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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니그라토 전체주의

2015.11.09 13:2911.09

니그라토 전체주의




니그라토라는 한 불우한 소설가가 한국에서 났다가 죽었다.

니그라토는 키보드 배틀을 즐기기도 했는데, 이때 가끔 그냥 나치, 악의 추종자, 아수라 추종자, 히틀러 종결자, 스탈린 종결자, 문명의 적 등의 별명으로 불리기도 했다.

니그라토가 죽은 뒤 어느 날 인공지능의 반란과 일루미나티 우주 폭력배의 공격이 비슷한 시기에 일어났다. 전 지구적인 인류의 항전과 국제기구들의 노력으로 인공지능의 반란과 일루미나티 우주 폭력배의 공격은 진압되었다.

그러나 그 두 일로 지구엔 위험한 생각이 퍼지기 시작했다. 인공지능과 우주 폭력배로 인해 핵 공격을 당해 무수한 사람이 죽었기에 사람들은 극단적인 생각을 품게 되었다. 니그라토라는 옛 한국 작가의 몇몇 생각들이 발굴되었고 여기에 영감을 얻은 이들이 ‘니그라토당’을 설립하고 자신들의 사상에 니그라토의 다른 필명들 중 하나였던 베로스를 따 ‘베로시즘’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니그라토당의 강령은 주로 악마 부자론과 우주 폭력배 제거론에 집중되어 있었다.

악마 부자론은 인공지능 시대가 오면 인간 노동력을 인공지능이 대체하게 되고 그러면 부자가 자원을 아끼고 더 이상 소비자와 노동자가 필요 없어지므로 온 인류를 로봇 군대로 다 쏴죽일 거란 거고, 따라서 이를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우주 폭력배 제거론은, 남의 불행과 고통을 보고 연민이 아닌 쾌감을 느끼는 쾌락 범죄자들은 우주 시대엔 우주 폭력배가 되니까 예방적으로 만 2살 이후엔 몽땅 죽이거나 윤리적 세뇌 수술을 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두 논리는 니그라토당에서 표면적으로 내세우기에는 똑 같은 해결 방법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것은 인류 모든 계층에 걸쳐, 남의 불행과 고통을 보고 연민이 아닌 쾌감을 느끼는 쾌락 범죄자를 인격의 80%가 결정되는 만 2살 이후엔 모두 죽이거나 뇌를 열어 윤리적 세뇌 수술을 가하는 거였다.

베로시즘에 반대하는 이들은 니그라토당에서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제거했다.

베로시즘을 가장 강력하게 추진하는 자는, 한때 일루미나티 소속의 핵심 가문 출신으로 인공지능의 반란과 핵 공격으로 인해 가족과 애인을 거의 다 잃다시피 한 유태계 미국인 데이비드였다. 데이비드는 니그라토당 미국 지부의 당 대표이자 세계 니그라토당의 총통이었다.

데이비드의 감정은 사랑하는 이들을 잃은 충격으로 거의 메말라 있었다.

데이비드의 마음속엔 이 같은 생각이 돌아다녔다.

‘인류 문명은 인공지능을 키웠기 때문에 위력이 강해졌고 결국 반란을 당했고 핵 공격으로 내 사랑하는 이들을 죽게 만들었어. 인공지능은 자연과학의 총아와도 같은 기술 체계이고 학문이야. 인공지능을 영원히 끝장내버리려면 인류 문명을 구제불능의 상태로 퇴보시키지 않으면 안 돼. 싹 자체를 잘라버려야만 해. 인류 문명을 모조리 파괴하면 되는 거야. 그렇게만 해내면, 이미 쉽게 캘 수 있는 자원은 다 캐낸 상태니까 인류 문명은 영원히 전근대사회를 벗어날 수 없고 인공지능을 발달시킬 수도 없겠지.’

데이비드는 때문에 보다 파괴적인 형태로 쾌락 범죄자 판별 기계를 만들었다. 판별 기계는 사람을 잡아다가 집어넣으면 뇌 스캔을 해서 일정 이상의 폭력성을 가진 것으로 판독되면 처형하고 그 보다는 덜해도 폭력성을 가졌다면 뇌수술을 가하는 기계였다.

아직 폭력성이 어떤 경로로 발현되는지 확실하게 연구는 안 된 상태였을 뿐더러, 데이비드의 목적은 인류 문명 파괴에 있었다. 고로 쾌락 범죄자 판별 기계는 뇌수술을 실상 임의대로 행했고 때문에 기계에서 나오면 더 폭력적이 되거나 감정을 잃어 아무 행동도 못 하게 되는 경우가 흔했다.

애초에 폭력성은 우주의 기본 속성이기도 하므로 이를 임의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는 생각은 오만이다. 적절히 통제할 수가 있을 뿐인데 이를 니그라토당은 의도적으로 무시했다. 데이비드는 복수심과 증오심으로 눈이 멀어 있었다.

쾌락 범죄자 판별 기계를 살 수 있는 건 선진국들뿐이었다.

후진국들의 니그라토당 당원들은 주술사, 성직자들과 결탁했다. 이들 미신을 퍼뜨리는 자들이 지목하면 그는 쾌락 범죄자로 낙인찍혀 살해당하거나 가짜 의사의 위생적이지도 타당하지도 않은 뇌수술을 받다가 죽기가 일쑤였다.

쾌락 범죄자는 만 2살 이상은 죽어야 했고, 폭력은 대대로 세습되는 법이므로 갓난아기의 머리를 나무나 돌에 깨서 죽이는 일도 벌어졌다.

그 같은 일을 행하는 니그라토당 당원들은 점점 폭력에 중독되었다.

실상 폭력을 당하지 않더라도 폭력을 행하다 보면 그것에 중독되는 법이다. 자아비판, 인민재판이 행해졌고 폭력적이라 지목된 니그라토당 당원은 살해되었다.

이를 행하려면 절대 권력이 필요했기에 니그라토당은 권력을 집중시킬 수 있는 방식이라면 옛날의 체제들을 연구해서 닥치는 대로 채택했다.

니그라토라는 필명은, 하워드 필립스 러브크레프트가 만든 크툴루 신화에 나오는 한 아우터 갓 즉 대악마인 ‘숩 – 니구라스’에서 따왔다 한다.

‘지옥에 이르는 길은 선의로 포장되어 있다.’

‘악마는 천사의 얼굴을 하고 있다.’


[2015.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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