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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시간 정지자(Time Stopper )

2006.09.22 08:0709.22

시간 정지자-Time Stopper


  정신과 의사인 J에게 그 환자 K는 특별했다. 정신과라면 요즘에는 인식이 상당 부분 바뀌어져 미쳤거나 하지 않아도 스트레스를 받는다거나 우울증, 강박관념 등의 일상에서 누구나 경험하는 소소한 정신적인 문제로도 찾을 수 있는 곳이다. 그래도 여기에 오는 사람들은 대개 우리가 경험하는 일상적인 레벨의 경험으로 오지는 않는다. 그들이나 그들 주변인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판단되어서야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일반적인 케이스에서 그 환자K는 특별했다. 먼저 J가 나에게 이 일은 극구 비밀로 해달라는 부탁을 해왔기에 J와 K 모두 실명을 알리지 못함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하지만 둘 중 한명만이라도 이름을 듣는다면 당신은 그가 유명인인 것에 놀랄 것이다.

  일단 K에 대해서 이야기하면 그는 잘 나가는 사업가였다. 한 사업체의 사장으로 그의 회사는 물건이 없어 못 팔 지경이었으며 그의 수입은 연간 10억이 넘었다고 한다-그의 회사가 아니다-. 무엇을 팔았는지는 말하지 않겠다. 말하면 당장 K가 누군지 알게 될 테니까. 가정도 연하의 아내와 학생인 외동아들-아내와 아들의 나이 역시 함부로 말할 것이 못 된다-을 두고 있었는데 가정적인 문제는 없었다고 한다. 예전에는 회사 일에 바빠 가정에 신경을 쓰지 못했지만, 사업이 안정되고 난 후에는 외식이나 여행 같은 것을 자주해 가족애를 쌓았다고 했다. 인간관계에서도 적을 만들지 않는 유연한 처세 덕에 주변의 평판에서 나쁜 말은 찾기가 어려웠다. 이렇게 외적으로나 내적으로 만족할 만한데다가 항상 웃는 얼굴로 다니는 그이기에 1년에 2번 보는 사업체 지정 의료기관의 한 의사로부터 "이거 볼 때마다 웃는 얼굴이시니 건강검진을 할 필요가 없겠는데요. K사장님은 정기검진 받으며 시간낭비하지 마시고 그 돈으로 어디 여행이나 가셔도 될 텐데요. 아, 이미 돈은 충분하실 테죠? 하하하." 같은 농담도 받았던 K였다. 그런 그가 정신과에 온 것이었다. 물론 자신의 진료를 위해서. 내가 J로부터 들은 이야기는 이러하다.

  K가 J의 개인병원을 찾은 것은 어느 오후의 한적한 무렵이었는데, 그는 미리 전화로 예약을 하면서 사람이 없는 시간대를 물어서 왔었기에 한적한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J는 K를 보고 깜짝 놀랐는데 K가 요즘 잘 나가는 사업가로서 뉴스나 신문에서 심심찮게 보이는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뉴스나 신문에서 항상 K에게는 사회의 바람직한 성공자라는 꼬리말이 붙어 다녔었다. 그런 사람이 정신과에 오다니? J는 처음에 K가 주변의 다른 사람의 문제로 상담하러 온 것이라 생각했다. 대개 정신과는 자신의 발로 들리기에는 힘든 곳이다. 지인이 환자의 병세를 상담하고 그 뒤 지인이 환자를 설득해 J앞에 데려오는 것이 일반적인 케이스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K는 달랐다. 그 스스로 정신과에 온 것이다. 그래서 특별하다고 한 것이다. 그가 J를 앞에 두고 처음 한 말은 특히 그랬다.

"의사 양반, 내 정신이 이상한지 아닌지 좀 알아봐 주시오."

"네?"

J는 놀라 반문했었다고 한다. 스트레스나 우울증 같은 경우면 몰라도 정신이 이상하다는 느낌은 환자 자신이 가지기에 힘들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K같은 지성인에게는 더욱 그렇다. 정신이 이상하다는 표현은 오직 다른 사람의 눈과 판단에 의해서만 가능하며, 환자 본인에게 자신은 정상이며 타인들의 판단은 착각이나 오해에 불과할 뿐이다. 이어서 K가 J로부터 들었던 고백은 이러했다고 한다.

"요즘 뉴스나 신문을 봤다면 내가 누군지 아리라 믿소. 아까 처음 봤을 때 놀란 눈치를 보니 알리라 믿고, 내가 여기까지 오게 된 이유를 말하겠소. 솔직히 말하면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나는 내가 시간을 멈출 수 있다고 믿고 있소. 이게 나의 착각인지 아니면 실제로 시간이 정지하는지는 모르겠소. 분명한 것은 내가 시간을 정지할 수 있다는 느낌을 가지고 있고, 그런 능력을 내가 원하는 때에 항상 사용할 수 있다는 거요. 아, 미리 말하는데 이 정지되었다는 느낌은 아주 찰나에 불과하오. 0.1초인지 아니면 백만분의 일초인지 모르겠소. 1초 정도 되는 아주 긴 시간은 아니오. 극히 짧아서 그 시간이 얼마나 짧고 긴지 나로서도 구분이 안 가오. 내가 원하는 것은 내가 정말로 시간을 멈추는 것인지 아니면 그런 느낌을 받을 뿐인지 알고 싶다는 것이오. 만약 이게 실제가 아닌 나의 느낌에서만 그러하다면 정신과적인 도움이 필요하리라 생각되오. 후자라면 당신이 좀 도와줘야겠소."

그러고는 J가 뭐라 말하기도 전에 K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는 모자를 눌러쓰고는 훌쩍 떠나버렸다.

"미안하지만 데스크의 아가씨가 3시 30분에 예약이 있다고 했는데, 5분밖에 안 남았군. 미안하지만 이만 가봐야겠소. 유명인이라는 것은 이래서 불편하군. 가능하면 사람들의 눈을 피해서 진료를 받고 싶소. 시간은 아가씨와 상의해서 정하겠소. 다음엔 나와 비슷한 케이스가 있는지 알아봐주길 바라오. 가능하다면 그 환자의 치료나 병과가 어떠했는지도 말이오. 그럼 이만. 아, 이건 사소하지만 일종의 계약금 같은 거요. 아까도 말했지만 내가 여기에 온 것을 비밀로 해줬으면 하오. 이건 치료비나 진료비 말고 비밀유지에 대한 보상금 같은 거라 생각해주길 바라오."

J의 책상 위의 흰색봉투에는 백만원 수표 1장이 들어있었다. J는 K가 유명인이라는 점. 그리고 그가 정신이 멀쩡하다는 것-시간을 멈춘다는 착각만 빼고-. 또한 경제적인 측면을 모두 고려해 K의 진료에 힘을 쏟았다고 한다.

  J는 K를 전료하면서 확실한 결론을 얻을 수 있었는데, 그것은 K가 정상인이라는 사실이었다. 그는 정신이 이상하다거나 하지도 않았고, 정상인에게서도 보이는 우울증이나 스트레스에 대한 것들도 보통수준 이하였다. 단 한 가지, 시간을 멈출 수 있다는 느낌만을 빼고는.

K의 요구에 따라 J는 비슷한 사례를 조사했는데, 그러한 케이스는 매우 희귀하여 찾기가 어려웠다. K의 경우는 환각이나 환청, 환시가 아니었으며, 더욱이 다른 감각이나 사물의 수용양식은 정상이었기에 정신의 어떤 특정 부분만 이상해진다는 것도 생각하기 어려웠다. 따라서 J는 K의 경우를 단지 주위의 사소한 트러블로부터 오는 조급함이나 신경질적인 반응에서 유발된 신경과민성의 일종이라고 판단했다. J는 K에게 이런 견해를 들려주었다.

"형광등 아시죠? 우리가 보기에 켜져 있지만 실제로는 아주 짧은 간격으로 깜빡이는 겁니다. 우리 눈이 착시로 켜져 있는 것처럼 느낄 뿐이죠. 그런데 종종 신경이 민감해지면 이런 깜빡임도 느낄 수 있습니다. K씨의 경우도 비슷한 것처럼 보이는데요. 스트레스 같은 것으로 신경이 예민해져서 단지 그렇게 느낄 뿐 아닐까요?

그러나 K의 이야기는 달랐다.

"지금까지 내 이야기를 뭘로 들은 거요? 내가 그런 것을 생각 안 해봤겠소? 하지만 나는 지금 극심한 공포와도 같은 감정을 가지고 있단 말이오. 어느 누가 단지 신경이 조금 예민해졌다고 공포를 느끼오? 시간을 멈추는 것은 언제든지 할 수 있다고 말했잖소. 그게 몇 백만분의 일초인지는 몰라도 어떤 시간이라는 것은 변함없다는 말이오. 만약, 내가 이 능력을 계속해서 사용하면 그게 1초가 되고 1분이 되고 1년이 될지 누가 알겠소!! 그 상상만 해도 무서워서 견딜 수가 없소. 그러니 내가 당신 앞에 있는 것 아니겠소? 다행인지 불행인지는 모르지만 나는 그런 시도를 한 번도 해보지 않았다는 것이오."

J는 그럼 당장 해보자고 제안하려고 했었는데, K의 이어진 말 때문에 그러지 못했다.

"초고속 전투기 말이오. 거기서 NASA에서 실험을 하나 했더랬지."

"아니, 왜 갑자기 뜬금없이 전투기 이야기를 하시는 겁니까?"

"잠자코 들어보시오. 물체가 빛의 속도로 움직이면 시간이 한없이 늦게 흐른단 말이오. 그러니까 백만 광년 떨어져 있어도 빛의 속도로 가면 그 속의 사람에게는 백년 밖에 지나지 않는다는 거지. 아시다시피 지금 우리 기술로는 빛의 속도로 움직이는 로켓 같은 것은 없으니까 그나마 빠른 초고속 전투기로 실험을 했단 말이오. 정교한 원자시계를 싣고 과연 전투기 안에서 시간이 늦게 흐르나 안 흐르나. 그랬더니 실험 결과가 가관이었지."

"결과가 어떠했습니까? 아니, 결과가 어쨌든 그게 J씨와 무슨 관계가 있습니까?"

"그게 중요한 것이오. 전투기 안에서는 실제로 시간이 늦게 가더라는 거요. 전투기 밖과 비교했을 때 4백만분의 일초가 늦게 갔다고 하더군. 물론 그건 0에 가까운 값이오. 하지만 0가 아니오. 만약 우리가 미래에 우주여행을 빛의 속도에 가깝게 할 수 있다고 해도 그건 미래의 일이니 우리와 무슨 관계가 있겠소? 하지만 나에게는 그게 현실이란 말이오. 내가 마음만 먹으면 마치 빛의 속도로 여행하듯이 시간을 한없이 늦출 수가 있소. 그로 인해 벌어질 일이 나는 두렵소. 아니 애초에 상상조차 하기도 싫소. "

  J는 몇 번 진료를 한 뒤, 시간을 멈춰보자는 J의 의견에 완강히 거부하는 K에 대해 정신분석학인 측면보다는 물리학적인 측면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물론 이것은 K에게 그의 생각이 사실이 아니며, 결국 정신적인 문제일 뿐이라는 인식을 확실히 해주기 위해서였다. K에게 시간을 멈추게 하고, 그걸 어떤 도구나 사건으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음을 반증하면 K는 자연스레 자신의 정신적인 문제로 인정할 것이며, 그러면 진료는 한결 편할 것이었기 때문이다.

   마침 적당한 장소를 찾을 수 있었다. J는 이리저리 수소문하다가 진료라는 목적을 이해해준 한 대학 물리연구소에 연락이 닿았다. 물론 금전적인 부분에 대한 언급도 잊지 않았다. K의 신분을 위해 사정을 이야기하고 마스크와 모자를 쓴 채 테스트에 임하기로 했다. K는 마스크 같은 것이 자신의 능력의 발휘에는 아무 지장이 없다고 이야기했다. J는 K에게 신분보장이 된다는 것을 재차 확인시킨 후, 연구소 측과 대화하여 약속시간을 잡았다. J는 참석하지 않았는데, 그건 순전히 비용문제 때문이었다. 물론 테스트에 대한 비용은 K가 부담하기로 했다-J는 이 점을 K에게 잘 설득시켰다-. 그런데 하루로 예정된 테스트가 끝나고 K나 연구소로부터 연락이 오지 않았다. 한 동안 K의 사무실이나 휴대폰, 집 모두 통화를 거부하거나 연락이 되질 않았고, 연구소 쪽에서는 잘 모르겠다거나 자기 위치에서는 답변드릴 수 없다는 말만 들을 수 있었다. 그렇게 3주 가까이 시간이 지났는데, 어느 한 남자가 병원으로 와서는

"K라는 분이 보냈다고 하면 아실 거라고 했습니다."

말과 함께 J에게 편지 하나와 오백만원 자기앞수표가 들어있는 봉투를 건네고 급히 사라졌다.

편지의 내용은 이러했다.

"갑자기 연락을 끊어서 미안하오. 개인적인 사정이 생겨서 말이오.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나의 오랜 고민이 한 번에 해결되었소. 당신의 도움이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소. 여기 사소하지만 사례금을 보내오. 그리고 약속을 꼭 지켜주었으면 하오."

  그 뒤 K로부터 J로의 연락은 없었다. 그는 K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 궁금했지만 알 도리가 없었다. 다만 뉴스나 신문에서 그가 사장자리에 물러났으며, 이에 대한 여러 의견들을 왈가왈부하는 것을 보았으나 모두 막연한 추측에 불과하여 진실인 것은 하나 없었다. 시간이 점차 지나자 조금씩 K에 대한 소식은 뜸해져만 갔고 결국에는 아무런 이야기도 들을 수 없었다. 그렇게 K는 J의 기억에서 사라져갔다.

  몇 년이 지난 어느 날 도심 거리에서 J는 우연히 K를 만났다. 먼저 알아보고 인사를 건넨 쪽은 K였다. K는 양복을 입고 샐러리맨용 흑색 가방과 휴대폰을 들고서는 급히 움직이다가 J를 보고 인사를 건넸는데, J는 K의 행색이 영업사원인 것처럼 보여 잘 알아보지 못했다. 한 때 잘 나가갔던 회사의 사장님이 양복차림으로 가방을 들고 급히 도심을 뛰어다닐 일이 있을 리는 없으니 말이다.

"그 동안 잘 지내셨소? 선생 덕분에 잘 살고 있소이다."

"아, 누군가 했더니 K씨 아닙니까? 오랜만이군요. 반갑습니다. 그 때 연락 이후로 처음이군요. 궁금한데, 거기서 대체 어떤 말을 들으셨습니까? 그게 궁금해서 한동안 일이 손에 안 잡힐 정도였습니다. 아, 사례금은 잘 받았습니다. 약속도 물론 잘 지키고 있지요."

"약속을 지켜주고 계시다니 감사하오. 허나 죄송하지만 지금 어디 급하게 가는 길이라 길게 답변 드리기는 어려울 것 같고, 감사의 표시로 이거라도 받으시오."

그러고는 K는 지긋이 J를 바라본 후, 아무 행동도 취하지 않아 J가 의아하게 생각할 무렵 살짝 손을 양복 주머니에 넣어 명함 1장을 꺼내 J에게 건넸다.

[Time Stopper                                           ]
[원하시는 만큼 당신의 시간을 멈춰드립니다   ]
[학술연구분야 상담 환영.                            ]
[1초를 영원같이                                         ]
[K. X.X.                                                    ]
[H.P.) 01X-XXXX-XXXX                              ]

J가 어안이 벙벙한 채로 받아든 명함을 들여 보는데 K가 말을 걸었다.

"아, 착각하지 마시오. 방금 선생에게 주려고 한 건 명함이 아니라오."

"네? 그럼?"

"방금 선생의 천수를 1초 늘렸소이다. 허허허. 그럼 다음에 봅시다."

"네? 무슨 말이십니까? 그럼 K씨의 능력이 사실이었단 말입니까? 능력이 사실이라면 무섭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

이미 J와 5m는 족히 떨어져 급히 걸음을 재촉하던 K는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려 대답했다. J의 기억에 K의 목소리는 이전에 들었던 적이 없을 만큼 밝았다고 한다.

"아, 의사양반. 그건 걱정하지 마시오. 해보니까 그거 1초 이상은 안 되더라고. 허허허. 그럼 나는 일 때문에 그만 가보겠소. 이리저리 1초에 목매는 사람들이 많아서 말이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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