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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부자의 나라

2013.07.04 16:4707.04

부자의 나라

 

 

 

1000억대 부자 김성태에게 히키코모리인 아들은 골칫거리였다.

아들은 매일 방 안에 틀어박혀 컴퓨터 게임이나 하면서 소일했고, 186cm120kg의 비만 체형이었다. 그래도 아들은 방에 들여 놓은 헬스기구로 운동은 가끔 하는 모양이었다. 그런 아들은 어릴 적 부자들의 아이들 모임에서 왕따인 것부터가 싹수가 노랬고 의무교육에서도 겉돌았다. 김성태는 자랑 삼을 수 없는 아들이 부끄러웠다.

어느 날 김성태는 http://news.nate.com/view/20130703n18169 에서 인간의 머리를 남의 몸에 이식해서 오랫동안 건강하게 살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김성태는 워낙 부자들을 국제적으로 많이 봐와서 자신을 가난뱅이라고 생각했지만, 그 수술비용 정도는 댈 수가 있겠다고 생각했다.

김성태는 50대 후반의 남자로 대장암으로 통근 치료를 받고 있었다. 육체가 너무나도 거추장스럽게 느껴졌다.

몇 년이 지났다.

김성태는 60대 초반이 되어 있었고, 30대 초반인 아들은 여전히 칩거했다. 김성태는 그날 경호원들을 불러 문을 박살내고 아들을 끌어냈다. 의사들을 시켜 아들을 전신마취를 했다. 그 길로 저가 항공사를 이용해서 아들을 끌고 이탈리아로 갔다. 이탈리아의 숙련된 의사들은 김성태와 아들의 목을 잘랐다. 김성태의 머리는 아들의 몸에 이식되었다. 그나마 젊으니 오래 살 몸이었다. 이래야 항원 항체 면역 반응이 덜할 것이라고 김성태는 웃었다.

김성태는 아들이 이탈리아에서 오토바이 사고로 죽은 것으로 하고 재빨리 화장했다. 이래야 아들의 적극성을 어필해서 수치를 덜 수 있었다.

 

백 여 년이 흘렀다.

김성태는 혼외아들들의 육체를 이용해 살아남았다. 김성태는 페이스 오프로 잘 생기고 젊은 사내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김성태는 사업 수완이 좋았다.

부자들이 승리한 시대였다.

인공자궁에서 아기들은 태어났다. 걸음마를 떼고 나면 남자 아기와 못 생긴 여자 아기는 칩 시술을 받고 공장에 연결되어 물품을 생산했다. 예쁘게 생긴 여자 아기는 매음굴로 팔리거나 부자들의 식탁에 올랐다.

점점 발흥하는 인공지능은 부자들 사이에서도 마음의 성능 격차를 늘리고 있었다. 이것이 계속되면 결국 성능 좋은 마음을 가진 일부 부자가 다른 부자들의 정신을 압살할 터였다. 어쩌면 니그라토의 21세기 초반 예언대로 1명의 부자가 인류를 멸종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김성태는 온 힘을 다해 돈을 벌었다.

죽지 않는 한 끝난 것이 아니었고, 이론상 우주와 수명을 같이 할 수 있었다.

 

 

[2013.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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