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번호를 잊어버리셨나요?

젖는 것에도 종류가 있다. 샤워를 할 때 물줄기가 몸을 휘감듯 달라붙는 그 경쾌한 리듬감은 시원하고 유쾌하다. 반면 음료를 쏟거나 소변을 지린 경우는 불쾌하기 짝이 없다. 악몽 같은 적의마저 느껴지는 트라우마를 남긴다. 개중에 나의 경우는 후자에 해당되었다. 나는 언제부터인가 왼쪽 침대에서 잠을 자면 나도 모르게 소변을 지렸다. 항상 느지막한 아침이었다. 열기를 품은 바람 한 품과 햇빛 한 줌을 안고 일어났다. 오줌이 돌 같이 딱딱한 원목 재질의 왼쪽 침대를 흥건히 적신 모습을 매번 발견했다. 팬티와 잠옷도 지독한 냄새를 풍겼다. 놀라운 일은 아니었다. 야뇨증이 다시 재발한 거였다. 서두를 것도 없었다. 오줌 방울이 누런 장판 바닥에 흘러내리지만 않게끔 사타구니를 휴지로 훔치고 욕실로 향하면 끝이었다. 처음 말했던 ‘경쾌한 리듬감’은 증발한지 오래다. 유쾌하지도 시원하지도 않다. 샤워게 헤드를 붙잡고 몸을 훑다 보면 오물을 깨끗이 씻어내는 느낌보다는 오히려 더 잘 달라붙게 몸에 끈끈한 무엇을 바르는 것 같았다.

나는 돌아와 왼쪽 침대를 바라본다. 오른쪽 침대가 놓여있던 자리엔 책상이 자리하고 있다. 다시 왼쪽, 침대를 건너다본다. 아주 튼튼한 원목으로 만든 거야. 남우의 목소리가 귓가에서 맹맹하게 휘돌았다. 나는 천천히 다가가 침대 프레임을 한 손으로 쓸어내린다. 차갑다, 온기라곤 느낄 수 없다. 36.5도나 되는 사람의 몸을 받들고 껴안으면서 정작 자신은 따듯해지고 달아오를 줄 모르는 이 비애감 넘치는 사물을 어찌해야 할까, 라는 것보다도 악취가 코끝에 너울거렸다. 나는 언제나처럼 화장실 세면대 수납장에서 꺼낸 물행주로 오줌이 묻은 곳을 닦아냈다. 올록볼록 침대의 일부가 솟은 부분들이 일순 눈에 들어왔다. 나무가 물을 먹어 분 탓이었다. 그 물이 물이 아니라 대부분 오줌이겠지만 다 쥐어짜지 못한 행주에서 새는 수돗물도 섞여있을 터였다.

조심스레 그 올록볼록 솟은 부분을 손끝으로 매만진다. 겉으로 보기엔 사람 몸에 난 두드러기 같다. 벌겋지만 않을 뿐이지, 아니, 벌겋기도 하다. 툭 튀어나와있어서 창으로 비쳐 들어오는 햇빛에 아주 조금이라도 제일 먼저 닿았기 때문일까. 오랫동안, 고슴도치의 가시를 매만지듯 아토피 환자의 몸을 쓰다듬듯 곁을 준다. 그것은 일종의 오류였다. 나의 온갖 음식물에서 걸러진 노폐물을 머금은 오줌과 그 오줌이 정화시설을 통과해 돌고 돌아 다시 수도꼭지에서 쏟아지는 수돗물로 흐르는 오류, 또는 고장. 그것에 코끝을 들이민다. 맡는다. 공기 중에 지린내가 희미한 결을 지니고 있었다. 이 볼록 솟은 만큼, 내 악몽을 견딘 시간만큼, 곧 나를 견딘 잔흔을 어떻게 해야 할까. 침대 브랜드명을 찾다 남우의 오른쪽 침대가 떠올랐고, 남우의 침대 판매 다단계 일이 생각났으며 끝내 남우가 등장했다. 추레하고 못난 모습으로. 지금쯤 어떻게 살고 있을까, 물음에라도 닿을라치면 나는 침대 프레임에 손을 내리치며 쓸데없는 생각하지 말자고 스스로에게 주의를 주었다.

남우는 집을 나갔다. 다단계 회사에서 빠져나와 멍하니 폐인처럼 한 달을 보내다 메모 한 장 없이, 카톡 한 마디 없이.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시원찮았다. 돈까지 사라졌다면서요. 그냥 집을 나간 겁니다, 남편 분은. 약간의 돈이 사라졌다. 아, 하나 있었다. 오른쪽 침대가 사라졌다. 그 크고 무거운 원목침대를 어떻게 가져간 걸까, 내내 의문을 품었지만 쉽사리 답이 나오질 않았다. 차라리 왼쪽 침대를 가져가지 원망할 뿐이었다. 오른쪽 침대는 이불을 들추면 그와 사랑을 나눈 흔적이 조금이라도 남아있기에, 그래서 그 온기가 식을 때까지라도 야뇨증은 재발하지 않았을 테니 말이다. 나는 볼록 렌즈마냥 튀어나온 왼쪽 침대 곳곳을 눈으로 더듬었다. 치료하지 못할 심각한 전염병에 걸린 것 같았다. 그래도, 완치의 희망을 놓을 순 없었다. 다시 검색에 몰두했다.

 

남우와 처음 만난 건 대학생 시절 간 문학답사에서였다. 당시 나는 겨우 삼수를 해 문예창작과 실기시험을 추가합격으로 붙어 입학한 새내기였다. 반면 남우는 이미 중앙일간지에서 등단한 뒤 특별전형으로 들어온, ‘소설가’였다. 그런 그를 학우들은 동경하듯 우러러보며 가까이 지내려 했고, 교수들 역시 다른 학생들을 대할 때와는 남다른 시선을 던졌다. 나는 왠지 모를 질투와 시기심을 느꼈다. 나는 술자리가 한창 무르익을 무렵, 어차피 등단한 소설가인데 왜 대학에, 그것도 문예창작과에 들어왔느냐고 물었다. 날 선 목소리였다. 엄마 때문에, 하며 쑥스러운 듯 말을 꺼냈다. 부모가 다 명문대 출신에 직업도 괜찮은 집안인데, 부모가 대학은 꼭 가야한다고 하도 성화를 내서 3년 동안 실컷 자유롭게 산 뒤에 오게 된 거라고. 3년. 나는 그 3년을 곱씹었다. 그 3년 동안 나는 연이은 입시 실패로 강박증과 우울증에 시달렸다. 쏟아 부었던 시간과 돈은 또 얼마인가. 자유? 자유는 사치였다. 방황도 사치였다. 방황할 순간과 여유조차 내겐 없었다. 그렇게 겨우, 소설에서 시로 진로를 잠시 틀어 합격한 뒤 다시 소설을 쓰고 있는 나에게 남우는 경외심과 질투, 시기, 부러움, 두려움, 온갖 감정을 체감하게 하는 초월자 같은 존재였다. 나는 탈력감에 휩싸인 채 소주만 들이켰다.

퍼뜩 잠에서 깼다. 고시원의 낮은 두려울 정도의 침묵이 군림하는 동물의 왕국이었다. 조금이라도 소리를 내면 가까운 곳이든, 먼 곳이든 숨어있던 인기척이 들려왔다. 그러면 나는 입을 다물고 최대한 잠 속으로 달려 도망친다. 거기에선 남우를 잊을 수 있었다. 그러나 동시에 남우를 잊을 수 없었다. 내가 누워있는 이 침대는 남우가 다단계 직원으로 들어가 사업을 벌일 때 들여놓은 것이었으니까. 왼쪽 침대는 갈수로 몸피가 불어났다. 나의 오줌을 먹고 자란 나무인 것이다.

늦은 점심을 먹고 노트북을 여는데 전화가 왔다. 변호사였다. 시간이 흐르면 흐를 수록 물 먹는 하마처럼 돈을 갉아먹는 놈, 나는 그 말을 한 글자 두 글자 뒤로 삼키곤 네, 변호사님, 입을 열었다. 출판사에서 계약사기를 당한 뒤 급히 선임한 신출내기 변호사였다. 고작 선인세 50만원에 그마저도 계약금이 없어서 인세를 지급받으려면 좀 책이 팔려야 했는데, 알고 보니 꽤 팔렸음에도 인세가 제대로 정산되지 않았다 나는 분노하기 이전에 타협안부터 떠올렸다. 그게 내가 삶을 살아온 방식이었다.

남우와도 그랬다. 답사에서 그는 자기가 속한 조에 고기를 얼마 못 얻어와서 미안하다고, 그마저도 다 태워먹어 더욱 미안하다고 입버릇처럼 중얼거렸다. 그때마다 나는 대신 해물을 먹자, 라면을 끓여먹자, 비엔나소시지라도 구워먹자, 끊임없이 타협에 타협을 거듭했다. 그럴 때마다 괜찮아? 하고 조심스레 묻는 남우가 어느 순간 귀여워보였다. 그럼에도 나는 그에 대한 시기심과 질투를 감추기 힘들었다. 이미 등단했으면서, 작가로 소설까지 발표했으면서 왜 학교에 들어와서 물을 흐리냐고 흐리기를. 돈도 많나 보네, 부모가 대학 나오는 걸 작가활동 지원 조건으로 내걸을 정도면.

그렇게 편하게 살아서 예술이 되겠냐? 라는 말이 불쑥 튀어나온 건 술을 진탕 마신 후였다. 그는 못 들었다며, 뭐라 했느냐고 되물었다. 나는 다시 말을 그대로 되풀이했다. 그렇게, 편해서, 아니 편하게 살아서 예술이, 되겠냐고! 그때는 정말이지 남우가 다단계 사업이니 풍수지리와 기(氣)에 좋은 원목침대 따위를 집에 들이리라곤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변호사는 아무 말이 없다 아무래도 해외 도피를 해서 잠적한 것 같은데, 말끝을 흐렸다. 아니 그 돈이 얼마나 된다고 해외 도피에 잠적까지 해요? 따지듯이 묻는 내 말에 변호사는 그 출판사가 꽤 크기도 했고, 관리한 작가가 고객님 뿐만은 아니었으니까요, 오히려 나를 힐난하듯 대꾸했다. 나는 전화를 끊고 다시 침대에 누웠다. 남우는 이렇게 대답했더랬다. 편하게 산 거 아니에요, 전 자유보다 족쇄가 더 익숙한 코끼리라. 그리곤 헛헛 웃는 꼴이 영 못미더웠다. ‘예술가’답지 않다, 고 느꼈다. 나라면 그렇게 살진 않았을 거예요, 대꾸한 뒤 나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곤 이내 다시 앉았다. 갈 곳이 없었다. 그곳은 이름 모를 지방의 작은 시골마을이었으므로. 할 수 없이 제자리였다. 이번엔 남우의 차례였다. 그가 입을 열었다.

알록달록 수용소, 잘 읽었어요. 재영 씨 소설 말이에요.

 

야뇨증을 고치기 위해 병원에라도 가야 했지만 그럴 돈은 없었다. 돈을 빌릴 사람도 없었다. 주유소를 전전하는 아버지와 종일 침대에서 누워 가래침만 뱉는 엄마, 그리고 웹툰 작가를 하겠다며 방에 틀어박혀 그림만 그려대는 재수생 동생. 누구에게서 돈이 나고 자란단 말인가. 나는 어쩔 수 없이 민간요법을 찾아볼 수밖에 없었다. 깊게 잠들지 못해서 그런 거다, 헛개수 우린 물을 마셔라, 개구리 달인 물을 먹어라, 케겔 운동을 열심히 해라, 평소 소변을 참는 연습을 해라, 등등 갖가지 믿음이 가는 방법부터 이게 웬, 인상을 찌푸리게 하는 답변까지 다양했다. 하지만 나는 야뇨증의 원인을 알고 있었다. 왼쪽 침대에서 자기 시작했을 때부터였다. 그러니 왼쪽 침대가 원인이었다.

남우는 어느 날 큰 택배가 올 거라면서 미리 받아놓고 있으라고 내게 일렀다. 나는 그게 뭐냐고 묻지도 않은 채 알겠다고만 대답했다. 냉장고나 에어컨인줄 알았다. 우리 집엔 처가와 시가에서 얻어온 낡은 가전제품이 전부였기 때문에. 그게 침대일 줄은 몰랐다. 그것도 한창 홈쇼핑 방송에서 광고하는 원목침대일 줄은. 문제는 하나가 아니었다. 하나는 안방 오른쪽에, 왼쪽에 자리 잡았다. 총 두 개였다. 나는 침대가 왜 두 개나 필요하냐고 따졌다. 각방 쓰자는 거야? 방 한 개 12평짜리 집에서? 그는 그런 게 아니라고 했다. 실적을 채우려면 어쩔 수 없다고 했다. 하나는 거실에 소파 대용으로 쓰고 하나는 안방에 놓으면 되지, 어깨를 두른 채 부드럽게 속삭이는 그의 말에 나는 대학 시절 그의 고백을 받아들였을 때처럼 넘어갔다.

그럼 원래 쓰던 침대는?

버리자. 오래된 거고 진짜 원목도 아니니까. 어차피 바꿀 때도 됐잖아.

나는 마지못해 수긍하며 그가 감싸는 허리의 손길을 밀어내지 않았다.

웃긴 건 언제부턴가 남우가 각자 침대를 쓰자고 했을 때였다. 사이가 소원해진 것도, 섹스 횟수가 줄거나 사랑을 나누기에 시간이 모자란 것도 아니었다.

아깝잖아. 그래도 저거 새 침대인데. 누가 써야 안 아깝지.

그래야 침대도 자기가 침대인 줄 안다고, 아니면 지가 사람인줄 알고 귀신 흉내 낸다면서 농담으로 대화를 얼버무리려 했지만 나는 마뜩찮았다. 그럼 매일 각자 자자는 거야? 그게 각방 쓰는 거랑 뭐가 달라? 반문하는 내게 그는 다르지, 선을 긋듯이 단호했다. 어쨌거나 같은 방이고, 사이에 작은 협탁 하나밖에 더 놔둬? 좀 더 효율적인 사물 활용, 공간 활용을 하자는 거야. 안방 너무 텅 비어서 어차피 적적하기도 했고. 뭐가 적적하다는 건지 모를 일이었다. 내가 있는데. 내가 옆에서 자는데 그깟 빈 공간이 대수인가, 생각이 들었다. 그는 창가의 왼쪽 침대를 나더러 쓰라고 하고 자신은 곰팡이 때문에 도배를 한지 얼마 되지 않은 구석의 오른쪽 침대로 향했다. 그날 처음으로 나는 야뇨를 했다. 다행히 남우가 알아채지 못했다. 그때부터였을 것이다. 지금 볼록 솟은 그곳에, 이름을 붙여야 마땅하지만 소설 인물 이름 짓기도 어려워하는 내게 그런 재주는 없었으므로, 다시 그곳이라 부르는 그곳에 라이터를 갖다 댈 일의 전조가 나타난 건.

물을 먹어 불거져 솟은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었다. 침대 곳곳에 역병이라도 퍼진 마냥 물을 먹은 곳이 많았다. 그날, 남우와 먹었던 와인과 맥주, 그날, 남우와 나눴던 침과 타액, 그날, 남우와 함께 야식으로 들이킨 콜라와 사이다, 그날, 남우가 떠난 날, 마지막으로 따라주었던 오렌지 주스가 고스란히 싯누런 오줌으로 고아들어 이 침대에 이렇게 볼록, 나 있소, 기억을 되짚게 만들었다. 나는 페브리즈 등 각종 탈취제를 뿌려 지린내를 없애고, 튀어나온 부분을 어떻게든 누그러뜨리기 위해 불에 달군 남우의 숟가락으로 힘주어 누르기 바빴다. 그러다 지쳐 말았다. 노트북을 열어 자판을 두드렸다. 마감이 얼마 남지 않은 단편소설 하나를 완성해야 했다. 제목은 미정이었다. 자신에 관한 이야기를 쓰라며, 등단하고 나서 들어간 과 선배 작가모임에서 교수님의 말을 상기했다. 제 살 깎아먹는 것 같지만 그게 오래 가. 어차피 쓰는 동안은 살아있을 테고, 살아있는 동안엔 무슨 일이 벌어지기 마련이고, 그러면 무슨 이야기든 나오게 되어 있거든. 자기 자신을 뮤즈로 삼으란 얘기야. 나는 갓 등단한 신인작가였으므로 무엇이든 선배 작가들의 말을 경청할 준비가 되어있었다. 그 말 역시 그 ‘경청할 준비가 된 말들’ 중 하나였다. 야뇨증을 고치려 잠자리 상대를 매일 바꾸는 여자의 이야기를 써볼 참이었다. 소설이니 허구였지만, 동시에 정말 내 이야기기도 했다. 야뇨증이 앓았던 첫 날, 나는 문득 그런 인물을 생각해냈고 그게 이야기로 다듬어져 내게 당도한 건 오래지 않은 일이었다.

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 때였다. 소설을 쓰며 살겠다는 내 주장에 부모와의 악감정이 장맛비처럼 집안에 축축이 스며들었다. 부모는 예고 진학마저 막아선 전적이 있었다. 하지만 대학 문예창작과를 가겠다는 내 굳건한 주장까지 막을 수는 없었다. 대신 학비는 1학년까지만 지원해줄 테니, 그 이후엔 알아서 하라는 식이었다. 나는 그 조건을 받아들였다. 어차피 집안 사정도 넉넉지 않고, 수험생활을 앞둔 동생까지 있는 마당에 더 유리한 타협을 이끌어내긴 어려웠다. 재수할 적 두 번째 실기를 앞둔 새벽, 나는 아주 어렸을 적 이후로 처음 실례를 했다. 처음엔 악몽을 꿔서, 실기 땜에 긴장해서 그렇겠거니 했는데 갈수록 야뇨가 잦아졌고 결국 엄마에 의해 가정의학과에 끌려가다시피 방문했다. 원인이 뭔가요. 엄마는 물었고 의사는 가공할 스트레스와 피곤함 때문일 거라고 예측했다. 그러면서 어렸을 적 나를 키운 방식에 대해 물었고, 나는 엄마가 우물쭈물 둘러대듯 대답하는 것을 보며 속으로 화가 치밀었다. 어떻게 자기 자식에 대해 이리도 기억하는 것도 관심도 없던 건지, 없는 건지. 홧김에 매일 같이 오줌을 싸질러 엄마로 하여금 시트를 빨게 만들고 싶었다. 하지만 내가 원하지 않아도 그런 날이 반복됐고, 약을 먹고 운동을 시작하고 갖가지 훈련을 해보아도 마찬가지였다.

그런 야뇨증이 사라진 건 아버지가 침대를 사오고 나서였다. 평생 맨바닥에 얇은 요를 깔고 그 위에 누워 이불을 턱 끝까지 끌어당기곤 잠에 들었던 내게 침대는 말 그대로 신세계였다. 푹신푹신한 매트와 흔들리지 않는 단단함, 나를 둘러싼 나무 프레임이 아직까지 갖지 못했던 내 개인 방과 비슷한 느낌을 주었다. 무엇보다 바닥에서, 그 지긋지긋한 집안에서 조금이라도 붕 떠있는 게 좋았다. 조금이라도 집안을 벗어난 느낌이었으니까. 원목 침대는 아니었고, 본드로 나무 부스러기를 단단히 압축시켜 만든 합판 프레임이었다. 그것은 물에 불 일이 없었고, 다만 부서져 모서리가 까지고 쥐가 갉아먹은 양 헤질 따름이었다.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남우가 가져온 100퍼센트 자작나무 원목 침대보다는 어쩌면 싸구려 합판 침대가 더 낫지 않을까. 어떻게든 버티고 가지려 흉하게 볼록 솟기보다는 가루로 흩어져 내리는 게 더 아름답지 않을까, 라는 생각. 그러나 그건 너무 감상적인 생각이었다. 그때부터 사라진 야뇨증이 다시금 나타난 찰나 나는 아직 과거의 그 맨바닥에 꼼짝없이 붙들려 있다는 걸 깨달았다. 번번이 좌절당한 꿈의 밑바닥, 물 먹은 나무 마냥 가난으로 배만 볼록 튀어나왔던 시절.

 

등단을 한 건 대학교 3학년 때였다. 지방일간지에서 상금 100만원을 받고 당선 공고에 이름을 올렸다. 편입하거나 자퇴, 전과로 사라진 때문에 얼마 없는 동기들이 약소하게나마 축하해주었고, 과 선배 작가모임에 들어갈 기회가 생겼다. 나는 드디어 남우와 동등해졌다고, 같은 공간에서 같은 공기를 들이마시고 내쉬게 되었다고 생각했다. 오산이었다. 그는 상금 1000만원짜리의 최연소 중앙일간지 출신이었다. 나는 늦지도 않았지만 이르지도 않은, 그것도 숫자 ‘0’이 하나 줄어든 지방일간지 당선자였다. 그 차이는 어마어마했다. 선배 작가들 중에도 지방일간지 출신이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대부분 이름을 알아주는 신춘문예나 중앙일간지, 출판사 문학상 출신이었다. 그 때문에 우리 학교 문예창작과가 유명한 덕도 있어 괜히 그 이름에 먹칠을 하는 듯싶었다. 내심 기분이 좋지 않았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럴 때마다 나를 격려하고 ‘위로’해준 사람은 남우밖에 없었다.

그는 모임이 파하고 나면 꼭 나와의 만남을 더 이어나가려 부단히 애를 썼다. 어중간한 곳에서 등단을 한 이상 그리 차이가 크진 않다고, 앞으로 어떻게 더 좋은 작품을 많이 쓰느냐가 관건이라고 그는 말했다. 나는 그걸 알면서도 모르는 척했다. 당장 원고 청탁이 들어오지 않아 초조해하고 있던 차였다. 그럴 때마다 남우는 자신이 뽑힌 당선작에 대해 얘기를 들려주기도 했다. 처음엔 고까웠으나 들으면 들을수록 흥미로웠다. 쓰게 된 계기부터 집필 과정, 응모하고 나서 당선 통보를 받기까지의 피 말리는 나날들. 그는 침대에 대해 썼다고 했다. 제목은 ‘잠을 자지 않는 방법’. 침대를 없애기로 한 어느 커플의 불면증에 관한 얘기라고 말을 맺었다.

그때 실제로 나 불면증에 시달렸거든. 대학 안 가겠다고 한창 싸울 때여서.

그래도 대단하네. 결국은 성공했잖아. 그것도 침대에 관한 거로.

나는 개인적 기억을 덧붙이며 비꼬듯 말했다.

글쎄, 지금 나를 봐, 소설 못 쓴지 반년 정도 됐어. 한심하기 짝이 없지.

그래도 좋은 곳에서 등단하고, 단편집 출간까지 예정되어 있잖아.

소설가의 수명은 매우 짧아. 문학적 자살이 빈번한 직업이야.

문학적 자살이라니. 남우 같은 사람만 쓸 듯한 표현에 나는 피식 웃었다. 내 웃음을 기분이 풀린 걸로 이해했는지 남우는 더 신나게 자신에 대해 떠들기 시작했다. 유명 예고 문예창작과 탈락에서부터 인문계 고등학교 자퇴, 검정고시, 그리고 등단과 대학 입학까지. 그 파란만장한 레퍼토리를 듣고 있자니 나도 그런 파란만장한 삶에 있어선 지지 않는다는 자부심마저 들었다. 우리는 불행 배틀을 하듯 서로의 단점과 트라우마, 안 좋은 기억을 마구 끄집어내 전시하기 시작했다. 승자가 없는 게임이었다. 우리는 이윽고 입술에 입술을 포개며 상대의 몸을 가늠했고, 오랫동안 서로 간의 침대가 되어 삶의 악몽을 견뎌냈다.

그런 날들이 몇 달, 몇 년이고 이어졌다. 그가 사귀자고 고백을 한 것은 개강 쫑파티 모임에서였다. 아는 아이돌 이름 대기 게임이 이어졌다. 책 속에만 파묻혀 살지 말자면서 조교가 제안한 게임이었다. 그렇게 요즘 걸그룹, 보이그룹 아이돌 이름이 줄줄이 이어지다 나에 와서 잠시 딜레이 되었다. 나는 나무, 라고 작게 읊조렸다. 솔로로 활동하는 비인기 솔로 아이돌이었다. 선배들은 남우? 하고 되물으며 남우를 쳐다보았다. 그러자 조교가 대뜸 재영이 남우 좋아해? 술이 불콰하게 달아오른 얼굴로 킬킬거렸다.

남우 말고, 나무라는 예명 쓰는 아이돌 있어요.

나는 남우를 돌아보았고, 그의 얼굴이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

차라리 진짜 흙에서 자라는 나무를 좋아한다고 말할걸 그랬어.

언젠가 섹스를 하고 나서 다툰 뒤 잠자리에 들어선 내가 말했다.

이렇게 멀대 같이 키만 크고 하나도 할 줄 모르는 게 나무가 아니고 뭐겠니.

네가 지금 누워있는 침대도 나무야. 원목이라고. 나한테 안겨있는 거나 다름없네, 그럼?

닥쳐, 지랄하지 마.

그의 능글맞은 농담을 나는 그렇게 받아쳤다.

오른쪽 침대에서의 일이었다.

 

A/S가 안된다니요? 이것도 명백한 제품 하자 아닌가요?

고객님, 해당 제품은 수리기간도 지났을뿐더러 저희는 가구 A/S 센터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럼 여기 쓰여 있는 건 뭔데요? 품질 보증. 침대 재질까지 다 적혀 있는데.

고객님 그건 말 그대로 품질 보증서입니다. 어떤 걸로, 무엇으로 만들었다, 이거죠. 무엇보다 그건 분해 조립이 안 되는 일체형 원목 제품이라 곤란합니다.

나무가 물을 먹어서 들뜨고 부풀어 올랐는데 그냥 쓰란 말이에요?

저희로선 방법이 없습니다. 이참에 새로 장만하시죠. 마침 세일하는 제품들이 있는데⋯⋯.

홧김에 전화를 끊어버렸다. 매일 아침 일어나 지린 소변을 물행주로 닦아내며 나날이 부풀어 오르는 그것을 모른 체 할 수는 없었다. 나는 그 볼록 솟은 곳을 이따금 가만히, 강아지 뒷목을 만지듯 쓰다듬었다. 왜 하필 원목침대였을까. 왜 하필 내게 이 왼쪽 침대를 남겨놓고 간 걸까. 각 침대를 쓰기로 한 날부터, 그가 날 떠나고 다시 맨바닥에서의 삶이 되풀이되리라는 걸 알아챈 걸까. 처음 침대가 생겼을 때 얼마나 좋았는지, 얼마나 동생이 질투 했는지 몰랐다. 그땐 가짜였고 지금은 진짜 원목을 쓰는데도 똑같은 일이 벌어졌다. 이 모든 게 남우 때문이 틀림없었다. 물 먹은 나무, 매번 출판사에서 물 먹는 남우. 남우의 첫 단편집이 좌초된 이후로 그는 변변찮은 작품 하나 발표하기 힘들었다. 나라고 더 나은 사정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첫 소설집을 내고 나름 커리어를 쌓아가던 작가로서 안타깝고 또 놀라지 않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때부터였다. 남우가 다단계 사업에 뛰어든 것은. 최연소 중앙일간지 등단 작가의 화려한 멸망. 나는 그것을 지켜보기 위해 그와 사귀기로 하고, 결혼식을 등단이나 취직 이후로 미룬 뒤 동거하기로 결정했던 건 아닐까.

그런데 나는 지금 그가 남긴 잔해 마냥 오줌을 흘리고 있다.

사람은 사람에게서 받은 사랑을 오줌으로라도 표현하려는 본능이 있는 모양이었다.

 

남우가 도망친 것은 짧았던 봄이 끝나갈 무렵이었다. 그는 그즈음 무기력하게 책도 읽지 않고, 글은 더더욱 쓰지 않으며 종일 넷플릭스나 보면서 지내고 있었다. 나는 그런 그를 안타까운 마음으로, 때로는 달가운 마음으로 지켜보았다. 그런 모습에 자극을 받은 나는 노트북을 열어 열심히 키보드를 두드렸다. 시간이 좀 지났다 싶으면 뒤돌아 남우를 살폈다. 그를 동정했다. 드라마나 볼 시간에 조금이라도 작품을 더 써야, 실력을 늘려야 무슨 성과라도 내지 않을까, 하는 연민까지 느낄 줄 알게 된 거였다.

나는 이곳저곳 독립출판물에까지 발을 들여놓고, 메일링 서비스까지 진행하면서 악착같이 글쓰기에 매달렸다. 결과는 그리 나쁘지 않았다. 나는 SNS에서까지 꽤 이름을 알린 작가가 되었고, 계약서는 갈수록 쌓여만 갔다. 그런 와중에 과 동기의 권유에 넘어가 다단계 침대팔이가 된 그를 나는 한심하다고 핀잔했다.

어떻게 너와 나의 위치가 이렇게까지 바뀔 수 있지?

자정을 넘긴 시각, 그가 빈 맥주캔들을 쓰레기통에 던져 넣으며 물었다.

새벽 원고 마감을 해야 했던 나는 핫식스와 몬스터 등을 옆에서 잔뜩 들이켰다.

무슨 말이야? 뭔 말을 하고 싶은 거냐고?

넌 날 부러워했었는데. 이젠 내가 널 부러워 해. 부러워, 네가.

너도 열심히 써. 허구한 날 넷플릭스에 빠져 있지나 말고.

다 나 때문이야. 각 침대를 써서 그래, 이게 다.

노트북을 열던 두 손이 허공에서 굳었다.

괜히 침대를 두 개나 들여놓아서는. 너 오줌 지리게까지 만들고.

그가 킥킥거리며 말했다. 나는 기분이 상해 그에게서 맥주 캔을 빼앗았다.

그때부터 끝난 걸까. 널 외롭게 했잖아. 그때로 돌아가게 했잖아.

네가 뭘 안다고 지랄이야!

나는 소리쳤다. 그가 고개를 들어 나를 쳐다보았다.

왜 몰라, 연애한 지 햇수로 벌써 5년이 넘었는데.

10년, 아니 20년 사귀고도 서로 잘 모르는 채 헤어지는 커플 많아. 유난 떨지 마.

나 사랑하니, 재영아? 사랑하긴 해?

삼류 로맨스 영화에나 나올법한 대사를 구사하는 그를 보고 나는 치를 떨다가 무심코 그를 동정했다. 그런 말이나 내뱉으니, 그런 말이나 원고에 인물 대사로 쓰니 번번이 출간이 미뤄지고 퇴고와 반려만 계속되는 것 아닌가. 나는 그만 정신 차리라고 냉수를 떠다준 뒤 왼쪽 침대 등받이에 기대 앉아 간이 탁자에 노트북을 얹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쓰면서 내내 떠오른 소설 하나가 있었다. 그의 등단작인 <잠을 자지 않는 방법>이었다. 글을 다 쓰고 났을 땐 희붐한 새벽 햇빛이 창가를 어슬렁거렸다. 거실에 남우는 없었다. 담배를 사러 편의점에 갔거나 산책이라도 갔거나 그것도 아니면, 도서관에 갔으리라 여겼다. 남우가 완전히 사라졌다는 걸 깨달은 건 일주일도 더 지나서였다.

과도로 볼록 솟은 부분을 긁어내려고도 해봤다. 하지만 헛수고였다. 오히려 더 못나보였다. 긁어낸 뒤 그곳을 갈색 매직펜으로 칠하면 좀 감쪽같지 않을까, 했지만 매직 펜이 묻는 순간 그걸 원목 침대라 할 수 있을까 싶었다. 더군다나 그것을 긁어냈을 때 안에 노오란 오줌이 차 있을까봐 두려웠다. 마치 이 침대가 내 몸이라도 된다는 것처럼, 내 혈관의 일종이라도 된다는 양 여겨지는 게 나조차도 두려웠다. 나는 갖가지 침대 리폼 방법을 찾아 검색했다. 페인트를 새로 칠한다든가, 프레임만 분리해서 갈아 끼운다든가, 하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었다. 하지만 그건 요즘 나오는 조립형 침대로, 왼쪽 침대엔 해당사항이 없었다.

나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베란다에 널은 누런 자국의 팬티들을 죄다 빼앗듯 건져 쓰레기통에 처박았다. 꼴도 보기 싫어. 나는 바로 가정의학과를 예약했다. 무슨 증상이 있느냐고 묻는 간호조무사에게 밤마다 오줌을 지린다, 고 할 수는 없었으므로 최대한 점잖게, 작가답게 야뇨증이 재발한 것 같아서요, 말끝에 힘을 주었다. 간호조무사는 알았다며, 다음 주 화요일 오전 10시 예약으로 잡아드리겠다는 말을 마치곤 전화를 끊었다. 나는 한참동안이나 숨을 몰아쉬었다. 가슴이 답답했다. 남우가 누워 자던 오른쪽 침대의 빈 공간을 바라보았다. 침대를 갖고 어떻게 도망간 걸까. 여전히 의아했다.

그러다 애초에 남우의 오른쪽 침대가 있긴 했던 걸까. 침대는 하나였는데 나 혼자 왼쪽 오른쪽 분리해서 살아왔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 머물렀다. 그렇지만 지나친 추측이고 망상이었다. 침대는 분명 두 개였다. 나는 할 일이나 하자며 핸드폰 카메라를 작동시켰다. 중고거래 사이트에 침대를 팔 작정이었다. 당분간 맨바닥에서 자야겠지만, 계약금이 들어오면 이케아에서 괜찮은 침대 하나를 구할 수 있으리라. 나는 침대 곳곳에 카메라 렌즈를 들이밀었다. 어떻게든 볼록 솟은 부분을 가리고, 보정으로 없애느라 시간이 꽤 걸렸다. 겨우 끝마친 뒤엔 가격을 얼마나 매겨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 정상적으로 산 게 아니라 남우가 무작정 재고를 가져온 것이었으므로. 인터넷에 검색해보았지만 상품 조회가 되지 않았다. 애초에 이름도 없는, 아니 원목인지 아닌지도 모를 침대를 ‘비싸고 좋은 침대’라고 속아 살아왔다는 것에 얕은 마음의 수면에서 분노가 들끓었다.

결국 가격은 20만원으로 책정했다. 알림이 오기를 한동안 기다렸다. 아무런 문의도, 관심 버튼을 누른 사람도 없었다. 그때였다. 사이트를 뒤적이다 똑같은 모양의 침대를 발견한 것은. 분명 똑같은 침대였다. 다단계 기업에서 판매했던 거니 가지고 있는 사람도 흔치 않을 터였다. 누구일까. 생각에 생각을 거듭한 탓에 남우에게까지 유추의 뿌리가 내렸고, 그 역시 침대를 내놓은 걸까, 하는 결론에 이르렀다. 그의 판매글엔 관심 버튼과 문의 댓글이 꽤 달려 있었다. 얼마에 파는 걸까. 게시물을 클릭하니 숫자가 떴다. 8만원. 사진도 꼼꼼하게 찍었다. 배경을 설핏 살피니 우리 집이었다. 내 발끝이 나온 사진도 있었다. 거의 새 거고요, 저만 깔끔하게 쓰다가 파는 겁니다. 가격 흥정 가능, 직거래 선호, 라는 해시태그가 지저분하게 달려 있었다. 나는 얼이 나가 한동안 아무 말도, 표정도 지을 수가 없었다. 8만원이라. 그것도 가격 흥정 가능이라. 나는 조심스레 관심 버튼을 누르고, 문의 댓글을 달았다. 정말 8만원에 파시나요? 얼마 지나지 않아 답글이 달렸다. 7만원에 사시는 분까지 나왔습니다. 나는 6만원을 불렀고, 판매자는 6만 오천원을 불렀다. 나는 알겠다고, 어디서 만나면 되겠느냐고 물었다. 아니, 용달을 불러야 하는 거 아닌가? 그 큰 침대를 어떻게 만나서 받지? 궁금증에 물으니 조립 분해가 가능하다고 했다. 허탈했다. 고객센터에서 그 제품은 원목 일체형 침대라 조립 분해가 불가능하다는 말을 들은 게 어제였다.

이거 가능한데요? 회사에서 새로 사게 하려고 구라 쳤나 보다, 하하.

나는 다시금 솟치는 화에 잠수 타버릴까, 했지만 판매자가 누군지 궁금해 약속 날짜와 장소를 잡았다. 그리고 침대에 누웠다. 깨끗이 벅벅 문질러 닦고 탈취제까지 있는 대로 뿌려댔건만 지린내가 다시 올라오는 것 같았다. 허공에 붕 뜬 것 같은 느낌도 없었다. 맨바닥에 찰싹 달라붙은 느낌이었다. 남우의 오른쪽 침대가 그립진 않았다. 다만 왼쪽 침대 하나인 것은 그래도 쓸쓸했다. 슬몃슬몃 눈이 감겼고, 나는 이번에야말로 오줌을 지리지 않으리라 다짐하며 너울거리는 잠의 터널로 몸을 실어 보냈다. 순간 알림이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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