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우스 대왕이 나를 버렸다
아케메네스조 페르시아의 다리우스 대왕은 스키타이를 치다가 실패했고 트라키아로 돌아가는 길에 다뉴브강을 건너 회군했다.
그 사이에 스키타이의 추격군을 방어하고 묶어둘 군대가 필요했다. 스키타이는 기마 민족이었고 군사 일에 페르시아 못지않게 다른 형태로 유능했다.
난 버려진 군대의 사령관이었고 군사적 재능이 많지 않은 지휘관이었다. 다리우스 대왕은 알리지 않았으나 난 나의 군사 지식으로 왕과 측근들이 살기 위해 나와 나의 군대를 스키타이 앞에 던졌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나는 내 목을 잠깐 만졌다. 스키타이는 전쟁에서 패한 적장의 해골에 황금을 부어 술잔을 만들어 만찬장에 쓴다고 했다. 내 목에 그들이 그렇게 황금까지 쓸 가치가 있도록 만들어 보이겠다는 생각이 스쳤다.
난 평소처럼 군대를 위무했고 군대가 할 일을 하도록 완비했다. 내게는 되도록 오래 전투를 끌고 되도록 많은 피해를 스키타이 군에 끼쳐야 할 의무가 있었다. 난 그 의무를 기꺼이 수행할 생각이었다.
내가 죽어도 페르시아 문명은 남아야 했다. 어차피 죽어 사라질 삶이었고 문명의 수호에 이바지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복되도다. 그래야만 조로아스터교의 절대자 아후라 마즈다를 내세에 만나더라도 한 줌 할 말이 있을 것이고, 내세가 없다면 그저 한 줌 먼지로 흩어지기는 모두와 같을 것이다.
[2022.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