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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박살내 드립니다>
Ver. 08-04-20

지은이: 볼티(김 청)


  그는 제가 차를 따르고 있을 때 들어왔습니다.
  협회장님께선 그에게 자리를 권했습니다. 그는 저를 힐끔 보더니, 협회장님의 맞은편에 앉았습니다. 안색이 창백한 남자였습니다.

  “당선을 축하드립니다.”

  협회장님이 말했습니다. 그는 어깨를 움츠리며 인사를 받았습니다. 두 사람은 형식적인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당선작의 의도라든지, 문단의 형편이라든지, 향후 문학의 발전 방향이라든지. 별로 중요한 사실은 아니었습니다.
  저는 대화를 방해하지 않으려고 조심하며, 테이블에 차를 놓았습니다. 그가 고맙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웃으며 맛있게 드시라고 답했습니다.

  “여기에 서명하십시오.”

  협회장님께서 서류를 꺼내셨습니다. 맞은편에 앉은 그는 흥분으로 얼굴을 물들였습니다.

  “이제 문인 협회의 일원이 되십니다. 명실상부한 소설가지요.”

  협회장님은 만년필도 함께 건넸습니다. 그는 떨리는 손으로 만년필을 쥐었습니다. 하지만 바로 서명을 하지 않고, 허락을 구한 뒤 담배를 물었습니다.

  “이때를 얼마나 고대해 왔는지 협회장님께선 모르실 겁니다.”

  그가 말했습니다. 협회장님이 불을 붙여주자, 그는 깊이 빨아들이고 연기를 뿜었습니다. 저는 니코틴 면역이 약했기 때문에 협회장님 뒤편에서 그를 지켜봤습니다.

  “지금을… 잠시 더 느끼고 싶군요.”

  “그러십시오.”

  협회장님이 미소를 지었습니다.
  그는 처음보다 많이 들뜬 채로 여러 가지 이야기를 했습니다. 10년이 넘게 걸렸다든지, 더 빨리 인정받았다면 돌아가신 부모님도 기뻐하셨을 거라든지. 별로 중요한 사실은 아니었습니다.
  그의 얼굴에 슬픔이 섞였습니다.

  “필사적이었지요. 내 글엔 아무도 관심이 없었습니다. 진짜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며 응모했는데.”

  “늦지 않아서 다행이군요.”

  “예. 이번에 등단하지 못했다면 펜을 꺾었을지도 모릅니다. 구원받았다고 생각했습니다. 늦게나마 심사위원들께서 인정해 주셨으니….”

  그가 말을 멈췄습니다. 그리고 당황한 표정으로 협회장님을 보았습니다. 저도 협회장님을 보고 있었습니다. 그가 말을 멈춘 이유 때문에.
  협회장님은 웃음을 흘리셨던 겁니다. 킥! 하고.
  인고의 세월을 거친 신인을 향한 부드러운 미소도, 앞으로의 영광을 위한 격려 섞인 다독임도 아니었습니다.

  “크크큭…. 아, 아이고. 이거 참.”

  협회장님은 손사래까지 치며 배를 잡으셨습니다. 너무나 순수한 비웃음이어서 감탄스러웠습니다. 협회장님은 애써 헛기침을 하셨습니다.

  “흠흠… 실례했습니다. 저도 모르게 그만.”

  얼굴을 붉힌 그에게, 협회장님이 사과했습니다. 정중한 사과였습니다만 그는 인상을 풀지 않았습니다. 모욕 당했다고 여긴 모양입니다.

  “아니, 뭡니까 대체?”

  그는 어처구니없어 하면서 물었습니다.

  “뭐 하는 짓입니까? 사람을 앞에 두고!”

  “별 뜻 아닙니다. 신경 쓰지 마시고, 어서 서명하시지요.”

  협회장님이 달랬지만 소용없었습니다. 그는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두 사람은 한동안 실랑이를 벌였습니다. 방금 전의 화목한 분위기가 거짓말 같았습니다.

  “허어, 곤란하군요.”

  협회장님은 손수건을 꺼내 땀을 닦았습니다.

  “할 수 없죠. 솔직히 말씀드려야겠네요. 그렇지?”

  협회장님이 저를 보며 물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뭐라고 해야 할지 몰라 눈만 깜빡였습니다. 협회장님이 한숨을 쉬었습니다.

  “좀 무리한 감은 있습니다만… 상관없겠지요. 전 곧 퇴직하기도 하고.”

  설마 하는 심정으로 협회장님을 보았습니다. 의견을 내고 싶었지만 제겐 권한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얌전히 입을 다물었습니다.

  “우리는 미래에서 왔습니다.”

  협회장님이 그렇게 속삭였을 때 그는 입을 벌렸습니다. 그런 그를 보자, 이 시대에는 ‘말 문이 막힌다’라는 관용구가 있었다는 정보가 떠올랐습니다. 그는 협회장님의 말에 대꾸도 못하고 방을 두리번거렸습니다. 하지만 여기는 정신병동이 아니라 그가 처음 봤던 것처럼 문인 협회장 집무실이었습니다.

  “제가 웃은 이유는… 좀 설명하기 복잡합니다. 아, 그렇지. 선생의 소설에도 그런 상황이 나오지 않던가요? 조그마한 미로에 놓은 생쥐가 미로를 빠져나가려고 발버둥치지만 번번이 실패하지요. 미로엔 처음부터 출구가 없었거든요. 애쓰며 당황하는 생쥐를 보고 인간은 동정심을 품습니다. 그게 모범적인 감정입니다만, 마음 한편에선 이런 생각도 들지요. 고놈, 노는 꼴이 꽤 재미있네? 라고.”

  협회장님은 다시 낄낄대셨습니다. 저는 웃지 않았습니다. 그도 웃지 않았습니다.

  “선생. 여태까지 문단의 주목을 받지 못하신 이유는 간단해요. 글 솜씨가 없기 때문입니다. 지금과 마찬가지로.”

  그가 입을 딱 벌렸습니다. 곧이어 격한 반응을 보이려는 그를, 협회장님은 손을 들어 제지하셨습니다.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선생. 오해하시면 곤란합니다. 선생 표현대로…그래, 구원. 선생을 구원해 드리려는 겁니다. 선생은 문인이 못 될 운명이었습니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말이죠. 우리 시대의 시간축을 기준으로 한참 과거에 해당하는 이 시대에서, 선생은 글로 돈을 벌 팔자가 아니었어요.”

  협회장님의 말투는 차분했습니다. 역사를 그대로 읊을 뿐일 테니까요. 하지만 협회장님의 설명을 듣는 그는 어깨를 떨었습니다.

  “아주 먼 옛날, 어떤 독재자가 있었다지요. 수백만 명인지 수천만 명인지 기억나지 않네요. 아무튼 꽤 많은 사람을 죽였습니다. 그런데 그 독재자는 사실 화가 지망생이었다는군요. 하지만 미술 시험에서 매번 낙방하는 바람에 꿈을 접고 정치를 택했습니다. 만약 누군가 그를 화가로 만들었다면 무수한 인명을 구할 수 있지 않았을까요?”

  “무슨 소릴 하는 거요?!”

  눈을 부라리는 그를, 협회장님은 차분히 응시했습니다.

  “우리 시대에 기록된 선생의 행적을 알려드리지요. 선생의 등단 시도는 모조리 실패합니다. 이번 문학상에도 실패하자, 그 이후론 다시는 글을 쓰지 않았지요. 여기서부터 인류의 불행이 시작됐는데, 선생은 정당에 들어갑니다. 어찌된 일인지는 몰라도 20년 뒤엔 무려 이 나라의 대통령이 돼 있어요. 선생은 유신을 위해 17만 명을, 대통합을 위해 3백 79만 명을 제거합니다. 선생의 정책 덕분에 발생한 세계대전까지 포함하면 희생자 수는 2억 8천 5백만 명에 달하지요. 놀라운 수치입니다. 역사상의 대학살자 베스트 쓰리엔 언제나 선생의 이름이 들어간답니다.”

  협회장님의 설명을 들으며, 그는 두 개비 째의 담배를 물었습니다. 불이 잘 붙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역사수정협회에서 나왔습니다. 과거에 개입하여 우울한 미래상을 바로잡는 범인류단체지요. 이 시대로 따지면 유엔쯤 되겠군요. 사실 시간은 가변적이어서 축이 동일해도 인과성이 미치진 않아요. 쉽게 풀이하면, 이 시대가 변해도 시간축상 미래인 우리 시대엔 영향이 없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역사수정은 간과할 수 없습니다. 비록 우리 시대는 구원받지 못해도, 2억 8천 5백만 명이 살아남는 새 미래가 다른 축에 생기거든요.”

  협회장님이 불을 켜 권했지만 그는 받지 않았습니다. 대신 담배를 짓구겼습니다. 협회장님은 목이 마르셨는지 제게 차 한 잔을 더 청했습니다.

  “선생은 운이 좋아요.”

  차를 마시고 협회장님이 말했습니다.

  “암요, 좋고말고요. 예전의 역사수정법은 원인을 제공한 사람을 제거하는 식이었거든요. 하지만 과거인(過去人) 소멸은 법으로 금지됐습니다. 인명을 구하기 위해 인명을 해치는 모순을 깨달았기 때문이죠. 저희는 인권을 존중해요.”

  저는 그에게도 새로 차를 따라줬지만 그는 마시지 않았습니다. 협회장님을 무섭게 노려볼 뿐이었습니다.

  “우리 시대엔 훨씬 인도적인 방법을 씁니다. 생쥐의 미로에 출구를 열어주는 셈이지요. 고대의 그 독재자는 화가가 되고, 선생께선 소설가가 되시는 겁니다. 욕망이 해소되면 삐뚤어지지 않는 법이거든요. 그럼 아무도 다치지 않죠.”

  “…….”

  “선생께선 화를 내실 게 아니라 오히려 감사하셔야 합니다. 소원을 이루어 드렸으니까요. 그렇다고 정말 감사를 바라진 않습니다. 저는 인류의 희생을 막았다는 사실만으로도 직업에 보람을 느끼거든요.”

  협회장님은 호쾌하게 웃었습니다. 저는 웃지 않았습니다. 그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협회장님이 시계를 보았습니다.

  “최대한 빨리 등단시켜 드리고 싶었습니다만 승인이 너무 오래 걸렸습니다. 시간축을 잘못 맞춘 문제도 있고. 사실 우리도 초조했어요. 선생이 역사대로 정치가가 되실까 봐.”

  협회장님은 서류를 가리켰습니다.

  “어쨌거나 늦지 않아서 선생도 우리도 다행입니다. 빨리 서명하시지요. 선생은 원하셨던 대로 소설가가 되시고 저는 마지막 임무를 마친 뒤 퇴직금을 받고. 선생 같은 거물을 무사히 수정하게 되어 참으로 기쁘……어, 선생?”

  그가 만년필을 테이블에 내던지자 협회장님은 눈을 동그랗게 떴습니다. 그는 여전히 손을 떨었지만 입가는 일그러져 있었습니다. 굴욕이나 분노가 아닌 다른 감정으로.
  …환희라고 하면, 비슷할까요?

  “곤란합니다, 선생. 어서 서명하세요.”

  “대통령이라….”

  창백했던 그의 안색이 홍조를 띠었습니다. 그러자 협회장님은 낭패감을 숨기지 못했습니다. 그는 거칠게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테이블이 흔들렸습니다.

  “서명은 하지 않겠소.”

  “선생…!”

  “인생이란 거, 참 재미있단 말야.”

  제가 품 안에 손을 넣자, 그는 다급히 외쳤습니다.

  “움직이지 마! 분명 그랬지? 소멸은 법으로 금지됐다고. 그러니까 실컷 지켜보기나 해!”

  그는 저와 협회장님을 노려보며 뒷걸음질쳤습니다. 그리고 급히 방을 나갔습니다. 그가 계단을 뛰어 내려가는 소리가 점점 멀어졌습니다.
  잠시 정적이 흘렀습니다.
  과거인들은 청결을 싫어하는 모양이라고 생각하며, 저는 품에서 손수건을 꺼냈습니다. 그리고 그가 일어나는 바람에 쏟아진 찻물을 훔쳤습니다.
  제가 물었습니다.

  “본부에 연락할까요?”

  “왜?”

  초소형 분해기로 서류를 없애며, 협회장님이 반문했습니다.

  “달아난 것처럼 보입니다만, 목표가.”

  “수정이 완료된 사람은 목표라 할 수 없어.”

  저는 고개를 갸우뚱했습니다. 아하, 그렇지-하며 협회장님은 손가락을 튕겼습니다.

  “자네는 갑자기 충원되는 바람에 잘 모르겠군. 방금 저 남자는 내가 말한 독재자가 아니야. 그는 역사상 가장 천재적이라 불리는 문인이자 사상가지. 역사대로라면 오늘 등단하여 본격적인 집필을 시작한다네.”

  협회장님이 그의 이름을 말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저도 그를 알고 있었습니다.

  “획기적인 글과 사상들이었지만 악용될 여지가 너무 많았지. 그가 책을 남겼기 때문에 몇 십 명의 잔혹한 독재자가 탄생했고, 그렇게 따지면 수십억 인류를 대리 학살한 셈이야. 펜은 칼보다 강한 만큼 끔찍하거든.”

  “…….”

  “이제 다시는 글을 쓰지 않을 걸세. 강한 암시를 걸어뒀으니.”

  “그의 미래를 파괴하셨네요.”

  “응. 더 많은 이의 미래는 살아남았고.”

  협회장님은 자리에서 일어나 제가 주는 모자를 썼습니다.
  이 시대를 떠나기 전까지 정보를 조작할 일을 생각하니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진짜 문인 협회장도 풀어줘야 할 테고요.
  그러다 문득 생각이 떠올라 물었습니다.

  “그가 정말 독재자가 되면 어쩌죠? 그래서 더 많은 사람이 희생당하면?”

  “가능성은 있지. 하지만 그건, 그 시대의 친구들이 해결할 문제야.”

  협회장님은 태연히 대답하며 이어 말했습니다.

  “오늘은 이쯤에서 퇴근하세. 귀여운 아가씨께 내 한턱 내지.”

  중요한 사실이었습니다.
  저는 미소를 짓고 협회장님을 따라 방을 나섰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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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곳에서 이미 선보였던 단편입니다.
  하지만 근래 든, 여러 가지 생각들과 상통하는 면이 있어 다듬어 올립니다.

  글쎄요. 굳이 주제를 찾자면,
  삶이라는 사기꾼에게 함부로 속지말자! …정도일까요. (머엉)

  즐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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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8
  • No Profile
    DOSKHARAAS 08.04.20 14:19 댓글 수정 삭제
    츠츠이 야스타카가 연상되는 단편이었습니다. 슬랩스틱한 면이 적으니 오히려 코마츠 사쿄에 가까울려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만, 음, 분위기랄까요, 츠츠이 할아버지 생각이 살짝 나는 군요. 특히나, '불편한 상황'이 그런 생각이 나게 하네요.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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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볼티 08.04.20 23:52 댓글 수정 삭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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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룡 08.04.21 01:26 댓글 수정 삭제
    고작 대통령을 하겠다고 글의 길을 버리다니, 애초에 대문호가 되기엔 글러먹은 인생이군요, 에이이이잇!




    ... 대통령이 된 다음에 글을 쓰면 유명세+ 가 붙어 뭐든 베스트 셀러가 될지도 모른다는 우울한 생각이 드는군요.

    예전에 드림워커에서 읽었던 듯 한데, 다시 읽어도 재미있었습니다.
  • No Profile
    볼티 08.04.21 07:22 댓글 수정 삭제
    어쩌면 인과율은 피할 수 없이 그대로...;;;
    협회장님 덕분에 2억 8천 5백만 명이 2천 8백 5십억 명이 될지도 모를 일이지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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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씨 08.04.27 01:59 댓글 수정 삭제
    우와, 잘 읽었어요. 좋네요.
  • No Profile
    볼티 08.04.27 09:31 댓글 수정 삭제
    감사합니다.^^
    여러 모로 아쉬움이 남는 글이었는데 괜찮게 봐주시는 분들이 많아 힘이 납니다.
    더 노력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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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앙앙 08.07.19 04:00 댓글 수정 삭제
    반전의 반전이군요, 재미있었습니다^^
  • No Profile
    볼티 08.07.19 18:47 댓글 수정 삭제
    감사합니다.^^
    우와~ 페이지가 꽤 밀려 있었는데 읽어주셨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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