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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azyjam 타렐의 심장

2008.01.25 21:3301.25

   도시에 밤이 드리우고 있었다. 짙어지는 어둠이 거리를 낚아채기도 전에 가로등과 간판에는 불이 켜진다. 번화가에는 밤이 마음 놓고 날개를 펼칠 수 있는 곳이 없다.
   타렐은 화려한 상점 쇼윈도 앞에 서 있었다. 이 도시 이름과 같은, 에메랄드 색으로 꾸며진 상점은 옅은 초록색 빛을 뿜어내는 간판 아래에서 보석처럼 빛나고 있었다. 타렐은 이미 한시간째 쇼윈도 안을 응시하고 있었다. 그의 손은 허름한 바지 주머니 안에서 동전 몇푼을 끊임없이 만지작거리는 중이었다. 여기저기 물감이 묻은 낡은 옷, 지저분하게 기른 머리칼. 그는 이 반짝이는 거리에 어울리지 않는 존재였다.
   그가 매일같이 이 상점을 찾아와 바라보기만 하는 것 역시, 그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물건이었다. 주의 깊게 배치된 조명 빛을 섬세하게 튕겨 올리고 있는 크리스탈 심장. 이름난 제작자의 손에서 태어난 보석 같은 심장은 가난한 화가 지망생의 손이 닿지 않는 값비싼 물건이었다.
   타렐에겐 심장이 필요했다. 가슴 안에서 끝없이 피를 움직이고 있는 펌프가 아니라, 진짜 심장이. 사랑을 하기 위해서는 심장이 필요했다. 그녀에게 마음을 전하기 위해서는 심장이 반드시 필요했다. 하지만 그의 수중에는 가장 싼 심장을 살 돈 조차도 없었다. 거리에서 초상화를 그리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그의 수입으로는 그림 도구를 사고, 방세를 지불하고 나면 빵 몇 덩이를 살 정도의 돈 밖에 남지 않았다.
   크리스탈 심장은 그의 손에 닿질 않았다. 그래서 더욱 아름다워 보였다. 옅은 초록빛 조명에 물든 채 조용히 빛나는 그 모습은 단 한 번 응시한 적 있는 그녀의 눈동자를 떠올리게 했다. 어쩐지 그녀와 마주보고 있는 기분이 들어 수줍어졌다. 타렐은 눈을 내리깔았다.
   아주 오래 전, 이 도시를 다스렸다는 왕은 에메랄드로 만들어진 성에 살면서 주민들의 소원을 들어주었다고 했다. 그는 심장을 원하는 자에게는 심장을 주었고, 두뇌를 원하는 자에게는 두뇌를 주었으며, 용기를 원하는 자에게는 용기를 주었다고 했다. 그리고 어느 날 하늘 높이 날아가버렸다던가. 이제 전설 속의 왕은 없고, 심장과 두뇌는 상점에서만 구입할 수 있게 되었다. 가난한 청년을 도와줄 자는 어디에도 없다.
   요란한 화장을 한 여자 셋이 깔깔거리며 타렐과 상점 사이를 가로막듯 지나갔다. 타렐은 언제나처럼 긴 한숨을 내쉬었다. 이제 돌아가야 할 때였다. 거리는 이제 밤의 어두움 약간을 빌리러 나오는 사람들로 가득 찰 것이었다. 조용히 크리스탈 심장을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은 이제 끝났다.
   타렐은 마지막으로 쇼윈도 안의 심장을 향해 눈길을 주었다. 그때, 심장 상점 문이 열리고 점잖은 신사 하나가 걸어 나오는 것이 보였다. 그의 옆구리에는 몇 겹의 리본으로 장식한 정육면체의 상자가 끼워져 있었다. 심장을 구입하고 돌아가는 모양이었다. 뒤따라 나온 상점 주인은 신사의 뒷모습을 향해 깊숙이 허리를 숙여 보이고 있었다.
   가난한 화가 지망생 청년은 멀어져 가는 신사를 부러운 시선으로 뒤쫓았다. 그가 다시 상점 쪽으로 눈을 돌렸을 때, 아직 가게 앞에 서있는 주인의 모습이 보였다. 상점의 이미지 컬러와 마찬가지로 초록색 옷을 입은 주인은 얼굴을 찌푸린 채 타렐을 훑어보고 있었다. 타렐은 머쓱해져 어깨를 움츠렸다.
   이 상점 앞으로 매일 같이 나와 쇼윈도를 들여다보는 것도 오늘로 꼬박 한달. 상점 주인의 얼굴은 이미 알고 있다. 작달막한 키에 조금 통통한 중년 남자로, 허름한 차림의 청년이 매일 가게 앞에서 두어 시간 정도 서있다 가는 것을 알면서도 묵인하고 있는 눈치였다. 주인은 잠시 머뭇거리는 것 같더니 타렐을 향해 손짓을 했다. 믿을 수 없게도, 따라 들어오라는 의미였다.



   숨이 막혔다. 가슴 안의 펌프는 처음 그녀의 모습을 보았을 때만큼이나 격하게 동작하고 있었다. 어느 곳으로 눈을 돌려도, 온갖 종류 온갖 재료의 심장이 눈에 뜨였다. 쇼윈도 밖에서 늘 두근거리며 바라보았던 크리스탈 심장도 이 안에서는 평범한 물건처럼 보일 것 같았다.
   지나칠 정도로 푹신해서 오히려 거북한 소파에 엉덩이를 붙인 채, 타렐은 고개를 숙였다. 아름다운 심장들을 피해 고개를 숙인 그를 놀리기라도 하는 듯, 테이블 위에 놓인 심장 카탈로그가 시야에 잡혔다. 표지를 장식하고 있는 것은 보석으로 장식된 심장이었다. 이것은 저 크리스탈 심장조차 보잘것없이 여겨질 정도로 엄청난 가격이리라.
   보석 심장을 가리기라도 하듯, 그 위로 찻잔이 놓였다. 하얗고 엷은 자기 잔 안에 맑은 초록빛 차가 담겨있었다. 옅고 품위 있는 차향도, 맞은 편에 앉은 주인도, 온 사방에서 응시하고 있는 심장들도 모두 타렐과는 인연이 없는 부를 풍기고 있었다.
   주인은 통통한 얼굴을 딱딱하게 굳힌 채로 입을 열었다.

    "자네, 매일 쇼윈도를 들여다보고 있었지?"
    "...죄송합니다."
    "나무라려는 것은 아닐세. 젊은이라면 누구나 심장을 탐내기 마련이니까. 그렇다고 해서 쉽게 손에 넣을 수 있는 물건은 아니지만."

   주인의 말투는 조금 조롱끼가 섞여있었다. 자신의 처지를 놀림 당하는 기분이 들어 타렐은 얼굴을 붉혔다. 반박할 말은 조금도 떠오르지 않았다. 그의 말이 사실 그대로였으니까.

    "자네는... 사랑에 빠져 있군."

   그 말에 타렐의 얼굴은 더욱 달아올랐다. 귀까지 새빨갛게 물들어버린 것을 스스로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놀리는 기색이 사라져 있는 어조였다. 주인은 슬쩍 쇼윈도 쪽을 돌아보았다.

    "크리스탈 심장. 마음에 들던가?"
    "...예."
    "내 의뢰에 맞춰 제작된 거라네. 일류 심장 제작자가 만들어낸 명품이지. 좀체 깨어지지 않지."

   다시 타렐 쪽으로 고개를 돌린 주인은 타렐을 보고 있지 않았다. 그의 눈은 어딘가 먼 시간 저편을 바라보고 있었다. 눈앞에 앉은 청년도 잊어버린 듯한 모습으로 주인이 말을 이었다.

    "자네만한 나이였을 때, 나는 자네만큼이나 가난했지. 나는 심장이 필요했네. 밤처럼 검은 눈동자를 가진 암표범 같은 여자였지. 나는 그녀에게 완전히 푹 빠져있었다네...
    나는 미친 듯이 일을 했다네. 꿈도 생활도 밀어둔 채로 오직 돈을 벌어 그녀에게 아름다운 심장을 선물하고 싶었다네. 벌써 20년도 전의 일일세. 그때는 유리 세공의 심장이 가장 인기 있는 상품이었지. 나는 가까스로 유리 심장을 살 수 있었네.
    친구에게서 깨끗한 옷을 빌려 입고, 유리 심장을 자랑스럽게 들고 그녀에게 찾아갔지. 그녀의 얼굴을 본 순간, 그 동안의 고생도 헛것이 아니었구나 하는 마음이 들어 기뻤다네. 포장된 상자 속에서 심장이 쿵쿵 울려대는 것이 느껴질 정도였네..."

   타렐이 앞에 앉아있다는 것을 갑자기 깨달은 듯, 주인의 얼굴에서 그리움이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주인은 조금 쓸쓸해 보이는 미소를 띄웠다. 마치 자신의 이야기처럼 열중하여 듣고 있던 타렐은 뒷이야기를 재촉했다.

    "그래서 어떻게 되었습니까?"
    "...겨우 그녀와 마주 앉을 수 있게 되었지. 그런데 그녀가 내 선물을 풀어보기도 전에 전화벨이 울렸다네. 그녀는 전화를 받으러 갔지. 그때의 나는 젊었고 경솔했지. 이미 그녀를 손에 넣었다는 혼자만의 생각에 푹 빠진 채, 슬그머니 자리를 떠나 문가로 갔다네. 반쯤 장난삼아, 그녀의 통화 내용을 엿들으려 한 거야."

   사랑에 빠진 자의 본능은 이 이야기의 결말이 기쁠 리 없다는 것을 경고해주고 있었다. 하지만 타렐은 끝까지 듣고 싶은 욕구를 억누를 수 없었다. 주인은 타렐의 얼굴을 재미있다는 듯 살피고 있다가 단숨에 말해 나갔다.

    "그녀의 통화를 몇 마디 엿듣기도 전에, 테이블 위에 얌전히 놓여있던 상자 안에서 요란한 소리가 났다네. 유리 심장이 깨어져버린 거야. 그녀에게는 이미 다른 연인이 있었던 거지. 이미 내 것이 되어버린 심장이 깨져버리는 통에 나는 고통을 느꼈다네. 그 뒤는, 울면서 몰래 그 집을 빠져 나오는 수 밖에 없었지."

   타렐은 꼭 움켜쥔 자신의 손 안에 땀이 배어 나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낡아빠진 바지에 손바닥을 문질렀다. 무언가 위로의 말을 해야 할 텐데. 그렇게 생각한 순간, 입에서 튀어나오는 말은 지극히 본능에 충실한 질문이었다.

    "심장이 깨어질 때, 대단히... 아픈가요?"
    "하하! 죽고 싶을 정도지. 세상 전체가 단숨에 무너져버리는 것만 같은 끔찍한 고통이지."

   주인은 웃고 있었다. 그러나 타렐은 웃기는커녕 미소조차 지을 수 없었다. 그는 겁에 질린 채로 입술을 꼭 깨물고 있었다. 이윽고 주인은 웃음을 거두고 정색을 했다.

    "심장을 갖게 되면 괴로움은 그것으로 끝나지 않는다네. 심장은 상대를 그 모습 그대로 보이게 만들어주지. 이전에는 보이지 않던 상대의 나쁜 점마저 뚜렷하게 볼 수 있게 되어버리는 거야."
    "그녀에게 나쁜 점 따위는 없습니다."

   입술을 삐죽이는 청년의 반발에 주인은 웃음을 참는 눈치였다. 주인은 주먹 쥔 한 손을 입가에 대고 누른 채로, 다른 손을 흔들어 보였다.

    "젊은이. 심장을 팔고 있는 내가 할 말은 아니지만, 이 장사는 속임수에 지나지 않아."
    "예?"
    "자네도 위대한 마법사 왕에 대한 전설은 알고 있겠지? 그가 심장을 원하는 자에게 내준 것이 무엇이었는지 알고 있나?"

   타렐은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주인은 전설 속의 위대한 왕을 비웃기라도 하듯 입술을 비틀며 웃었다.

    "그저 비단으로 만든 주머니였다네."
    "그런..."

   주인은 타렐의 말을 가로막듯 재빨리 말을 이었다.

    "심장 따윈 아무래도 상관 없는 거라네. 무엇에든 자신의 감정을 담아낼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심장이 되는 것이지. 특히나 젊은 나이에는 얼마든지 가능하네. 내 말을 알겠나?"

   타렐은 곧장 대답하지 않고 다시 고개를 숙였다. 그는 한참이나 찻잔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결국 한 모금도 마시지 못한 맑은 초록색 차는 이미 식어버려 향이 무뎌져 있었다. 주인은 자조하듯 어깨를 움츠리며 웃었다.

    "너무 떠벌리지는 말게. 장사에 방해가 되거든. 뭐, 나이를 먹으면 체면 때문에라도 값비싼 심장을 사러 오게 되겠지만."
    "그럼 저에게는 왜 말씀하셨습니까?"

   타렐은 고개를 들고 물었다. 그는 나름의 대답 하나를 이미 떠올리고 있었다. 주인의 이야기를 들은 대가로 더 이상 쇼윈도 너머의 크리스탈 심장은 이전의 황홀한 빛을 그에게 보여주지 않을 것이었다. 이제 매일 한두 시간씩 맛보던 가슴 조이는 기쁨과 좌절은 더 이상 즐길 수 없을 것이었다. 주인은 눈앞의 가난한 청년이 어떤 인물인지 탐색하듯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말했지 않나. 나도 자네 나이 때에는 지독히 가난했다고."

   상점 문이 열렸다. 값진 의상으로 몸을 두른 거만해 보이는 여성이 가게 안을 탐색하듯 둘러보았다. 그녀는 이 자리에 어울리지 않는 유일한 존재, 타렐을 흘겨보았다. 주인은 자리에서 일어나 싹싹하게 그녀를 맞았다.

    "어서 오십시오. 어떤 심장을 찾고 계십니까?"



   타렐이 자신의 좁고 낡아빠진 아파트로 돌아온 것은 꽤 늦은 시간이었다. 그는 단 하나뿐인 의자에 앉아 멍하니 생각에 잠겼다. 한참 만에 그는 무언가 결심한 듯 일어났다. 그는 어제 천을 새로 씌운 캔버스를 이젤 위에 세웠다.
   처음 연필을 캔버스 위에 대기까지는 조금 더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한번 댄 연필은 그의 머리 속에 떠오르는 이미지보다도 빨리 움직여 형태를 만들어나갔다. 타렐은 머리 한구석으로는 다른 생각을 떠올리고 있었다. 가난한 자신이 그녀에게 선물할 수 있는 심장이 무엇인지를.
   타렐이 붓을 놓은 것은 아침 나절에만 잠시 방안을 들여다보는 햇빛이 거친 마루에 노란 추상화를 그리고 있을 때였다. 창 밖으로부터 여러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시끄러운 소리와 갓 구워낸 빵 냄새가 흘러 들어왔다. 타렐은 몇 걸음 물러나 캔버스 위의 형태를 살폈다. 이윽고 그의 입가에 미소가 떠올랐다. 그는 팔레트를 내던지듯 내려놓고는 밖으로 달려나갔다.
   10여분 후, 타렐은 같은 아파트 한 층 위의 방 앞에 서 있었다. 한 손은 노크를 하기 위해 들어올리고, 늘어뜨린 다른 손에는 그의 '심장'이 들려있었다. 방금 시장에서 사온, 붉고 탄력 있는 그의 심장이.
   가까스로 한 노크 소리는 너무나 작아서 그녀의 귀에 들리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문은 열리지 않았다. 포장조차 하지 못한 심장은 타렐의 손 안에서 파르르 떨고 있었다. 어쩌면 그녀는 비웃을 지도 몰라.
   남아있는 모든 용기를 끌어올려 다시 노크하기 위해 손을 들어올렸을 때, 문이 빼꼼히 열렸다. 에메랄드 같은 초록 빛. 그녀의 눈동자가 똑바로 타렐을 바라보고 있었다. 처음에는 경계하는 표정이던 그녀는 곧 그를 알아보고는 미소를 지었다.

    "무슨 일이시죠? 이렇게 일찍."

   타렐은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심장을 들어올려 그녀에게 내미는 것이 고작이었다. 그녀는 깜짝 놀라는 표정이었다. 겨우, 그제서야 겨우, 입이 떨어졌다.

    "...제 심장입니다. 받아주시겠습니까?"

   그녀는 심장에서 눈을 들어 한참 타렐의 눈을 들여다보았다. 그녀는 이해할 수 있을까? 겁먹은 타렐의 질문에 '심장'이 속삭여 주었다.
   - 물론이지.
   그녀는 손을 내밀어 타렐의 심장을 받아들었다. 그녀가 미소를 지었다.

    "고마워요. 정말."

   그녀는 한 손으로 심장을 받아 든 채, 어깨를 이용해서 문을 밀었다. 낡아서 형태가 일그러진 나무 문은 어딘가에 걸린 듯 좀체 열리지 않았다. 몇 번의 시도 끝에 겨우 문이 열리자 그녀는 집안을 향해 손짓을 했다.

    "막 아침식사를 하려던 참이에요. 겨우 샐러드로 때우는 거지만, 같이 식사하시겠어요?"

   낡은 아파트에 꼭 어울리는 허름한 테이블은 한 쪽 다리가 부러진 듯, 책으로 괴여져 있었다. 그 위에는 가늘게 금이 갔지만 아름다운 문양이 들어있는 접시가 계란 프라이를 담고 올려져 있었다.
   그녀의 집에는 의자가 두 개 있었다. 가슴이 덜컹 내려앉았다. 그녀는 이미 연인이 있는지도 몰라.
   - 아니, 그렇지 않아.
   그녀의 손에 들린 '심장'이 다시 속삭였다. 어쩌면 그것은 그녀에게도 무언가 속삭였는지도 모른다. 식탁으로 쓰는 테이블 바로 옆에 달린 좁은 조리대 앞에 선 그녀가 돌아보며 말했다.

    "이 아파트로 이사오기 전에는 친구와 함께 살았어요. 그 애가 집으로 돌아가면서 가구를 모두 저에게 넘겼죠. 그래서 식기나 가구 따위에 여유가 있는 편이예요."

   타렐은 겨우 안심하고 의자에 앉을 수 있었다. 그녀는 부산하게 움직였다. 계란을 하나 더 부치고, 커피를 컵에 따르고. 마지막으로 그녀는 커다란 보울을 날라왔다. 타렐은 가슴 속을 바늘로 찌르는 듯한 통증을 느꼈다. 그의 '심장'은 얇게 썰린 채 샐러드 위를 장식하고 있었다.
   심장이 속삭였다.
   - 괜찮아. 잘 되어가고 있는 거야.
   그녀가 웃었다.

    "재미있는 선물이에요. 나 토마토 좋아하거든요."

   그녀는 포크로 얇게 썰린 심장을 찍었다. 그리고 모양 좋은 입가로 얇게 썰린 토마토를 가져갔다. 그녀의 입 안으로 심장 조각이 사라진 순간, 믿을 수 없게도 통증이 깨끗이 사라졌다. 타렐은 겨우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그는 커피 한 모금을 마시고 난 후, 말했다.

    "밤새워 당신을 그렸습니다. 식사 후에, 보러 가지 않으시겠습니까?"

   두 번째의 심장 조각을 삼킨 그녀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문득 타렐은 눈 앞의 그녀가 그림 속의 그녀보다, 이제껏 크리스탈 심장을 바라보며 떠올려온 그녀보다 덜 아름답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상관 없었다. 적어도 지금은.


   라 보엠, 라 보엠
   그것은 두 사람이 행복하다는 뜻이랍니다
   라 보엠, 라 보엠
   그것은 그대가 아름답다는 의미예요...
mirr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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