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독자우수단편 선정단입니다.
우수작으로 2차례 이상 선정되시거나 연말에 최종 우수작으로 선정되신 분께는 거울 필진이 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집니다. 이번 호 독자우수단편은 2023년 11월 1일부터 2023년 11월 30일 사이에 창작 게시판 단편 카테고리로 올라온 작품들을 심사하였습니다.
2023년 10월 독자 단편 후보작으로는 사피엔스 님의 〈너는 스노볼 속에〉를 선정하였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진정현, <재앙세계 : 어떤 여행>
지구온난화와 좀비아포칼립스를 엮은 이야기입니다. 차근차근하게 쌓이는 공포감, 주어진 상황들에서 긴장감을 팽팽하게 만드는 기술이 좋은 작품이었습니다. 아쉬운 건 이야기가 완성된 건가 의아해지는 결말입니다.
홍대입구3번출구, <혹>
도꺠비라는 이질적인 존재를 혹이라는 상징물로 드러내면서 우리 주변에 살고 있는 이질적 존재들로 형상화한 과정이 재미있었습니다. 그런데 결말이 훅 떨어지네요. 낙차가 느닷없이 격렬한데, 왜 이렇게 격렬한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조금만 더 친절해 주시면 어떨까요?
천가연, <그래도 삶은 계속된다>
좀비아포칼립스에서 사이버성범죄의 (기묘한) 일원이었던 남자 동기를 만나는 이야기입니다. 분명하게 로맨스가 겹쳐져 있는데요. 물론 ‘그럼에도’ 남자 동기와 사랑에 빠질 수도 있고, 우리의 삶에서 윤리성만이 주된 삶의 목표라고 할 순 없겠습니다만, 앞부분에서 그가 이 사이버성범죄의 일원이었다는 사실을 왜 밝힌 건지가 의아해집니다. ‘그럼에도’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를 쓰고 싶으셨다면 좀 더 장치들을 많이 풀어주셔야 했지 않을지.
사피엔스, <너는 스노볼 속에>
청소년 소설 특유의 말랑하고 극단적인 정서적 분위기와 시간선을 뛰어넘은 사람들이 보여주는 극단성이 어우러져서 아름답게 드러납니다. 인간이란 주어진 조건 안에서 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답고 바보같은 짓을 하는 생물이고, 그걸 서사로 드러냈을 때 감동하는 법이지요. 소스들이 좀 많은 게 약간 잡다하다고 느껴지긴 합니다만(광년, 배, 보미나리 등) 사소한 결점이네요. 혹시 개작을 하신다면 약간 정리해주시면 더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정성스러운 심사평 감사합니다. 다만 의문인 점이 있어 댓글 남깁니다.
혹시 소설에 나오는 "율"이란 캐릭터를 남성 캐릭터로 생각하며 읽으셨나요? 율은 여성 캐릭터이고, 가족 구성원 중 "언니"가 있다고 말하는 대목도 나옵니다. 제 소설은 로맨스가 아닌 여성 간의 연대에 중점을 두고 쓴 소설입니다. 이 점 말씀드리고 싶어 댓글 남깁니다.
후보작 선정 감사드립니다! 계속 열심히 쓰겠습니다. 모두 즐겁고 건강한 연말연시 보내시고 희망찬 새해 맞이하시길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