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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인육교실(人肉敎室)

2014.01.20 17:0301.20

인육교실(人肉敎室)




중산층 집안인 준석은 공부도 운동도 잘 했다.

그런 준석은 친구 사귀는 데에도 공을 들여, 공부는 잘 못 하지만 활달한 친구들을 몇몇 만들었다. 준석의 훌륭한 뒷배였다. 준석은 교실 내에서 소심한 아이들을 찾아냈다. 소심한 아이들 중에서도 집이 가난해서 허름한 옷을 입고 머리엔 비듬이 내려앉은 아이들을 준석은 골라냈다.

준석은 소심한 것들이 혐오스러웠다. 대적할 힘이 그들에게 없었다. 준석은 남의 고통과 불행을 보고 동정심이 아닌 쾌감을 느끼는 폭력배였다. 폭력배는 죽지 않고 오직 여러 인격을 덮어 쓰고 나타났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할 뿐이다. 폭력배가 준석의 정신을 가득 채우고 있었던 것이다. 헛소리라 생각하는가. 피해자 입장에선 그렇다.

준석은 몇몇 아이들을 찍었고 어떤 인간이 가장 약한지를 물색했다. 준석에겐 남을 괴롭히는 것 보다 재미있는 취미가 없었다.

준석은 부하 패거리들과 함께 한 소심한 아이를 학교 창고에 가두었다. 밤이 되자 찾아갔는데 그런 수고를 할 정도로 일진 놀이는 재미있었다. 학교 폭력이 만약 없어진다면, 일진에겐 추억의 하나가 사라질 뿐이지만, 찐따에겐 트라우마가 없어지는 것이다. 준석은 칼로 소심한 아이의 목을 과도로 찔러 죽이고, 파묻었다. 준석은 소심한 아이의 고추를 잘라내 그것을 버너에 구워 먹었다. 패거리들이 이 행위에 질겁하면서 두려워하자 준석은 호기롭게 말했다.

“걱정마라. 우리는 초등학교 3학년이라 어떤 벌도 받지 않는다. 그게 법이야!”

준석은 책을 많이 읽는 아이였다. 독서를 통해 인류의 역사를 통해 쌓인 막대한 지식이 격류를 타고 준석의 뇌를 폭격했다. 인류 지식의 교활한 잔혹함이, 우주의 일부이자 이기적 유전자의 후손으로서 진공과도 인연이 있는 준석의 인격과 합쳐져 상승 반응을 일으켰다. 준석은 나이가 어리므로 자신은 무슨 짓을 해도 다 된다는 걸 잘 알았다. 가해자가 갓난아기일지라도 피해자에게 가는 피해는 동일함에도, 가해자의 인권만 따지는 좌파 세력이 이 세상에 가한 무수한 폐해들 중 하나였다.

독자는 생각하라. 그 어떤 이야기도 인간을 변화시킬 수 없다. 오직 자신과 닮은 인간에게 인간은 감정이입할 뿐이다. 고로 필요한 건 논리다. 학교 폭력을 금지하면 소심한 아이들은 훨씬 바람직한 인격으로 성장하고 보다 생산적인 어른이 된다. 따라서 학교 폭력 금지는 사회 생산성의 문제다. 학교 폭력을 금지해도 일진은 아무런 해도 안 받는다. 고로 사회의 생존과 번영을 늘리기 위해 학교 폭력은 타파되어야 하는 것이다.

남의 불행과 고통을 보고 쾌감을 느끼는 폭력배는 사회 나가서도 모든 악덕만을 저지르는 법이다. 우주시대가 오면 소행성을 지구로 쏴서 인류를 멸종시킬 수도 있는 폭력배를 막기 위해, 미래엔 뇌 스캔을 통해 폭력배임이 여지없이 드러나는 만 5살 이후에는 모두 죽여야만 한다.


[2014.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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