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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정작 안내 4월 심사평

2023.05.15 00:0005.15

안녕하세요. 독자우수단편 선정단입니다.

우수작으로 2차례 이상 선정되시거나 연말에 최종 우수작으로 선정되신 분께는 거울 필진이 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집니다. 이번 호 독자우수단편은 2023년 4월 1일부터 2023년 5월 31일 사이에 창작 게시판 단편 카테고리로 올라온 작품들 가운데 심사 기준을 만족한 작품 11편을 심사하였습니다.

 

2023년 4월의 독자우수단편 후보작은 김성호 님의 '여 교사의 공중부양'과 박낙타 님의 '뱀파이어와 피 주머니'입니다. 축하드립니다.

여 교사의 공중부양 – 김성호
전체적으로 흥미로운 작품입니다. 인물들의 관계가 인상적입니다. 특히, 자신의 아들에게 폭언을 하여 죽게 만든 남편. 그리고 그 남편을 대신해서 전남편과 대면한 주인공의 모습은 가슴이 아픔과 동시에 모골이 송연해지는 긴장감을 줍니다. 주인공의 심리적인 묘사도 좋습니다. 다만, 판타지 부분이 조금 더 신비롭게 연출 되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지금도 충분히 판타지를 잘 사용하였지만, 한 발자국만 더 나아갔다면 장르적 재미를 더 맛깔나게 살릴 수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뱀파이어와 피 주머니 – 박낙타
유쾌한 작품 잘 읽었습니다. 저출산 문제를 뱀파이어들의 회의에 녹여내는 흥미로운 작품이었습니다. 거기다 결말부는 탁월합니다. 우스꽝스러우면서도 묘한 매력을 지닌 블랙코미디스러운 결말이 상당히 만족스러웠습니다. 대사의 품질 역시 좋습니다. 다만, 결론까지 이어져 내려가지 못하는 곁다리 설정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이는 양날의 검으로서 작품의 세계관의 깊이를 더할 수도 있고, 개성을 부여할 수 있지만, 차라리 몇몇 설정들은 생략하고 뱀파이어들의 피 주머니 늘리는 아이디어들로 채웠어도 좋았을 것 같았습니다.

필연적 작가 – 라미
친구의 소멸을 본 주인공이 경험을 서술한 작품입니다. 친구의 소멸을 보고서 주인공은 작가가 되기로 결심합니다. 단순한 이야기에 감성적인 느낌과 차가운 현대 사회의 인간 관계를 잘 녹였습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파편화 되어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몇몇 장면은 개연성의 문제를 지적할 수도 있습니다만, 해석에 따라 이 작품은 다른 느낌을 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박쥐 – 페리도트
도망자인 주인공의 시선에서 구원과 쇠락을 다룬 작품입니다. 종교적인 색채가 강하며 악인의 구원과 선인의 몰락을 대비적으로 그리고 있습니다. 초반, 주인공의 고뇌는 흡입력이 있습니다. 하지만 뒷부분에서 이야기가 힘을 잃고 맙니다. 주인공을 쫓는 조직이 별다른 위협이 되지 않는 자는 점, 그리고 두 남매가 인물이 아닌 소품에 가까운 역할로서 등장했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이런 점이 피카레스크 장르가 주는 미덕을 깎아 낸 듯 보입니다. 결말 부분에서 모든 소재가 두루두루 쓰인다면 좀 더 좋은 이야기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얀색 – 리소나
하얀색을 권능으로 삼는 신적 존재와 그것이 창조한 세계의 순환을 담는 내용인 듯싶습니다. 하지만 여러 은유와 숨겨진 뜻에 따라 여러 해석을 할 수 있겠습니다. 판타지적인 세계관을 시로써 표현한 실험적인 작품으로서 그 가치는 충분합니다.

감옥의 죄수들 – 바젤
늑대인간의 서사를 가져온 작품입니다. 상당히 짧은 서사를 지니고 있으며 유튜브 포맷에 맞춘 꽁트입니다. 큰 줄기의 서사 자체는 선명하지만 짧은 이야기 속에도 완전히 드러나지 않은 점이 남아 있습니다. 청년의 배경이나 간수의 배경에 대한 짤막한 설명이 들어가 주기만 해도 이야기가 풍부해질 것입니다.
작중에 불필요한 묘사 역시 존재합니다. 후반부 ‘하지만 오늘은 늑대를 위한 밤이 아니라는 것을 젊은이는 곧이어 깨달았습니다.’라는 문장은 후반에 등장하는 늑대인간의 임펙트를 약화시키고 있습니다. 문장 역시 조금 정돈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문단을 구성하는 방법을 숙지하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됩니다.

생명 조금 – 식마지언
상당히 고전적인 스타일의 단편입니다. 필멸자의 영혼과 무료한 불멸자의 대화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서사보다 설정에 집중한 작품으로 거의 모든 대화가 불멸자의 설명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작품의 스케일에 비해 상당히 정적인 느낌이 드는 작품입니다. 그러나 이런 세계관 설명 위주의 작품은 힘을 잃은 지 정말 오래되었습니다. 그보다는 인물이 세계관 속에 녹아들어 활동시켰어야 한다 생각합니다. 그래야 세계가 좀 더 유기적이고 살아 숨 쉬는 공간처럼 보였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우리 단톡방에 소비왕과 절약왕이 있다 – 지야
거지방이란 최근 이슈와 학교폭력이 결합한 시의성있는 작품입니다. 학교폭력을 저지르던 인물이 졸업 후 생긴 결핍과 자신보다 못하다 여긴 인물에게서 느끼는 열등감이 잘 표현되었습니다. 학교폭력 역시 생동감이 느껴집니다. 정서적인 따돌림이 잘 표현되었습니다. 다만, 작중에 표현된 문자의 분량이 너무 많다고 느껴집니다. 그래서 몇몇 장면은 대본을 읽는 것 같습니다. 중요하지 않은 부분은 조금 줄이는 편이 작품을 위해 더 나은 선택일 수도 있습니다.

육식동물들 – 박낙타
조직에게 배신당한 킬러의 이야기입니다. 인물의 고뇌가 드러나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어두운 분위기 톤이 감돌고 있습니다. 하지만 핍진성이 조금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인공은 전세계에서도 손에 꼽는 킬러이며, 그를 대체할 수 있는 이는 많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회사는 그를 죽입니다. 주인공 또한 별다른 저항도 없이 죽음을 받아들입니다.
이는 작품의 주제인 속죄와 맞닿아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리고 결말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생각합니다. 하지만 고뇌하는 주인공이 아무런 저항 없이 죽음을 맞이하는 것은 너무 기능적인 최후라 생각합니다. 적어도 일말의 저항은 보였어야 했습니다. 그랬어야 캐릭터에 인간성을 투영할 수 있을 겁니다.

나오미 – 김성호
시인이 되고 싶은 딸과 갈등을 빚은 아버지의 이야기입니다. 전체적으로 어둡고 음울한 톤이 일관되게 묘사되고 있습니다. 또한 아버지의 후회와 딸에 대한 그리움이 동시에 묻어나고 있습니다. 몇몇 문장이 조금 부자연스러운 부분이 보입니다만, 전체적으로 완성도가 있는 현대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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