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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정작 안내 1월 심사평

2023.02.15 00:0002.15

안녕하세요. 독자우수단편 선정단입니다.

우수작으로 2차례 이상 선정되시거나 연말에 최종 우수작으로 선정되신 분께는 거울 필진이 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집니다. 이번 호 독자우수단편은 2023년 1월 1일부터 2023년 1월 31일 사이에 창작 게시판 단편 카테고리로 올라온 작품들 가운데 심사 기준을 만족한 작품 5편을 심사하였습니다.

2023년 1월의 독자우수단편 후보작은 천가연 님의 ‘하찮은 초능력자들의 모임 - 하찮은 초능력자들의 모임’입니다. 축하드립니다.

 

이상한 물질 - 257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니나가 겪는 상황은 낯설지 않은 것 같이 보이지만 쾌적한 호텔을 유지하기 위해서 지하에 쌓인 쓰레기를 정리해야만 하는 상황에서 정체도 모르는 물질을 만나는 순간부터 이야기는 부조리한 상황으로 흘러갑니다. 나나의 현실은 나나에게 불쾌하게 구는 손님의 말 “모든 것은 꿈이며, 꿈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처럼 꿈인 것인지 만약 꿈이라면 1,2 중 무엇이 꿈이며 무엇이 현실인지 혹은 둘 다 꿈이거나 현실인지 괴기와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서술로 나아갑니다. 사건의 전개와 결말이 아니라 상황과 분위기에 중심을 두는 글을 의도하고 쓴 글로 보입니다.

납치극의 신 – 257
영문을 번역한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건조하면서 문어적인 단어가 많은 문장이 가독성을 저해하는 면이 있지만, 문장이 독자와 작품 사이에 거리를 만들어 소설 속의 상황을 더욱 더 이질적으로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낯선 숲길, 이상한 탑승객, 목적지에 도착할 수 없도록 방해하는 이상한 사건까지 이야기는 ‘이상한 물질’처럼 계속 독자에게 궁금증과 긴장감을 일으키네요. 사건은 계속 이상한 방향으로 향해가면서, 마치 연극을 하는 것 같은 등장인물의 행동보다도 글의 분위기가 더욱더 호기심을 불러일으킵니다. 이야기의 마지막 결말 앞에서 독자가 느끼는 여운은 이야기 자체보다도 이 낯선 이야기를 빚어낸 문장 때문일 것 같습니다.

인류가 멸종하지 않기 위한 규칙에 관한 SF적 단상 – ㄱㅎㅇ
전작 <인류가 멸종하지 않은 이유에 관한 SF적 단상>의 후일담이라고 하셨는데 이 글만의 독자성이 보이지는 않습니다. 전작 독자들에 대한 작은 선물로 볼 수 있겠습니다.

하찮은 초능력자들의 모임 - 하찮은 초능력자들의 모임 - 천가연
초능력으로 은유된 성적주의, 서열주의 학교에 대한 비판 자체는 그렇게 새롭지 않죠. 어떤 능력이든 그것이 앞으로의 미래나 평가와 관계되는 순간 서열주의에 편입되는 것은 순식간이니까요. 재난으로 10대들이 고립된 것을 밖에서 알게되는 상황은 우리 사회에 트라우마처럼 자리잡은 참사들을 떠올리게 하네요. 비극의 피해자임에도 그들이 어떤 사람이었는가 평가하고, 구조할 가치가 있는 생명인지 저울질하는 상황까지도 너무나 현실을 떠올리게 만드는 상황입니다. 늘 비교당하고 평가당하던 이를 구출하는 것이 마찬가지로 같은 현실에 있던 사람들이라는 이야기는, 참으로 너무나 많이 변주되는 이야기입니다만, 그럼에도 한결같이 응원하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루시99 - 천가연
글을 써 주는 인공지능의 등장을 가장 두려워하는 건 작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글을 쓰는 인공지능 챗-GPT를 작가들이 사용하면서 즐거워하는 걸 보면 실제로 글을 잘 써 주는 인공지능이 생겨났을 때 이 단편처럼 환영하는 작가들이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 모두가 AI를 사용하는 시대에 AI를 쓰지 않으려는 작가지망생과, 글을 쓰는 인공지능이면서 읽는 것만을 좋아하는 AI가 만난다는 설정이 흥미롭습니다. 마지막 엔딩의 의미는 사람마다 취향이 갈릴 것 같기도 하지만 이야기의 출발점도 인물의 특징도 인상적인 글입니다. 당선된 이유를 조금 더 서술해 보시면 어떨까요.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결말도 좋지만 작가가 마음으로 생각했던 이유가 있다면 그걸 좀 더 드러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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