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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소년

2012.09.15 15:1509.15

  소년.


  소년은 나무둥치 뒤에 몸을 낮췄다.
  불꽃은 지평선 근처에서 타오르고 있었다.
  눈앞에 길게 뻗은 발자국은 멀어질수록 작아지다가 어느 순간 점이 되었고 조용히 흔들리는 불꽃 앞에서 사라졌다. 얼어붙은 눈이 바람에 날려 얼굴을 때려댔다. 소년은 고개를 숙였다. 불쑥 기침이 올라왔다. 콜록. 기침을 부르는 주문을 왼 것처럼 갑자기 걷잡을 수 없이 기침이 쏟아졌다. 소년은 몸속의 모든 기침이 빠져나올 때까지 두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기침이 멎고 손바닥을 들어보니 구두점처럼 빨간 피가 묻어 있었다. 소년은 나무둥치에 머리를 기댔다. 죽은 나무 냄새가 났다. 소년은 지금껏 살아있는 나무를 본적이 없었다. 소년은 몸을 웅크리고 눈을 감았다. 바람이 멎고 눈이 소복소복 쌓이는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를 들으며 소년은 잠이 들었다.

  소년은 날이 밝아서야 잠에서 깼다. 몸을 움직일 수 있을 때까지 한참동안 웅크리고 있어야 했다. 불꽃은 사라지고 없었다. 소년은 거의 지워진 희미한 발자국을 따라 걸었다. 터져 나오려는 기침을 참을 때마다 가슴에서 이상한 소리가 났다. 한걸음 한걸음이 낯설고 무거웠다.
  불꽃이 있던 자리에는 검은 재가 널려 있었다. 소년은 잿더미에 왼쪽 뺨을 대 보았다. 약하지만 분명한 불의 기운이 느껴졌다. 잿더미 속에는 뚜껑이 벗겨진 그을린 깡통 몇 개가 있었다. 물컹거리고 기름기 있는 조각이 바닥에 조금 붙어있어서 손가락과 혀로 샅샅이 핥아 먹었다.

  새로운 발자국은 선명하게, 지평선 너머로 이어졌다. 소년은 사냥꾼처럼 손을 둥그렇게 말아서 눈두덩에 붙였다. 소년의 아버지는 훌륭한 사냥꾼이었다. 바다가 보이는 높은 언덕에서 소년의 아버지는 둥그렇게 만 손을 눈앞에 대고 언제나 ‘저기다’라고 중얼거렸고 그곳에는 언제나 고래가 있었다. 소년은 고래를 찾는 아버지의 손을 좋아했다.
  소년은 손을 내리고 다시 걸었다.

  소년은 언젠가 부터 늑대 한 마리가 쫓아오고 있다는 걸 알았다. 뒤 돌아보면 항상 손톱 크기로 보일 거리에서 하품을 하거나 입김을 내뿜었다. 소년은 늑대나 여우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지만, 그 동물이 정확히 무엇인지는 알지 못했다. 은색 털이 햇빛에 반짝였다. 소년은 녀석이 무언가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포기하지 않을 거란 걸 알았다.
  늑대는 잿더미에서 뭔가를 찾고 있었다. 코를 킁킁거리고 앞발로 재를 헤쳤다. 소년은 그 모습을 지켜보면서 바위틈에 낀 이끼를 긁어 먹었다. 늑대가 고개를 들고 소년을 바라보았다. 숨을 쉴 때 마다 하얀 입김이 긴 주둥이 주변에서 부풀어 올랐다가 사라졌다. 늑대가 앞발을 쭉 뻗고 앉았다. 입맛을 다시고 주위를 둘러보고 코를 킁킁 거렸다. 소년이 일어나자 늑대도 따라 움직였다. 주둥이에 검댕이 묻어있었다.

  소년은 발자국을 따라 걸었다. 자주 기침을 했다. 때때로 세찬 바람이 불면 곰 털로 만든 옷을 꼭 여미고 몸을 웅크렸다. 그래도 옷 속을 뚫고 들어오는 바람은 어쩔 수 없었다. 입김 때문에 털모자에 얼음이 맺혔다. 바람이 그치지 않았지만 소년은 계속 걸었다. 손으로 몸을 감싸고 덜덜 떨리는 턱을 털 속에 파묻었다. 어느 순간 발자국이 보이지 않았다. 소년은 한참을 걷다가 발자국을 비켜 멀리까지 왔다는 걸 알았다. 주변을 이리저리 헤맸지만 발자국이 보이지 않았다. 되돌아가려고 했지만 자신의 발자국이 어지럽게 엉켜서 어느 쪽으로 가야할지 알 수 없었다. 돌풍이 불었고 지금 막 내린 눈들이 솟구쳐 올라 이리저리 날뛰었다. 소년은 두 팔로 얼굴을 감싸고 백 걸음 쯤 떨어진 작은 둔덕을 향해 걸었다. 가슴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바람이 경고하는 것처럼 소년의 귀에 큰 소리를 내며 지나갔다. 점점 더 날카로운 바람이 불었고 소년은 한 발 한 발 힘들게 내딛었다. 발이 무겁고 낯설었다. 무릎이 시큰거렸고 발가락이 신발 사이에 꽉 낀 것 같았다. 둔덕은 생각보다 낮았다. 소년은 눈이 단단하게 굳은 둔덕에 기대앉아 무릎을 끌어당겼다. 조금은 따뜻한 것 같았지만, 세찬 바람이 소년을 찾아내려는 것처럼 둔덕 주위에서 소용돌이쳤다. 소년은 바람을 피해 둔덕에 붙어 기어갔다. 돌멩이 같은 눈이 얼굴에 부딪쳤다. 소년은 엎드린 채 기침을 했다. 하얀 눈 위에 피가 뚝뚝 떨어졌다. 무릎으로 피를 밟으며 소년은 기어갔다.
  작은 구멍이 보였다. 둔덕의 움푹 파인 조그만 계곡 같은 곳에 구멍이 뚫려 있었다. 소년은 구멍 속에 손을 집어넣어 보았다. 끝이 만져지지 않았고 벽이 단단했다. 소년은 다리부터 구멍에 집어넣었다. 손으로 벽을 짚고 몸을 밀어 넣었다. 어깨가 겨우 들어가는 작은 터널 안에는 조금 더 넓은 공간이 있었다. 공기가 따뜻했고 바닥엔 부드러운 흙이 깔려 있었다. 소년은 몸을 돌려 밖을 내다 봤다. 무시무시한 바람이 휘몰아치며 휩쓰는 사이로 지평선이 보였고 활활 타오르는 작은 불꽃이 보였다. 소년은 불꽃을 보며 잠이 들었다.


  말똥구리야.

  소년은 할아버지를 올려다봤다. 할아버지는 마술사였다.

  옛날 얘기를 해주마.

  소년은 대답을 하면 기침이 나올까봐 걱정했지만 어쩐 일인지 목이 아프지 않았다.

  너무 추워요.
  잘 들어라.
  이야기를 듣기엔 너무 춥고 배고파요.
  옛날 옛날 아주 먼 옛날에, 그러니까 여름과 겨울이 나뉘지 않았던 옛날에 말이다.
  봄과 가을이 나뉘지 않았던 옛날에 말이죠?
  그래, 말똥구리야. 끼어들지 마라.
  죄송해요.
  여름겨울과 봄가을은 친구였다. 그때는 온 세계가 적당히 선선한 날과 적당히 따뜻한 날 사이를 오갔지. 푸른 나무가 자라고 바다엔 고래가 넘쳤단다.
  고래 고기도 많이 먹었겠네요.
  헌데 봄가을은 여름겨울을 질투하고 있었다. 여름겨울의 찬란한 불꽃과 매서운 바람이 부러웠던 게야. 졸졸 흐르는 시냇물과 높고 푸른 하늘을 갖고 있는데도 말이다. 그래서 봄가을은 여름겨울이 잠을 자는 동안 몰래 불꽃을 들고 남쪽으로 달아났다. 잠에서 깬 여름겨울은 깜짝 놀랐단다. 불꽃이 없는 여름은 더 이상 여름이 아니니까. 힘을 잃은 여름은 아무것도 할 수 없었지. 게다가 봄가을이 도망간 탓에 겨울은 혼자서 모든 계절을 담당해야했다. 슬픔과 분노에 사로잡힌 겨울의 바람은 점점 더 매서워지고 날카로워졌단다. 그럴 만도 했지. 여름이 점점 죽어가고 있었으니까 말이다. 그날부터 온 세계에 추운 겨울만 남게 된 것이다. 분노로 모든 것이 얼어붙었고 아무도 살아남지 못할 지독한 추위가 시작됐지. 그때 한 소년이 나타났단다. 소년은 겨울에게 불꽃을 찾아오겠다고 약속했다. 그 대신 너무 매서운 바람이 불지 않게 해달라고 부탁했지. 겨울은 약속의 뜻으로 포근한 눈을 내려 보냈고 소년은 불꽃을 찾아 남쪽으로 떠났다. 그때부터 겨울은 포근한 눈을 내리며 소년을 기다리고 있는 거란다.
  그래서 소년은 어떻게 됐어요?
  말똥구리야.
  불꽃을 찾았나요?
  말똥구리야. 너무 슬퍼하지 마라. 모든 이야기엔 끝이 있는 법이란다.

  소년은 어스름 속에서 눈을 떴다. 온몸이 땀으로 젖어 있었다. 푸르스름한 빛이 굴 안까지 비쳐 들어왔다. 작은 동물의 뼈. 깃털. 나뭇가지. 소년은 그런 것들을 보고서야 굴속에서 잠이 들었다는 걸 기억해냈지만, 얼마나 잤는지, 지금이 새벽인지 저녁인지 가늠할 수가 없었다. 소년은 털옷을 벗어 놓은 채 굴 밖으로 고개를 내밀었다. 상쾌했다. 굵은 눈이 소복소복 내리고 있었다. 소년은 지평선에서 불꽃을 확인하고 눈을 한 줌 집어 먹었다. 굴 앞에 작은 동물이 죽어 있었다. 소년은 굴속으로 들어가 털옷을 걸치고 밖으로 나왔다.
  새끼 사향노루. 입술 사이로 이제 막 자라나려는 송곳니가 튀어나와 있었다. 소년은 노루의 배를 만져보았다. 따뜻했다. 검은 줄무늬가 배에서부터 가슴을 지나 목까지 이어져 있었고 목덜미의 물린 상처에서는 마르지 않은 피가 배어 나왔다. 노루는 눈을 뜨고 있었다. 소년은 눈을 감겨주고 두 손을 펼쳐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부챗살 모양의 작은 칼을 꺼내 배를 갈랐다. 김이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소년은 먼저 내장을 잘라 먹고, 간과 염통도 조금씩 잘라 먹었다. 늑대가 소년의 모습을 멀리서 바라보고 있었다. 소년은 내장을 크게 잘라서 조금 떼어 먹은 다음 나머지는 늑대를 향해 던졌다. 소년은 기다렸지만 늑대는 움직이지 않았다. 대신 눈 속에서 새끼 여우가 튀어나와 내장을 물었다. 두 마리가 더 튀어나왔고 내장을 차지하려고 서로 다퉜다. 어미 여우가 새끼들의 행동에 놀라 일어섰지만 소년 때문에 더 움직이지는 않았다. 소년은 노루를 굴속에 밀어 넣고 눈을 뭉쳐서 칼과 손을 닦았다. 어미 여우가 소년의 행동을 가만히 바라봤다. 소년은 새 눈을 떠서 한 입 먹은 다음 지평선을 향해 다시 떠났다.

  설원의 밤은 고요했다. 소년은 바위 뒤에 숨어서 활활 타오르는 모닥불을 살펴봤다. 모닥불 양 옆으로 잠들어 있는 두 사람이 보였다. 잔뜩 웅크린 채 모포를 머리끝까지 덮고 있었다. 그들의 머리 위에 썰매가 가로놓여 있었고 길고 무거워 보이는 총이 세워져 있었다. 멀리서 하늘이 번쩍, 하고 빛났다. 소년의 눈에서 서서히 잔상이 사라질 때쯤 땅이 흔들릴 정도로 커다란 천둥이 쳤다. 모포에서 손이 쑥 빠져나와 총을 집었다. 남자는 모포를 걷어차며 일어났다.

  씨팔.

  여자가 고개를 빼꼼 내밀었다.

  왜 그래?
  아무것도 아냐.
  어디 가?
  오줌 누게.
  총은 왜 들고 가?
  그냥.

  남자가 일어서서 바위 근처로 오자 소년은 바닥에 납작하게 엎드렸다. 남자는 바위를 지나 번개가 치는 하늘을 바라보며 눈 위에 오줌을 갈겼다. 소년은 남자가 주머니에서 꺼낸 조그맣고 각진 것에서 찰칵, 하고 작은 불꽃이 탄생하는 것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담배 연기가 남자의 머리위로 길게 피어올랐다. 남자는 바위를 지나 자리로 돌아가면서 어깨에 걸친 총을 추켜올렸다. 소년은 숨을 멈췄다. 남자는 줄곧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총에 맞았어.

  남자가 자리에 앉으며 말했다.

  뭐라고?
  꿈에서 말이야. 몸에 좆같은 총알이 박히는 꿈을 꿨어.
  근데 왜 신났어?
  신나다니?
  신나서 콧노래 부르던데.
  내가?
  응.
  그랬나. 너 해몽할 줄 알아?
  몰라.
  멍청한 년.
  욕하지 마.

  남자가 담배를 모닥불 속으로 던진 다음 썰매에서 장작을 몇 개 꺼내 불 속에 집어넣었다. 물먹은 나무에서 타닥타닥 소리가 났다.

  어렸을 때…… 아침에 학교를 가려고 하는데 말이야.
  네가 학교를 다녔다고?
  그래.
  금시초문인데.
  망할 년.
  욕하지 마.
  자꾸 딴죽 걸래?
  알았어.
  그래.
  그래서?
  어디 까지 했지?
  학교 가려고 했다며.
  그래. 학교를 가려고 준비하고 있는데 아버지가 나한테 와서 이렇게 말했어. 간밤에 총에 맞는 꿈을 꿨단다. 이상했지. 평소엔 말도 안 걸던 양반이었으니까. 그리고 학교에 갔다가 평소처럼 집에 돌아왔더니, 죽어 버렸어.
  아버지가?
  그래.
  세상에. 총에 맞아서?
  아니. 자살 했어. 마구간 대들보에 채찍으로 목을 맸더라고.
  난 네가 죽인 줄 알고 있었어.
  다른 가족들은 그랬지. 아버지만큼은 아니었어.
  아버지를 사랑했구나.
  집어치워. 더 자둬. 내일은 일찍 떠날 거니까.

남자가 모포를 뒤집어쓰고 돌아누웠다. 여자는 모닥불을 바라보며 훌쩍이다가 곧 잠이 들었다. 소년은 바위 뒤에서 밤새 꾸벅꾸벅 졸며 점차 사그라지는 모닥불을 바라보았다.


  카앙—

  소년은 총소리에 놀라 깨어났다. 새벽이었다. 남자가 모포를 어깨에 걸친 채 설원을 향해 총을 겨누고 있었다. 총구에서 가느다란 연기가 흘러나왔다.

  무슨 일이야?

  여자가 졸린 목소리로 물었다.

  늑대가 있어.
  잡았어?
  아니. 빗나갔어.

  남자는 총을 내려놓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여자가 잠자리를 정리하는 동안, 남자는 거의 숯만 남은 불씨를 살렸다. 그리고 썰매를 싸맨 천막 속을 뒤져서 살이 넉넉히 붙은 뼈를 꺼내 눈을 꽉 채운 깡통에 쑤셔 넣었다. 불이 적당히 올라오자 깡통을 올려놓은 다음 남자는 총을 메고 어제와 같은 장소에서 오줌을 누고 담배를 피웠다. 남자가 바위 근처를 지나가며 총을 추켜올렸다.

  아직도 늑대가 있어?
  아니.
  근데 왜 자꾸 총 들고 오줌 싸?
  그냥.

  소년은 그들의 말을 알아들을 수 없었다. 곧 물이 끓어올랐고 고기 냄새가 났다. 남자는 김이 펄펄 나는 뼈를 맨손으로 잡아 커다란 칼로 살을 도려내 접시에 담았다. 여자는 썰매 틀에, 남자는 썰매 위에 앉아 고기를 먹었다. 남자는 남은 고기가 든 깡통을 바닥에 내려놓고 눈에 칼을 닦았다.

  깡통 버려?
  무거우니까 놓고 가.

  남자가 가죽 끈을 어깨에 걸어 앞장섰고 여자는 밀었다. 썰매가 시야에서 사라지고 나서야 소년은 깡통을 집어 들었다. 국물을 마시고 남아 있는 살점을 입에 털어 넣었다.
  소년은 썰매가 지평선 너머로 사라질 때까지 기다렸다. 사라지면 움직였고 보이면 멈췄다. 그렇게 밤이 될 때 까지 걷고 나서야 지평선에 모닥불이 타올랐다. 소년은 새벽이 다 돼 모닥불 근처에 도착했다. 어제 숨었던 것처럼, 커다란 바위가 있었다. 소년은 바위 뒤에 쓰러져 잠들었다.

  할아버지.
  왜?
  그 주술 가면은 뭐에 쓰는 건가요?
  얼굴을 가리지.
  왜요?
  부끄러우니까.
  할아버지는 마술사잖아요.
  친지들 앞에서 신나게 춤을 춰보면 너도 같은 기분을 느낄게다.
  거짓이었나 보네요. 전부다.
  말똥구리야.
  됐어요.
  말똥구리야. 너는 훌륭한 사냥꾼이란 걸 잊지 말아라.
  아참, 할아버지. 그 소년은 어떻게 됐어요?
  사냥꾼이라는 것을…….
  불꽃을 되찾았나요?

  소년은 눈을 떴다. 눈이 부셨다. 해를 등지고 남자가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표정이 보이지 않았다. 차가운 것이 이마에 닿았다. 남자는 소년의 이마에 총구를 댔다.

  잡았다. 늑대.

  남자가 씩 웃었다.

  무슨 일이야?
  이리 와봐. 늑대를 잡았어.
  정말?

  여자는 접시를 들고 있었다. 접시에서 핏물이 주룩 흘렀다.

  어머. 야만인이야?

  여자가 소년 옆에 쪼그려 앉았다.

  작은 야만족이네. 죽일 거야?
  아니. 데려 갈 거야.
  정말?
  그래.

  남자는 소년의 손을 깍지 끼게 하고 밧줄로 묶었다. 남자가 썰매 틀에 밧줄을 묶는 동안 여자는 소년에게 고기를 집어 주었다. 소년은 먹지 않았다.
  소년은 썰매에 끌려갔다. 다시 돌풍이 불기 시작했고 소년은 기침을 심하게 했다. 여자가 천막 속에서 솜이 누벼진 옷을 꺼내 소년에게 입혀주었다. 그래도 기침이 멎지 않았다. 소년이 심하게 기침할 때마다 여자가 뒤돌아봤다. 소년은 밧줄에 이끌린 채 걸었다. 무릎 아래에 감각이 없었다. 가끔 썰매가 멈췄는데, 그때마다 총성이 울렸다. 남자는 썰매를 끌다가도 동물을 발견하면 멈춰서 총을 쐈다. 눈토끼와 족제비, 날아가는 도요새를 잡았지만 가져가지는 않았다. 죽은 동물들은 눈 위에 빨간 피를 쏟았다. 소년은 끌려가면서 죽은 눈토끼를 돌아보았다.

  여자가 썰매 아래에 소년의 자리를 마련해줬다. 남자는 모닥불을 지피고 썰매에서 고기를 꺼내 눈을 채운 깡통에 넣고 불에 올려놓았다. 고기가 익기를 기다리는 동안 남자는 소년을 쳐다봤다. 소년은 땅을 쳐다봤다.

  우리를 왜 따라왔지?

  남자가 소년에게 말했다. 소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남자는 나무 조각을 주워 칼로 깎았다.

  멍청한 짓이었어.

  남자는 나무껍질을 입에 넣고 잘근잘근 씹다가 바닥에 뱉었다.

  너희 야만인들 말이야, 지독한 냄새가 난다는 거 알아? 1마일 밖에서도 눈치 챌 정도란 말이야. 그런데 나를 속일 수 있을 것 같아?
  알아듣지도 못하잖아.

  여자가 말했다.

  말을 배운 놈들도 있었어. 모르는 척 하는 걸지도 몰라. 영악한 놈이야.

  남자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손에는 날카롭게 깍은 나뭇조각을 들고 있었다. 남자가 소년에게 다가갔다. 소년이 남자를 올려다봤다. 남자가 소년의 이마를 날카로운 끝으로 지그시 눌렀다. 이마에서 피가 흘렀다. 남자는 나뭇조각을 소년에게 툭 던졌다.

  포크로 써. 사용법을 안다면.

  남자는 접시에 고기를 담고 남은 고기가 든 깡통을 소년의 발치에 내려놓았다. 소년은 먹지 않았다.

  단식 시위해도 소용없어. 넌 잡혔다고.
  냅둬. 먹고 싶지 않은가봐.
  아니. 내가 먹으라면 먹어야지. 어서 먹어.
  그냥 둬. 제발.
  이런 씨팔. 너 이리 와서 벗어.
  지금?
  오라면 와.

  여자는 남자 앞에 서서 옷을 벗었다. 하얀 살에 모닥불이 노랗게 어른거렸다.

  엎드려.

  여자가 모포 위에 손을 대고 엎드렸다. 남자는 일어서서 바지를 벗었다. 딱딱해진 성기를 몸속에 밀어 넣자 여자가 신음했다. 불꽃이 눈 위에 긴 그림자를 드리웠다. 소년은 나뭇조각을 손에 꼭 쥐었다. 밧줄 위로 피가 뚝 떨어졌다. 신음 소리가 더 격렬해졌다. 남자가 접시에 담긴 고기국물을 여자의 엉덩이에 부었다. 여자가 비명을 질렀다. 찰싹찰싹 소리가 났다. 남자가 두 손으로 엉덩이를 움켜쥐었다.

  제발이라고? 제발이라고?

  남자가 소리쳤다. 그때 깡통이 엎어지면서 소년이 뛰어나갔다. 살코기가 바닥에 흩어졌고 나뭇조각과 피 묻은 밧줄이 맥없이 풀려 있었다.
  소년은 어둠을 향해 달렸다. 등 뒤로 열기가 사라지고 주변이 캄캄해졌다. 숨이 가빴다. 소년은 뒤를 돌아보았다. 갑자기 거친 손이 소년을 쓰러뜨렸다. 몸을 굴려서 일어나려 했지만 딱딱한 신발이 가슴을 짓눌렀다.

  아무도 도망가지 못했어.

  남자가 중얼거렸다.

  현관문을 못으로 막아 버렸거든. 불에 타죽는 것보다 내 손에 죽는 게 낫잖아. 안 그래? 불이 그런 거지 내 잘못이 아니라고.

  소년이 남자의 다리를 움켜쥐었다. 숨을 쉴 수가 없었다.

  기다려. 아직은 안 돼. 선물은 받고 가야지.

  남자가 성기를 흔들었다. 소년은 숨이 막혀 버둥거렸다.

  기다려. 조금만 참아. 조금만 참아.

  점점 빨라지던 손이 갑자기 멈췄다. 소년을 짓누르던 발에도 힘이 빠졌다. 어둠 속에 뭔가가 있었다. 푸른 안광. 번뜩이는 이빨.

  스프링! 내 총 어디 있어?

  남자가 소리 쳤다. 모닥불 빛 속에 비스듬히 앉아 있던 여자가 썰매 위에 있는 총을 집었다.

  여기 있어.
  쏴!
  어디에?
  하늘에 대고 쏴!

  여자가 하늘에 대고 방아쇠를 당겼다.

  총알이 없어.
  이런.

  남자가 두 손을 들고 천천히 뒷걸음질 쳤다. 은빛 털이 바람결에 흔들렸다. 소년은 팔꿈치에 기대 몸을 일으켰다. 늑대의 숨이 정수리에 닿았다. 소년은 몸이 굳은 채 머리 위에서 퍼지는 입김을 바라보았다. 늑대가 앞발을 들어 소년이 넘어지면서 소복이 쌓인 눈을 툭 쳤다. 눈 뭉치가 남자의 발치에 닿았다. 남자가 일그러진 미소를 지었다. 시선을 떼지 않으면서 늑대처럼 발로 눈을 찼다. 눈이 늑대의 다리에 맞아 부서졌다. 늑대는 고개를 갸웃하며 남자를 바라보았다. 남자는 천천히 몸을 굽혀 둥글게 뭉친 눈을 늑대 앞에 던졌다. 늑대가 눈덩이의 냄새를 맡아보고 앞발로 눈을 부셨다. 남자의 입가에 경련이 일었다.

  게임을 하자고? 좋아.

  남자는 조금 더 크게 뭉친 눈을 늑대 뒤로 던졌다. 늑대가 눈덩이를 따라 고개를 돌렸다.

  옳지, 옳지.

  남자가 나지막한 소리로 말했다. 그때 탕, 하는 소리와 함께 탄환이 늑대를 스쳐지나갔다. 남자가 여자를 뒤돌아보며 소리쳤다.

  안 돼!

  그 순간 늑대가 소년을 뛰어넘어 남자를 덮쳤다. 소년은 비틀거리며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어둠이 마지막 몸을 비트는 이른 새벽, 노인이 문을 열었다. 스웨터를 겹쳐 입은 두툼한 몸이 움찔했다. 하얗게 센 수염이 배에 까지 자라 있었다.

  어서…… 들어오렴.

  노인은 문을 닫고 소년을 식탁 앞에 앉혔다.

  조금만 기다리게.

  노인은 소년을 흘끔거리며 난로에 죽을 데웠다. 고소한 냄새가 집안에 퍼졌다. 노인은 소년이 먹는 모습을 멍하니 바라봤다. 소년은 아무 말 없이 죽을 떠먹었다.

  사냥꾼을 만난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구나.

  소년이 눈을 들어 노인을 바라보았다. 노인이 미소를 지었다.

  나도 사냥꾼이었단다. 지금은…… 보다시피 이렇게 살고 있지만.

  소년은 눈을 내리깔고 먹기만 했다.
  노인은 따뜻한 차를 한 컵 따라 소년 앞에 내려놓았다.

  어디서 왔니? 길을 잃은 거냐? 가까운 사냥꾼 마을이 습격을 당했다고 하더구나. 지금도 어중이떠중이 모여서 약탈을 한다고 하던데. 아니 왜 그러냐?

  소년은 눈물을 흘렸다. 어깨가 들썩였다. 노인은 소년의 머리칼을 조심스럽게 쓰다듬어 주었다.

  괜찮다. 괜찮아. 내가 집에 데려다주마. 말을 좀 해보렴. 어디서 온 게냐?

  소년은 고개를 저었다. 노인은 소년의 입을 벌리게 하고 안을 살펴봤다.

  이런 이런. 밖에서 오래 지냈나보군. 큰일인데. 잠깐만 기다려라.

  노인은 찬장에서 알약을 꺼내 뜨거운 차에 으깼다.

  옛날엔 말이다. 마술사가 있었지. 지금은 아무도 안 믿겠지만 말이다. 그 양반은 진짜였지. 치통이든 동상이든 고치지 못하는 게 없었지.

  노인은 소년에게 약을 먹이고 신발을 벗게 했다. 동상이 심했다. 노인은 발에 상처가 있는 지 살피고 바지를 벗게 한 다음 다른 의자를 붙여 다리를 올릴 수 있게 했다. 그리고 따뜻한 물에 적신 수건으로 발을 감쌌다. 피가 돌 수 있도록 노인은 오랫동안 다리를 주물렀다. 소년은 곧 잠이 들었다. 지붕이 있는 곳에서의, 정말 오랜만의 잠이었다.

  노인은 소년이 계속 머무를 수 있도록 노력했다. 잠자리를 새로 만들고, 음식도 더 많이 만들었다. 동상은 며칠 만에 깨끗이 나았다. 소년은 노인과 함께 장작을 패고 얼음낚시를 배우고 ‘원시적 문양’의 옷감 짜는 법을 배웠다. 소년은 한마디 말도 하지 않았다. 노인은 굳이 묻지 않았다. 노인의 지난 시간은 현명함과 인내심을 가져다주었다. 노인은 옷감을 내다 팔아서 살았다. 과거의 자신은 절대 입지 않았을, 외지인들의 욕구에 맞는 토속적인 모양을 노인은 곧잘 만들었다. 시장에 나갈 때는 소년을 데리고 가지 않았다. 소년이 마음을 열고 옷감 짜는 일에 더 익숙해지면, 노인은 천천히 가게를 물려줄 생각이었다. 노인은 성급하게 생각하지 말자고, 지나간 세월들이 준 회환들이 어떤 것이었는지 자신에게 타일렀지만, 소년과 함께 가게를 꾸려 나간다는 생각만으로도 설레고 활기를 되찾는 것 같았다.
  기나긴 겨울이 계속되던 어느 날, 돌풍이 찾아온 밤이었다. 노인은 밤이 늦어서야 돌아왔다.

  큰일이구나. 큰일이야.

  소년은 노인에게 차를 따라주었다.

  고맙구나. 앉거라. 시장 분위기가 좋지가 않다. 과격파들이 많아졌어. 우리들이 자신들의 생계를 위협한다는 구나. 가게 하나가 또 습격을 당했단다. 우리 가게는 아직 괜찮다만. 당분간 집에 있어야겠어. 자기들 땅에서 나가라는 구나. 우리의 조상들이 살던 땅에서 말이다.

  소년은 얼마 남지 않은 음식으로 요리를 했다. 그래도 두 사람은 배불리 먹었다. 저녁을 먹은 다음 기름등을 켜놓고 옷감을 짰다. 소년은 이제 제법 자신의 문양을 만들었다. 그것은 고래의 눈동자와 불꽃, 늑대의 이빨을 합쳐 놓은 것 같은 모양이었다. 혹은 각자의 것 자체로 보이기도 했다. 노인은 소년의 옷이 시장에서 별로 인기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문양은 어린 시절을, 찬란한 태양이 빙산에 부딪치던 바다에서 사냥을 하던 아버지를 떠올리게 했다. 노인은 소년이 완성된 옷을 입은 모습을 꼭 보고 싶었다.
  두 사람은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밤이 깊었을 때, 멀리서 총성이 울렸다. 천둥소리 같기도 했다. 세찬 바람이 오두막을 흔들었다. 노인은 창밖을 살폈다. 어스름한 그림자가 언덕에서 움직이고 있었다.
  노인은 소년을 깨웠다. 바닥에 깐 카펫을 들어내고 나무 격자를 뜯자 깊게 파인 땅굴이 있었다.

  잠깐 들어가 있어라.

  소년은 고개를 저었다.

  어서. 누군가 온 것 같아. 난 시민증이 있으니 괜찮을 거다. 어서 들어가렴.

  소년은 고개를 저었다. 노인은 미소를 지었다.

  사냥꾼이란 말이구나. 좋다. 혹시 모르니 얼음낚시 하던 곳에 갔다 와라. 짚으로 덮어 놓은 곳을 들춰보면 동그랗게 파인 얼음이 있을 거다. 그 아래 총을 숨겨 뒀단다. 어서 갔다 와라.

  소년은 뒷문으로 집을 빠져나왔다. 죽을힘을 다해 달렸다. 가슴이 쪼개질 것 같았다. 뒤 돌아 보니 오두막이 지평선에 겨우 보였다. 노인이 말한 것처럼 동그랗게 잘라놓은 얼음이 있었다. 소년은 칼을 꺼내 틈새를 벌려 얼음을 끌어 올렸다. 소년이 들기엔 너무 무거웠다. 소년은 낚싯줄을 얼음에 묶어 길게 늘어뜨려서 가까운 나무 까지 갔다. 나무에 낚싯줄을 반만 감아서 팔에다 묶었다. 그 다음 체중을 실어서 얼음을 당겼다. 낚싯줄이 팽팽해졌다. 얼음이 조금씩 빠져 나왔다. 낚싯줄이 깊게 파고들어서 소년의 손이 하얗게 변했다. 얼음은 높이가 50cm쯤 되는 원통이었다. 노인이 이런 걸 어떻게 만들었는지 궁금했다. 소년이 허겁지겁 구멍 속에 손을 넣었다. 언 생선이 가득했다. 생선을 퍼내고 퍼내도 총은 손에 잡히지 않았다. 식은땀이 났다. 소년은 천둥소리에 뒤 돌아봤다. 불꽃이 지평선에서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오두막이 화염에 휩싸여 있었다. 시커먼 연기가 하늘로 치솟았다. 달이 밝았다.
  소년이 도착했을 때 오두막은 이미 무너져 있었다. 큰불에서 치솟은 작은 불꽃들이 멀리까지 날아갔다. 소년은 언덕을 향해 달려갔다. 왼손으로 부챗살 모양의 칼을 쥐고 있었다. 오른쪽 팔이 파랗게 변해 있었다. 온몸이 땀에 젖어서 턱이 덜덜 떨렸다. 언덕에 도착했을 때 소년은 엎드려서 심하게 기침을 했다. 침을 뱉었고 피가 가득 고여 있었다. 소년은 언덕을 내려가고 있는 썰매를 보았다. 썰매는 저 혼자 언덕을 미끄러져 내려갔고 그 뒤를 한 쌍의 남녀가 따라갔다. 남자는 한손으로 총을 들고 있었고 반대쪽 팔이 있어야 할 자리에는 빈 소매가 펄럭였다. 소년은 언덕을 비틀거리며 내려갔다. 그들은 비스듬하게 놓인 썰매를 바로 잡고 앞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그때 숲 속에서 한 무리의 사람이 뛰어나왔다. 그들은 썰매를 빙 둘렀고 누군가 큰 소리로 고함을 질렀다. 남자가 총을 버리고 깍지 낀 손을 머리 뒤에 붙이는 것이 보였다. 여자는 머뭇거리다가 바닥에 길게 엎드렸다. 소년은 구르다시피 언덕을 내려가서 사람들에게 다가갔다.

  대장. 또 누가 오는데요.
  손들어!

  그들 중 하나가 소년에게 총을 겨눴다. 그들은 모두 낡은 군복을 입고 있었고 총을 한 자루씩 들고 있었다.
  콧수염을 기른 남자가 손을 들었다.

  됐어. 어린애야. 무슨 일인지 물어봐.

  군인이 무슨 일인지 물었으나 소년은 고개를 저었다.

  말을 모르나 봅니다. 야만족인거 같아요.

  콧수염을 기른 남자는 무릎을 꿇고 소년을 바라보았다. 그는 몸집이 컸다. 그가 손가락으로 남자와 불타는 오두막과 소년을 한 번씩 가리키자 소년은 고개를 끄덕였다. 콧수염을 기른 남자는 턱을 쓸었다. 소년의 어깨를 두 손으로 잡고 부드럽게 힘을 주었다.

  대장! 이것 좀 보세요. 썰매에 시체가 있어요.
  또 뭐가 있나?
  상아랑 고래 뼈, 이상한 뿔 같은 것도 있고요. 약탈을 하는 놈들인가 봅니다. 아 이건…… 대장…… 사람이…….

  썰매를 수색하던 군인이 뛰쳐나가 토를 했다. 꿇어 앉아 있던 남자가 웃음을 터뜨렸다. 그는 소년을 알아보지 못했다. 다른 군인이 썰매의 천막을 열어 젖혔다. 그는 가만히 내용물을 살피다가 얼굴을 찌푸리고 입을 틀어막았다.

  뭔데 그래?

  콧수염을 기른 남자가 물었다.

  야만족을…… 먹었나 봅니다. 식인을 했나 봐요. 머리만 남은 야만족이…….
  조용히 해.

  콧수염을 기른 남자가 소년을 바라보았다. 그의 눈동자는 까맸다.

  꼬마야. 우리도 너처럼 집을 잃었단다. 우리가 사는 곳에는 지금 지독한 추위가 찾아왔단다. 영문을 알 수 없을 만큼 지독한 추위지. 그래서 우리는 살 곳을 찾아 헤매고 있단다. 우리와 함께 가지 않을래?

  소년은 그의 눈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썰매와 자신을, 그리고 언덕 위에서 불타는 불꽃을 가리켰다. 콧수염을 기른 남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모두들 비켜서.

  소년은 군인들과 남자와 여자 사이를 지나 썰매에 다가갔다. 천막을 치고 줄로 감은 후 어깨에 썰매 끈을 걸쳤다. 소년이 썰매를 끌고 지나갈 때 남자가 그를 유심히 살펴봤다. 그의 눈동자에 불꽃이 어른거렸다.
  소년은 썰매를 끌고 비틀거리며 언덕을 올랐다. 불꽃이 하늘 높이 치솟았다.

  대장. 저기 좀 보세요. 늙은 이리가 있네요.

  소년은 그들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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