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번호를 잊어버리셨나요?

자유 순대국!

2013.09.03 00:4809.03

올바른 표기는 순"댓"국이라는 말을 어디서 들었는데 그러거나 말거나. 찬바람 불기 시작하면 순대국입니다.

원래 국물 음식을 좋아하는데다 날이 조금만 차가워지거나 몸이 허하면 무조건 기름기 많고 진한 국물이 땡겨요. 어제도 순대국 오늘도 순대국.

그리하여 옛날에 양원영님이 치킨 상표와 메뉴별로 품평하셨던 전무후무한 명품 분석(!)글이 생각나서 저도 간단하게 올립니다. 

맘 먹고 자료 만들려고 한 게 아니고 그냥 생각이 난 거라서 사진은 없어요;;;


순서는 제 맘에 든 순서;;;이고 메뉴는 무조건 순대국밥입니다. 참고로 저는 찰순대(당면순대)보다 찹쌀순대를 좋아하고 내장이나 부속고기도 잘 먹습니다. 


1) 더진국 수육국밥 (길동점) 

홈페이지 있음: http://thejincook.com/

순대국밥 육처넌


경기도에서 출발해서 최근에 서울에 진출한 프랜차이즈인 것 같은데 모든 면에서 백점이었어요! 국물이 너무 뜨겁지 않고 메뉴판 홍보글에 의하면 "80도 정도로 맞춰서" 나온다는데 그게 우선 좋았어요. (미리 부탁하면 뜨겁게 해준다고 합니다.) 딴데서 순대국 먹으면 입안을 홀랑 데어서 고생했기 때문에;;; 그리고 순대도 찹쌀순대, 건더기도 고루고루, 밥도 맛있었고 반찬도 깔끔했어요. 다만 들깨가루를 안 줍니다. (따로 말하면 주려나?) 그리고 다대기가 국밥 안에 들어 있는 채로 나와요. 매운양념 싫어하시는 분들은 미리 빼 달라고 말씀하셔야 할 듯.


국물은 돼지뼈 곤 국물이라기보다 설렁탕 국물 같은 맛이 납니다. 진짜 진한 돼지국물 좋아하시는 분들 입맛에는 좀 옅을 지도 몰라요.


2) 평안도찹쌀순대 건대점

홈페이지 있음: http://www.평안도찹쌀순대.com

순대국밥 칠처넌


이쪽도 역시 찹쌀순대에 건더기 양도 많고 반찬도 맛있는 건 좋았는데 국물이 너무 뜨거워서 고생했어요. 그리고 "푸짐"하려는 의도는 좋지만 양이 너무 많아서;;; 3분의 1 정도는 남긴 것 같네요. 완전 맛있어서 남기면서도 아까웠는데 너무 뜨겁고 너무 배불러서 도저히 감당이 안 됐어요;;;; 

건대점만 그런지 몰라도 양이 상당히 많았기 때문에 여러 명이 가면 좋을 것 같아요. 아 그리고 지금 건대점 바로 앞에서 도로공사 해요. 낮에 가면 드릴로 시멘트 바닥을 뚫고 있어서 무시무시하게 시끄럽습니다. (나는 왜 가는 데마다 공사야;; 공사가 나를 따라다니나 ㅠㅠ)


3) 병천토속순대 (길동)

순대국밥 칠처넌


국물이 무시무시하게 뜨겁습니다. 뚝배기에 든 소형 지옥처럼 펄펄 끓는 상태로 나오는데 맛있긴 진짜 맛있어요. 밥도 잡곡밥 나오고 반찬도 오나전 맛있었어요.

다만 가게 안에 에어컨이 없고 불쌍한 선풍기만 있는 힘을 다해 돌아가고 있는데 역부족이더군요. 이번 여름에 날씨 젤 더울 때 젤 더운 한낮에 가서 땀으로 목욕하면서 먹었습니다. 헥헥.


4) 신의주찹쌀순대 

홈페이지: http://www.bigsoondae.com/

순대국밥 칠처넌(이었나?) 


신촌점하고 잠실 방이동 먹자골목 안쪽에 있는 곳하고 두군데 가봤습니다. 신촌점은 대략 형제갈비 맞은편에 있어요. 두군데 다 맛있었고 역시나 국물이 너무 뜨거운 거 빼면 찹쌀순대나 반찬 종류나 모두 마음에 들었는데! 잠실 방이동 먹자골목에 있는 가게에서 순대국밥 먹다가 비닐 쪼가리 같은 게 나왔어요. 그 이후로는 안 갑니다.


*신촌 신의주찹쌀순대는 이물질 안 나오고 맛있었어요. 12시쯤 갔었는데 의외로 사람이 없어서 좀 놀랐습니다.

*여기 두군데는 가본지 1년 이상 돼서 지금은 그 자리에 계속 있는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신촌점은 추천이에요.


이쯤에서 왜 이렇게 프랜차이즈가 많냐, 라는 의문을 제기하시는 분이 있을 것 같은데 (없으면 말구요) 이상하게 프랜차이즈 아닌 자영점은 순대가 다 당면순대더라구요. 구제역 파동 때문에 돼지고기 값이 오르락내리락 널을 뛰었다던데 그 영향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 때문인지 잘은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저는 찹쌀순대를 추구합니다. (엄숙)


5) 구월산

순대국밥 칠처넌


신촌 현대백화점 뒤편에 있습니다. 5월에 대학문화축제 끝나고 뒤풀이할 때 갔던 그곳입니다. 그 때는 여러 명이 다함께 가서 모듬순대 같은 걸 시키니까 제대로 나왔었는데 아래층에서 단품으로 파는 순대국밥은 한 작년쯤부터 당면순대를 쓰기 시작했어요. 그 전에는 분명히 엄청 맛있는! 자체제작한 것이 분명한! 왕순대였는데 말입니다. 한때 수업 무척 많이 하고 몸이 많이 축났던 시절에 거의 일주일에 세 번씩 꼬박꼬박 가서 여기 국밥 덕분에 한 학기를 버틴 적도 있는데 당면순대 때문에 사랑이 식었어요. ㅠㅜ 기분 탓인지 국물도 좀 연해진 것 같고.

*가장 최근에 갔을 때는 게다가 값도 올라서 팔천원이 됐었던 것 같은데 정확히 기억은 안 납니다. 다시 가 보게 되면 수정할게요.

찹쌀왕순대 정상화(?)되었고 가격도 여전히 칠천원입니다. 칠천원 값은 확실히! 합니다. 군침 흐릅


6) 그 외 강변 동서울터미널/테크노마트


동서울터미널 차고지 길 건너편에 식당들이 쭉 늘어서 있는데 그중 뼈다귀 해장국과 순대국을 같이 하는 집이 있습니다. 원래 순대국 하는 집이었다가 종목(?)을 늘린 듯.

순대국밥 육처넌. 당면순대인데 그나마 순대는 두세 조각밖에 없고 부속고기랑 내장만 진짜 보이는 대로 다 쓸어넣은 듯;;; 내장 부위별로 짜맞추면 돼지 한 마리 나올 기세;;; 그 부분은 좀 실망이었지만 뼈해장국집이라서 그런지 국물 하나는 끝내주더군요. 일부러 찾아가서 먹을 만한 집은 아니지만 오늘 저처럼 점심도 제대로 못 먹고 배는 무지무지 고프고 버스 안에서 에어컨이 너무 세게 나와서 추워 죽겠고 따뜻한 거 먹고 싶고 그럴 때 눈앞에 있으면 그냥 들어가서 먹은 집 치고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국물만으로도 육천원 값은 해요.

* 그러나 순대는 실망이에요. 췟.


테크노마트 강변점 10층 식당가에도 순대국집이 있는데 한때는 여기도 일주일에 두 번씩 가서 먹었지만 지금은 비추입니다. 예전에는 기본으로 굉장히 실한 찹쌀순대 넣어줬는데 지금은 당면순대로 바뀌고 값도 천원이 올랐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국물이 완전 이상해졌어요. 물탄 국물 같은 맛이 나더라구요.

테크노마트 진동 사건(?)이 있고 나서 여기 식당가를 포함해서 손님이 싹 떨어져나간 적이 있는데 그 때 아마 테크노마트 식당가 전체가 타격을 입었나봐요. 그 뒤에 갔더니 모든 음식점에서 음식 질은 다 일률적으로 떨어졌는데 가격은 500원에서 천원씩 올랐습니다. 전에는 식당가 골목 안쪽으로 조금만 들어가보면 이런 큰 건물 식당가치고 아주 괜찮은 가격에 놀랄 만큼 잘 만든 음식을 먹을 수 있었는데 그런 거 다 없어졌어요. 생각해보면 슬픈 일입니다. 


날씨가 갑자기 차가워졌고 개강은 사정없이 닥쳐오고야 말았으니 아마 순대국 탐험은 겨울까지 계속될 듯 싶습니다. 우리 모두 잘 먹고 잘 살아 보아요.

정도경
댓글 13
  • No Profile
    양원영 13.09.03 08:18 댓글

    수, 순대국!


    100% 오리지널 부산사람인 저는 돼지국밥을 먹습니다! 돼지국밥집에서도 순대국밥이라고 따로 팔거든요, 안 파는 데도 있긴 하지만. 순대국밥 먹다보면 이게 서울에서 파는 순대국이랑 뭐가 다른거지? 하고 의문이 생기더라고요. 예전에 아버지랑 본토 순대국(?)이라는 순대국밥 집 가서 먹어봤는데 들깨가루를 뿌려먹으란 걸 보고 오! 'o'! 이게 다르구나! 그랬다는 뭐 그런 이야기가...... 양쪽 다 먹어본 사람의 증언에 따르면 국물 맛이나 얼추 비슷한 듯 합니다. 사람들 말론 남쪽 돼지국밥이 좀 더 느끼한 국물이라는 것 같기도 하고요. 기회 되면 꼭 서울가서 순대국 먹어보고 싶었는데 추천하신 곳 참고로 해서 가봐야겠어요! >ㅁ<


    시간과 여력 되면 저도 돼지국밥 탐험 다니고 싶어요, 늘 그 생각해요. ㅠㅠ 국밥집이란 게 혼자 가서 국밥 한그릇 시키고 가게에 틀어둔 TV나 보면서 후룩후룩 먹고 배 뚜딜고 나와도 아무도 이상하게 안 보고 그래서 너무 좋아요. 국밥 한 그릇 안주 삼아 소주 막걸리 빠는 아저씨들 떠들썩한 소리도 좋고요. 한겨울 새벽에 문득 따끈한 국물 먹고 싶을 때 쓰레빠 신고 나와서 가까운 24시간 국밥집 가는 즐거움도 있고. 요즘 저는 내장+돼지 섞어를 자주 먹거든요. 본격 아저씨화가 심각해지는 기분이라 묘하긴 하지만 어쩌겠어요, 맛있는 걸!


    으아 순대국 먹고싶네요! 찹쌀순대! 맞아요. 순대는 당면 순대(x) 찹쌀순대(o) 진리죠. ㅇㅇbbbbb

  • 양원영님께
    No Profile
    정도경 13.09.03 09:27 댓글 수정 삭제

    돼지국밥! 저 너무너무 궁금해요! 꼭 한번 먹어보고 싶어요! (라고 외치는 서울촌년) 

    부산에 안 가본 건 아닌데 여름에 더울 때만 가서 밀면은 먹어봤지만 돼지국밥은 체험(!)해볼 기회가 없었어요. 이러다가 저 양원영님과 함께 돼지국밥 탐험하러 부산으로 출동할 듯? 


    저도 순대국의 수렁에 빠지면서 점점 아저씨화 되어가는 걸 체감하고 있어요. 한 번은 일 다 끝나고 늦은 저녁에 또 혼자서 순대국 먹다가 술이 땡겨서 소주 시켰더니 주인 아주머니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쳐다보면서 무슨 일 있냐고 그러시더라구요;;;; 그치만 순대국 완전 좋아요;;;; 맛있는 집 발견하면 또 글 올려야징 랄라라

  • 정도경님께
    No Profile
    赤魚김주영 13.09.03 21:24 댓글

    두 분 가실 때 저도 끼워주세요. (저도 상남자  아저씨과..ㅠㅠ)

  • 정도경님께
    No Profile
    양원영 13.09.04 01:22 댓글

    돼지국밥도 가게에 따라 천차만별인데, 가장 시껍했던 돼지국밥은 저 어디더라 사상인가 주례였나 모라였나 -_- 암튼 오래비가 엄-청 좋아하는 엄-청 유명한 국밥집이었어요. 거긴 돈코츠 수준으로 국물이 끈적하고 진해서, 누린내가 날 정도라 마늘 다진 걸 기본적으로 넣어먹더라고요. 돼지국밥에 다진 마늘이라니?! 하면서 깜짝 놀라며 먹었던 기억이 있어요. 또 어디는 도경님 소개하신 가게 중 하나처럼 맑은 돼지국물이기도 했고요. 국밥 탐험 좋습니다! 꼭 같이 해요!


    춤 연습하고 이제야 집에 들어왔는데 저녁을 안먹었다보니 시장 지나다가 국밥집 보고 멘붕 ㅠㅠㅠㅠㅠ 아 뜨듯한 고기국물에 밥말아서 깍두기랑 먹고싶다ㅠㅠㅠㅠㅠㅠ 하면서 울고 들어왔습니다... 야밤에 국밥은 무슨, 단백질 셰이크나 마셔야죠. 흑. 거 아가씨도 국밥에 소주 한잔으로 하루를 마무리 할 수 있는데요! 그쵸! 그게 얼마나 좋은데! 왜 이상한 눈으로 보는지 모르겠어요!

  • 赤魚김주영님께
    No Profile
    양원영 13.09.04 01:23 댓글

    함장님 같이갑시다! ㅠㅠㅠ

  • 아이 13.09.03 10:19 댓글

    아, 순대국 먹고 싶네요. 안 먹어본 지 8천 년은 된 것 같아요. ㅜㅜ

  • 아이님께
    No Profile
    정도경 13.09.03 20:28 댓글 수정 삭제

    근처에서 맛있는 집 발견하시면 정보 공유해 주세욥 ^^;

  • No Profile
    아밀 13.09.03 21:39 댓글

    헉헉 순대국 저도 좋아해요 이런 알짜 정보 감사합니다!! +_+

  • No Profile
    정도경 13.09.03 22:53 댓글 수정 삭제

    소설가들이 모여서 순대국을 먹고 나서 소설을 쓰는 소설을 써 볼까요! (뭔 소리야)


    저 오늘도 저녁에 순대국밥 먹었어요 더진국 건대점에서 이히힛 

  • 정도경님께
    No Profile
    양원영 13.09.04 01:25 댓글

    우와앙 부럽다! ㅠㅠㅠㅠ


    각종 국밥에 얽힌 소설 하나씩 써도 재미있을 거 같아요, 순대국밥 돼지국밥 내장국밥 섞어 소고기국밥 선지국밥 시래기국밥 소머리국밥 곰탕 설렁탕 뭐 이런...... 어, 이건 식객인가?? orz 

  • No Profile
    아밀 13.09.04 01:29 댓글

    도가니탕은 어떻습니까! 도가니! 충정로역 근처에 중림장이라는 설렁탕/도가니탕집이 있는데 여기 도가니 쫄깃쫄깃 맛있어요 국물도 좋고 김치도 뫄이쪄 :Q....

  • No Profile
    정도경 13.09.04 09:07 댓글 수정 삭제

    도가니탕도 좋아요 ㅠㅠ 국밥 다 좋아요 ㅠㅠ 

  • No Profile
    정도경 13.09.05 22:26 댓글 수정 삭제

    신촌 구월산 순대 정상화(?) 됐어요! 찹쌀 왕순대 들어가고 국물도 맛있어요. 가격도 그대로 7000원입니다.


자유 게시판

어떤 이야기든지 자유롭게 이야기하실 수 있는 자유 게시판입니다. 스팸성 글은 경고 없이 삭제됩니다.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공지 자유 거울 글의 저작권과 거울 글을 퍼가는 등의 일에 대한 원칙 mirror 2013.06.04
4805 자유 추석 연휴 잘들 보내고 계신가요... 아이 2013.09.20
4804 자유 [밑줄] 배명훈: SF와 정치외교학의 변신합체 날개 2013.09.17
4803 자유 [카페 메뉴] 레몬차!!! 아이 2013.09.12
4802 정보 신간 / 류츠신(劉慈欣) 장편 SF <삼체(三體)> 단숨 2013.09.09
4801 자유 [카페 얘기] 지금이 오후 4시 정도2 아이 2013.09.06
자유 순대국!13 정도경 2013.09.03
4799 자유 제가 일요일에 열심히 콩을 볶는 사이에 122호 업데이트가!!!2 아이 2013.09.02
4798 자유 작가를 고용하는 글(?)회사5 유이립 2013.09.01
4797 자유 [카페 얘기] 토요일에는 간혹 동네 사람들 말고 다른 동네 사람들도 옵니다2 아이 2013.08.31
4796 자유 [카페 메뉴] 문학 관련 정보 올리는 게 붐인 요즘, 이런 글 올려서 죄송합니다 ;;;;;;;;2 아이 2013.08.29
4795 자유 [정보] 알에스메니지먼트 창작지원센터 작가모집공고2 날개 2013.08.28
4794 자유 [정보] 과학 및 액션 소재 단편소설 공모전 개최(대전문화산업진흥원) 마하나임 2013.08.28
4793 자유 [정보] 디지털작가상, E작가상6 정도경 2013.08.26
4792 자유 [정보] 파운데이션 독자 시사 공지 + 이영도님 추천글1 날개 2013.08.21
4791 자유 [덕담]최근 시국 관련, 아무로 레이 선생의 한 말씀2 세뇰 2013.08.21
4790 자유 안녕하세요~6 문청 2013.08.15
4789 자유 작가분들을 우주과학 무료 세미나에 초대합니다.2 구름 2013.08.15
4788 자유 벽에 색칠을 했습니다 ;;;;;;;;;;;12 아이 2013.08.13
4787 자유 미래. 라이프로그. 디지털 기억 & 생물학적 기억(테드 창 강연) 날개 2013.08.07
4786 자유 신메뉴 사진 투척!! ;;;;;;10 아이 2013.08.03
Prev 1 ...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 254 N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