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번호를 잊어버리셨나요?

단편 연세대학교를 가는 법

2022.04.24 15:0804.24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동에서 연세대학교로 가는 길은 간단하다. 대화역에서 붉은색 광역버스 1000번을 타고 신촌 ‘연세대 앞 사거리’에서 내리면 된다. 나는 연세봄정신건강의학과, 연세아이랑소아청소년과, 연세탑치과, 연세의료원 등 ‘연세’와 그 문양으로 뒤덮인 역 풍경을 가만히 응시한다. 그중에서 ‘연세여름미용실’이 눈에 들어온다. ‘미용실’ 세 글자가 이질적이다.

버스에 올라탄다. 40분 남짓 걸리는데, 까딱 졸았다간 지나치기 십상이니 주의해야 한다. 지금 나는 버스에 올라탄 지 20분 째다. 광역버스의 에어컨 강도는 미세한 조절이 가능하다. 그에 따라 체감온도가 달라지고 이어 기분도 변한다. 내 기분은 지금 어떠하지, 자문하지만 쉽사리 답을 하지 못한다. 감정은 사라지고 배가 고프다는 욕구만 꿈틀거린다. 기분 따위 헤아릴 계제가 못된다. 버스 기사가 무심히 움직이는 운전대만 눈에 들어온다. 운전대는 앞 두 바퀴와 연결되어 있다. 누군가의 의지대로 좌우 방향으로 움직이는 바퀴 같은 삶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에 가 닿는다. 고개를 창밖으로 돌린다. 그런 삶도 자격이 되는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거다. 늘 배가 고픈 사람은 그 바퀴가 밟아 튕겨나가는 돌멩이에 지나지 않는다.

버스에서 내리자 사거리가 나를 품는다. 사람들이 보인다. 개중엔 여러 사람이 뒤섞여 있을 테지만 연세대학교 학생이 가장 많으리라. 나는 아니다. 스물다섯의 타 대학 휴학생이다. 하지만 이곳은 모공 하나하나를 꿰는 듯한 더위도 늘 그렇지 뭐, 넘길 수 있을 만큼 호의적이고 익숙하다. 잘게 쪼개진 구름들이 붙박인 하늘을 올려다본다. 방에 가만히 웅크려 앉아 위를 쳐다볼 때 문득 천장이 너무 높구나, 낮구나, 느껴지곤 하는 때가 이 순간 다가선다. 지금은 하늘이 너무 낮다, 고 생각한다. 압사당하지 않으려면 빨리 도망쳐야 할 것 같아 서둘러 횡단보도를 가로지른다. 사람들이 곁을 스쳐간다. 연세대학교 정문이 눈에 들어온다.

블로그에서 학생식당이 있는 건물을 미리 찾아보았다. 그러나 현실에서 실제 건물을 찾기란 쉽지 않다. 뾰족 솟은 첨탑 입구를 중심으로 오른쪽에 위치한 건물이란 한 블로거의 설명을 떠올린다. 학생회관하고 가까워서 가장 우글거리는 곳이에요, 라는 그의 설명은 현재 적용되지 않는다. 강의 시간인지 사람 자체가 드물기 때문이다. 나는 뒤에서 누군가가 쫓아오기라도 하듯 다급해진다.

찰나, 두 발을 멈춰 세운다. 한 사람이 홍보 전단지를 건넨 때문이다. 그가 쥔 전단지를 내려다본다. 종교 동아리 홍보지다. 둥글둥글한 글씨체와 각종 이모티콘이 난잡하게 얽혀 있다. 천천히 고개를 든다. 그 사람의 얼굴을 쳐다본다. 아버지는 없다. 나는 꺼져요, 한 마디를 내뱉는다. 그러곤 내가 꺼진다. 저 멀리.

오늘의 메뉴는 닭볶음탕 정식이다. 3900원. 돈이 모자랄 일은 없다. 식권을 발권한 뒤 줄을 찾아 맨 뒤에 가 선다. 곳곳에 연세대학교 문양이 그려진 옷과 물건이 눈에 띈다. 어렸을 때 나는 그것을 외눈박이 괴물, 이라고 생각했다. 동그랗고 커다란 눈 하나에 세모 모양의 입을 벌리고 있는, 지극히 단순하고 객관적인 동시에 더없이 사실에 가까운. 지금은 다르게 보인다. 졸라맨처럼 보이기도 한다. 동그란 원이 머리, 시옷 모양이 두 다리. 나는 본래 저 문양의 의미가 무엇인지 모른다. 알려고 하는 의지가 없으므로. 그냥 졸라맨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런 말을 하면 이곳 학생들은 화를 낼까. 나는 입술을 달싹인다. 졸라맨.

식판을 받아들고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삼삼오오 모여 밥을 먹는 학생들 틈으로 비집고 들어갈 용기가 나지 않는다. 아버지와 왔던 때와 비교했을 때 많은 것이 변했고, 동시에 변하지 않았다. 변한 건 알겠는데, 변하지 않은 건 무엇인지 잘 감이 잡히지 않는다. 이미 체화된 탓일까. 언어는 도구일 뿐이지, 그 자체로 진리가 아니다. 그러니 요새 유행하는 표현대로 느낌적인 느낌으로, 이곳은 변하지 않았다, 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 자리 한 곳이 비었다. 나는 재빨리 그곳으로 걸음을 옮긴다. 학식을 먹기 시작한다. 닭볶음탕은 달고 반찬은 짜다. 밥은 맹숭맹숭하다. 세 꼭짓점을 한 번에 잇듯이 차례차례 젓가락질을 한다. 먹는다고 하기보단 입에 욱여넣는다는 표현이 더 적합할 것이다. 하지만 뱃속의 허공을 채우면 채울수록 공허감만 깊어진다. 도대체 나는 매주 주말 아버지 옆에서 무슨 맛으로 이따위 걸 먹었는지. 단순히 연세-가 불러일으키는 권위와 명예에 담긴 맹물만 원효대사 해골물처럼 좋다고 마셨는지 모른다. 아버지한텐 그게 전부였던 것 같지만.

돌아오는 길,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볼 때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바꿔 볼 때 느껴지는 것은 분명 다르다. 그뿐이다. 그 느낌을 형체로 직조할 능력이 내겐 없다. 학자연하며 현학적인 말들을 늘어놓을 수도 있겠지만 그건 나보다 더 똑똑하고 잘난 사람들이 할 거라서, 구태여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이를테면 아버지 같은 사람들. 오늘 따라 유독 아버지가 자주 떠오르는데, 자정까지는 괜찮다. 멀미를 견디듯 아버지를 견딘다.

대화역으로 되돌아온다. 버스는 정확히 왔다가 모자란 듯 있다가 빠른 듯 떠난다. 버스의 뒷모습을 바라볼 여유 따위는 없다. 건너편에 위치한 성저마을 8단지로 걸음을 옮긴다. 유일하게 아파트가 남향인 곳, 낮에도 부엌에까지 햇볕이 드는 곳, 그리고 40평, 지하철역 근처. 그것이 아버지의 뒷모습이다. 속이 울렁거린다. 나는 돈을 들여 새로 세운 콘크리트 대문 너머 아파트 1층 현관으로 달음박질한다. 앞에 드리워진 내 그림자를 쫓는다. 엘리베이터에 사람이 있어 계단을 택한다. 7층에 다다르자마자 지문인식으로 문을 연 뒤 누군가 뒤에서 밀친 양 앞으로 고꾸라진다. 재빨리 외투를 벗고 침대로 들어간다. 무언가에 사로잡힌 것처럼 꼼짝없이 있다. 눈이 감기고, 의식이 분리된다.

눈을 떴을 때, 나는 천장을 먼저 확인한다. 어둠 속에 묻힌 천장은 높낮음의 경계를 넘어섰다.

시간을 확인한다. 다음 날 오전, 새벽 1시 14분이다. 아버지의 기일 다음 날이다.

 

서울대병원에 도착하자마자 진료카드 환자 바코드를 인식시킨다. 19번 진료실 앞, 김한섭 교수, 나는 그 이름을 중얼거리며 대기 의자들이 정렬한 진료실 앞 복도로 향한다. 사람들이 드문드문 앉아있다. 올 때마다 보이는 낯익은 인상들이 있다. 그것은 웃는 노인, 우는 여학생, 무표정인 남성의 얼굴 등으로 치환된다. 딱 거기까지다. 그 얼굴들은 인식의 세계에만 머무른다. 대화를 나누거나 할 용의도 용기도 내겐 없다. 고통은 나누면 두 배라는 내 신념 속에서 그들은 불가피한 대상일 뿐, 소통의 대상이 되진 못한다.

한여름 씨, 내 이름이 불리고 나는 19번 진료실로 들어선다.

머리 곳곳이 하얗게 센 여성이 나를 맞는다. 아버지의 오랜 친구였던 의사다. 나는 안녕하세요, 작게 얼버무린다. 그는 활달한 얼굴로 나를 응대한다. 정신과 의사들의 단골 질문이 죽 이어진다. 잘 먹고 잘 싸고 잘 자고 잘 쉬는지, 운동은 열심히 하는지, 사람은 만나는지. 나는 무례하다고 느낀다. 내 삶에서 가장 작아 가장 소중한 것들을 일일이 확인하는 작업은 발가벗은 스스로를 거울 앞에 세우고 관망하는 것만큼이나 수치스럽다. 거기서 멈추지 않는다. 의사는 수치(羞恥)를 수치(數値)화 시킨다. 몇 번, 몇 차례, 며칠, 몇 명 등으로.

“어제가 아버지 기일이었던가? 잘 지냈어요?”

이제야 본격적으로 상담이 시작되었다는 것처럼 그는 말을 꺼낸다.

“학교에 갔어요. 밥을 먹었고, 산책 좀 하다가 다시 집에 왔어요.”

나는 멍한 상태로 읊듯이 대답한다.

“내가 어제 바빠서 미처 연락을 못했네요. 미안해요.”

미안해하실 것 없어요. 나는 말하려다 만다. 해묵은 질문이 몸 속 저 깊은 곳에서 똬리를 튼 채 꼼지락거린다. 아버지는 왜 죽었나요. 그러나 대답을 할 수 없는 이에게 대답을 요구하는 자만큼 잔인한 것은 없다. 전자인 적이 있었기에 안다. 묻지 않는다.

“머리를 많이 길렀네요. 좀 다듬을 필요가 있어 보여요.”

의사가 말한다. 나는 가만히 있다. 당신은 헤어디자이너가 아닌데.

“선생님도 기르셨네요.”

“나요? 난 이게 자른 건데.”

그가 웃는다. 나는 입 꼬리를 애써 위로 끌어당긴다.

연세대학약국에 들러 처방전을 내민다. 안면을 튼 약사와 눈짓으로 인사를 나눈다. 잠시 대기석에 앉아 이름이 불릴 때까지 기다린다. 천장에 매달린 TV를 올려다본다. 그곳에서 전해지는 뉴스 내용은 이세계의 일 같다. 곧 아버지의 이름이 나올 것만 같다. 이름이 불린다. 약사는 약이 조금 줄었다며, 만면에 미소를 틔운다. 마주 웃으려 하지만 웃을 수 없다. 약이 줄었다, 왜지, 더 심해진 것 같은데.

“무슨 약이 줄었어요?”

“저녁에 먹는 건데, 졸린 성분이 들어간 약이 하나에서 반개로 줄었어요.”

“그럼 덜 졸려요?”

“아무래도요.”

“전 졸려야 되는데. 자야 되는데.”

그렇게 중얼거리면서 돌아서 약국을 나선다. 나는 드디어 그 헤어디자이너 의사에게서 마지막 자유와 기회마저 박탈당했다. 졸릴 권리, 자유, 잠을 잘 권리, 자유. 그렇게 지겹도록 지겨운 의식 세계의 반대쪽 무의식 세계로 도피할 기회마저. 꼭 그래야만 했을까. 머리를 잘라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렇지만 막연하다. 어느 정도의 길이로, 무슨 모양으로 잘라야 할까. 그래야 좀 그만 좆같아질 수 있을까.

일산 대화역으로 돌아간다. 아버지의 병원이 있던 곳에 들어선 미용실을 기억한다. 연세, 여름미용실이었던가. 6층짜리 상가. 변호사를 대리인으로 보내 병원을 처분하고 건물에 새 세입자를 들이기로 했더랬다. 이내 미용실 이름을 떠올린다. 연세대 로고와 연세 글자까지는 그대로 내버려둔 채, 옆에 미용실 세 글자만 다른 글체로 붙여 넣은 간판. 연세여름정신건강의학과에서 ‘정신건강의학과’만 홀랑 떼버린 채 연세여름‘미용실’이 되어버린 곳. 연세대학교에 미용 관련 학과가 있나? 아니면 학교에서 운영하는 미용실이 있나? 그도 아니면, 연세 상표권(맞는 표현인지는 모르겠다. 지긋지긋한 건 맞다)을 드디어 팔아버린 건가?

물어보니 아니라 한다.

“간판 떼는 비용이 생각보다 들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내버려두려고요. 이름도 멋지고.”

미용실 원장의 말이다. 커트를 할 생각이라는 말에 그는 잠시만 기다리라고 했고, 그 틈을 타 물었다. 건물주라는 것은 밝히지 않은 채. 여자 원장은 행여 학교에서 고소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며 파하하 잔웃음을 뿌린다. 미용실엔 파마를 하는 남자와 여자 한 명씩이 있다. 적요한 분위기에 느슨하게 나는 몸을 기댄다.

이름이 멋지다, 는 말을 곱씹는다. 학교에서 아이들은 내 이름이 줄곧 멋지다곤 했다. 조롱이었다. 꼬이고 뒤엉킨 기억의 줄기의 한 단면을 따라 올라가 본다. 초등학교의 내가 있다. 학교가 파하면 늘 아버지의 병원인 연세여름정신건강의학과로 향하는 나를 보며 아이들은 나를 ‘연세’라고 불렀다. 나중에 연세대 갈 거냐? 는 농담은 걸음마다 들었다. 하버드, 옥스퍼드, 예일대, 서울대 사이에서 연세는 참 작아보였다. 아이들은 커가면서 착각이었음을 깨달았다. 그 애들은 연세대는커녕 간신히 서울권 대학에 발을 걸치는 정도였으니까. 나 역시 연세대를 가지 못했다. 아버지는 별달리 내색하지 않았다.

“커트 전 샴푸 먼저 해드릴게요. 발 조심하시고요.”

남자 수습 디자이너가 다가온다. 언뜻 얼굴을 보았는데 낯설지 않다. 나는 빤한 정도는 아니더라도 계속해서 그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고등학교 동창임을 깨달은 건 그 애가 머리카락을 늘어뜨린 채 샴푸로 비비며 두피 마사지를 해준 순간이다. 고등학교에 올라가서도 내 이름은 한연세였다. 나는 마치 연세 탄생신화를 이룩한 박혁거세 마냥 여겨졌다. 그 예언자 중의 한 명이 바로 지금 내 머리를 감겨주고 있는 수습디자이너다. 그 애는 헤어디자이너가 꿈이라면서 줄곧 아이들의 머리를 매만져주거나 마사지를 해주었다. 내가 예쁘장하게 생겼다며 여자애들이 나를 여장시키려 할 때 제일 큰 공을 세운 것이 그 애였다.

아이돌하지. 넌 공부하기엔 아까워.

같은 반이었음에도 관심사가 달라 별로 접점이 없던 그 애와의 본격적인 연은 그때부터였다. 축제와 공연 연습을 핑계로 그는 시도 때도 없이 연락을 했다. 같이 영화를 보고, 밥을 먹고, 연애만 안 했을 뿐이지 데이트란 데이트는 다 했다. 아이들이 걔가 게이라느니 호모라느니 수군거려도 나는 별 달리 신경 쓰지 않았다. 나는 연세혁거세였으니. ‘걔’의 이름은 상현이었다. 상현, 입을 오므려 앞니로 혀를 살짝 깨무는 일, 혀에 짓이기듯 새겨진 앞니의 자국. 그 모양은 꽤 귀여울 것이라고 상상한다.

“정말 너 맞아? 우와, 신기하다. 그래서 정말 연세대 갔냐?”

상현의 손끝은 머리칼 깊숙이 스며들어 머리 곳곳을 부드럽게 눌렀다 떼기를 반복한다. 과장하면, 신경세포 하나하나가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는 것 같았다. 어째서 내가 연세대를 가지 못한 걸 모르는지 영문을 알 수 없다. 기억하기에 고등학교 3학년 한창 입시 때도 상현과는 계속 교류를 한 것으로 안다. 그때를 잊어버린 것일까, 잃어버린 것일까. 나는 묻고 싶었지만 상현의 역할은 머리를 말리는 것에서 끝난다. 다른 디자이너가 와 머리를 만지기 시작한다. 그리 길지 않은 머리가 짧게 정돈된다. 나는 의사의 머리 길이를 기억한다.

다시 샴푸 타임이 오고, 나는 상현을 따라 샴푸실로 들어간다. 뒤로 몸을 누이자 그의 두 손이 머리에 닿는다. 순간 나는 몸이 짜릿 떨려오는 것을 느낀다. 마치 개안(開眼)한 것 같은 떨림이다. 그는 물음에 물음을 잇고, 나는 대답에 대답을 잇는다. 그간 어떻게 지냈느냐는 안부가 대화의 초반을 이룬다. 그리고 중간을 건너뛴다. 마치 없던 걸로 약속이나 한 듯이. 그는 최근에 애인과 헤어졌다고 한다. 나는 구태여 그 ‘애인’이 ‘여자’친구인지 ‘남자’친구인지 물을 필요가 없었다. 본인 스스로 형, 이라고 밝혔으니 말이다.

“그래서 지금은 좀 심란해. 우울하고. 약도 먹고 있어.”

“무슨 약?”

“정신과 약이지. 약 값이 장난이 아니더라.”

너도 딴에 동성애자라고 부모가 약 먹으라 하디. 나는 속으로 되뇐다. 어느 병원을 다니느냐고 물으려던 순간이다. 오래 전 사장되었던 아버지의 목소리가 기도를 역류하여 뜨거운 숨으로 흘러나온다. 끌려가는 나 자신의 의식을 목도한다. 남자를 좋아한다는 건 정신병이야. 심리 상담과 약물치료로 고칠 수 있단다. 건강하게 자라야지. 나는 아들이기 이전에 연세여름정신건강의학과의 수많은 환자들 중 한 명에 불과했다. 아버지가 돌아가고 나서야 깨달은 진실이었다. 아니, 애초에 나는 몰랐던가? 알면서도 그런 현실에 안주하는 것이 일신의 영달을 위해 편하다는 것을 일찌감치 안 것은 아니었나?

상현이 나를 일으켜 세운다. 그리고는 무릎에 양 손을 짚고 몸을 기울여 가만히 정면에서 응시한다. 흘러내리는 물과 헝클어진 머리칼이 따끔할 정도로 달아오른 두 뺨을 가려주었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서며 얼른 말려달라고 말을 더듬는다. 의자에 앉아 마지막으로 기장과 대칭을 확인하는 디자이너의 말이 귓가를 스쳐간다.

미용실을 나서는 내 옆으로 바투 붙어선 그가 폰을 달라고 하고는 제 번호를 적어 되돌려준다. 꼭 칵테일 바나 헌팅 술집에 온 기분이다.

나는 뭐냐고 묻는다.

“밥이나 먹자. 그때처럼. 아니면 술을 하든.”

그리고 상현은 원장의 부름에 사라진다.

나는 미용실 건물 밖으로 나선다. 나를 알아본 몇몇 가게 주인들이 인사를 건넨다. 연세글자와 문양은 ‘미용실’이라는 간판과 함께 여전히 야누스처럼 나를 내려다보고 있다. 핸드폰 패드에 입력된 상현의 전화번호를 새 이름으로 저장한다.

 

40평짜리 빈 집은 손님을 기다린다. 처음엔 상현을 생각했다가, 지웠다. 그를 부르기엔 서로 닿지 않은 채 흘려보낸 시간이 하수구의 구정물처럼 범람한다. 하릴 없이 만남 어플을 뒤적거린다. 사용자도 남자, 매칭 상대도 남자로 설정한다. 남자들을 찾는다. 내가 올린 내 사진은 두 장 밖에 없다. 비스듬히 사선으로 허공을 향해 시선을 던지고 있는 블랙 롱코트 차림의 사진 한 장과 깊게 파인 브이넥을 입고 카메라 렌즈를 위로 올려다보는 듯한 제스처를 취한 사진 한 장. 각기 찍힌 시간도 공간이 다르다. 피사체는 같으나 동일인이라고 할 수 있을는지 모르겠다. 두 사진 간 세월의 격차를 염두에 둬야 한다. 다행히 얼굴은 그리 시간의 흐름에서 빗나가지 않은 듯이 여겨진다.

나와 마찬가지로 어플에 연애할 사람, 섹스할 사람, 친구할 사람을 구하기 위해 스스로를 전시하는 남자들을 둘러본다. 대개 몸의 조건과 학력, 직업, 성격, 성향 등이 적혀 있다. 나는 시장에서 살 것 없이 이곳저곳 기웃거리는 손님처럼 구경한다. 은근히 고학력인 사람들이 많았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서성한, 중경외시이, 건동홍숙, 국숭세단 등, 이것도 벌써 옛날 순이려나, 어쨌든 간에, 내 눈을 사로잡은 것은 연세대(라고 적은 뒤 괄호 안에 서울캠퍼스라고 적은) 재학 중이라고 표기한 사람들이다. 신물이 난다. 한편으론 불가항력적인 힘에 끌린다. 나는 얼굴도 몸도 괜찮은 연세대 남자 한 명을 선택한다. 사람을 선택하는 건 시간을 선택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나는 ‘찬성’이라는 닉네임의 사람을 선택했고, 그 시간을 선택했다. 부디 후회되지 않길, 마지막으로 나의 신에게 애원한다.

후회된다. 벌써. 대화역에서 만난 찬성이라는 남자는 나를 보자마자 모텔로 가자고 꼬드긴다. 나는 배가 고프다고 한다. 배가 고프지 않은데도. 느릿느릿 인근 닭갈비집으로 두 발을 질질 끈다. 다 익은 시뻘건 양념의 닭갈비를 앞에 두고 남자는 오물오물 잘도 먹는다. 나는 양념에 절여진 양배추 두 자락을 입에 가져간다. 우물우물, 적당히 눅눅하고 버석거리는 식감이 나쁘지 않다. 하지만 더 이상은 싫다. 나는 일주일에 두세 번 연세대학교 학식을 먹는 것으로 의식주의 식(食)을 해결한다. 그곳에서 만들어진 음식 외의 어떠한 것도 입에 맞지 않는다. 벌써 그러기를 반년 째다. 의사는 그게 강박증의 일종이라고 했다.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충격에서 발현된.

나는 젓가락을 허공에 든 채 입을 다문다. 대화는 지루하고 고난하다. 그가 말을 하면, 내가 그 말에 각주를 붙이고 해제를 다는 식이다. 정답이 있고 그것을 쉽게 ‘해석’하는 일은 따분하다. 그럴수록 몸이 달아오른다. 그것을 애써 억누르며 연세대 무슨 과에 다니느냐고 물음을 던진다.

“무역학과요. 더럽게 어려워요.”

그는 ‘연세대’ 무역학과에 대해서 고루한 설명을 늘어놓기 시작한다. 물류학개론, 각종 경제학, 사회학, 정치학 등등, 거치지 않는 분야가 없다고도. 나는 무역이 뭔지 잘 모른다며 그의 잘난 설명을 재촉한다. 남자는 무역이야말로 인간사 모든 현상을 설명할 수 있다고 한다. 나는 어찌 그러느냐고 묻는다. 그는 멍청한 얼굴로 나를 건너다본다.

“무역은요. 관계에 관한 거예요. 세상에 관계하지 않고 사는 생물이 있나요? 없잖아요.”

“난 그러고 싶은데. 관계하지 않고 살아갈 순 없나 봐요.”

“지금 그쪽과 나도 이미 관계 중이죠. 그리고 무역의 역사가 얼마나 길어요. 우리 인간 수명보다 훨씬 긴데. 죽으면 죽음으로써 또 관계가 이어지는 거예요. 예를 들어 살아있을 땐 딸과 아버지. 죽어서는 남겨진 딸과 죽은 아버지. 그건 우리나라에서 또 제사로 연이 이어지죠. 지금은 사라지는 추세지만.......”

한동안 그렇게 연세대 남학생의 철학적 무역개론을 듣고 있자니 머리가 아파왔다. 그 강의를 끝내려 나는 술값을 치루고 근처 모텔로 그를 끌고 갔다. 누구 하나 딱히 씻을 시간을 주고 싶지 않았던 모양이다. 우리는 마치 핵전쟁으로 모두가 죽기 전 마지막 쾌락을 나누려는 사람들처럼 섹스에 섹스를 거듭했다. 섹스는 마치 자신이 살아있는 동물이라는 것을 확인하려는, 극심한 존재론적 불안감의 발현이라고도 할 수 있을 거다. 그 점에서 우리는 실패했다. ‘찬성’은 사정(射精)하는 데 실패했고, 나는 그런 남자를 사랑하는 데 실패했다. 그의 무역학개론 강의는 그렇게 막을 내렸다.

그가 잠들었을 즈음, 나는 창밖으로 대화역 전경을 내다본다. 창문을 활짝 열어젖힌다. 북향이라 그런지 달빛이 창문가 너머 발치에까지 너울거리다가 밀물처럼 물러가고는 소식이 없다. 무심코 누군가 우는 소리가 들려 주변을 둘러본다. 아무도, 없다. 남자는 여전히 코를 골고 있다. 내가 커밍아웃을 한 날, 아버지는 처음으로 울었다. 그것은 철저히 타의에 의한 커밍아웃이었다. 최근에 법원에서 강제 커밍아웃을 광의적인 관점에서의 또 다른 성폭력이라고 판결을 내렸는데, 아버지가 살아있다면 그 벌금 500만원의 주인공은 그가 됐을 수도 있다. 아버지는 주식 공모를 한답시고 내 폰을 빌려가서는 나와 남자친구의 사진 등을 발견하고 추궁을 시작했다. 어렸을 적 그는 ‘연세여름정신건강의학과’가 내 이름을 따 지은 병원명이라고 설명했다. 아직 내 이름을 자각하고 인지하는 것에 한창 의문을 가진 어린 나이였으므로, 나는 연세와 여름 중 어느 게 내 이름에서 따온 것인지 물었다.

당연히 여름이지. 연세는 사람 이름이 아니야. 대학 이름이지.

한 번도 피워본 적 없는 담배가 간절해 모텔 1층 편의점에 가 한 갑을 사온다. 라이터는 사지 않았다. 창가에서 담배를 한 개비씩 부러뜨려 허공에 내버린다. 아버지는 내 대답을 들을 생각도 없이 치료를 시작했다. 아버지는 교회 목사나 집사는 물론이고 평범한 신도조차 되지 못했다. 무신론자에 가까웠다. 신을 믿지 않는 만큼 인간을 믿었고, 인간을 믿은 만큼 치료의 가능성은 그에게 있어 무한대였다. 그렇게 한여름이 아닌 한연세로 불리며 치료를 받던 나날, 아버지는 두 번째로 울음을 내게 보였다. 연세대에 떨어지고 타 대학에 합격한 때문이었다. 그때 아버지는 처음으로 교회에 나갔다.

“뭐해?”

어느 새 잠에서 깬 남자가 묻는다.

“잠이 안 와서. 다시 자.”

“미안해.”

“괜찮아. 네 탓도 아닌데. 그런데 말이야.”

“응.”

“연세대 좋디?”

그가 멀뚱 나를 보더니 킥킥 웃는다.

“그건 갑자기 왜? 아니, 좆같아. 힘들다.”

“죽고 싶을 정도는 아니잖아.”

“그 정도는 아니지. 머리가 있으니까.”

그가 제 머리를 검지로 콕콕 찌른다.

“좋겠다, 연세대 다녀서. 다시 자라. 깨워서 미안.”

그는 정말 다시 잔다. 달빛이 걷히는 여명 속에서 가능성을 발견한다. 창가에 몸을 힘겹게 올린다. 창문이 여간 작은 게 아니다. 내 죽음의 크기는 이 정도인가. 베일 듯이 모난 사각형. 낯설지 않다. 너무 일찌감치 죽음의 모양을 알아버린 것이 아니었을까, 의문이 든다. 나는 어긋버긋 몸을 놀리며 창으로 몸을 밀어 넣는다. 뒤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난 동시에 떨어진다. 아주 짧은 한순간, 바람이 주마등처럼 온 몸의 흔적을 스쳐간다. 쿵, 소리에 나는 몸을 묻는다. 아스팔트 냄새가 코끝을 스친다.

 

눈을 뜬 건, 애석하지만 병원이다. 연세대 문양이 커다랗게 박힌 흰 가운이 흐릿한 시야에서 졸라맨처럼 날뛴다. 의사는 여기가 어딘지 알겠느냐고 묻는다.

“연세세브란스병원.”

나는 소리치지만 밖으로 나온 말은 웅얼거림에 불과하다.

“난 연세대가 싫어. 죄다 연세야. 연세치과, 연세소아과, 연세내과, 연세태권도, 연세정신과, 연세미용실. 이러다 연세노인정까지 생기겠어. 정말 싫어.”

“환자 분, 환자 분, 좀 더 크게 말씀하세요.”

나는 입을 다문다. 재차 눈을 감고 뜨지만 변하는 건 없다. 그때 누군가의 손이 닿고, 이내 온기가 전해진다. 나는 머리에 대고 차례를 바꾸며 망치질을 해대는 듯한 고통에 눈살을 찌푸린다. 연세여름미용실 수습디자이너, 상현이다. 그리고 다시 졸도. 얼마 후 깨어나자 상현만이 옆에 있다. 왜 네가 여기 있어, 라는 말 따위는 나오지 않는다. 그는 여기 있어야 한다. 그래야 더 이상 기절하지 않을 것 같고, 죽지 않을 것 같다.

“배가 고파.”

나는 말한다.

“뭐라도 먹을래? 뭐 사다줄까?”

“나, 못 움직여?”

“응. 못 움직여. 아니, 움직이면 안돼.”

“왜?”

“넌 죽다 살아났으니까.”

“내가 죽었는지 살았는지 어떻게 알아.”

“연세대가 싫다며. 이 세상에 그 말을 하는 사람은 너밖에 없어.”

그가 웃음 짓는다. 나도 희미한 실소를 터뜨린다.

 

나는 병원을 서울대병원으로 옮겼다. 상현은 미용실에 휴직계를 냈다며(휴직계도 있는 미용실은 처음 본다고 말하니 그는 원장님이 네가 건물주인 거 알았나봐, 농담을 건넸다) 나를 간간이 돌본다.

“근데 왜 서울대병원이야? 우리나라 원톱이라서?”

휠체어에 앉은 내게 상현이 머리를 기울이며 물었다.

“내가 다니는 학교니까.”

잠시 침묵이 흘렀다.

“뭐야, 너 서울대생이었어?”

“말 안했나?”

“네가 말을 언제 했냐. 연세대 못가고 서울대 간 건데, 왜 애들은 죄다 네가 인생의 패배자라도 된 양 군 거지. 서울대면 연세대보다 좋잖아.”

“......그게 꼭 그런 것만은 아니야. 그렇더라고.”

“어쨌건, 너도 곧 퇴원할 거라니까 나도 좋은 소식 하나 알려준다.”

“뭔데?”

불현듯 찾아온 두려움에 나는 힘겹게 고개를 돌린다.

“애인이 생겼지요.”

아.

나는 그렇구나, 하지만 고개는 여전히 그에게로 향해 있다.

“축하해. 오래 가라.”

나는 더 이상 할 말이 없어 이만 가보라고 했다. 벌써 가도 괜찮겠느냐는 그의 말에 나는 손짓으로 미용실에나 가보라고 했다. 그리고 잊지 않고 덧붙였다. 원장님한테, 연세 문양하고 글자 안 떼면 무슨 일 생길지도 모르니 다시 생각해보라는 말을.

“그놈의 연세가 뭐라고.”

상현이 중얼거리며 엘리베이터에 올라타는 나를 지켜보았다.

“그래, 지겨워죽겠어. 망할 연세.”

“아, 그리고 연세야, 아니 여름아.”

나는 엘리베이터 양 문이 그의 말을 삼키는 것을 지켜본다.

닫히고 나서, 나는 생각한다. 어차피 듣지 못했을 말이었을 거라고. 들었더라도 이해하지 못했을 거라고. 이해했더라도, 듣지 못한 척 할 말이었을 거라고.

 

대화동에서 연세대학교로 가는 법은 간단하다. 1000번을 타고 40분가량을 달리면 된다. 그리고 연세대 앞 사거리에서 내리면 끝. 정문이 보인다. 나는 이 행동을 일주일에 두세 번, 반년 넘게 반복하고 있다. 뾰족한 첨탑 옆 학생회관 근처에 학생식당 건물이 있다는 것쯤은 이제 안다. 그리고 나는 여전히 헤맨다. 강의가 끝났는지 연세 로고가 박힌 야구점퍼를 입은 학생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학생식당의 줄이 길다. 오늘의 학식 메뉴는 돈가스와 새우우동 정식.

나는 여느 때처럼 학생들 사이를 비집고 자리를 잡는다. 돈가스는 바삭하고 적당히 도톰하다. 우동은 식었고 새우튀김엔 살이 없다. 여전히 내겐 맛을 느끼는 것이 사치다. 그 이전에 공허함부터 채워야 하므로. 나는 여전히 배가 고프다. 옆을 돌아본다. 학생들 건너 아버지가 앉아있다. 그는 열심히 먹는다. 자신이 죽었는지도 모르는 것처럼 뺨을 실룩거리며 음식물을 씹는다. 내게 할 말 못할 말 다 했으니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었나.

연세여름미용실은 그대로다. 나는 건물 안으로 들어선다. 경비와 인사를 나누고 미용실이 있는 2층으로 올라간다. 사람들로 북적이는 미용실에 상현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나는 어디 갔느냐고 원장에게 물으려다 만다. 아직 휴직계 기간이 남아있겠거니, 하고. 다만 머리는 자르지 않는다. 다음에 오겠다는 말을 남겨두고 떠난다.

상현을 본 것은 그 다음 날이다. 나는 수습디자이너에게 머리를 맡기고 싶다고 말한다. 그는 그렇다고 더 싸게는 안 해줘요, 농담을 건네며 다른 손님에게로 관심을 돌린다. 상현은 샴푸실로 데려가 내 머리를 감긴다. 말랑말랑하고 부드럽게 몽글진 손끝이 머리를, 뇌를, 머릿속을, 부유하는 생각들을 차곡차곡 개켜놓는 것 같은 기분에 휩싸인다.

“여기가 원래 무슨 가게였는지 알아?”

“알지. 안경원 있던 자리 아니었어?”

아닌데. 나는 사실 우리 아버지가 운영하던 정신과병원이었다고 말하려다 그만둔다. 이미 잊힌 것을 구태여 꺼낼 필욘 없다. 잊는 데도 용기가 필요한데, 하물며 잊힌다는 건 얼마나 축복받은 일인지. 정성스레 머리를 말리고 난 뒤 나는 자리에 앉자마자 싹 밀어줘, 주문한다. 싹? 삭발하게? 절 들어가니? 상현의 지분거림에도 나는 아랑곳 않았다.

“다음 주에 공익 신청하려고.”

“야, 너는, 무슨 군대를, MT 간다는 식으로 말하냐.”

“당분간 여기 올 일 없을 거야.”

“그렇겠네. 나 좀 적적하겠다, 야.”

한동안 침묵이 흐른다. 나는 커트비용을 계산한 뒤 미용실을 나온다. 상현에게 원장님한테 연세 두 글자 꼭 빼라는 거 잊지 말고 상기시켜드리라고 말한 뒤. 건물을 나온다. 아버지가 세운 빌딩, 그 속에서 뛰쳐나오지 않고 걸어 나온 게 얼마만인가. 미용실로 시선을 올린다. 연세, 여름미용실. 왠지 그렇게 띄어 읽어야만 할 것 같다. 여름미용실. 내 삶에서 연세를 소거하는 일은 얼마나 어려웠던지, 헤아리기 어렵다.

성저마을 8단지로 돌아가는 길, 아직도 무수한 연세를 달고 사는 이들을 뒤에 남겨두고 나는 집으로 향한다. 하늘을 봐야 해서 머리를 위로 쳐든다. 오늘따라 하늘이 높다. 의문을 가질 필요도 없을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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