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이빨을 뽑았다. 실에다 이빨들이 주르륵 달려서 나왔다. 엄마는 웃었다. 웃을 일이 아닌데 웃었다. 나는 입을 벌리기도 부끄럽고 무서운데 엄마는 웃었다. 웃다가 뒤로 넘어갔다. 발을 동동 구르며 웃었다.
엄마는 벌떡 일어나서는 화장실로 갔다. 대야에 물을 받아왔다. 물은 미지근했다. 엄마가 이빨들이 주르르 달린 실을 대야에 넣어 씻었다. 물에서 얼음끼리 부딪히는 듯한 소리가 났다. 핏기가 물에다 물감 섞은 것처럼 퍼졌다. 나는 입을 틀어막았다. 못 참겠어서 입을 헹궜다. 평소에는 귀찮고 싫어서 몇 번 하지도 않던 짓을 몇 번이고 했다.
엄마는 실의 양 끝을 집고서 들어올렸다. 웃는 입가처럼 늘어진 이빨 실에서 물이 질질 쏟아졌다. 엄마는 웃고 있었다. 엄마는 그걸로 목걸이를 해주었다. 하얀 티셔츠가 목부터 미지근하게 젖어들었다. 엄마가 입을 벌렸다. '아~'
나도 입을 벌렸다.
"아..."
엄마가 카메라로 날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