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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가용사표간의 욕망




*본편 중간*

쟈운더스에 군단들이 모여들어 소란스러웠다.

괴우주(怪宇宙, Eccentric cosmos)의 한 영역인 쟈운더스는 한없이 거칠고 한없이 넓었고 혼란스러웠다. 쟈운더스를 손아귀에 넣고자 징가용사표간은 세력을 모아 봉기했다. 쟈운더스를 호령하는 괴신족(怪辰族, Cosmos nation of monster) 중 끗발이 대단한 징가용사표간은 괴우주에서 가장 강력한 세력인 아후라제국(Ahura帝國)과 연합했다. 징가용사표간의 상체는 건장하고 막강해 보이는 중년의 사내였다. 징가용사표간의 상체 아래론 드래곤, 사자, 표범이 복잡하게 합쳐져 짖어대면서 똬리 틀고 있어 위용, 위세가 대단했다. 징가용사표간은 쟈운더스 한 구석에 구랑제국(狗狼帝國)을 세워 스스로 옥황을 칭했다. 다른 세력들에서 옥황이라 하면 한 문명권을 다 다스리는 것인데 징가용사표간은 아직 쟈운더스의 일부를 차지했을 뿐이므로 격이 떨어지는 상태였다.

아후라제국을 이끄는 아후라신족(Ahura辰族, Cosmos nation of Ahura)은 중앙 군단장 조룡성(造龍成)을 연합군 총사령관으로 쟈운더스에 파견해 징가용사표간을 돕게 했다. 아후라제국은 연합군 중 가장 강대하고 많은 병력을 보냈다.

인신족(忍辰族, Cosmos nation of in)에서 지원하는 극초인간은 물인간(물因間, Water cosmic human) 은하영, 은하인간 운성진, 음악인간 나천륜, 자석인간 오르쥬니, 바람인간 운손랑이 나섰고 인신족 담당 사령관으로는 선거에 의해 은하인간 운성진이 뽑혔다. 극초인간들은 개인적 역량이 지극히 뛰어났다.

모신족(毛辰族, Cosmos nation of hair)은 노일, 드라포엘라, 꼬리길이, 유긴수스, 운크뷰를 보냈고 노일을 모신족 담당 사령관으로 삼았다.

그밖에도 많은 세력이 아후라제국 옥황 서문화의 부름에 응해 쟈운더스의 군주 징가용사표간을 돕고자 군단을 보냈다.

징가용사표간은 부하들을 풀어 아낌없는 사치와 방탕을 연합군에게 선물했다. 문명 6단계의 가멸 진 환대는 연합군에게 익숙한 것이었지만 타인이 제공한다는 점에서 더욱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었다.

무수한 태양계들을 이은 것만큼이나 거대한 선계전함에서 징가용사표간은, 인신족의 창녀이자 인신족의 어머니로 불리는 물인간 또는 권력인간(權力因間)인 은하영과 마주쳤다. 흥청망청대는 와중에 마주친 것이지만 은하영도 징가용사표간도 전투태세가 흐트러진 것은 아니었다. 은하영은 구불구불하게 뻗친 바다 빛깔 머리카락을 위로도 아래로도 길게 뻗쳐 놓은 너무나도 아름답고 젊디젊은 여인의 모습이었다. 인신족의 원로인 우인간을 뺀다면 물인간 은하영은 가장 나이 많은 인신족이었지만 그동안 너무나도 많이 스스로를 쇄신해와 언제나 인신족 가운데 늘 새로운 몸과 넋을 갖춰왔다.

은하영이 파라탐(Paratam, 초월적 빛)으로 말했다.

“역사의 바람이 소용돌이치는군요. 구랑제국의 옥황이신 징가용사표간 님이 쟈운더스의 옥황으로 우뚝 서길 바라면서 우리 건배나 할까요.”

은하영 주변에 신의 술들이 감돌았다. 물의 이미지 도법으로 은하영은 그렇게 했다. 징가용사표간은 그 재주에 경탄했다.

징가용사표간의 으뜸가는 신하인 쟈운드레든이 나타났다. 징가용사표간과 쟈운드레든은 은하영이 주는 술을 받고 기분 좋으면서도 게을러지지도 않게 취했다.

징가용사표간은 은하영에게도 괴신족의 음탕한 쾌락을 선사하려고 했다. 징가용사표간의 매혹적인 궁녀들이 발가벗고 은하영 주변에 모아들어 뱀처럼 똬리 틀고 휘감겼다. 은하영이 그녀들을 물리쳤다. 징가용사표간이 말했다.

“어째서 나의 호의를 거절하는 거요?”

“이들과 지금은 섹스하고 싶지 않습니다. 마음은 변하는 것이고 이는 존중받아야 하는 것이지요.”

은하영은 짐짓 징가용사표간과 쟈운드레든을 떠보려고 했다. 인신족에게 있어 아니 지성이라면 상대의 뜻을 헤아리는 건 올바르고 좋은 전술이다. 은하영이 말했다.

“징가용사표간 님의 궁녀들의 눈에서 저는 강요를 읽습니다. 그것은 인신족의 욕망의 강령에 위배되는 일입니다.”

“내 욕망은 서열로서 남을 깎아내리고 무시하고 짓밟는 것이요.”

“아후라제국의 최상위에 있는 신성품도 그 같은 권력욕에 경도되어 있지요. 석가세존은 천상천하유아독존을 말했습니다. 이 대우주 어느 물질도 단독으로 존재하지 않는 바가 없고 그것이 단계 별로 연결되어 욕망으로 이어져 업장의 바다에 빠지면 무수한 가치로 이어질 수가 있는 법입니다. 모든 물질은 정보로서 추구됩니다. 이것이 자연권 즉 추구할 수 있는 양도될 수 없는 권리입니다. 그것을 인신족은 믿고 있고 때문에 서로의 인권을 보장하는 것이 번영을 약속하는 길이라 믿습니다.”

“욕망과 소비를 팔아 정보와 물질을 얻는 흔한 방식이군요. 확실히 그것이 더욱 번영하는 길이긴 할 거요. 때문에 나 징가용사표간은 그대들 인신족이 궁극적으로는 내 적이 될 거라 의심하오.”

“쟈운더스를 외부의 침략으로부터 막기 위해 피닉스인간 님도 군단을 이끌고 있습니다.”

“나 징가용사표간은 피닉스인간은 믿소. 그는 무수한 괴신족들의 스승이요.”

징가용사표간은 그렇게 정치적 언사로 은하영과의 대화를 마무리했다. 인신족은 아후라제국에 버금가는 강력한 자들이었기 때문이었다.

[2016.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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