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는 잡담(!)인 듯하니 저도 최근 재미있는 일 한 가지.
그러니까 개강을 했지 말입니다. 그리하여 학교에 갔지 말입니다.
캠퍼스를 뒤덮은 현수막 중에서 단연 눈에 띄었던 첫 번째.
"10학번 최** 솔로 8000일 돌파"
배경이 빨간색인 걸 보니 본인은 뭔가 비장한 것 같은데 도움의 손길이 필요하면 연락처라도 적어뒀어야 하는 거 아닌가. 저것만 달랑 써 놓으면 대체 어쩌자는 건가. 그냥 그렇다는 건가. (니가 그러니까 솔로지.)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현수막이었습니다.
눈에 띄는 현수막 두 번째.
"치킨동아리 피닉스 신입회원 모집"
이 동아리는 좀 더 안쪽에 다른 포스터도 걸어놨던데 포스터에 따르면 "친목은 전혀 관심 없고" "유러피안 스타일로 자유분방하게" 학교 앞 치킨집들을 연구하겠다고 합니다.
이름도 그렇고 분위기가 몹시 아방하지 않습니까? 왠지 가입하고 싶다.
역시나 올해도 학생들은 귀엽습니다.
귀여운 친구들이네요. ^^
저는 학교 다닐 때 책에 파묻혀 지내기만 해서 전혀 귀엽지가 않았어요... ;;;;;;;;;;;;;;;;;;;;;;;;;;;;;;;;;; 아, 짜증나.....
학생들은 제 학생이라고 생각하니까 귀여운 거죠. 자기 자식은 언제나 함함한 겁니다. (음?)
캠퍼스 전체에 깔린 현수막 중에 약 70%가 무슨 회사 신입사원 모집한다는 현수막이고 나머지는 누가 행정고시를 붙었네 어느 고등학교 동문회 하네 이런 내용 투성이라서 학연지연을 바탕으로 입신출세하자는 무시무시하게 현세적이고 속물적인 주장들이 학교를 다 뒤덮은 것 같은 기분이 드는데 그나마 대학다운 현수막이 동아리 홍보랑 저런 뜬금없는 "솔로 8000일"이었어요. 학생들은 귀엽지만 현수막을 보면 세상은 점점 무서워지고 있는 것 같아요.
앗 요즘 유머로 회자되는 대박 면접의 당사자 피닉스 동아리 학교시군요. ㅋㅋㅋ 빵터졌어요!
여럿 사정 때문에 대학은 입학하고 한 학기만에 그만둬야 했지만, 미련은 없다 생각했는데 저런 걸 볼 때마다 아 그래도 좀 더 끈질기게 버텨볼 걸 그랬나 싶은 아쉬움도 속속 듭니다. 너무 귀엽고 즐거워보여요! 각박한 현실이지만 와중에도 저렇게 깨알같이 즐거움을 추구할 수 있다니 흐뭇하고 대견하고 그러네요. ㅎㅎ
치멘 치느님은 성스러우십니다. 어제 피자를 먹은 저를 용서하시옵고......
아니 유명한 동아리였군요!! "치믈리에" "닭모가지 우선권" 이런 센스라니;;;;
내면이 귀엽고 즐거운 분들은 세상의 빛이자 소금이라서 학교가 아니라 어딜 가도 귀엽고 즐거운 거 같아요. (원영님도 귀여우세요♥ 아잉)
캠퍼스를 대부분 뒤덮은 것은 무슨 자격증 강의 홍보, 회사 공채 홍보, 고시 붙은 사람들 명단 이따위 현수막입니다. 학교도 현실의 일부라서 각박해요. 점점 더 각박해져 가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런 귀여운 아가들이 더 눈에 띄는 거구요.
그나저나 피자교와 치킨교는 양대산맥이자 실존적이고 본체론적인 상호보완의 관계 아닙니까! 어제 피자를 드셨으니 오늘은 치킨을 드십시오. 치렐루야. (엄숙)
으아니 안 그래도 어제 저녁에 치킨을 시켜먹었습니다. ㅠㅠㅠ 어쩐지 먹어야 한다는 계시가 제 머리에 꽂혔는데 과연 도경님의 복음 설파셨군요! 덕분에 배부르고 맛있게 치느님을 영접하였나이다 _ _ 교촌 살살치킨 + 웨지감자 조합은 너무 보배롭사옵니다!
으헛 제가 귀엽다뇨 28년 세월동안 그런 말과는 삼만광년 쯤 떨어진 곳에서 살고 있었는데 헤헤헤 ^ㅠ^♡
각박한 현실이지만 귀엽고 장한 청년들이 즐거운 캠퍼스 생활을 즐겼으면 좋겠습니다! 즐거운 시간은 정말이지 가져도 가져도 부족함이 없는 것 같아요. 요즘같은 세상에서는 젊을 때 고생보다 젊을 때 많이많이 행복하고 즐거운 법을 알아야 하는 게 아닌가 고민해보곤 합니다. 어차피 사는 건 고생인데말이어요. ㅠㅠ
젊을 때 행복하고 즐거워지는 법을 알아야 한다는 말씀 완전 동감이에요ㅠㅠ)b
전 일요일마다 피자 시켜 먹어요. 피자헛!!!!
VIP 회원이라, 시킬 때마다 치즈도 공짜로 줘요!!!
배달 오는 몇몇 직원과도 우정이 아주 돈독해졌어요!!!
피자는 피자고... 전 나중에 카페에서 토스트를 만들어 팔까 생각 중이었어요.
그래서 몇 달 동안 토스트를 연구했어요.
버터로 구운 식빵에 계란, 햄, 치즈를 넣고, 마요네즈와 케첩을 뿌렸어요.
이렇게 만들어서 일주일에 서너 번은 먹었어요.
넣을 것만 딱 넣은 토스트... 이게 제일 맛있을 것 같았어요.
야채 얹고, 아스파라거스 몇 개랑 굵은 소시지 한 개...
이렇게도 하고 싶었지만, 그러면 손이 많이 가고, 게다가 가격이 쎄지거든요.
그래서 그냥 넣을 것만 딱 넣은 토스트...
그런데... 토스트를 접기로 했어요.
이유가 참 웃긴데요,
몇 달 동안 그렇게 토스트를 해먹다가, 제가 질렸어요. ;;;;;
이제 토스트 못 먹겠어요.
그래서 토스트 안 팔려고요. ;;;;;;;;
그냥 식빵에 딸기쨈 발라서 아주 저렴한 가격에 팔려고요.
이건 안 질리더라고요....;;;;;;;;;;;;;;
피자를 팔고 싶지만, 이건 또 차원이 다른 거잖아요.
댓글이 왜 이렇게 길어졌을까요....;;;;;;;;;;;;;;
토스트!! 토스트 좋아요!! (흥분)전 막 거의 매일 먹는데 안 질려요! 아스파라거스랑 소시지 넣고 해봐야겠네요 완전 맛있을 것 같아요!! 물론 제가 하면 전문가의 솜씨에는 비할 수 없는 결과가 나오겠지만요. (아스파라거스를 망치려나..;;;)
댓글이 길어진 건 먹는 이야기는 즐겁기 때문이지요. 인생의 낙이자 존재의 중심인 겁니다. (엄숙)
으으 토스트 좋아요 토스트 ㅠ_ㅠ
라면 끓이는 거 보다 좀 덜 귀찮았으면 맨날맨날 해먹었을 거예요... 저는 버터보다 마가린 발라서 구운 빵을 좋아해서(그러니까 살찌지 -_-) 마가린에 샌드위치 스프레드, 계란, 치즈, 야채(치커리나 전날 싸먹고 남은 상추같은 거) 넣어서 자주 먹었어요! 집 근처에 토스트집만 있었어도 단골이 됐을텐데 ㅠㅠㅠㅠㅠ 아이님 묘사만 봐도 침이 꼴깍꼴깍... 씁. 배고픈 아침이라 더 그런 듯 해요!
근데 조금 연식이 된 카페에서 커피랑 같이 주는 토스트+딸기잼 조합도 좋더라고요. ㅋㅋㅋㅋ 예스러운 느낌도 나고 그리운 느낌도 나고, 커피에는 너무 다양한 맛 보다는 단순한 맛의 부식이 더 잘 어울리지 않나 싶기도 하고요. 시장 작은 테이크아웃 커피점에서 아메리카노 1500원에 1000원짜리 와플(얇은 와플지에 생크림하고 사과잼만 올린) 사서 버스 기다리며 먹고있자면 정말 행복해요!
먹는 이야기 좋아요 ㅠㅠㅠㅠ 저는 유명해지면 꼭 먹자방송 패널이나 리포터로 가고 싶어요, 한국인의 밥상이라던가 세계의 식탁이라던가. 평생의 소원이 몇 개 있는데 그 중 하나에요. 0순위는 사직구장에서 3만 관중 앞에서 시구하기지만.
토스트 안 질리세요!!
전 왜 질리죠!!
역시 야채가 들어가야 하나요...
아, 고민이네요!!
어제 여자친구한테 얘기했더니,
딸기쨈 바른 식빵과 커피... 괜찮을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면서 저더러 딸기쨈을 직접 만들라는 말씀도 하셨어요!!
그래서 전 조용히 제 방으로 왔어요!!
전 야구 아주 죽어라 봐요!!
예전에는 너무 야구만 봐서 멀쩡한 텔레비전을 확 버린 적도 있어요!! ;;;;;;;;;;;;;
그랬더니 글쎄 컴퓨터로 야구를 보고 있더라고요!! ;;;;;;;;;;;;
왜 거기까지 생각을 못 했을까요!!
그래도 덕분에 이제는 좀 조절해 가면서 봐요!!
사람은 한 번씩 사고를 쳐야 되나 봐요!! ;;;;;;;;;;;;;;;;;;
유명인이 되셔서 꼭 사직구장에서 시구하셨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