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번호를 잊어버리셨나요?

단편 악곡(가제)

2012.02.08 14:5402.08



[악곡]


1. Largo (극히 표정 풍부히)
처음 만났을 때, 햇빛을 받지 못해 색이 옅어진 식물과 같은 얼굴로, 넌 나를 바라보고 있었지. 나를 묶어버린 진실을 알아버린 후에는 그와 같을 얼굴로, 종종 세상을 바라보곤 했었어. 그게 정말 진실이라면 넌 그 단어를 평생 저주할지도 모른다고, 감성을 듬뿍 담아 얘기하곤 했지. 빛이 났었어. 난 이미 오래 전부터 네게 반했었지만 땅에서 그토록 밝게 빛나는 별을 눈동자에 담아둔 사람이 있을 거라고, 보석처럼, 어쩌면 전구처럼 눈동자가 반짝일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 건 바로 너였지.
처음 만났을 때, 내가 했던 말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니? 네가 그랬지. 그때 내가 했던 말들은 마치 들어보긴 했지만 전혀 알아들을 수 없는 외국어 같았다고. 같은 나라에서 태어나 같은 언어를 모국어로 배웠는데도, 우리는 제대로 된 의사소통을 하지 못했던 거야. 퍽 슬프더라. 하지만 말이지. 난 네가 가지고 있었던 얼굴을 제대로 볼 수 있었어. 그건 이해하지 못한 사람의 얼굴도, 이해한 사람의 얼굴도 뒤섞인, 그런 애매한 표정을 담고 있었지. 사실은 너도 나와 같은 언어를 내뱉는 세상 속에 속해있다는 걸 본인도 알고 있었던 거야. 하지만 맞아. 반쯤 이해하고, 반쯤 이해하지 못한, 그건 말이지. 네가 죽었다는 사실로 증명할 수 있어.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네가 되살아났다면, 분명히 너는, 내 말을 단번에 이해할 수 있었을 거야.
처음 만났을 때, 네가 나를 다시 찾아올 거라는 생각은 미처 하지 못했어. 지하철이 그렇잖아. 서로 반대방향으로 가버리면 절대로 다시 만날 리가 없는, 마치 목적지로 가지 못하고 일방통행만 반복하고 있는 영혼들의 모습과도 같아서, 서로 반대방향으로 가버리면 절대 만날 수 없을 거 같은, 그래서 건너편에서 지켜보며 서로를 동정하는 게 고작인 그런 장소니까. 너는 나에게 특별했어. 걷던 길에서 벗어나 되돌아왔잖아. 반대편으로 건너오기도 했잖아. 나를 찾아왔잖아. 그때 너는 빚을 갚고 싶다고 말했어. 기억하고 있지? 네가 그랬잖아. 직업상 한 번 봤던 얼굴은 절대로 잊지 못한다고. 그러니 지금 그 추억을 꺼내놓을게.
제발― 되살아나줘. 넌 그게 특기라고 했잖아. 내가 가지고 있는 힘과 마찬가지로 특이하니, 우린 제법 잘 어울리는 한 쌍일지도 모른다고, 그랬잖아.



2. Andante (걸음걸이 빠르기로)
가벼운 현기증이 지잉―하고 B의 머리를 슬쩍 치고 지나간다. B는 방금 부딪친 사람에게 사과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눈이 상대를 좇아갔을 때는 이미 인파에 휩쓸려 저만치 멀어진 후였다.
“미안―합니다.”
멀찌감치 사라지는 등을 향해 B는 나지막하게 사과 한 마디를 던진다. 내던진 말은 회수가 불가능하다지만 누구도 가져가지 않았기에 B는 괜히 머쓱해져 주위를 살핀다. 물론, 어느 누구도 그를 주시하지는 않는다. 사람들이 가진 그에 대한 관심도는 지하도 구석진 자리에서 신문지를 덮고 자는 거지보다도 낮다. 그 정도라면, 거의 먼지 수준이다. 원점으로 돌아오면, 그래, B는 지하도를 걷고 있었다. 현기증이 먼저인지 사람과 부딪친 게 먼저인지, 잘 기억이 나진 않지만 분명한 건 그와 마찬가지로 지하도를 걷는 사람들이 어마어마하게 많다는 점이다.
“아, 그래.”
혼잣말을 내뱉는 건 본인에게도 들려주기 위한 그의 습관이다.
“그래서 현기증이 난 거로구나.”
어마어마하게 많은 사람. 그게 원인이었다. 목적지도 모르고 일방통행으로 정처 없이 떠도는 영혼들 사이에 갇혀있는 듯, 마치 이들이 벽이 되어 그를 가둬놓는 듯, 아마 그래서 현기증이 난 것이라고, 그리고 그것이 거짓이라는 것도, 이해해버렸다. 진짜 원인은 심장에 있다. 그렇다면 이 현기증의 이유는 꽤 위험한 거였다.
B는 그런 인간이다. 예를 들자면 다음과 같은 이야기다. 그의 첫 번째 직장은 군대였다. 대테러진압 요원 중 한명이었던 그는 첫 임무로 관광지가 되어버린 수용소에서 벌어진 인질극 진압에 참여했다. 한밤 중, 고공낙하를 통한 침투를 준비하던 도중 B의 심장이 멎어버렸다. 그렇다고 작전이 취소되지는 않았다. 손 하나가 아쉬웠지만 작전은 그대로 진행되었고, 실패했다. 애초에 인질범들은 살아갈 생각이 없었다. 작전에 투입된 요원들, 수용소에 갇힌 인질들, 폭탄을 여인처럼 둘둘 메고 있었던 테러범들은 모두 사이좋게 산화했다. 그리고 B는 30분 후에 되살아났다.
상관은 홀로 살아서 돌아온 B에게 건강검진을 받아보라는 권유 비슷한 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검사결과는 깨끗했다. 당시의 상황을 비디오로 살펴본 담당 군의관은 심리적 압박이 심장박동을 느리게 했을 거라는 소견만 냈을 뿐 정확한 원인을 밝혀내진 못했다. 작전 개시 이전에 멈춰버린 심장은 42.195킬로미터를 세 번 왕복해도 괜찮을 거라는 결과가 나왔다. 결국 심리적인 문제라는 이야기였다. 그의 상관은 그것을 실험하기 위해 다음 작전에도 B를 우선적으로 투입했다. 그리고 피비린내가 물씬 풍기는 보고서를 받게 되었다. 대테러진압 이래 가장 많은 적을 가장 빠른 시간 안에 사살한 B는 대통령 훈장을 받았다. 그 이후 B를 투입한 작전이 늘어감에 따라 동료들의 수군거림도 따라 잦아졌다. 그의 심장이 멎는 경우에는 아군이 모두 죽거나 인질들이 사망했고, 그가 무사히 작전에 투입되면 그날따라 대원들이 컨디션이 좋거나 오발이 났음에도 상황이 좋게 흘러가 테러범들을 모두 사살하는 일이 반복되었다. 심지어 B의 심장이 멎자 국장이 직접 전화를 걸어 작전을 중지시키는 일까지 벌어졌다. 이내, ‘사신’이라는 별명이 그를 뒤따라 다니기 시작했다. 그것은 아마도 신이라는 게 존재한다면 B의 수호신은 ‘사신’이 분명하다는 얘기에서 나왔다.
질려버린 것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어느 시점에서 B는 이 일을 그만둬야겠다고 생각했다. 실행으로 옮기게 된 계기는 단순했다. 제대를 하면 뭘 할 거냐는 B의 질문에 상관은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예전에 형님이 그러셨지. 사람 사는 거 보고 싶으면 도시에 남고, 사람답게 살고 싶으면 시골로 가서 농사나 지으라고. 나도 형님을 따라 농사나 지으면서 살까한다. 근데 그건 왜?”
B는 선수필승이라 답하고 군을 나왔다. 현기증은 그 후에 생긴 새로운 증상이다. 그렇기에 더욱 경계할 수밖에 없다. 전자든 후자든, 어느 쪽이든 피비린내가 짙은 건 마찬가지다. 대상이 민간인이라면 더욱 질이 나쁘다. 생각의 뿌리가 거기까지 도달하자 현기증이 심해졌다. 잠시 지하도 벽에 기대 쉬기로 한다. B가 N을 만나게 된 건, 이 현기증 때문이라고 해도 좋다.
N은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지하도를 걷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과 다른 점이라면 지하도에 들어선 순간부터 B의 존재를 의식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오늘 그녀는 B를 만나기 위해 지상에서 지하로 내려온 것이다.
현기증이 정신없이 B를 괴롭히는 틈을 타, 야밤에 담장을 넘는 신사의 태도로 N은 살금살금 그에게 다가갔다. 쿡― 아이들이 만든 비눗방울을 터트리듯 그녀는 B의 어깨를 검지로 찔렀다.
“4번 출구로 가서 복권을 받으세요. 3등에 당첨될 거예요.”


현기증이 사라지기 무섭게 의문 하나가 떠올랐다. 대체 뭐지, 이 여자는? 뒤늦게, N이 검지로 찌른 어깨가 마치 인두로 고문을 당한 것처럼 뜨거워졌다. 그럴 리가 없다고 믿으면서도 B는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자 N은 미소를 지었다.
“알아요 그 기분. 결국 당신은 4번 출구로 가게 될 거예요. 그럼 이만, 안녕히 가세요.”
잘못 들은 게 아니라면 마지막 말은 작별인사가 분명했다. B의 정신이 늪에서 겨우 빠나왔을 때 N은 벌써 인파 속으로 흘러간 뒤였다. 이번이 두 번째다.
“괜찮아. 얼굴을 기억했어.”
스스로에게 들려준다. 한번 본 사람의 얼굴을 기억하는 건 그의 첫 번째 직장에서 강제로 주입받은 고급 기술이었다. 유용하게 써먹고 있다. 특히 빚을 갚을 때나, 받을 때 아주 긴요하게 쓰인다. 뜨거웠던 감촉이 조금씩 식어간다. 처음에는 아픔이라 여겼는데 막상 사라지려고 하니 아쉬워졌다. 그제야 B는 뜨거움이 통증 같은 게 아니라는 걸 알았다. 그건 감정이었다. 살아갈 이유는 충분하다는, 사람답게 살 수 있다는 징조였다.


B가 나갈 출구는, 그래, 적당히 8번 출구쯤이었다고 하자. 사실 지하도를 걷는 이들에게 목적지는 없으니 상관이 없다. 아니, 그런 얘길 전해 듣고도 4번 출구로 갈 생각은 애초에 없었다. 우연찮게 곤란해 하는 할머니를 만났고, 우연찮게 4번 출구까지 같이 가게 되었고, 우연찮게 계단 위까지만 봇짐을 들어준 대가로 복권을 받았을 뿐이다. 거기까지 우연이 연속으로 겹쳐지자, 조금 무서워졌다. B는 자신도 모르게 복권의 뒷면에서 3등의 당첨금액을 확인했다. 누군가에게는 점심 값도 되지 않지만 또 누군가에게는 한 달의 빛이 될 수 있는 금액이었다. 괜히 떨리는 마음에 인적이 드문 곳을 찾다가 다시 지하도로 내려간다. 공중화장실의 변기에 앉아 그는 손톱으로 깨작깨작 은박지를 긁었다.
“…….”
정말 3등이었다.



3. Larghetto (Largo보다 빠르게, Adagio보다 느리게)
선배는 세상 끝에 서서 전화를 하고 있는 사람 같았다. 애써 침착하려 노력하지만 감정은 마치 악보의 콩나물 줄기처럼 쉬지 않고 위아래로― 그래, 떨고 있었다. 두려움을 감추려 꽉 쥔 주먹으로 자신의 가슴을 두들기며 “내 심장은 아직 뛰고 있으니 괜찮을 거다.”라고, 무덤덤한 얼굴을 하고 있던 사람이, 세상의 끝, 아니, 세계의 끝에서 어떤 절경을 찾았는지. 맙소사, 그 냉정한 사람이 떠는 목소리라니, 그건 마치 그의 심장이 뛰고 있는 게 아닌 떨고 있다는 것과 같았다.
“아무리 그래도 지하도 CCTV를 해킹하는 건 불법입니다.”
“괜찮아. 나쁜 일에 쓰이는 것도 아니잖아.”
“……. 저기 그 말은 이미 해킹을 하셨다는 얘기로 들립니다만.”
“응.”
“응―이 아닙니다. 범죄라고요. 선배님이 그리도 혐오하던 짓이라고요.”
“그래. 그러니까 너도 공범이 돼야겠다. 팩스로 사진 보낼 테니 데이터베이스에서 찾아봐.”
빚지는 걸 싫어해서 후배가 사주는 캔 음료도 먹지 않으려던, 설령 마셨다면 다음날 바로 되갚던, 그런 사람의 부탁은 신선하다는 표현을 넘어 신비롭게 다가왔다. 팩스가 힘겹게 토해낸 CCTV의 화면은 하나가 아니었다. 여러 화면에서 각기 다른 각도의. 그러나 한 여성의 얼굴이 정교한 동그라미 안에 부표처럼 떠올라 있었다. 처음 떠오른 생각은 “뭐야, 평범하잖아.” 실망이었다. 이 여자, 대체 얼마를 먹고 도망갔기에 선배에게 쫓기는 거야. 겉은 멀쩡한데 속은 완전 꽃뱀이라는 설정인가. 아니, 그 전에 좀 어려보이는 거 같은데. 대체 뭐하는 여자야.
지금 다시 사진을 보면 느끼는 게 하나 있다. 선배가 반한 이 여자는 마치 유령 같다. 이 일을 오래 하다보면 관찰력이 늘어 사람을 보기만 해도 어느 정도의 배경을 짐작하게 된다. 예를 들어 옷차림에도 여러 가지 정보가 있다. 브랜드, 옷의 가격, 수선은 되어있는지, 다림질, 마찰이 많이 일어나는 부분의 닳음 정도, 남자라면 넥타이는 과연 어떤지, 라는 것으로 한 사람을 분석하는 거다. 그런데 그 많은 정보들이 이 여자에게서는 읽어낼 수가 없었다. 사진을 차례대로 컴퓨터에 입력하고 검색했을 때 혼란을 가중되었다. 정말로 평범한 민간인이었다. 너무나도 평범해서 평범하지 않은 특이사항을 찾는 것조차 어려운 여자였다. 식어버린 인스턴트커피를 한 모금, 혀 위에서 굴렸다. 위스키 맛이 난다. ……. 그럴 리가 있나. 평범하지 않기에 선배가 관심을 가진 것이라 멋대로 판단했다. 결국 집중해버렸다. 시계 바늘 형제 중 난쟁이가 열심히 시계의 절반을 가로질러 뛰어갔을 때쯤 나는 그 여자에 대한 거의 모든 정보를 입수할 수 있었다. 그 모든 정보에는 그녀가 가진 계좌번호는 물론 집에서 대학교로 가는 동선과 시간도 포함되어 있었다.
CD 한 장의 분량이다. 적당한 AV 여배우의 이름을 붙여 선배에게 전송했다. 부르르르, 전송이 끝나기가 무섭게 휴대폰이 울렸다. 전화 너머의 선배는 말 대신 의아함을 숨과 함께 내뱉는다. 불안해서 내가 먼저 물었다.
“뭐 잘못된 거라도 있습니까?”
“대충 훑어봤는데. 이게 전부야?”
“그걸 벌써 봤다고요?”
“가족사항이랑 개인정보만. 근데 이게 전부야?”
그때 알아차렸어야 했다. 수호신이 아마 사신일거란 풍문이 무성한 남자가 반한 여자가 절대 평범할 리가 없다는 걸, 깨달았어야 했다.
“평범한 이상을 요구하시는 거라면 인력을 더 붙여야 합니다. 컴퓨터로 알 수 있는 건 고작 그 정도라고요. 뭐, 외할머니가 무당이었다는 거 빼고는 별 거 없는데요? 근데 이걸 알아내는 것도 대단한 능력이라는 걸 아시긴 합니까?”
“정말― 무당이었군. 확실히 대단한 능력이었지.”
비아냥거림도, 칭찬도 아닌, 기묘한 느낌이 뒤통수를 긁었다. 아아, 돌이켜보면 이것 또한 힌트였다.
“예?”
“아니, 아무것도 아니다.”
그날 선배는 정말 이상했다. 고층 빌딩 사이에서 외줄타기를 시도하는 ‘평범한’ 직장인처럼 보였다. 임무 투입 전에 불안해하는 선배 모습이라고? 그래, 훌륭한 농담거리가 되겠지. 아니, 글쎄. 그 선배가 죽었데. 응? 누굴 말하는 거야? 설마 내가 생각하는 그 사람이 아니겠지? 아니, 틀림없이 네가 생각하는 사람이야. 별명이 사신이었던? 응, 맞아. 그 사람이 죽었대. 뭐라고? 어떻게 죽었는데?
“글쎄, 여자 한명을 만났는데 그녀가 선배의 사신을 유혹했대.”
웃기는 이야기였다. 소문이 진실로 성립되기 위해서는 먼저 수호신이 사신이라는 걸 입증해야한다. 물론 선배를 만난 많은 이들이 그것의 존재를 의심하긴 했지만 어느 누구도 믿진 않았다. 진짜로 신이 있다면 국가나 사상을 위해 태연히 사람을 죽이는 이들을 지켜줄 리가 없다고, 선배가 누누이 얘기했기 때문이다. 결국 그건, 선배가 벌을 받았다는 소리다. 다르게 얘기하면 그녀가 선배의 사신이었던 거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선배는 그녀를 만나지 말았어야 했다.



4. Adagio -> Andante (천천히에서 걸음걸이 빠르기로)
후배를 닦달해 얻은 정보에 따르면 N은 언제나 P동 4번 출구 쪽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그럴 수밖에 없다. 택시를 타지 않는 이상 집으로 가기 위해서는 항상 그곳을 통해 지상으로 나오는 게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다. 이후에 횡단보도 하나를 건너가야 하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다. 수면에 드리워진 찌는 그전에 움직일 게 확실하니까.
B는 이곳으로 오기 전 2가지 가능성을 엄두에 뒀다. 사실 3가지였는데, N이 평범한 사람일 리가 없으니 2가지로 줄었다. 하나는 그녀가 예지몽을 꾼다는 것. 나름 합당하다. 언제 어디서 복권을 획득하면 그게 3등일 거란 사실을 안다는 얘기다. 단지 이 가설은 ‘그렇다면 어째서 그녀가 복권을 수령하지 않았는가?’라는 의문을 제기하게 만든다. N의 가정환경을 살펴보면 유복한 집안은 아니다. 욕심이 없는 걸까. B는 그럴 리가 없다고 못을 박아둔다. 자본주의 국가에서 돈은 신과 마찬가지다. 돈은 소원을 들어주고, 생명을 유지시켜주며, 때론 사람을 죽이는데 쓰이기도 한다. 합당한 이유를 찾아내지 못했기에 다음 가설로 넘어간다. 만약 이번에 마주쳤을 때 N이 놀라거나 의외였다는 얼굴을 한다면 아마 두 번째 가설이 맞을 거라 생각한다.
B는 CCTV에서 뽑아낸 사진 중 가장 잘 나왔던 걸 꺼내 다시 한 번 N의 얼굴을 눈동자에 각인시킨다. 갈색 소우주에 담긴 N의 모습을 바라봐도 아름답다거나 두근거린다는 감정은 떠오르지 않는다. 다만 현기증이, 조금 머릿속의 미로를 맴돌고 있다는 느낌이다. 오래 갈 거 같다. 나오는 걸 놓치면 안 된다. 혹여 스토커로 오인 받는다면 경찰조사를 받게 될지도 모른다. 게다가 이런 사진도 가지고 있으니― 아. B는 쓴웃음을 흘렸다. 그에게 사진이란 물건의 용도는 한번 보고 태워버리는 게 전부였다. 이처럼 소유하고 있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에 해당된다. 하지만 지금,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 N의 얼굴을 다시 보게 되었을 때가 딱 그 기분이었다.
“안녕하십니까?”
악수를 청하는 B의 손이 민망할 정도로 N은 화들짝 놀랐다. 그의 얼굴이 기분 나쁠 정도로 엉망인 건 아니다. 낯선 남자가 기척도 없이 불쑥 나타나 말을 건다면 누구나 방어적인 모습을 보일 거다. 그러니까 그녀의 반응은 정상인 것이다.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거기에는 여러 의미가 담겨 있었다.


제가 세운 가설은 이렇습니다.
당신이 날 처음 본 것처럼 반응한다면 애초에 정해진 것을 미리 알고 있었을 뿐이라는 겁니다. 인생을 뒤덮은 안개를 겨우 걷어냈더니 외길밖에 보이지 않는다면 신이란 녀석은 틀림없이 많은 이들에게 원성을 사겠지요. 아마 그래서 당신은 저를 기억하지 않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보통 특별히 인상 깊은 일들을 기억하는 편이니까요. 학생들이 전날 먹은 점심의 급식 메뉴를 잘 떠올리지 못하는 것과 같죠. 만약 그게 한 달 전이라면 어떨까요. 한 달 전에 먹은 점심을 기억하는 학생은 없습니다. 즉, 이런 게 당신에게는 일상인 거고, 제가 복권을 받아 당첨된 사실 또한 이미 고정되어 있는 미래인 겁니다. 그래서 당신이 결과를 가로채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제 생각이 틀렸습니까?


B는 마치 산책이라도 나온 사람처럼 말을 느긋하게 흘려보낸다. N은 천천히 팔을 뻗어 커피 잔을 잡는다. 자신의 팔이 소나무 가지처럼 보였다.
“무슨 말을 듣고 싶으신 거죠?”
몇 겹이나 철문을 두르고 있었지만 N이 가진 창은 단번에 그의 심장 언저리까지 도달했다. 소나무의 바늘 같은 잎이 살짝 표면을 건드린다. 다행스럽게도 심장은 아니다. 그 안에 묻어뒀던 구렁텅이의 마음이었다.
“단순히 추리를 확인하고 싶어서 오신 건 아니겠죠. 제게 뭘 원하시는 거죠?”
“아, 그게.”
B는 잠시 대화를 끊었다. 무리와 떨어진 철새 한 마리가 목적지를 잃고 방황하는 것처럼 그의 눈동자가 흔들린다.
“그렇군요.”
그가 숨을 멈추고 호흡을 모았다.
“오해라고 말해야겠군요. 저는 당신에게 원하는 게 없습니다. 아니, 있긴 있습니다만 그 제안을 받아들이는 건 전적으로 당신의 결정에 맡기겠습니다.”
N의 경계심이 조금 누그러진 건 아까부터 계속되는 기묘한 느낌 때문이었다. 동질감 때문이랄까. 처음에는 저 사람과 같이 있으면 뭔가 더 큰일이 생길 것 같은, 기묘한 불길함 때문이었다. 그러다가 문득, 재미있을 거라는 생각도 들었다. 진심을 다해 자신의 마음을 토해내려고 애쓰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저절로, 동질감이 친근하게 불쑥 다가왔다. 저울눈이 한쪽으로 기울었다.
B가 일어섰다.
“일단 좀 걸을까요? 근처의 좋은 식당을 알고 있습니다.”



5. Allegro (빨리, 활발하게)
걷지 말아야겠다고 지금 소리쳐봐야 B는 돌아오지 않는다. 평소 사신과 친했던 사람이니 삼천포를 건너가는 프리패스 정도는 가지고 있겠지, 라고 생각해본다. 스스로 어이가 없어 울음과 함께 웃음을 토해냈다. 눈에서 진주들이 뚝뚝 떨어진다. 그 내구도는 형편없어 손등 위로 떨어져도 산산조각난다. 눈이 아팠다. 두 눈을 뜨고 멀쩡히 현실을 바라보지 못할 정도로 괴롭다. 조개는 대체 얼마나 인내심이 깊은 걸까. 라고 생각하니 배가 고파졌다. 허탈하다. 세상이 반쯤 없어진 기분인데도 몸은 솔직하구나. 그래, 산 사람은 살아야지. 일어서려고 다리에 힘을 주니 현기증이 생겼다. 해와 달이 몇 번이나 서로에게 인사를 고했을까. 정확한 날짜를 알려면 달력을 봐야겠지만, 무시한다. 달력 하나를 바꾸기까지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한다. 하지만 이 아픔은 쉽게 사라지지 않겠지. 조개가 자두만한 진주를 토해낼 때까지 통각은 고통을 품고 있을 거다. 어쩌면 이건 영원히 남아있을지도 모른다. 이 상처는 너무 조그매서 보이지가 않아. 치료할 수 없다. 상처는 남아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무감각해져서 다 나은 것처럼 느껴지는 거다. 반창고를 떼어내면 또 다시 울음이 새어나오겠지. 차라리 피처럼 붉었으면 좋았을 것을. 더 없이 맑고 애처로워 동정심만 느껴지겠지. 내 감정은 그게 아닌데. 손을 마치 종이를 세로로 찢어버리는 것과 같은 고통인데. 이게 사라진다는 게 오히려 두려울 정도로 생생한 아픔인데. 나에게 너는 그런 존재였는데. 식탁을 차리는 동안 쏟아낸 넋두리는 이 정도로 충분했는지, 밥알을 씹는 동안은 놀랄 정도로 고요하다. 필요한 소리는 수저가 밥그릇을 긁고, 젓가락이 식탁에 부딪치고, 이가 음식물을 잘게 분쇄하고, 심장이 두근거리고, 호흡소리는 규칙적이고, 너의 부재는 적막한, 그런 소리뿐이다. 침묵 속에 있자니 저절로 네가 나를 찾아온 어떤 날이 떠올라. 나는 장난삼아 까만색 정장이 상복처럼 보인다고 말했지. 네가 말없이 미소를 보이다가, 차 한 잔쯤을 정신적으로 마신 것과 같은 침묵 후에 이리 말했어. 마지막으로 죽였던 사람을 뵙고 왔노라고 말했어. 아마도 그건 무덤이었거나, 납골당이었거나, 어쩌면 그의 숨이 끊어진 장소겠지. 내가 장난삼아 코끼리 같다고 말하자 너는, 너의 그 표정은 겨우 납득을 하고 말았어. 사실 너도 어째서 그런 짓을 한 것인지 이해할 수 없었던 거야. 내 말에서 무엇을 건져냈는지 너는 기묘한 웃음을 흘리며 내게 고맙다고 말했어. 알 수 없는 불안함에 나는 그날 제대로 잘 수가 없었어. 흉몽이 찾아올 것만 같아서. 지금껏 한 번도 꿈을 꾸는 내가 불행하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 그날, 그날 밤만큼은 미친 듯이 무서웠어. 빈 그릇은 싱크대에 물을 받아 담가둔다. 몇 끼 분의 설거지 거리가 모였지만 지저분한 수준은 아니다. 먹는 양을 줄이고 있다. 단식을 할 기간이 찾아왔다. 오래 전에 외할머니에게 배운 민간요법과 비슷하다. 신열(神熱)을 관리하기 위한, 즉 이것도 살고자 하는 일이다. 식사를 하던 도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식탁에 제법 먼지가 쌓였다. 닦아내야겠다, 눈물과 함께. 하나씩 먼지가 쌓인 곳을 찾아 걸레로 닦아낸다. 내 기억도 이처럼 쉽게 쓸어버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TV 위에 있는 액자를 들어내려다가 사진 속의 나와 마주한다. 독사진 속의 눈동자에 비친 네 모습이 선명하게 떠올라서, 또 다시 이를 악물게 된다. 눈물을 쏟아내지 않으려고 고개를 뒤로 젖히고 눈꺼풀을 깜빡이다가 나도 모르게 “다행이다.”고 말해버렸다. 내 목소리는 기분과 달리 빠르게, 활발하게 거실을 뛰놀다가 돌아와서 묻는다. “괜찮아?” 스스로에게 혼잣말을 하는 건 그의 버릇이었다. 머릿속뿐만이 아니라 습관에도 그의 흔적이 남아있다. 좋아, 그건 괜찮아. 진짜로 참을 수 없는 건 TV 브라운관에 비치는 사람이 나 혼자라는 거야. 이해할 수 있고, 이해받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 사라졌으니 나도 코끼리가 되어야 할까봐. 조금만 기다리고 있어. 금방 청소 끝내고 찾아갈게. 그리고 언젠가 나도 당신이 머무르고 있는 그곳으로 날아갈 거야. 그런 꿈을 꿀 수 있다면 정말 좋겠다.



6. Prestissimo (가능한 한 빠르게)
N이 불길한 꿈을 꾸었으니 오늘은 절대 바깥으로 나오지 말라는 전화를 한 건 새벽 4시였다. 그날따라 잠이 오지 않아 이불 속에서 뒹굴뒹굴거린지 3시간이 지난 뒤였다. 당연히 기분은 썩 좋지 않았다. 그럴 수밖에. N이 얘기하길 미래는 수로를 따라 지나가는 물과 같다고 했다.
“그게 무슨 뜻이야?”
N은 휴지를 펼친 다음 포크를 펜으로, 커피를 잉크로 삼아 두 줄을 길게 그었다.
“이게 수로야. 그리고 이건 배.”
수로 가운데에 갈색 점 하나를 찍는다. 배의 이름은 아이스 카라멜 마끼야또 한 방울이다. 포크가 수로의 끝을 가리킨다.
“여기가 도착점이야. 인생의 종결이지.”
“죽는다는 의미군.”
“음. 그래.”
그녀가 웃는다. 조금 서글퍼 보인다. 모든 이야기의 종결은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가 아니라는 건 우리 모두 알면서 피하는 사실이다. 그런 결과를 소유하고 싶은 건, 어쩔 수 없는 인간의 욕심이다. 하지만 결과는 내가 소유하는 게 아니다. 성사는 하늘에 달렸다고 했다. 하지만, 하지만,
“이 구간에 이벤트가 있어. 예컨대 B가 복권에 당첨되는 일이야. 그런데 여기를 돌멩이로 쿡 막아버리면 어떨까?”
“아이스 카라멜 마끼아또호는 빙산을 들이박고 침몰하겠지.”
“아니야. 도착점은 이 끝이라고 했잖아. 다시 잘 생각해봐.”
“뭐, 배는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하고 머무르겠지.”
“그럼 복권은 어떻게 되는데?”
“어?”
돌멩이가 수로를 가로막은 것만 생각했던 나에게 N의 질문은 재미가 있었다. 그리고 조금 무서웠다.
“복권은 결국 당첨되는 거야?”
내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이었고, 내 버릇을 알기에 그녀는 대답하지 않는다. 아이스 카라멜 마끼아또호는 그 이름에 걸맞게 쇄빙선이라면, 돌멩이 정도야 부숴버리고 지나갈 것이다. 이해하기 어려웠지만 받아들일 수는 있었다.
“돌멩이로 막아버리면 우회로가 생겨?”
“우회로 같은 건 없어. 다만 물이 차오르게 돼. 수위가 더 높아지는 거야.”
그렇군. 그래서 배라고 한 거였어. 수로가 깊어지면 돌멩이는 잠기고 배는 떠오르게 된다. 간단한 이치다. 그런데 그 물은 누가 채워주는 거야? N은 신 같은 존재의 여부는 모른다고 했다. 그저 막연하게 인간의 이성으로 이해할 수 없는, 혹은 어려운 어떤 존재가 있다는 건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였다.
“결과라는 건 결코 어떤 개인이 결정하거나 소유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 그치?”
너는, 내가 영영 죽어버리는 꿈을 꿨다고 했어. 평소와 달리 너무 생생한 게 현실적이라 믿고 싶지 않다고 했지. 네가 설명한 바에 의하면 미래는 고정적인 거라 변할 수도, 바꿀 수도 없다고 했어. 맞아. 내 죽음은 확정된 거였어. 그래서 널 구하기 위해 지하철 선로 위로 뛰어든 행동에도 후회하지 않아. 미련은, 조금 남아. 필사적이었다면 살 수 있었을까. 널 더 만날 수 있었을까. 이런 생각들 때문에…….
널 밀어버린 누군가는 체포되었어. 그 사람은 네가 알려준 미래 때문에 회사가 부도나고, 가정이 파탄 나고, 자신은 노숙자가 되었다고 말했지. 물론 경찰은 그의 주장을 믿지 않았어.
“저 남자의 말이 사실입니까?”
“진실이라고 말하면 믿으실 건가요?”
경찰은 가볍게 고개를 가로저었어. 동화 안쪽의 인간이 동화 바깥에서 살고 있는 사람의 생각을 이해할 수 있을 리가 없지. 인정하고 싶지도 않겠지. 그 남자는 정신병자 취급을 받았고, N은, 너는, 무사히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어. 그리고 난 죽었지.
B는 더 이상 동화 바깥에 존재하지 않는 존재가 되어버린 거야.



7. D.C. (다시 처음부터)
마지막으로 만났을 때, 너는 첫눈에 반해버린 여자를 발견한 남자처럼 얼굴에 생기를 가득 머금고 있었어. 말 한 마디 나누지 못했지만 너는 이 상황을 만족하고 있었다―랄까. 웃기는 얘기네. 곧 죽을 지도 모르는, 아니 곧 죽는 게 확실한 자신의 상황을 만족하고 있다니. 정말 괴상한 마음이야. 내가 어떤 상황에 처했는지, 내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심지어 내 생사까지도 너는 이해하고 있었어. 그건 참, 어울리는 별명을 가졌기 때문이 아닐까라고 생각해. 그래, 맞아. 사실 나도 알고 있었어. 내게 어떤 일이 일어날지, 내가 무슨 일을 보게 될지, 누가 살고 누가 죽는 지까지도 이해하고 있었어. 그리고 그걸 막지 않았어. 그럴 수 없기 때문이지. 알고 있다고 믿지만, 난 네 감정까지는 이해하지 못했어. 사람의 마음은 참 신비하지. 이해할 수 없는 것이 반 이상 내 마음에 들어왔는데도 전혀 거북하지 않으니까. 뭔가 이상한 게 분명한데 잘못되지 않았다고 못 박을 수 있어. 그래서 묻는 건데, 지하철 선로로 떨어지려던 날 발견했을 때 어떤 느낌이었어? 내 손을 잡았을 때는, 다시 놓았을 때는 느낌이 어땠어? 널 보고 있던 내 표정은 제대로 봤어? 그때 내 마음은 어땠을까. 지하철에 모인 그 누구보다도 침착했던 나는 어째서 네 마지막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했을까.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게 없는 인생이라 후회한 적이 없었는데, 그 순간만큼은 돌이키고 싶어. 1초라도 더 웃는 네 얼굴을 볼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있지. 아무리 노력해도 되지 않는 일이라는 건 정말 존재하는 거래. 마치 신처럼 말이야. 그러니까 난 네 미소를 보지 못할 거야. 지금 난 네가 몸을 던진 지하철 선로 앞에 있어. 네가 내 이동경로를 조사했다고 고백했지. 곧바로 미안하다는 말도 했어. 왜 이런 이야기를 하냐고? 난 여길 피할 수 없기 때문이야. 알잖아. 우리의 인생은 수로에 놓인 배와 같으니, 다른 길로 돌아갈 방법 따위는 없다는 걸. 더 성숙해지만 아픔이 덜하겠지. 고통이 무덤덤해질 정도로 익숙해지는 것. 아마 그런 방식일 거야. 어떻게 인생을 사람 말로 풀이할 수 있겠어. 그럴 거라고 멋대로 추측하고 인정하면, 아마 마음은 덜 억울하겠지.
오늘 날씨는 맑음이야. 지하도를 걷는 사람들은 저마다의 꿈을 가슴에 품고 나아가고 있어. 외길이니, 길을 잃거나 헤매지는 않겠지. 다행히 나는 오늘 어떤 꿈도 꾸지 않았어. 사실 최근에는 계속 꿈을 꾸지 않는 밤을 보내고 있어. 너에게만 고백하자면 앞으로 계속 이랬으면 좋겠어. 누군가의 꿈을 몰래 엿보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어. 아니, 적어도 지금 있는 상처가 더 이상 아프지 않을 때까지 만이라도. 앞으로도 내내 맑았으면 좋겠어.
안 될까?

- Fine -


1. 악곡이라는 제목은 사실 가제입니다.
2. 음악의 빠르기를 붙여본 건, 그저 흥미였기 때문입니다. 별다른 의미는 없습니다.
3. 한 남자와 한 여자만 등장시킬 생각이었는데, 한 남자가 더 출연한 건 기분 탓일 겁니다.
4. 원고지 73매입니다. 더 길게는 안 써지더군요.
5. 오래 걸렸습니다. 금방 쓸 줄 알았는데 그게 안 되더군요.
6. 뭐 특별히 어떤 것을 보고 쓴 건 없습니다.
7. 미래가 고정되어있다고 믿느냐고 묻는다면, 어떤 부분은 그럴 거라고 생각합니다. 예컨대 운명의 사람이 있다는 건 믿고 싶습니다.
8. 신이 만든 무대에서 연극하고 있는 게 인간이라고, 생각할 때는 많습니다.

이 소설을 읽느라 고생하셨습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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