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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힘이 납니다.

2013.03.30 17:5803.30

 주변에 말할 때는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글을 써왔다고 말하곤 했습니다. 고2 때 대여점의 판타지소설에 빠져 나도 한 번 써보겠다고 설쳤었고, 고3때 이런 글의 허무함과 대여점 소설용 출판사의 접촉으로 흑역사(?)의 부끄러움을 깨닫고 이불을 힘껏 발로 차며 글에서 손을 땠었습니다. 하지만 글에서 손을 때겠다던 결심은 금방 사라지고, 교과서에 이상한 글이나 끄적이고 있던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대학교에 들어가서는 제대로 된 글을 써보자며, 이것저것 손을 대봤지만 제 손에서 나오는 것은 역시 대여점용 소설보다 못한 낙서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이제와서 느끼는 것이지만 그 때도 고2때 낙서를 끄적이면서 '나는 천재야. 히힛'거리던 자만이, 허영심이 아직 제 속에 남아있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스스로의 자만과 허영을 만족시키지 못 해 또 여러번 펜에서 손을 놨었습니다. 제가 글을 제대로 붙잡고 있던 시간은 얼마 없던 겁니다.

 그러다가 군대에 왔습니다. 군대에서는 게임이나 책같은 제 속에 숨겨져있던 부정하던 마음을 차단할 수 있는 그 '무언가'가 전혀 없었습니다. 그 때서야 제 마음을 똑바로 볼 수 있었습니다. 중2병과 하등 다를 게 없는 내 자신이 천재일거라는 근거없는 자만심과 허영, 그리고 그 안에 자그마하게 숨어있는 글쓰는 것에 대한 매력에 빠져버린 제 마음을 동시에 보았습니다.

 그제서야 제 자만과 허영을 깨닫고 제가 얼마나 부족한지 알게 되었습니다. 한동안은 글을 씀에도 글을 쓴다고 자신있게 말하지 못 할 정도로 부끄러웠습니다. 이렇게까지 마음이 꺾이고 나서야 진심으로 노력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부끄럽습니다. 기초에 기초도 안 되있음을 잘 압니다. 군대에서 이를 악물고 공부하고 쓰기는 해도 내가 발전은 하고 있는건가 불안하기도 하고, 지금 써내려가는 제 작품도 고2때부터 허영과 자만에 빠져 써낸 작품과 하등 다를 게 없다고 생각되어지면서, 몇 번이고 글 쓰는 것을 그만두고 취업을 위한 공부에 올인해야하나 싶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이번 독자우수단편에서 적어주신 심사평을 읽고 힘이 났습니다. '내가 성장하고 있구나.'하는 안도감, 그리고 아직 부족한 것이 더 많구나, 더 노력해야겠구나하는 의지가 더 생겨났습니다. 더 발전할 수 있을까? 하는 불안도 있긴 하지만, 해보지 않으면 모르는 것 아니겠습니까? 군대에 있어서 매달 참여는 불가능하지만 2달에 한 번은 계속 참여할 생각입니다. 더더욱 발전하고 싶고, 더더욱 배우고 싶습니다.

 그래서 이번 심사평에서 감사하단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쓰다보니 그냥 징징거리는 글이 되어버렸긴 하지만‥,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었습니다. 심사평에 덧글 달았다 싶이 차차회에 더 나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열심히 써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댓글 3
  • No Profile
    김보영 13.03.31 00:36 댓글

    힘이 난다는 말씀을 들으니 심사단도 힘이 납니다. 글쓰기는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마라톤이니 어디서 시작했는가가 아니라 어디까지 가는가가 아닌가 합니다. 그러기 위해 필요한 것은 천재성보다도 ^^ 마음가짐이 아닐까 합니다. 좋은 마음가짐을 갖고 계신 듯합니다. 건필을 기원합니다.

  • 아이 13.03.31 18:16 댓글

    뭐, 자만심과는 상당히 다른 내용입니다만, 내 능력은 내가 알고 있는 것보다 뛰어나다, 같은 생각은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런 생각이 때로는 나를 지탱해 줍니다. 밀어부칠 수 있는 힘을 줘요!! 약속대로 계속 참여하시기를 바랍니다. 끝까지 밀어부치세요!! ^^

  • No Profile
    박달 13.04.06 01:44 댓글

    멋지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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