...라든가-_-) 같은 귀결까지 가는 다른 이야기와 다른 주제가 즐거웠다고 생각해. ^^;  
그걸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싫어하는 사람도 있겠지. 어차피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긴 어려운 인생사...;; )


진아 : 나호 이야기나 열번째 세계, 둘 다 읽으면서 냉소적이라는 느낌을 받았어.

주영 : 응? 그래?

진아 : 응..

주영 : 음. 나의 의도는 '냉소'가 아니었는데 orz

진아 : 후후.. 비평이란 즐거운 오독이지. *^^*  

주영 : 세상에 대해선 냉소적인 태도를 견지한 건 맞지만...끙

진아 : 음.. 그렇다면... 그런 게 글에서 드러났다고 해서.. 이상한 건 아니겠지..

주영 : 끄덕끄덕

진아 : 냉소나 비웃음은 나는 개인적으로 좀 쉬운 방식이 아닌가 생각하는 면이 있어.
      주제를 드러내는 방식에 대한 이야기가 될 수도 있는데..
      열번째 이야기에서 나는 캐릭터들이 독자에게 훈계하는 느낌을 받았거든.

주영 : 음, 그 부분은 반성할 부분이기도 하고, 뭔가 열번째 세계 자체의 구성에서 오는 의도했던 성질이기도 해.
열번째 세계는 독자들은 어떻게 읽어나가는지는 몰라도
삶을 네 가지 색을 지닌 분노, 슬픔, 허무, 절망으로 나누면서 결국 그런 삶에 냉소할 거리도, 더러운 일도 많지만 사람은 언제나 가련하고 아름답게도 그런 삶을 끝없이 이어나아가는 힘이 있다, 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거든.
아마 그런 의도 때문에 다소 교훈적인 느낌이... 나의 의도와는 다르게 많아졌다는 걸 후에 깨달았어. 흑


진아 : 음.. 좀 공격적인 질문으로 보일 수도 있는데..
      분노, 슬픔, 허무, 절망이라는 거.. 비슷한 이야기 아닐까?

주영 : 그렇지. 난 삶 자체를 '변주'라는 개념으로 보거든.

진아 :음.. 결국 그걸 굳이 넷으로 나눌 필요가 있었겠느냐.. 의 이야기가 되는 것 같아.

주영 : 음. 필요성은 없지만 보다 분명하게 상징을 끌어당기고 싶어서 분류했던 방식이었던 듯. ^^;  
배정한 색깔도 그러하고, 각 색을 대표하는 인물들도 그러하고, 극단적으로 삶을 한 번 분류해서 비슷하지만 '다른' 부분을 강조해 보고 싶었어. ~_~;;;
(이렇게 말하니 거창하기 짝이 없어 보인다...-_-)


진아 : ^^;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열번째 세계 이야기의 인물은 너무 개성이 없다. 인물들이 다 비슷비슷하다. 는 평과 중요한 건 인물이 아니라 이야기였다, 는 평으로 엇갈리는 것 같아.
분량에 비해 인물이 많기도 하고.

주영 : 그렇지. 하지만 <열 번째 세계>이야기는 캐릭터에 기대는 이야기가 아닌지라...
예컨데 나호 같은 경우는 이야기도 이야기지만 캐릭터에 비중이 큰 편이고, 대체로 환타지 소설들엔 매력을 지닌 개성 있는 인물들이 많긴 해.
하지만 열 번째 세계는 구성상 인물이 튀면 주제를 표현하기가 힘들어 져서, 의도적으로 설정한 성격만 부여하고 개성을 왕창 죽였던 듯.
이를테면, 분노의 장에 나오는 인물은 분노를 표현하는 한 도구로 사용되지 성격을 지닌 '주인공'으로는 사용이 안된 방식 따위랄까;;;;
(여기서 분노의 장이라 함은 적의 장)


진아 : 새 장편 준비중인 건 있는지?

주영 : 있습죠. ㅠ_ㅠ

진아 : 오.. 언제쯤 볼 수 있을까요? +_+

주영 : 작업 중인데 이제 초입부라서, 완결 전엔 공개 안하자는 주의니까..올해 안엔 볼 수 있지 않을까용. ^^;

진아 : 웃.. 기대기대.. +_+

주영 : 이번엔 워낙 스토리를 길게 잡은 데다 '재미'를 주려고 생각 중인데 잘 될지는 하늘에 달린....)

진아 : 그럼 이젠 전반적인 글에 대한 질문을 해볼게. 이건 은림님 질문.
      쓰실때. 어떤 쪽에 신경이 많이 쓰이세요? 묘사? 주제전달? 아니면 이야기자체..등등요. 그리고 계속 좀더 갈고 닦고 싶으신 부분은요??(이건 일전에 다른 게시판에서도 나온거였지만요^^;

주영 : 음. 신경을 가장 많이 쓰는 건 글의 균형미인듯.
거울 합평회에 참석하면서 나름 글쓰는 작업을 객관적으로 생각해 보게 되었는데, 그 맨처음 화두가 '나는 글을 쓰는데 있어서 무엇을 가장 중시하는가?'였어.
글을 쓰면서 생각하니 글의 균형에 가장 신경을 쓰더군.
그 다음은 주제 전달인데 이야기 속에서 주제전달을, 즉 하고 싶은 말을 얼마나 전달하고 있는가 신경 쓴다.

가장 다듬고 싶은 부분은..
최근엔 인물에 좀더 밀착하는 방식을 연구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특히 3인칭 소설이 되면 주인공에 밀착을 하는 경우가 없어서, 아주 생생한 감정 전달엔 취약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누구는 생생한 감정 전달이 내 글 분위기와는 안 어울릴 거라고 하던데... 인간이라면 부족한 부분을 배워나가야...)

  
진아 : 궁극적으로, 이야기 하고 싶은 본인의 화두는?(은림님 질문)

주영 : 최근에 엔더의 게임을 읽으면서 내가 세상을 보는 방식을 새삼 깨닫게 되었는데, 세상은 이야기로 가득 채워져 있다고 생각해.
어떤 사람이든, 어떤 사물이든 각자 고유한 이야기를 가지고 있고 그것이 엮어져서 하나의 세상이 되는 거지.
그래서 내가 글에서 말하고 싶어하는 화두는, 아마 그런 '이야기'가 아닐까 한다. 다른 말로 하자면 '삶'이겠지. 삶에 존재하는 혹은 존재할 법한 이야기.
내가 세상에 존재하는 이야기들을 보며 느끼는 여러 가지 감정들과, 이야기들이 일으키는 상념들을 각색해서 함께 이야기를 함께 공감하고 싶은 듯.


진아 : 부담없이, 한 번쯤은 이런 글을 쓰고 싶다- 하는 것.(장르든 내용이든 캐릭터든 무엇이든.) -미로냥

주영 : 초열혈궁극후까시 물 ㅠ_ㅠ
사실 습작을 막 시작하던 중학교 때는 하드보일드 로망의 전문가( ? ) 였음. ^^;;;  


진아 : 오... 언제 보여줘. +_+

주영 : ....지금보면 너무 유치찬란해서. orz

진아 : 태어나서 처음 쓴 소설은? (ida님 질문)

주영 : 그 '소설'의 정의가 애매한데, 소설의 형식을 빌어 일정한 분량이 되는 걸 말하는 거?

진아 : 음.. 당신이 생각하기에, 이건 소설이다, 라고 쓴 첫 글.. 이렇게 보면 그럭저럭 되지 않을까?

주영 : 에...음. 처음 소설은 확실히 중3때인데...
그 때, 김진씨의 팬이었던 친구들 일곱명이 '신들의 황혼'에 미쳐서 신들을 소재로 돌아가며 한 페이지식 자신을 소설에 등장시켜 이야기를 엮어간 것을 소설이라보면 첫 소설이고...
합작에서 벗어나 독립(?)한 소설은 음, 역시 하드보일드 SF 버드(Bird).


진아 : 어떤 내용이었어? 기억나?

주영 : 당연 그건 노트 다섯권이 엄연히 남아있는데. ^^;  

진아 : 오.. 장장 다선 권! 장편이군!

주영 : 나름 장편이지. 사춘기의 추억이 서려있는...(...)
요즘처럼 온라인에 연재하는 십대들은 이런 낭만 모를걸? 삐뚤삐뚤한 글씨체와 틀린 맞춤법을 보며 웃는...

음, 줄거리는 각기 다른 직업과 성격을 가진 일곱 여자가 어떤 연유로 한 자리에 모이게 되는데 이상한 테러를 당하지.
그런 연대로 추적하다보니 일곱 사람은 외계인들과 연관이 되어 있고, 뭔가 과거에 그들을 추적하다가 잡혀서 기억이 봉인 당한채 다시 다른 육체를 가지고 살게 된 것;
이야기는 그 사실을 추적해 나가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액션과 로망스와 기타등등


진아 : 오...
  
주영 : ...그럴싸하게 말해서 그렇지, 유치찬란하기 짝이 없지;;;

진아 : 나도 고등학교 때 추리물 쓴다고 열심히 갈겼던... (아련)
"누가, 어떻게, 왜" 죽였는지를 결정하지 못해서 다 못 썼지. (... 추리물이냐.;)

주영 : ...푸핫;

진아 : 차암 뜬금없는 질문인데 그래도 이런 인터뷰에서 빠지면 안될 것 같은 그런 질문이라서 말이지(...)
글을 쓰게 된 계기나 이유라면?

주영 : 헉!    
생각해 보니까 저 버드가 첫 글이 아니다;;


진아 : 웃, 뭐야뭐야, 당신, 진실만을 말하기로 서약했다고! (...응?)

주영 : 첫 글은 중 2때 환타지 소설이었어. ㅠ_ㅠ
글쓰게 된 계기를 물으니까 갑자기 생각이 난다;;
그 해저의 일곱 인어 공주의 하드 보일드 로망스..;;


진아 : 역시 하드 보일드 로망스~

주영 : 반 애들에게 나름 인기가 많았다....
전국구를 대상으로 하는 요즘 십대들의 온라인 연재에 비하면 반 학우들을 대상으로 하는...이 얼마나 소박한 연재. ^^;;;  

그 글을 쓰게 된 계기나 이유는 생각이 안 나는데, 그냥 책이나 소설을 늘 좋아했고 상상을 좋아했던 터라서...
그냥 상상을 옮겨보고 싶어서 시작했을지도?
그러다가 중3때 저 친구들과 버드를 쓰면서 본격적으로 '소설을 쓴다'는 개념을 가지게 된 듯.;


진아 : 단편도 쓰고, 장편도 쓰는데 단편과 장편, 차이점이라면?
      쓸 때든, 구상이든, 뭐가 되었든 간에.

주영 : 음. 많은 작가들이 느끼는 바겠지만 단편과 장편은 장르가 틀리다고 생각해.
내가 느끼는 차이점을 보자면..
단편은 일단 분량이 짧기 때문에 주제전달도 함축적이어야 하고, 사건의 구성보다는 주제를 전달 할 수 있는 가장 임팩트가 큰 요소에 집중을 해서 산만하지 않게 간단명료해지는 듯하고.
장편은 아무래도 분량 제약이 없다보니 단편에서는 과감히 생략해야 하는 장면묘사도 가능하고 여러 가지 사건을 동시에 배치해서 진행할 수 있는 묘미가 있는 듯.
일전에 합평회에 참석하셨던 상현님의 말씀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장편에서는 풍성함과 산만함을 구분하기가 힘들다." 였던가?
어쨌든 장편에는 많은 내용을 담아도 흉이 안 되지만, 단편에서 그러면 자칫 잘못한 경우 흉이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였는데 중요한 사실을 함축한 이야기인듯.


(주 : 거울 단편 필자들은 한 달에 한 번 모여 서로 글에 비평하는 모임을 갖습니다.)

진아 : 글쓰기에 있어서 작가의 나이는 어떤 연관이 있다고 생각하세요? (루나벨)

주영 : 흐흐. ^^;  
좋은 글은 나이에 상관없이 쓸 수 있지만, '어떤 형식의 깊이와 감정'은 나이를 탄다.


진아 : 제일 쓰기 힘드셨던, 글에 대한 에피소드랄지, 푸념이랄지, 아쉬움이랄지, 그리고 글이 쓰다가 막힐 때 어떻게 푸시면 막힌 글이 다시 써지시는지요?(unica)

주영 : 쓰기 힘들었던....
없는데.

(농담)


진아 : 농담이라는 말 0.2초만 늦게 말했어도 상처받았을 거야. ㅠㅠ  

주영 : 훗훗. ^^;;;
가끔 글이 힘들다고 느낄 때는 쓰기 싫은데 쓰고 있을 때인 듯... 최근에는 '찬란한 눈동자의 강림'이 딱 그랬음.
합평회 마치고 이런저런 고민하고 있을 때라 그런지 뻑뻑해서 쓰면서 참 힘들었다...;
앗. 근데 '제일 쓰기 힘들었던'이로군;
옛날 일은 잘 까먹어서, 그냥 '찬란한 눈동자의 강림'으로 하련다(...)


진아 : ^^; 글 쓰다가 막히면?

주영 : 안 쓴다.
사람의 상상이나 감성도 자연을 꼭 닮아 있기에 막히는 때는 쉬어주어야 하는 때라고 생각을 하고, 글을 몽창 까먹고 있다보면 다시 뭔가가 고여서 글이 뚫리는 때가 온다고 봄. 늘 그랬고.


진아 : 끄덕..
      당신이 생각하는... 당신 글 중 최고의 히트작은? ^^

주영 : 히트작은, 일단 나호 이야기가 한 때 히트였고. (과소동 분들이 워낙에 좋아들 하셨지..)
그 다음이 '다시 쓰는 시리즈' 정도?


진아 : 그럼 잡다한 질문 두 개 정도 하고 마칠게.
출판사를 차려 뭇중생에게 먹고 살길을 열어주시겠다던 포부는 어찌 진행중인지 알고 싶습니다. ;ㅁ;(대영님 질문)

주영 : 돈 모으고 있습니다. (......)

진아 : 마지막 질문~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가 된다면 가장 가고 싶은 별은?

주영 : 음...묘한 질문이군.
      토성?
      고리가 이뻐서. 그냥 그렇게 떠오르네;


진아 : 인터뷰는 끝났고요. 하고 싶은 말 있나요? ^^

주영 : 앞으로도 건필하겠습니다. 모두들 자신들의 이야기를 엮어가면서 건강하세요~

진아 : 네~ 수고하셨습니다. *^^*  

주영 : 짝짝짝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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