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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좋은 세상

2009.01.15 23:2601.15



오늘도 정 씨는 알약을 먹습니다. '좋은 세상'이 정부 주도하게 공식적으로 만들어진 이후에 생겨난 풍습입니다. 꼭 먹으라고 규제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치만 먹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언제나 웃음을 띄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거든요(놀랍게도 정부에서 10%나 할인해 주는 가격으로 이 약을 제공합니다. 전혀 중독성이 없으며 남녀노소 즐길수 있는 약이라네요).

정 씨는 출근 준비를 합니다. 정 씨는 적은 보수에 맞벌이를 하고 있는 가장이라, 하루라도 빠지면 안되거든요. 물론 빠졌다고 상사들이 화내지는 않습니다. 좋은 세상에 분노, 화, 울음 등 부정적인 마음은 없거든요.

다만, 한번 빠지면 귄고 사직을 권유받고, 5번 지각하면 한번 빠진것으로 해당된답니다. 사회구성원들이 열심히 해야 세상이 잘 돌아가기 마련이죠. 정씨는 잘 알고 있답니다.

"안녕하세요. 행복하세요."

인사는 기본이죠. 사람들은 밝게 웃으며 미소짓는 답니다. 정 씨는 제 시각에 직장에 도착합니다. 사람들은 서로 인사를 하고 곧장 일을 시작합니다. 일하는데 여유를 부리면 안되죠.

12시 정각까지일을 하고(정부에서는 쉬는 시간을 가지면 오히려 느긋해진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습니다 한번에 열심히 하고 쉬는 것이 좋다는 결론을 내놓았지요), 15분 동안 식사(정부 소속의 건강기구에서 평균 식사시간이 10분이라는 보고가 나왔습니다, 그래서 5분이나 더 여유를 주어서 15분이면 점심시간으로 충분하고 결정되었거든요)를 하고 다시 일을 시작합니다. 7시 정각에 퇴근(정부는 칼퇴근을 자랑합니다). 저녁에는 마트에 가서 장을 봅니다(정부는 마트에서 장을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서민 경제를 살리기 위해 마트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리고 저녁을 만든다음 홀로 식사(정부는 아이들에게 독립심을 키워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은 밥먹는 시간을 줄여가며 공부해야죠, 특히 다이어트를 생각하면 저녁은 간단한 인스턴트로 각자가 준비합니다). tv시청을 하고(정부는 tv시청을 권장합니다. tv에서는 정부의 정책들도 언급하고 유익한 광고를 많이 보여줍니다) 10시 정각에 취침합니다(정부는 빠른 시각에 잠드는 것을 권유합니다. 그래야 밤에 소모되는 전력소모를 줄이는 것만으로 많은 자원을 아낄수 있다는 정부 연구보고서나 나왔습니다).

정 씨는 잠자리에 들면서 오늘도 보람찬 하루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부지런히 웃음을 지으면서 다들 밝은 웃음과 함께, 열심히 살아갑니다. 좋은 세상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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