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5월 11일. 오전 5시 12분. Seoul.
금일자 경향신문을 펼쳐 들고 앱의 성능을 테스트해 보았다. 신문 한부에 얼마나 많은 오류가 있는지 독자들이 알면 아무도 신문 구독을 하지 않겠지만, 어떤 텍스트나 이미지에서 그것이 의도된 가짜인지, 아니면 단순한 실수인지를 구분하기 위해 신문은 매우 훌륭한 텍스트의 보고이다.
"내 마음은 호수요, 당신 노 저어오오."
'당신'이 아니라 '그대'가 맞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는 '김동명(金東鳴)의 시에 김동진(金東振)이 곡을 붙인 가곡.'이라고 소개되어 있다. 1944년에 발표된 곳으로 작곡자 자신의 말에 따르면, 국민학교 은사였던 김동명의 시 「내마음」을 무척 좋아하여 평상시 암송하고 다녔는데, 산책중에 갑자기 악상이 떠올라 하루 만에 작곡하였다고 한다.
김동명, 「내 마음은」
내 마음은 호수(湖水)요,
그대 노 저어 오오.
나는 그대의 흰 그림자를 안고 옥(玉)같이
그대의 뱃전에 부서지리다.
내 마음은 촛불이요,
그대 저 문(門)을 닫어 주오.
나는 그대의 비단 옷자락에 떨며, 고요히
최후(最後)의 한 방울도 남김 없이 타오리다.
내 마음은 나그네요,
그대 피리를 불어 주오.
나는 달 아래 귀를 기울이며, 호젓이
나의 밤을 새이오리다.
내 마음은 낙엽(落葉)이요,
잠깐 그대의 뜰에 머무르게 하오.
이제 바람이 일면 나는 또 나그네같이 외로이
그대를 떠나오리다.
저자가 은유의 대표적 예문이라면서 인용한 싯구이므로 널리 알려진, 신문의 독자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정도의 텍스트일텐데 어떤 연유로 '당신'이라는 단어로 바뀌었을까? 여기에 어떤 의도가 숨어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