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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열 번째 세계

2004.05.28 23:5305.28





readingfantasy.pe.krylpatae@hyosung.com마감에 쫓기는 사나이;;


  개인적인 이야기로 시작해서 좀 송구스럽습니다. 제가 관리자로 있는 작은 홈페이지에서 작은 소식지를 하나 만드는데, 그곳에 서평을 매달(?) 쓰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난 달에 이미 나왔어야할 소식지가 못 나오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제가 아직까지 [제인에어 납치사건]에 대한 서평을 쓰지 않았기 때문도 큰 이유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영도 님의 InnerView―――저희 소식지 InnerView 는 환상소설웹진 거× 같은 유명한 곳만 innerview 하기로 유명하지요;;―――를 한 달째 봉인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저희 홈페이지 식구들한테 죄송한데... 서평도 여기, 거울부터 쓰게 되니, 우리 홈페이지 소식지 편집장인 파킨슨 님께 죄송하기 이를데가 없습니다. (쿨럭!)

  결국은... 25일까지 내야하는 서평을 이제서야 쓰기 시작했다는 말이죠.

   (또 날림공사가 되겠군요; 쿨럭!)


   황금드래곤 문학상

   네. 이쪽(?) 분야에서는 워낙에 유명한 바로 그 문학상입니다. 모든 환상 소설 관련 문학상은 다 죽어가지만, 유일하게 환상 소설의 바깥 영역으로 확대해서 (소위) 장르 소설 범주의 거대 문학상을 만들어가고 있는 바로 그 상입니다.

   민음사에서 조금은 마이너틱한 오늘의 작가상을 (소위) 순수 소설 장르에 시상하고 있다면, 그 자회사인 황금가지사는 (소위) 순수 소설 장르의 하위 혹은 종속 장르의 위치에 (암묵적으로 인정되는, 그러나 저나 다른 몇 분들은 결코 그렇게 인식하지 않으실 것이 분명하지만...) 놓여진 (소위) 장르 소설 장르를 대표하는 문학상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글에 대한 이야기는 별로 길지 않겠으며, 외려 잡담이 더 길 수도 있지만, 이야기를 안하고 넘어갈 수가 없어서...

   문학이라고 하는 것은 그 장르로써, 소설 장르, 시 장르, 수필 장르... 등의 다양한 하위 장르를 가집니다. 그 중의 하나인 소설 장르는, 그 특징에 따라 순수 소설―――이 명칭 말고 제대로 된 명칭을 기억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생각이 안나는군요. ^^a 무책임하죠? 히히히... (퍼억!)―――, 환상 소설, 무협 소설, 사이파이 소설 등의 다양한 부류를 가집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소설을 지배하는 사실주의적인 경향 때문에, 그렇지 못한, 환상에 기대거나 비현실 혹은 초현실에 바탕을 둔 글들은 상대적으로 비주류로 몰린 구석이 많습니다.

   혹은, 스스로 환상 혹은 초현실을 쓰더라도, 작가 스스로가 자신을 환상 소설 혹은 사이파이 소설 작가로 인식하지 않는, 우리나라는 그렇게 실제의 바탕을 가지지 못한 글에 대해서는 배타적이며 혹은 무관심 하였습니다.

   두 번째 황금드래곤 문학상의 최종 심사자로 나온, 두 사람의 (소위) 순수 소설 장르 작가 혹은 평론가는 자신들의 심사평을 통해서, 환상 소설을 (소위) 순수 소설 장르의 틈새를 메워줄 보조적인 도구로써 인식하고 있음을 인식의 저편에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 사람의 작가는, 우리나라의 토양에서 어떠한 합의도 이끌어낼 수 없는 서양의 잣대를 무조건적으로 들이밀면서, 최종 심사작에 대한 구체적인 코멘트는 박약하게 진행한 채, 자신의 잣대를 설명하고, 특별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은 채, 자신의 이야기만 하고 있고, 또 한 사람의 평론가는 글을 잘 요약하고 읽은 바 있으나, 글을 단선적으로 이해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으며, <판타지 문학이... 자잘한 재미뿐만 아니라...>라는 말에서는 약간의 편견이 존재한다는 사실도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오히려 작년은 조금 더 나았다고 생각하는 바, 올해의 황금드래곤 문학상은 <본격적인> 장르 소설 장르로의 특화를 진행하기 시작하였으며, 혹여 이것이 행사 진행 측의 인식 자체에서 이미 우열이 드러나 있는 것이 아닌가 조금 많이 걱정을 갖게 되기 시작하였고, 올해의 심사평은 그다지 유의미하다고 할 수 없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었습니다.


   열 번째 세계

  그럭저럭 잡담(?)을 마치고 글로 들어가보면,

  뭐뭐뭐, 심사평을 남긴 분들이 사용한 조금 난해한 용어는 차치하고, 심사자들의 평에서 말하고 있는 바를 지워버린 채, [열 번째 세계]는 제가 과연 오랜만에 한달음 거친 발걸음으로 읽은 글이었습니다.

   김주영 씨의 전작인 [그의 이름은 나호라 한다(이하, 나호)]에서 분절되던 글의 느낌이, 글쓴이의 본격적인 서사 속에서 자연스럽게 흘러가고 있으며, 서사 속에서는 사귀(적흑청백)의 분절적인 느낌이 글의 전체적인 서사를 어지럽히지 않고 잘 표현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물론, [나호]를 읽을 때 느낀 것처럼, 글의 마지막이 흐릿해지고, 애써 짜놓은 서사가 균열을 보이면서 분절되어 간다는 느낌을 받기는 했습니다. 제가 그다지 좋은 독자는 아니라서, 한 번에 글을 읽어내지 못하는 편이기에, 한 번 흐름을 놓치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까다로움을 가지고 있는데... 그만, [열 번째 세계]에서는 마지막 부분에서 애써 굽이쳐오게 했던 글의 흐름이, 직설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그 흐름 속에서 글을 잃고 말았습니다. 애써 만곡선으로 꺾어지르던 흐름이, 결말을 향할 수록 당연히 그래야 한다는 듯 직설적으로 수렴하는 것에서 흐름의 변모를 느끼고 말았습니다.

   그럼에도, 글쓴이는 [나호]가 내었던 파열음보다는 진일보한 글을 만들어 내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적어도 [열 번째 세계]에서는 수아스와 콴을 통해서 지속적으로 연결고리를 만들고 있고, 다양한 작중인물들이 복선의 연결 줄기를 가지고 있으니까요. [나호]에서는 흑표범 한 마리―――[열 번째 세계]에서도 나오지요? 그리고 분명히 둘은 동일물(?)입니다. :)―――가 모든 연결고리를 독점하고 있는데다가―――주인공은 뺍시다~―――그 자체도 객관적인 시선을 가지고 있는지라, 독자는 도대체 누구에게 이입을 해야할지 막막하고 버거운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그러나, 여러 천조각들을 잘 이어줄 실과 바늘들이 많아진 [열 번째 세계]는, 초보 독자들에게는 반가운 글임에 분명합니다.


  주제는... 솔직히 모르겠습니다. 여왕이, 이프델이, 혹은 수아스와 무샤, 혹은 키에르가 무엇을 향해서 달려갔고, 무엇을 통해서 위안을 얻었으며, 그들이 제게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뭐, 대략 사귀(적흑청백)은 인간의 재앙을 상징한 듯 한데... 그 이상은 도저히 찾기가 어렵더군요. 그러나, 이것은 한 두어번 더 읽어본다면 찾아낼 수 있는 부분이고, 괜시리 이 곳에서 글의 주제를 이야기한다면 스포일러의 위험도 있으므로 이 부분은 간단히 넘어가기로 하지요. (핑계쟁이;; 둘러대기는... 퍼억!)


   역시 반가운 것은, 글쓴이가 상당히 색감이 좋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전작 [나호]에서는 책장에 일일이 어두운 색을 <직접> 채색하였지만, [열 번째 세계]에서는 말과 글로써 채색하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시연의 검푸른 물, 류난의 검붉은 물, 그리고 세의 미묘하게 탁한 하얀 것은, 글쓴이가 [나호]에서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색감을 잘 드러내고 있다는 느낌을 갖기에 충분했습니다.

   [나호]의 감상에서도 밝힌 것처럼, 저는 색감에는 문외한이기 때문에 그것이 어떻다는 판단을 할 수는 없겠지만, 분명한 것은 글쓴이가 굳이 주제라는 것에 의지하지 않더라도, 자신이 독자에게 보여주고 들려줄 분명한 것만 가지고 있으면 그것으로 만족스러운 독서를 보장해 줄 수 있는 것이며, [열 번째 세계]는 그 채색감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글임에 분명합니다.

   그렇다고, 주제나 인물의 매력도가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글의 전체적인 얼개 혹은 환상 소설이라면 결코 도외시할 수 없는 세계관이 미비한 것도 아닌, 단지 아직은 분명히 설익었지만, 전작과 비교했을 때 분명히 글쓴이는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좋은 글입니다.


   정말 아쉬운 것은, 책값이 비싸다는... (쿨럭!) 것입니다. 글자를 조금 작게, 책을 조금 크게... 요즘 책은 다들 고급형(?)으로 나와서 독자가 <부담없이> 사 보는 모험을 꺼리도록 만드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건 바람직하지 못한 현상입니다. 책은 읽기에 조금 불편해도, 책 자체를 사 보는 것 자체는 부담 없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책은, 장식품이 아니라 생활 필수품이며 소비재이니까요. :)


   아에드 인 마이오렘 델 글로인

댓글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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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heuma 04.05.29 01:17 댓글 수정 삭제
    대체 이 리뷰의 주제는 '나는 감상 능력 없음'입니까? 주제조차 파악할 수 없는 글이었다면 청탁을 고사해야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거울이 아직 아마추어적인 면을 많이 지니고 있긴 하지만 이토록 무성의한 글이 메인 화면에 올라올 수 있다는 것이 놀랍습니다. 그리고 어설픈 비판은 하지 않으니만 못합니다. 2회 심사위원 중 '서양의 잣대만 들이민' 한 작가로 표현된 복거일씨는 기존 문단에 속해있지만 SF적인 색채를 띈 장르문학적 성향을 띈 글도 많이 쓰신 분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복거일씨를 SF작가로 분류하기도 합니다. 그런 사전지식에서 본다면 복거일씨의 평은 '서양의 잣대'가 아니라 스스로가 파악하고 연구한 기준을 후배들에게 알려주는 것으로 보아야 하지 않습니까? 자신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대상에 대한 정확한 지식과 정보조차 없이, 리뷰를 하고자 하는 글에 대한 정확한 주제 파악 조차 없이 쓰인 무성의한 원고가 여기에 자리잡고 있는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서두에 날림에 대한 '변명'은 너무 지나친 아마추어리즘이군요. 아무리 아마추어적인 면이 많은 거울이지만 적어도 메인 프레임에 올라오는 글을 쓰는 사람들은 나름대로 자신의 이름을 걸었다는 것에 '프로 지향적'인 의식이 있어야 하지 않습니까. 인쇄물이 아니더라도 거울은 <웹진>이라는, 고정된 독자들이 있는 '잡지'입니다. 게다가 리뷰는 조회수만도 평균 300 가까이 됩니다. 이렇게 무성의한 글이라니, 기다리며 글을 여는 300명 가까운 독자들은 뭐가 되는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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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연 04.05.29 02:06 댓글 수정 삭제
    온라인 상의 글은 표정과 몸짓과 목소리가 배제되고 글만으로 보고 받아들일 수 밖에 없습니다.
    이영도님 말이었죠. 독자는 오독할 권리가 있다는.. 맞는 말입니다.
    비평을 하는 사람은 독자로써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쓸 권리가 있습니다.
    또한 의무도 있습니다.
    프로 작가든 아마추어 작가든 글을 쓸 때는 성실해야 합니다.
    프로 비평가든 아마추어 비평가든 어떤 글을 읽고 쓸 때는 그만큼의 성의있는 태도가 요구됩니다.
    줄표 안의 장난스런 글이 글 전체 분위기를 훼손시킵니다.
    어떤 평이든 좀 더 자신감있게, 당당하게 해주실 수는 없었는지요.
    작품의 주제가 와닿지 않을 때는 작가의 잘못일 수도, 독자의 잘못일 수도 있습니다.
    작가가 너무 난해하게 썼을 수도 있고 독자가 건성으로 읽었을 수도 있습니다.
    하리야 헌처크님이 어떻게 글을 읽으셨는 지는 알 수 없습니다만 몇몇 진지하지 못한 표현은 후자의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게 합니다.
    어떤 평이든 비평을 하는 사람에게는 작가에 대해 지켜야할 최소한의 예의가 있습니다.
    그건 바로 작품을 꼼꼼하게 읽는 일입니다.
    비평을 쓴 사람이 얼마나 작품을 성의있게 읽었는 지는 글에서 드러납니다.
    비평 사이사이 정곡을 찌르는 유머는 글을 읽는 재미를 높여줍니다.
    하지만 하리야 헌처크님의 비평에서 나온 잡담은 말 그대로 잡담일 뿐 본문에 도움이 되지 못하고 글의 의미를 반감시킵니다.
    어느 면 글의 분량 늘리기로도 보였습니다.
    짧더라도 의미있는 비평이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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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쎄말입니다. ^^a 고사해야 하나봅니다.

    무엇보다, pheuma 님에게, 제가 <장르문학적>인 성향 따위를 그다지 탐탁치 않아한다는 것을 제대로 말씀드리지 못한 부분 때문에라도 말입니다. 물론, 제가 그의 책을 읽은 것은 비명을 찾아서와 세계환상소설사전 밖에는 없으며, 특별히 SF와 환상 소설 등의 분류는 개체로 놓여진 소설 하나하나를 조금이나마 덩어리지게 해준다는 측면에서만 수용하고 싶어하는 제게, 복거일 씨는 그냥 한 소설가일 뿐이고, 그의 세계환상소설사전에서의 드래곤 라자 평과 영어공용화론을 굉장히 마음에 들어하지 않기 때문에 - 혹여 pheuma 님께서 세계환상소설사전을 읽으셨다면 저와 님이 보는 복거일 씨의 <연구>의 잣대가 조금 <다른> 것일 수도 있다는 측면을 간과한다면 - 그의 두 번째 황금드래곤문학상 심사평에 대해서 그닥 호의적일 수 없다는 사실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아울러, 열번째 세계는 전작인 나호와 같이, 글쓴이 자신의 자의식을 반추하되 그것을 균열의 상태로 내어두었고 글을 읽는 이는 쉽사리 글을 쓴 이와 공명을 이루기 어렵다는 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글에서는 채색적인 이미지와 함께 전작에서는 별로 좋지 못했던 서사의 측면이 글을 지탱해주고 있다는 사실을 잘 표현하지 못한 제 아마추어 글쓰기에 대해서 심각하개 생각해보아야 하겠군요.

    또한 이 밑의 네 편의 제 졸문을 참고 읽으시다가, 다섯 번째 글에 와서야 비로소, 이제는 그만두라, 고 말씀하시니, 진작 제 글이 부족하다는 것을 귀띔이라도 해주시면서, 어디가 부족한지 무엇이 서투른지 말씀하시면서 저를 토닥이셨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아무튼 하신 말씀은 잘 새겨 듣겠습니다. 기왕에 답글을 달면서 찬찬히 읽어보니, 처음의 발끈, 하는 마음은 조금씩 수그러 들지만, 어쨌든 써놓은 글을 날리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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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heuma 04.05.29 02:27 댓글 수정 삭제
    "독자는 오독할 권리가 있다."는 틀린 말입니다. 독자는 오독할만큼 멍청할 권리가 있을 뿐입니다. 자주 거론되는 '독자의 오독 권리'는 자신의 글에 날아드는 비판을 독자의 '권리'로 미루는, 작가의 방만한 회피이자 도망칠 구멍일 뿐입니다. 마찬가지로 독자에게 있어서는 자신의 '멍청한 오독'을 합리화시키는 변명일 뿐입니다. 작가에겐 독자를 오독시킬만큼 무능할 수 있는 권리가 독자에겐 작품을 오독할만큼 멍청할 자유가 부여된다는 문장에 다름 아닙니다. 독자에게는 오독할 권리가 아니라 다르게 해석할 자유가 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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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연 04.05.29 02:41 댓글 수정 삭제
    독자는 오독할 권리가 있다는 말을 이 글 댓글에 사용한 사람은 저입니다..
    그래서 제 생각을 적어보려 합니다.
    저는 독자는 오독할 권리가 있다는 말이 매력적으로 들렸습니다.
    작가는 글을 쓸 때 글에 의도한 바가 있습니다.
    독자가 반드시 그렇게 해석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야 하는 것도 아니고요.
    즉, 저는 위의 말을 독자가 작가가 어떤 의도로 글을 썼든지 간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해석할 수 있는 권리라는 말로 받아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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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가연 님의 글을 이제서야 읽었습니다. ^^a

    찬찬히 생각해보니, 변명같지 않은 변명이 떠오르는데... 얼마전에 진아 님과 길게 통화할 기회가 제게 주어졌드랬습니다. 이번 서평은, 진아 님께 개인적으로 드리는 <통화> 비스므리한 것이 되어버린 듯 하군요. 후훗.

    [나호]와 함께, [열번째 세계]는 글을 제시받고 읽은 후에 쓴 감상입니다. 제 독서가 많은 부분, 이영도 씨나 김상현 씨 같은 이들에게 경도되어 있다는 것은 제가 극복해야 할 숙제입니다. 밑의 저희 홈페이지 중단편선에 대해서 간단하게 첨언하신 진아 님의 글 중에, [마지막용병 이야기]의 감상은 과대해석했다는 말, 사실 [용병이야기]에 대해서는 그런 단평을 받아들이기 어렵긴 하지만, 사실 제 독서가 어떤 방향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호의적인 것은 사실이며, 그것을 극복하는 것이 요즘의 제 숙제가 되어버렸습니다.

    [나호]나 [열번째 세계]는 제가 도전하기 어려운 글들입니다. 거칠게 표현하자면, 김주영 씨의 글은 감각적입니다. 어둡고 미묘한 색채감이 움틀거린다고 해야할까요? 그런데 제 읽기는 그런 글 앞에서는 살떨립니다. :) 그리고 그런 글들을 잡아내시는 분들을 저는 참... 부러워합니다. 물론, 이영도 씨의 글에서 제가 잡아내는 것들을 부러워하시는 분들도 분명히 계시더이다. 후훗.

    덕택에 저번의 [나호]도 다시 썼고, 이번의 [열번째 세계]도 진아 님께는, 아마도 다시 쓰게 될 듯하다고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그리고 기왕에 이런 댓글들이 달렸으니, 다시 쓰기는 해야겠군요.

    그러나, <프로지향적>이라는 말에는 절대로 동의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프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회피도 아니고 망각도 아닙니다. 사실, 저는 아마추어입니다. 그리고, 수많은 아마추어 독자들이, 프로들을 지탱해준다는 소박한 사실에 기반할 때, 저는 제가 아마추어로써 더 발전하기를 원하며, 모든 아마추어 독자들이 저보다 더 뛰어날 뿐더러 저도 더 뛰어난 아마추어가 되기를 원합니다.

    그래서 조금 억울하기도 합니다. 밑의 네 번의 글에선, 진중했기 때문에, 잘했다, 칭찬이라도 주셨습니까? 그냥 그것은 당연한 것이고 이것은 당연한 것이 아니니까, 당연한 것은 넘어가고, 당연하지 않은 것은 꼬집어야 합니까?

    위의 님의 심정을, 댓글을 여러 번 읽으면서 조금은 공감을 형성할 수 있었습니다. 위에 위치한 제 댓글에는 그런 제 <감정선의 변화>가 드러나있을 듯도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쓰다가 조금 격해졌고, 결정적으로 이 댓글다는 것은 제가 쓴 글을 보기가 불편하군요. ^^a

    조금 더 항변(명)을 늘어놓자면, 밑에 있는 제 글 네 편도 다... 아마추어의 글입니다. 조금 다른 형식, 혹은 서툴고 가벼운 표현이 나오더라도, 그래서 글쓰는 이를 분기시켜야겠다고 하더라도, 댓글들이 감정의 위험한 부분을 건드리지는 말아주셨으면 합니다. 오히려, 저를 분기시키시려면, 면대면하는 기회가 주어질 때 그 자리에서 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 기회를 한 번 만들어볼까요?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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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heuma 04.05.29 02:46 댓글 수정 삭제
    to 비형 스라블
    옙. 댓글을 보고 견해 차이를 납득했습니다. 리뷰에서 쓰시고자 한 이야기가 무엇인지 모른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저는 계속 <거울>의 독자였고 이번호에 이르기까지 비형 스라블님이 쓰신 리뷰도 지속적으로 읽어왔습니다.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지나친 무성의함'이었습니다. 내친김에 무례를 무릅쓰고 하나 건의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비형 스라블'이라는 닉에서 보듯이 이영도씨의 대단한 팬이시라는 것을 짐작합니다만, 매번 리뷰마다 이영도씨의 이야기가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솔직히 부담스럽습니다. 종종 '리뷰'되는 작품이 주제가 아니라 '자신의 편애하는 이영도씨의 글'이 더 부각되는 느낌마저 있었습니다. 편애하는 작가에게 마음이 쏠리는 것이야 어쩔 수 없는 것이겠지만 적어도 '리뷰'를 쓰실 때는 그 작품에 대해 더 집중해 주셨으면 하는 마음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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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heuma 04.05.29 02:48 댓글 수정 삭제
    호. 실시간 리플의 연속입니다, 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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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h 님은... 말씀을 조금 위험하게 하시는군요. <독자는 오독할 권리가 있다> 는 말은 선언적인 표현이며, 제가 알기에는 이영도 씨가 먼저 한 말이 아닌, 오래전부터 내려오던 표현으로 알고 있습니다. 조금 더 유명한 말로, <작가의 손을 떠난 글은 더이상 작가의 것이 아니다>라는 말도 있지요. 소설은, 다른 직설적인 장르와는 달라서, 그 속에 다의를 담고 있습니다. 이문열 씨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의 경우, 많은 담론들 중에서도, 첫 담임은 제 1공화국이고, 두 번째의 담임은 제 2공화국을 상징하는 우화적인 의미를 띄고 있다는 평이 많았던 바, 얼마전 이문열 씨가 문화일보와 대담한 것에서는 자신의 집필 의도를 다르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런 순간에, 작가는 독자에게 <설명할 수 없습니다> 작가는 글로써 말해야 하는 것입니다. 시를 쓰는, 혹은 소설을 쓰는, 문학을 하는 사람들은 그래야 합니다. 자신의 글 속에서 말고, 무엇으로 말한다면, 그의 정체는 무엇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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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연 04.05.29 02:53 댓글 수정 삭제
    이영도님이 독자가 오독할 권리가 있다는 말을 했다는 건 제가 한 말입니다.
    오래전부터 있던 말이라면 제 실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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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o pheuma

    ^^ 하나 (항)변명 하자면... 스트라이커가 매번 골을 넣을 수는 없습니다.

    제가 이 글을 쓰면서, 원고를 펑크내고 싶지 않았겠습니까? 어렵사리... 진아 님께 애교 - 좀 징그럽습니까? 183cm짜리 55kg짜리가 아잉~ 이러는 것 말입니다. ^^a - 부리듯이 써낸 이 글은, 제가 감추고 싶고, 극복해야 할 약점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너그럽게 봐주십시오. 제가 이 어려운 리뷰를 선뜻 응답한 것도, <거울>과 함께 성장하고 싶어서입니다. 저 또한 성장한 사람이 아니고, <거울>도 아직은 짓쳐 오르기에는 섣부릅니다. 그런 부분 하나하나, 정직하게 보이고 싶습니다. <거울>이 힘들고 어려울 때 정직한 것처럼 말입니다. 그래야, 저도 <거울>과 같이 성장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하나 더, 기왕에 말씀하셨으니, 사람은 누구나 <거울>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 거울은 이영도 씨입니다. 제가 헤겔 혹은 데카르트 식의 사고를 기저에 깔고 있으면서 그것으로 세상을 보는 것처럼, 이영도 씨의 시선으로 환상 소설을 보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위에서 말씀드렸다시피 이런 <편재된> 시선은 제가 넘어야 할 산입니다. 그렇다고 제가 이영도라는 안경을 버리겠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다른 안경도 가지겠다는 말이지요.

    그리고...pheuma 님은 자신의 안경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까?
  • No Profile
    가연 님, 이 대화는 삼자간에 특별한 지칭 없이 이루어지는 실시간 채팅 비슷하게 되어버렸습니다. ph 님의 두번째 리플은 가연 님께 드리는 말씀인 듯하고, 저는 두 분의 대화에 끼어든 불청객이 되어버렸습니다. :)

    새벽 한 시까지 회사에서 마감 작업하다가, 방금 들어온 직장인에게... 는 이 시련(?!)이 고된것입니다, 그려.
  • No Profile
    그나저나... 저도 많이 손을 보기는 해야겠습니다. -_-a 다른 분들의 이번 글은 참... 제 잡글이 거울의 성장을 방해하면 안되겠습니다. (쿨럭!)
  • No Profile
    pheuma 04.05.29 03:03 댓글 수정 삭제
    그 사람은 사깃꾼일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저는 사물에 대해서도 세상에 대해서도 지독한 난시입니다.
    저는 이미 비형 스라블님께서 다음에 쓰실 일진보한 리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 No Profile
    저는 난시라서 군면제입니다;; (쿨럭!)

    ... 이거 잡담 비스므리하게 바뀌어가는데;; 진아 님께서 아시면 자체 편집 들어가지 않을까요? :)
  • No Profile
    pheuma 04.05.29 03:08 댓글 수정 삭제
    '잡글', '거울의 성장 방해' 여기서 주저앉으시면 곤란합니다. '잡글을 치워라.'하는 것이 아니라 '주(主) 글로 성장해 달라.'고 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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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heuma 04.05.29 03:09 댓글 수정 삭제
    네 시간 뒤 저는 출근해야 합니다. 비형 스라블님, 굿 나잇. (쪽)
  • No Profile
    -_-a 와이프가 옆에서 자고 있어요; 이러시면 아니되어... (퍼퍽!) 저는 내일 쉬는 토요일이라; 무사출근을 빌겠습니다. 좋은 글, 무서웠습니다. :) 굿 나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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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앤 라이스, 뱀파이어 연대기 2004.08.28
소설 에비터젠의 유령 2004.08.28
소설 웹 시리얼 1회 단편공모전 수상집2 2004.08.28
비소설 깔리다사 2004.07.30
소설 에러곤2 2004.07.30
소설 돌 속의 거미3 2004.07.30
소설 마감증후군3 2004.07.30
소설 타이거! 타이거! 2004.06.25
소설 두더지 2004.06.25
소설 뢰제의 나라3 2004.06.25
소설 여왕의 창기병8 2004.06.25
소설 작은 마음의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2 2004.06.25
소설 십이국기4 2004.05.28
소설 열 번째 세계18 2004.05.28
소설 환타지 읽기Reading Fantasy 중단편집 I9 2004.05.28
비소설 신화와 점성학 2004.0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