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용기내어 잡담을... ^^;;
얼마 전 심시티를 시작했습니다. 악마의 게임이에요. 하루 일과 다 마치고 들어가겠다던 다짐은 허공으로 사라지고, 정말 최선을 다 해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
전 뭐든지 열심히 하니까요. ......
첫 번째 도시는 순진하게 시작했습니다. 서민/중산층을 위한 친환경 도시를 만들고 싶었죠. 석탄발전소? 안 돼. 석유발전소? 훗- 원자력 발전소? 넌 절대 안 돼.
풍력발전소와 태양렬 발전소로 버티며 초등학교, 고등학교, 전문대, 종합대, 도서관 종류별로 지어 학교에 등록하지 않은 심이 단 한 마리도 남지 않게 하고, 인구와 돈이 늘어나는 걸 행복하게 바라보았죠.
심시티는 광역이라고 해서 여러 도시가 한 구역에서 서로 공유하며 진행하는데요. 절 심시티로 끌어들인 아이가 자기 지인들과 하는 광역에 넣어주겠다고 해서 서버를 옮겼습니다.
두 번째 도시는 그냥 버리는 땅일 수밖에 없는 언덕이 있어서 그런지 잘 안 풀리더라고요.
세 번째 도시는 물이 많고 예쁜 곳을 골랐습니다. ... 땅이 좁아 뭘 지을 수가 있어야 말이죠. ...
그래도 아름다웠던 첫 번째 도시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며 열심히 했습니다.
그런데 절 심시티로 끌어들인 문제의 그 아이가, 저한테 100만원을 보낸 겁니다. ...
전 전재산 3000원에 시간당 500원 버는데, 같은 날 시작한 그 아이는 450인지 550만원인지를 벌어, 저한테 100만원을 보낸 겁니다!
허걱...
좋아, 돈 받은 김에, 돈없어서 못 짓던 학교니, 경찰본부니를 이 비좁은 땅에 잔뜩 지었죠.
무시무시한 속도로 적자가 났습니다.
문제의 그 아이가 이번에는 500만원을 지원했습니다. ....
뭐지, 이 박탈감은? 어떻게 저 아이는 저럴 수가 있지? 난 자본을 받고도 못하는데?
돈을 벌려면 공업도시를 해야 했던 겁니다. 주거지/산업지 잔뜩 지어봐야 많아야 몇 만원대인 겁니다. ㅠㅠㅠㅠ
그리하여 네 번째 도시부터 본격적으로 공업도시를 도전! 했습니다. ...
석탄이 나는 지역을 골라 석탄발전소를 지었죠. 저도 세계환경오염에 뭔가 기여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
나도 버는 거야, 100만원! 야심차게 외치며 시작했는데...................
심시티에서 가장 중요한 건 첫째도 교통, 둘째도 교통이라는 걸 미처 몰랐습니다. ...
경찰서와 소방서를 짓고, 확장하고, 짓고, 확장해도 범죄 때문에 못 살겠다, 불이 났다며 난리가 나더군요.
화면을 확대해서 들여다봤습니다. 경찰차 열 대와 소방차 여덟 대가 대로에 막혀 옴짝달싹 못하고 있더군요. ...
다섯 번째 도시는 여차저차해서 500만 정도를 벌었습니다. 거기서 한계가 왔습니다.
수출입을 하려면 역시 길이 막히지 않아야 하는데, 교통 대란 때문에, 공장과 무역기지가 바로 옆인데도 화물이 안 가요. ㅠㅠㅠㅠ
무역기지는 팔 제품이 없다고 하고, 공장은 물건 만들 재료가 없다고 하고, 광산은 재료가 꽉 차서 문 닫는다고 하고. ...
네, 바로 옆에 만들면 뭐합니까. 엎어져 코닿을 거리를 교통 대란으로 한 시간 걸려 가는 걸요. ......
그리하여 대망의 여섯 번째 도시.
광역마다 공동구역인 땅이 있는데, 이번 광역에서는 바로 그 공동구역에 우주기지를 짓기로 하고, 저와 다른 두 사람이 시작했습니다.
이번엔 절대 망하면 안 되는 거죠. 혼자 하는 땅도 아니고, 원대한 목표가 있는데...
억단위로 번 도시를 벤치마킹해 도로를 건설했습니다.
중간에 지진으로(...) 공장 하나가 부서지긴 했지만, 마침내, 아, 저도 2,000만을 달성했습니다!
토양은 오염될 대로 오염되고, 심들은 세균때문에 못 살겠다고 투덜대지만, 그래도, 그래도, 그래도, 2,000만을 벌었습니다. ㅠㅠㅠㅠ
억을 버는 고지가 멀지 않았습니다.
.... 큰일입니다. ...;
이거 어쩐지 호러소설 줄거리 같은 느낌이 들어요...-_-;;;;;;;;
화..화이팅.. -_-/;;;;;;;;;;;;;
호러 맞습니다. ^^: 좁은 비포장도로로 주거지/상업지/산업지를 다닥다닥 붙여놓으면 심들이 걸어다닌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네 번째인지 다섯 번째 도시에서인지 그렇게 해봤죠 교통란도 줄고, 초반에 인구도 빨리빨리 늘더라고요. 초반에는 일단 세금으로 돈을 모아야 하니까요.
그런데, 좀비가 나타났습니다. 주민들이 우수수 좀비에게 뇌를 먹혀 76채 철거했습니다. ㅠㅠ
좀비는 서민층 밀집구역에 출몰한다네요. ㅠㅠ
으아아 서민층 밀집구역에 출몰하는 좀비라니 ㅠㅠ 뇌를 먹히다니 ㅠㅠ (소설에 써도 되나요?)
호러도 호러지만 심시티 알고보니 엄청나게 정치적이네요.
... 게임 하면서 스트레스 받을 것 같아요 ㅠㅠ
... 근데 좀비가 뇌 먹는 거 굉장히 마음에 들어요;;;;; (이봐)
에;; 쓰셔도 되는지;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게 아닌 것 같아요; 심시티 만든 회사에서 만든 노 좀비 라는 게임도, 좀비가 뇌를 먹더라고요.;
제가 겪은 재난은 UFO, 지진, 좀비 습격이네요. 고질라는 아직 안나왔어요. 고층건물이 들어서야 나오려나;;
심들이 반란을 일으킬지도 몰라요!!! ;;;;;;;;;;;;;;
종종 시장관저에 세금이 높다, 범죄 때문에 못 살겠다며 몰려듭니다.;;
뇌 먹는 좀비에 UFO에 혁명까지!! 아름다운 게임이군요 *_*
참고로 심시티의 좀비는 아침 햇살을 받으면 쓰러집니다. ㅋㅋ 노좀비에서도 비슷했어요. 주거지에 좀비가 들어오지 못하게 막는 게임인데 태양에 약합니다. 밤이면 세지고.
이후 몇 번 더 좀비가 침략해 ㅠㅠ 고층빌딩 몇 개도 아작냈습니다;; 서민층에만 오는 게 아니었나봐요;;
힘내요, 좀비들!!! 박애진님이 억을 못 벌게 막아주세요!!!
훗- 이미 벌었습니다. 공업도시 세 번만에 성공! 억만장자입니다. (허리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