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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 강철의 왈츠 16

2009.05.21 13:1405.21

날이 밝자 마왕군의 주력이 점령을 끝낸 우라베르크 성으로 입성했다. 도시의 시민들은 새로운 지배자들의 얼굴을 보기 위해 대로에 가득 몰려들었다. 고급 비단 드레스를 입은 우아한 귀부인부터 몇 번 기운 허름한 리넨 작업복의 일용노동자들까지 낯이 질린 얼굴로 몰려들었다. 어젯밤 큰 공훈을 세운 언데드 군단은 햇빛이 들어오자 움직이지 못한 채 거리 하나를 징발하고 집안에 숨어버렸다. 행진을 벌이는 것은 나머지 부대들이었다.
가장 먼저 대로를 행진한 것은 마족 친위 기사단이었다. 온 몸을 감싼 검은 광택의 풀 플레이트, 악마의 얼굴이 양각된 검은 광택의 타워 실드, 심지어 마갑도 검은 색으로 맞춘 기사들이 한 치의 어긋남도 없이 대오를 이루어 행진하는 위압적인 모습에 사람들은 단지 침만 삼킬 뿐이었다. 그리고 그 가운데에 마왕이 탄 마차가 있었다. 개방형 마차에는 두 사람이 타고 있었다. 검은색의 고급 토가를 입은 늙은이와 방패에 양각된 것과 같은 모양의 악마가면을 쓴 사내 하나. 저 사내가 그 악랄한 마왕이라고 사람들은 수군거렸다. 마족의 마지막 왕국이 멸망한지 어언 240년, 잊혀졌던 악몽이 다시 부활한 것이었다. 사내는 마른 체구였고 팔도 가늘었다. 하지만 먼저 지나간 기사단의 압도적인 위용에 놀란 사람들은 마왕의 그 가냘픈 모습조차 공포스러워 보였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마저 대로에서 풍기는 위압감 때문에 웃고 떠들지 못한다. 다들 침울한 표정으로 이 행진을 바라볼 뿐이다. 이들은 자신에게 앞으로 가해질 가혹한 운명을 알기는 할까? 당장 내일이라고 통치위원회가 설치되면 여지까지 노예였던 마족들은 해방되고 지배자였던 성족들은 노예가 될 것이다. 성족의 재산은 노예였던 마족들에게 분배되겠지. 원정군 가운데 행정관들의 비중이 높은 것이 그 일을 하기 위해서니까. 그 정도라면 다행이지. 우리가 오기 전까지 마족 노예에게 앙심을 품게 만든 성족들은 제대로 된 재판 없이 처형되고, 앞으로 모든 생활에서 마족과 차별대우를 받으며 노예취급을 받으며 살 것이다. 그들이 여태껏 도망치지 못하고 이 땅에 남은 마족들에게 그런 것처럼. 앞으로 성족들은 이 날을, 우리를 얼마나 원망할 것인가. 내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면 다른 장군들은 날 비웃을 것이다. 그리고 어린애 취급하려 들겠지. 그래도 자꾸 생각나는 건 어쩔 수 없다.
마왕 베르나 '헬' 할버트는 눈을 감았다. 가면을 썼기 때문에 그가 눈을 감은 사실은 아무도 모를 것이다. 하지만 그 때 옆의 노인이 말을 걸어왔다.

"눈 뜨고 맞이하기 힘들 정도로 감격적인 날입니다. 드디어 우리의 옛 땅으로 발을 내딛은 것 아닙니까?"

헤이즈널 '옴' 스포르겐차. 그의 후견인이자 실질적인 마족의 최고 명령권자가 한 말에 베르나의 인상이 찌푸려졌다. 어느새 내가 눈을 감을 사실을 알고 비꼬다니. 참으로 좋은 성격이다. 베르나는 별다른 대꾸를 하지 않고 가만있었다. 헤이즈널이 계속 말했다.

"피해를 보는 사람들이 나오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이것은 전쟁이니까요. 폐하는 너무 여리오. 어차피 몇 백 년 전 우리 조상들에게 똑 같은 짓을 가하고 노예로 삼은 성족들의 후손들 아니오. 조상들의 원혼을 달랜다 생각하시오."
"그런 것쯤은 알고 있어요."

억지로 말한 다음 베르나는 고개를 돌리려 했다. 그러나,

“고개를 돌리지 마시오, 군주.”

헤이즈널의 나즈막한 말에 베르나는 몸을 멈췄다.

“아무리 조그마한 것이라도 우리의 약점을 적들에게 알려선 안 되오. 우리들의 잔인하고 위대한 군주시여.”

잔인하고 위대한 군주, 베르나는 입술을 깨물었다. 그래. 당신들이 나에게 원하는 건 그런 거겠지.


점령지의 하룻밤은 답답했다. 베르나는 조용히 이불에서 빠져나왔다. 위병은 잠옷 차림으로 나오는 그에게 경례를 붙였다. 베르나는 베란다에 기대 밖을 쳐다보았다. 도시는 그가 낮에 보았던 불안, 분노, 슬픔을 모두 어둠 속에 묻어버린 채 고요했다.

"별은 고향의 것과 다르지 않구나."

하긴, 여기도 마족의 땅이라지, 베르나는 피식거렸다. 어두운 지상과는 달리 하늘은 은하수가 펼쳐져 휘황찬란했다. 베르나는 그의 고향, 사막 건너 하데스의 땅에서와 똑 같은 별자리가 있나 열심히 하늘을 쳐다보았다.
갑자기 발에 온기가 느껴진 베르나는 아래를 내려 보았다. 작은 돼지만한 크기의 정체 모를 짐승이 그의 다리에 몸을 비비고 있었다. 검은 털에 빨간 눈을 가진 통통한 기니피그였다. 으헛, 무슨 일이십니까? 그의 비명에 위병들이 화들짝 뛰어왔다. 별 일 아니다. 베르나는 위병을 물리고 짐승을 들어올렸다.

"허허, 내 뚱뚱이가 어디로 사라졌나 했더니, 마왕 전하께 붙잡혔었군."

베르나는 뒤를 돌아보았다. 거기엔 그가 들어 올린 기니피그보다 약간 더 큰 크기의 한 인영이 푸른 눈에 안광을 빛내고 있었다.

"롤로"

허허, 롤로는 너털웃음을 지으며 베르나에게 다가왔다. 베르나는 기니피그를 내려놓고 롤로를 주시했다.

"살아있는 기니피그를 데려오다니, 또 뭘 숨기고 있죠? 롤로."

베르나는 롤로를 지긋이 바라보았다. 동굴 고블린의 왕, 롤로는 너털웃음을 지으며 웅얼거렸다.

"어차피 땅이 분배될 거잖아. 난 사막과 맞닿아있는 산맥이 참 맘에 들더라고. 많이 안 가져왔어. 그냥 여자랑 아이들, 그리고 동굴을 팔 도구 약간."

베르나는 한숨을 쉬었다. 이번 1차 원정군은 한정된 낙타와 오아시스 길 때문에 전투에 필요한 물자 외에는 아무것도 가져오지 못했다. 예외가 있다면 점령지의 주민들을 통치할 행정기구를 구축할 행정관들뿐이었다. 그것을 롤로는 와이번을 독점적으로 다룰 수 있는 그들의 능력을 이용해서 어긴 것이다.

"잘못을 했다는 걸 알고 계시겠죠? 다른 국왕들은 명령을 지켜 전투병들 외에는 끌고 오지 않았는데, 혼자만 어기시다니. 내일 회의에서 이 사실을 알리고 처벌을 결정하겠습니다."

롤로는 화를 냈다.

"좀 봐줘, 마왕. 많이 안 가져왔다니까!"
“양의 대소가 문제가 아닌 걸 잘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그대는 군령을 어겼어요!”
“하! 동굴 고블린 없이 동쪽의 히포그리프 엘프워리어와 그리핀 나이트를 상대할 수 있을 것 같아!”

그 때 베르나의 손에 들려있던 기니피그가 비명을 지르면서 버둥거렸다. 기니피그가 살아있는 채로 썩어가고 있었다. 부패한 기니피그의 살에서 퀘퀘한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롤로는 뒷걸음질쳤다.

“좀 봐줘, 마왕.”

이미 롤로의 말에는 기가 빠져있었다.

“법은 법, 룰은 룰. 예외는 없습니다. 처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근신하세요.”

베르나는 냉랭한 목소리로 말하며 버둥거리는 기니피그를 롤로에게 건네주었다. 롤로는 움츠린 채 기니피그를 건네받았다. 롤로가 기니피그를 건네 받은 순간 퀘퀘한 냄새가 바로 사라졌다. 기니피그는 순진한 눈으로 롤로를 바라보고 있었다. 살도 부패되지 않은 정상적인 모습이었다.

“이…… 이건 대체……”
“죄를 지은 건 롤로지 기니피그는 아니니까요.”

마왕은 뒤를 돌아 침실로 향했다. 뒤에 남은 롤로는 기니피그를 향해 중얼거렸다.

“위대한 암흑마법의 마스터, 하지만 그 성격은 유유부단 그 자체라고 들었는데 말이다.”


아침이 되자 롤로의 사건을 처리하기 위해 베르나는 회의를 소집했다. 베르나도 뜻대로 할 수 없는 마족 의회의 늙은이들을 마주하고 베르나는 숨을 가다듬었다.

“우리 마족의 갈 길을 제시하는 의회 의원들이시여. 오늘 회의 소집 이유는 와이번을 부리는 동굴 고블린의 왕, 롤로가 군령을 어기고 원정길에 여자와 기니피그, 동굴을 팔 장비를 가져왔기 때문입니다. 다른 부족들의 왕은 약속을 지켜 친위대와 선봉대밖에 데려오지 않은 상태에서 혼자 독단적인 행동을 한 것을 처벌하기 위해 여러분들을 소집하게 되었습니다.”

말을 마친 베르나는 다른 이들의 반응을 조심스럽게 살폈다. 헤이즈널은 베르나를 쏘아보고 있었다. 그 옆에는 덩치 큰 늙은 남성이 앉아 있었는데 희끗희끗한 귀밑머리를 제외하고는 대머리였다. 그는 팔짱을 끼고 시큰둥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 옆에는 한 노파가 찻잔을 들고 뜨거운 차를 식히기 위해 숨을 불고 있었다. 맞은 편에는 안대로 두 눈을 가진 늙은이가 앉아있었는데 송곳니가 돌출되어 있었다. 이들이 어둠의 3학파 계열에서 각자 일가를 이룬 현재의 마족 의회였다.

“군령을 어긴 일은 심각한 일이오. 이는 법대로 처리하지 않으면 안 돼.”

팔짱을 낀 덩치 큰 늙은이가 입을 열었다.

“흘흘흘, 하피를 제외하면 동굴 고블린은 우리의 유일한 공중 전력이죠. 전쟁이 지금 막 시작된 상황에서 전력에 문제가 될 소지는 줄이는 것이 좋겠죠.”

충분히 차를 식혔는지 홀짝거리던 노파가 중얼거렸다.

“’홀’ 에스페란차. 말씀하시는 의도는 잘 알겠습니다. 하지만 첫 번째 군령 위반자인데다 한 부족을 책임지는 막중한 자리였던 만큼 일벌백계가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제 생각은 그를 침묵의 탑에 유폐시키고 새로운 왕을 뽑는 것이 적당하다고 생각합니다.”

베르나가 반박하자 헤이즈널이 중얼거렸다.

“이제 와서 다시 침묵의 탑까지 데려가는 것도 번거롭지. 내 생각엔 동굴 고블린에게 연대 책임을 지워서 좀 더 빡세게 굴리면 될 것 같소. 일단 여기 이츠크 광산 점령부터 초원 고블린을 빼고 동굴 고블린에게 맡기는 것이 어떨까?”
“죄를 지은 건 롤로 하나입니다.”
“그리고 롤로는 동굴 고블린의 왕이지. 가만히 있었던 동굴 고블린들에게도 책임은 있소. 그리고 땅이 분배되기 전까지 기니피그와 고블린 여성들은 따로 마족 감찰반이 관리하게 하시오. 불법에 이득을 줄 수는 없으니 말이야.”
“그거 좋군요.” “그러지.” 마족 의회의 다른 늙은이들이 고개를 끄떡이며 동의하자 베르나는 입술을 깨물었다. 아무리 왕의 위엄을 세우려 해도 이들에게는 강하게 나갈 수 없었다.


"뭐 수도가 함락!"

우랄 기사단은 남방의 거대 위협 카자크 제국의 위협을 막기 위해 공국 남부 예브첸코에 기지를 마련하고 있었다. 하지만 우랄 공국이 제국과 직접적으로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곳은 없었다. 그래서 기사단은 공국 연합의 정신에 따라 만약 카자크 제국이 다른 공국에 쳐들어오면 볼가 공국이나 예카트리나 공국으로 지원을 가게 된다. 그 기사단의 단장 드미트리 가가린이 수도 함락의 비보를 들은 것은 다음날 아침이었다.

"우리를 뚫고? 카자크의 돼지들이 초원과 사막을 우회하는 길이라도 발견했다는 말이냐?"

소식을 전해온 기사는 피칠갑이 된 몸을 제대로 쉬지도 못한 채 복명했다.

"그게 아니라 언데드의 대군이었습니다."
"뭐, 언데드?"
"그렇습니다. 말씀 드리기 송구하지만 240년 전 사막 저 너머로 쫓겨난 마족이 세력을 모아 복수하러 드디어 쳐들어온 것입니다."
"헛소리! 어디서 언데드로 분장한 카자크 놈들에게 놀라 제대로 대응도 못하고 수도를 잃었나 보군. 마족들은 모두 노예로 있을 뿐이다."
“진짜 언데드였습니다. 듀라한이 성벽을 뛰어오르고 해골들이 성벽을 올라왔습니다. 스포르겐차 경도 듀라한과 대결 끝에 돌아가셨고 칼도 통하지 않는 적들에게 우리는 속절없이 죽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흠, 카자흐 제국 놈들이 어디서 마법사를 들여왔나? 그런 대규모의 환영마법이라니.”
“그 말은 사실일지도 모릅니다. 마족이 쳐들어왔다면 이는 중차대한 문제인 바, 즉시 성족 전체에 알려 대응을 해야 할 것입니다.”

드미트리는 말을 한 사람을 쳐다보았다. 드미트리의 입가에 미소가 걸렸다.

"’넬’ 예브첸코시군요. 그럼 친애하는 종군수도사께서는 진짜 마족들이 쳐들어왔다고 생각하시는 겁니까?"

예브첸코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 우리 모두가 알고 있다시피 마족들의 나라는 240년 전에 위대한 성족의 영웅들에 의해 멸망당했습니다. 이제는 노예로밖에 존재하지 않아요. 그리고 마족에게 협력했던 몬스터들은 와해되어 사람들이 살지 않는 황야로 쫓겨났고 그나마도 이젠 한 줌이오. 그런데 우라베르크를 함락시키고 스포르겐차 경을 죽일 정도의 적들이 갑자기 생겨나다니, 그게 말이 됩니까?”
“작년부터 갑자기 고블린들이 변경의 마을들을 습격하는 일이 잦아졌습니다. 한 줌에 불과한 고블린들이라기엔 행동이 매우 조직적이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수도를 함락시킨 언데드들이라니, 이건 불길한 조짐입니다.”

드미트리가 인상을 구겼다.

“그 고블린들에게 스포르겐차 경은 아들을 잃었죠. 그럼 넬 예브첸코께서는 어쩌고 싶으신 겁니까?”
“수정의 계시회가 있는 세바스트폴 공국에 전령을 보내 성족 전체에 이 사실을 알리게 하십시오. 뒤로 물러나 다른 공국과 연합군을 구성해서 퀸헬 협곡에서 적에 맞서 지키며 법황청의 구원군을 기다립시다.”

드미트리는 고개를 저었다.

“그렇게는 하지 않겠습니다. 지금 확실한 것은 정체불명의 적에게 수도를 잃었다는 것이죠. 우리 기사단은 공국의 거의 유일한 전력이고 병사들은 수도 출신이 많습니다. 뻔히 수도를 잃은 상태에서 되찾을 시도도 하지 않고 후퇴시키면 사기가 떨어질 것이오. 우리 군은 수도로 향할 것입니다. 일단 적의 실력을 가늠한 다음 후퇴를 하든 수도를 되찾든 할 것이오.”

드미트리는 반론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노골적으로 취하며 일어섰다.

“행군을 준비하라. 목적지는 수도 우라베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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