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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淚)


01. 몽현(夢現)의 경계

0.
오후의 따사로운 햇살이 부드러운 줄기를 그리며 집무실의 창문을 통해 스며들었다. 몽환적인 빛의 아지랑이가 순백의 집무실을 마치 헤어날 수  없는 환영처럼 옭아맨다. 그런 황홀한 광경에도 여인은 아무런 미동도 없이 집무실의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때, 집무실의 문이 열리고, 강렬한 존재감을 풍기는 한 사내가 들어섰다. 대단한 기품이 느껴지는 사내였다.

“숙부님.”

갑작스런 방문자에게 시선을 돌린 여인의 입에서 부드러운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짧은 단어였음에도 마치 꿈결처럼 감미로운 목소리에 한없이 매혹되어버릴 것만 같은 느낌. 그런 여인에게 역시 외모가 한껏 살아나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어보인 사내가 절도 있는 동작으로 기사의 예를 올렸다.

“여왕 폐하, 이제 그렇게 부르셔서는 아니 되옵니다.”
“알고 있어요. 하지만, 아직은 이게 편하군요.”

여왕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몸을 일으킨 사내는 여왕이 서있는 창가로 다가와 나란히 섰다.

“무엇을 보고 계십니까.”
“제가 통치해야 할 이들의 모습을 보고 있었습니다.”
“무엇을 느끼셨습니까.”
“제가 부족함을 느꼈습니다, 대공.”

여왕의 고운 목소리를 들으며, 대공은 굳은 듯이 창밖에 펼쳐진 수도의 전경을 바라보았다. 푸르게 펼쳐진 하늘아래, 순백의 성을 중심으로 번화한 도시가 펼쳐져 있었다. 왕의 도시 하야스는 오늘 하루 축복을 맞이한 듯 평화로운 모습을 품고 있다.

“저들은 이대로도 잘 살아갈 것입니다, 폐하.”
“저들을 위한 왕입니다. 저들을 위한 이슈테르지요. 저들을 위해서라도 제가 게으를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여왕의 투명한 청안이 한없는 자애로움을 담아 시가지를 바라보고 있는 것을 보며 대공은 당연하다는 듯한 동작으로 조용히 검을 뽑아들었다. 날카로운 검광이 순식간에 집무실을 감싸고 차가운 한기를 품은 검기가 무형의 칼날이 되어 폐부를 찌르는 듯한 살의가 되어 도사린다.

“대공...”
“용서하십시오.”

어느새 여왕의 등을 뚫고 나온 대공의 검신에 붉디붉은 피가 맺혀 있었다. 차가운 검신을 타고 흐르는 뜨거운 핏줄기가 가드와 손잡이를 지나 대공의 손에 맺히기까지 둘은 미동도하지 않은 채 서로의 눈을 바라보았다. 한없이 흔들리는 여왕의 청안과는 달리 깊게 가라앉은 대공의 보랏빛 눈동자는 슬픔을 담았음에도 곧은 신념으로 흔들림이 없어 보였다.

“어째서······.”

어떠한 말도 나눌 수 없었다. 하지만, 어떠한 말도 필요 없었다. 기원을 알 수 없는 거대한 두려움을 느끼며, 여왕은 흐려지는 의식 속에서 꺼지듯 무너지는 자신을 보았다. 끝을 알 수 없는 나락 속으로 온 몸이 흩어져 종내에는 정신마저 분해 되어버리는 듯한 무게감이 어깨를 짓누르고 있었다.


1.
현란한 검광이 꿰뚫지 못할 날카로움으로 시야를 베어냈다. 기사라면 누구나 능숙히 다룰 수 있는 투기를 청년은 마치 폭풍처럼 휘몰아치되, 그 중심에 선 듯 고요히 다루어 내고 있었다. 검을 다루는 이의 진지함에 깊은 경의가 연무장에 감돌았다.

“여전히 열심이구나, 휴이.”

  어깨에까지 닿는 흑발과 황금빛 금안이 인상적인 청년, 휴이는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천천히 검무를 멈추었다. 그것은 마치 강렬한 폭풍이 생을 다해 산들바람이 되어 흩어지듯 부드럽게 이뤄졌다.

“아, 디트리히 형.”

스르릉, 찰칵!

휴이의 검이 경쾌한 마찰음을 내며 검 집 속으로 갈무리되었다. 반가운 표정으로 이마의 땀을 닦아낸 휴이가 자신과 꼭 닮은 자신의 형에게 다가갔다.

“조금 있으면, 스물한 번째 루아르 나이트가 탄생하겠는 걸?”

디트리히의 칭찬에 휴이는 이마에 맺힌 땀을 훔쳐내며 멋쩍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화창한 날씨와 함께 불어온 부드러운 미풍에 디트리히와 휴이의 긴 머리칼이 촘촘히 흩날리며  허공을 수놓고 있었다.

“난 에스테리아 나이트면 충분히 출세했어. 형처럼 훌륭한 루아르 나이트가 될 자신은 없는걸.”

휴이의 미소를 뒤로하고 묵묵히 연무장 한쪽에 진열된 연습용 가검 중 하나를 집어든 디트리히가 차분한 눈빛으로 곧게 뻗은 가검의 은빛 검신을 응시했다. 곧 조금 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진지함이 전신에서 베어 나오기 시작했다. 기백만으로도 타인을 베어버릴 수 있다면, 지금 디트리히의 모습이 그와 가까우리라.

“휴이, 오랜만에 대련이나 해볼까?”

디트리히가 부드러운 동작으로 기수식을 취하며 웃어보였다. 어느새 대단하던 그 기백들은 모두 갈무리해버린 것인지, 디트리히의 모습은 평안스러워 보인다.

“좋아, 잘 부탁해.”

휴이 역시 자신의 형과 마주섰다. 미소 짓고 있었지만, 상대인 디트리히의 검 끝은 수도 없이 자신의 빈틈을 탐색하고 있을 것이다. 상대는 친위기사단 루아르 나이트의 열일곱 번 째 검. 그 순간 디트리히의 검 끝이 흔들거림과 동시에 자취를 감췄다. 시야로 쫓을 수 없을 정도로 쾌속한 일격이 어느새 왼쪽 옆구리를 베어 들어오고 있었다. 마주보고 있는 상황에서 조차 눈치 채기 어려울 공격에 휴이는 당황하면서도 역시 쾌속한 찌르기로 디트리히의 검을 든 오른 손목을 찔렀다. 미소 지은 디트리히가 일격을 포기하고 뒤로 물러서는 듯 하던 순간, 어느새 휴이의 오른쪽 사각으로 돌아가 다시금 날카로운 공세를 떨쳐냈다. 한 순간도 틈을 주지 않겠다는 듯한 맹렬한 찌르기에 휴이는 일단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과연, 날카롭다.’

카아앙!

그 순간 검신끼리 몸을 맞대었다. 그 뒤로는 무한히 이어질 것만 같은 교환의 연속이었다. 맞부딪친 가검에선 수없이 불꽃이 뿜어져 나왔고 그럴수록 휴이와 디트리히의 검은 속도를 더했다. 휴이에게서 폭풍이 몰아치는 듯한 투기가 일어나는 순간, 디트리히에게서도 절망을 담은 기백이 뿜어져 나왔다. 검술의 확인이 끝나자 검투는 순식간에 서로의 기 싸움으로 번져갔고, 아르킬레우스 가의 연무장은 마치 폭풍이 치는 듯한 영력의 회오리에 모레의 파편이 흩날리기 시작했다. 인간을 초월한 듯 보이는 엄청난 검투에 공기마저 두려움에 떠는 듯 그들의 주변은 타오르는 듯한 열기로 가득하다.

멈칫.

그리고 한 순간 루아르 나이트와 에스테리아 나이트의 두 엘리트의 검투가 멎었다. 영력을 듬뿍 머금어 날카롭게 빛나는 디트리히의 검신이 휴이의 목을 겨냥하고 있었고, 역시 푸르른 영력을 머금은 휴이의 검끝이 디트리히의 심장을 가리키고 있었다. 조금씩만 더 찔렀다면, 아무리 가검이라해도 치명상으로 절명했을 상황에서 검투는 마무리되었다.

“이거, 루아르 나이트 자리는 반납해야 하겠는데.”

디트리히가 쓴웃음을 지으며 검을 거두었다. 서른이 되면, 검의 성장은 멈춘다. 자신의 나이는 이미 스물일곱, 검의 절정에 다다른 자신과 비교해 손색이 없는 휴이의 검이 앞으로 얼마나 성장할 것인지. 동생의 발전에 디트리히는 씁쓸하면서도 대견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운이 좋았을 뿐인걸.”

  이제 스물셋이 된 중앙기사단 에스테리아 나이트의 기사, 휴이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푸르른 하늘로 시선을 돌렸다. 평온한 하늘이 그곳에 있었다.


2.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화창한 날이 이어졌다. 그리고 나의 즉위식도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 그래서일까, 요즘은 불길한 꿈의 연속이었다. 부족한 나의 자질에 실망한 숙부님에 의해 검에 몸을 맡기기도 하였고, 숙부의 반란을 피해 도망치다가 약혼자인 디트리히 경이 덧없이 희생되기도 했다. 그 외에도 끝없이 반복되는 불길한 꿈들에 나는 무엇이 꿈이고 무엇이 현실인지조차 판별하지 못할 정도가 되어갔다.  

홀로 왕의 도시 하야스의 거리를 걸었다. 우울한 표정을 짓고 있는 이들 보다는 미소를 짓고 있는 이들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도시였다. 그것이 내가 물려받아야 할 도시였고, 나라다. 하지만 과연 나에게 저들이 원하는 왕으로서의 자질이 존재하는 것일까?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그저, 지난 25년간의 수업이 헛되지 않았기만을 바라는 것일 것이며, 또한 혹여 나의 부족한 자질에 실망한 숙부님이 왕족의 일원으로서 직접 나를 벌하려 들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리라.

이미 이틀 뒤로 다가온 즉위식의 무게감이 나에겐 너무나도 부담스럽다. 이러한 나약함이 그러한 꿈들을, 영상들을 불렀을 것임을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두려움을 거둘 수가 없다.

모두가 우러러보는 자리에 오른다는 것은 결국 모두의 모범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들에게 홀로 완벽해야 할 왕의 모습을 명확히 할 수 있을까?

내겐 해답이 없다.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이들. 하야스의 거리는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는 이들이 가득 보이는 곳이었다. 그들은 왕은 아니었지만, 자신의 삶들의 주인이었으며, 그 자신이라는 영토를 이끄는 유일무이한 군주였다. 그리고 그렇게 자신의 삶이라는, 자기 자신이라는 영토를 이끄는 군주들 속에 왕의 운명을 지닌 내가 서있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왕이었으나 나 자신이라는 영토에 대한 군주는 아니었으며 내 삶의 주인도 될 수가 없었다. 모두에게 희망을 안겨줘야 하는 자리에 올라야 할 나였기에, 나는 그들의 희망 속에서 나의 삶을 찾아야 하며, 그들의 간섭 속에서 나 자신이라는 영토를 통치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이 모순을 해결할 방법을 찾을 수가 없다.

이런 나의 모습이 어떻게 비춰질지 문득 궁금해진다. 길 잃은 양처럼 처량해 보일까?

아마도 그렇게 보이겠지······.

활기와 생동감이 가득한 하야스의 대광장 한 켠에서 쓸쓸한 눈으로 하늘을 바라보고 있을 오늘의 나에게 이 일기를 바친다.

-1725년 09월 12일, 율리아나 엘 루아르.


3.
“디트리히!”

열린 창문을 통해 싸늘한 공기가 집무실로 스며들었다. 언제 잠이 든 것인지도 모른 채로 비명을 지르며 깨어난 공주는 벌써 해가 저물어 어둑해진 창밖을 바라보며 한숨을 지었다. 이런 꿈이 벌써 몇 번째인지 이제는 떠오르지도 않는다. 숙부에게 검에 찔려 숨을 거두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서, 자신을 무사히 탈출시키려던 디트리히 경의 희생까지. 언제부터 이렇게 나약해 졌던 것일까.

‘나 율리아나 엘 루아르가······.’

깊은 한숨이 스며 나오는 것을 막지 못한 채, 율리아나 공주는 걸음을 돌려 집무실 밖으로 나섰다. 가을의 지배를 이겨내지 못한 왕성 에스텔의 성좌(聖座)에는 어느새 싸늘한 공기가 고요히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었다. 그런 싸늘함을 품에 안으며 조심스럽게 걸음을 옮기기 시작한 공주는 곧 전대 국왕의 유해가 자신이 정식으로 국왕에 등극할 때까지 안치될 곳인 사자(死者)의 홀에 들어섰다. 그 곳의 중심에는 전대 국왕인, 카류리안 엘 루아르. 바로 공주 자신의 아버지가 관 속에 누워 병으로 보냈던 지난 사투의 역사는 모두 잊은 듯, 편안한 모습으로 잠들어 있었다.

“아버님······.”

그렇게도 많은 눈물을 흘려보냈음에도, 또다시 젖어오는 자신의 두 눈을 짜증스럽게 훑어내며 공주는 조심스런 손길로 아버님의 유해를 쓰다듬었다.

“묻고 또 묻게 되는 군요, 저는 이제 어찌해야 할런지요······.”

이미 수없이 묻고 또 물었던 질문이었기에, 그 대답이 돌아올 리 없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공주는 다시금 묻지 않을 수 없는 질문을 아버지의 유해에 고했다. 하지만 역시나 매번 그러했듯, 언제나 자상하게 자신의 질문에 대해 대답해주곤 했던 아버님의 모습은 더 이상 찾아볼 수가 없다.

그토록 자상하고, 항상 백성들을 위한 국왕이었으며, 또한 그 이전에 기댈 수 있는 아버님이었던 이는 이미 이 세상을 떠났음을, 공주는 다시 한 번 뼈저리게 실감해야 했다.

“당신께서 물려주신 것들을 온전히 지켜낼 자신이 없습니다. 이 나라도 그리고 그토록이나 힘겹게 이뤄주신 저의 사랑도······. 이슈테르를 잃고, 디트리히 경마저 잃는 이러한 꿈들이 현실이 된다면, 그때에 가서 저는 어떻게 제 자신을 추슬러야 할지요······. 그런 현실 속에서도 왕으로서 행동할 자신이 없어요. 꿈으로도 이렇게나 벅찬데, 정말 저는 어떻게 해야 할지······.”

포근했던 지난날 들이 떠올라, 공주의 눈시울이 다시금 젖어들었다. 그 속에는 언제나 인자하게 미소 짓고 있는 아버님의 모습도, 그리고 언제나 자신의 곁을 지켜주겠다고 감미롭게 속삭이는 디트리히의 모습도 보였다. 그리고 그런 이들을 아버님을 닮은 미소를 지으며 바라봐 주셨던 숙부, 프리스 대공의 모습까지. 모든 광경이 따사로운 햇살을 받아 반짝이고 있었다. 아무런 근심도, 걱정도 없는 나날들이 끝도 없이 펼쳐질 것만 같은 그런 광경들이었다.

하지만, 현실은 싸늘한 가을의 공기만큼이나 차갑게 변했다. 그 곳에도 빛은 있었다. 가족으로서는 에프리안의 대공인 숙부가, 연인으로서는 이미 약혼까지 맺은 디트리히 경이.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이 금방 깨져버릴 듯 금이 간 유리처럼 불안하게 투영된다. 계속되는 꿈들은 기우로만 생각하기에는 너무나도 뚜렷하고 불길한 영상들이었다.

뚜벅 뚜벅

대리석 바닥을 울리는 익숙한 발걸음 소리에 율리아나 공주가 천천히 전대 국왕의 유해로부터 몸을 일으켰다. 가녀린 몸이 금세 쓰러질 듯 비틀거리는 순간, 긴 흑발이 휘날리며 다가와 공주를 부축했다. 친위기사단 루아르 나이트의 예복을 걸친 디트리히였다.

“두려워요······.”

아무런 대답도, 위로도 없는 디트리히의 얼굴을 외면한 공주의 뽀얀 볼을 타고 푸른 눈물방울이 촘촘히 흘러내렸다.

“당신마저 잃는다면, 난 어쩌면 좋을까요.”
“걱정 마십시오. 당신 곁을 떠나는 일은 절대로 없을 테니까.”
“그래요, 그렇겠죠.”

이 것으로 충분한 것일까.

‘그의 약속만으로도, 난 이렇게 마음이 놓이는데······.’

  어느새 곤히 잠든 율리아나 공주의 숨결을 느끼며, 디트리히는 혹여 그녀가 깨지나 않을까 조심스런 동작으로 공주의 방으로 향했다.

‘부디, 오늘밤 그녀의 꿈이 아름답기를.’

* 문학 커뮤니티 베스트셀러를 꿈꾸다 ( http://cafe.daum.net/Besell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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