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언어를 가르친다는 것 그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낯선 다른 나라의 글자들이 가지고 있는 그 고유의 소리를 알려주고, 그 소리들을 연결시켜서 단어를 읽는다. 그리고 단어들이 모여서 구가 되고 절이 되고 그리고 문장이 된다. 문장들이 모여서 한 문단이 되고, 결국은 글이 되고, 한 권의 책이 된다.
"선생님. 우리 아이가 얼마나 지나야 능숙하게 말하고 쓰고 읽을 수 있을까요?"
이런 상담을 받을 때 난 위대한 어머니들인 그녀들에게 애도를 표하고 싶다. 쓴 미소를 지어주고 싶다. 먼저 가고 있는 익힌 자의 오만이라고 불러도 그만. 아니어도 그만이다. 하지만.
무어, 그날도 학생"님"들 때문에 지쳐서 집에 오던 중이었다. 집 근처 할인 마트에서 계란을 사고, 반찬거리를 사고, 마지막으로 생수병을 바구니 안에 담으려고 갔을 때였다. 내 등 뒤에서 까만 눈동자를 빛내면서 날 바라보고 있는 꼬마 아이를 보았다. 옷차림이 어떠했는지는 기억이 안 난다.
까만 긴 머리카락을 하나로 길게 내려 묶은 그 아이는 내게 다가오더니,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내게 "하문"했다.
"거기- 두 가지 언어를 아는 여자. 내게 좀 가르쳐다오. 한 가지의 언어를 습득하는 데는 어느 정도나 걸리는가."
물론 정상인답게, 난 모 드라마에서 파생되었다고 들은 기억이 나는 하오체를 쓰는 아이를 시큰둥한 표정으로 노려보면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후-. 니네 엄마 어디 계시냐?"
내 말에 그 아이 역시 만만치 않은 시건방진 표정으로 날 올려다 보았다.
"감히 내게 하문 하는 것이더냐-."
난 이마에 손을 얹고서 나직하게 영어로 요즘 외우는 시편 구절을 외웠다. Blessed is the man.. (시편 1장 1절 의인의 길은.. 어쩌고 저쩌고.)...
진정하자. 아이다. 꼬마다. 진정하자고-.
그런데 이 꼬마 의외라는 듯 호오- 하면서 날 바라본다. 그러더니 결정타를 날린다.
"그 자를 아는가? 꽤나 한 가닥 하는 글쟁이였지. 시는 운율이 잘 맞았어. 무어- 여색을 밝혀서 그게 탈이었지만 말일세. 하긴 그 자의 아들만큼 여색을 밝히는 자가 있겠느냐만. 어쨌건 두 가지의 언어를 말하는 여자. 말하라. 한 가지 언어를 익히는 데 얼마나 시간이 드나."
순간, 난 시편의 저자가 누구였더라? 하는 생각을 진지하게 고찰해 보다가 포기한 채 중얼거렸다.
"가장 빠른 방법은 그 언어를 쓰는 나라에 가서 더도 말고 한 십 년만 살다가 오면 좋지. 물론. 학교를 다니면 더 좋고."
눈 앞의 아이는 귀엽게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표정은 전혀- 귀엽지 않은 표정으로 시건방지게 중얼거린다.
"구역은 못 벗어나네. 흐음. 이럴 때는 주작 녀석들이 부럽구만. 그럼. 두 가지의 언어를 쓰는 여자. 자네. 내게 자네가 쓰는 다른 언어를 가르쳐 줄 수 있는가?"
일단, 무어 강사 모드로 들어가면 진지해진다. 아니 그 이전에 생계가 달린 문제이니-. 난 생수병을 카트에 담고 나서 그 자리에 앉아서 눈높이를 아이와 맞추었다. 아이의 까만 눈동자 안에 내 눈동자가 투영되어 보였다.
"난 비싼데. 이래뵈도 갈고 닦은 것이거든. 어느 정도를 원하는데? 그러니까 네 실력 말이지. 의미를 몰라도 어쨌던 읽을 수 있는 데까지? 아니면 의미도 알고 읽을 수 있는 데까지? 아니면 회화를 원하는 거니?"
진지하게 대꾸하기 시작하는 내가 우스웠지만 일단 일은 일이다. 그런데-. 그제서- 난 묘하게 주위가 조용한 것을 깨달았다. 사람들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쇼핑을 하고 있는데 -. 다를 거 하나 없는데. 저 쪽에서는 마감이요- 떨이요- 하는 소리가 들리고-. 사람들도 분주하게 움직인다. 그런데- . 확실히 나는 다른 공간에 있었다.
아이는 팔짱을 끼고서 고민하고 있었다. 물론 정상인답게 두려워진 난 짐짓 태연한 척-, 바구니를 들고서 거만하게 말했다.
"잘 말할 수 없겠으면-, 여기 이 언니 전화번호이니까 전화해라. 알았지? 그럼 엄마 찾아서 가 봐-. 언니는 이 마트 건너편, 학원에서 가르치고 있으니까. 그럼 언니 이만 간다."
물론 아이"님"은 학생"님" 싹수가 보이고 있었기에- 아니 그 이전에- 발끈했다. 언니라는 단어에서 말이다.
"무례한지고- 감히 용을 다스리는 천하의 흑제인 내게- ! 아녀자가 방자하도다!"
못된 싹수는 잘라서 없애야 하는 법. 암, 그렇고 말고. 건전하고 밝은 사회를 위해서 철저한 교육자로서의 혼에 불탄 난, 또 한번의 감히라는 말이 나올만한 행동을 보이고 말았다. 아이의 머리에 애정을 담아서 꿀밤을 먹여준 것이다.
"어허- 사부가 될 지도 모르는 데- 너야말로 방자하구나-. 옛 말에 스승의 그림자는 밟지도 않는다는 말이 있건만!"
의외로 나 연기에 소질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어쨌거나-. 흑제는 까만 눈으로 날 노려보면서 앙칼지게 외쳤다. 확실히, 여자아이다와 보이지는 않았다. 무어- 여자는 여자를 알아보는 법이니까.
"이 몸에게 언어를 가르치고 싶다면- 그래. 기회를 하사하지. 단- 한 달이다. 한 달안에 언어를 가르치지 못한다면 내 네 일족을 삼대 내내 벌하리라-"
..............이봐- 내가 역적죄라도 지었나? 삼대가 뭐냐! 삼대가-. 난 슬슬 미아 보호소를 찾아봐야 겠다- 라고 심각하게 고민하면서 아이의 머리를 슥슥 쓰다듬어 주었다. 의외로 반항이 심각할 줄 알았던 아이는 멈칫 하면서 날 올려다 본다.
"아이야. 너무 억지가 아니냐. 한 나라의 언어를 완벽하게 하는 것은 욕심이야. 그것도 단 기간에. 네 말대로- 네가 용이라면."
확실히 비타민이 부족했어. 난 그렇게 중얼거리면서 아이의 머리를 슥슥 쓰다듬었다.
"그래-. 네가 미르라면. 알 것 아니니? 오랜 세월을 살아 왔었을 터이니까. 한 나라가 생기고-. 한 나라의 언어가 뿌리를 잡게 되는 그 과정을 지켜봐 왔을 것 아니니?"
아이의 까만 눈동자는 침체되어서 가라앉는다. 그 빛을 잃고 있다. 왜인지 가슴이 아프고 답답하다.
"인간이 동굴에서 나와 밭을 갈고 쟁기를 들고- 무어, 그리하다가 붓을 들게 되기까지- 많이 기다렸니? 하지만- 이미 인간은 너무 많이 와 버린 거야. 그렇지? 너희들과 말하기에는 너무 많은 언어를 만들어 버렸으니까."
눈앞의 아이는 아니, 이제 더 이상 아이라고 부를 수 없는 그는 이제 확실히 기억이 나는 호화스러운 금실이 박힌 검은 궁장을 길게 늘어뜨리고 서 있었다. 서글픈 미소와 함께.
"그래서 너희들의 말이 들리지 않아. 하지만- 언젠가는 분명히 말할 수 있는 날이 오게 되겠지. 그러니까."
난 손가락을 단호하게 세웠다. 내 어깨를 감싸안으려던 그가 멈칫한다. 그의 까만 눈동자에 내 두 눈동자가 단호하게 이글거리면서 타오른다.
"한 시간에 만원-. 한 달안에 깨우치게 해 주지- 단! 숙제를 안 해오거나 밀리면 그 즉시로 두배 세배 건너 뛸 줄 알아!"
설마- 흑룡의 지배자인 그가 과외비 가지고 쪼잔하게 굴리는 없겠지. 없겠지? 내 미소에 흑룡은 우거지상이 되어버린다.
"그리고- 존대말 쓸 것. 그럼 첫번째 과제. 자네가 배우려고 하는 언어의 글자는 모두 몇 개일까요? 그 중 모음과 자음의 갯수는?"
아마도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직업을 고르라면 난 선생이라는 직업을 주저없이 고를 것이다. 앞서 배운자와 뒤에 배울자라는 것이 틀리긴 하지만- 그 차이는 엄청나다. 그 차이를 가르쳐주고 따라잡을 수 있게 하기 위해서 그만큼 노력해야 하니까 말이다.
거기다가 학생"님"들도 꽤 중요하다. 아무리 가르쳐도 그 만큼 결실을 못 보이는 학생"님"들이 있는가 하면- 하나를 가르쳐도 열 가지, 백 가지를 아는 학생"님"들이 계시니 말이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눈앞의 이 위대한 흑미르께서는 전자 쪽이라는 것이다.
난 한숨을 내 쉬면서 미르의 머리위에 달콤한 애정이 담뿍 담긴 꿀밤을 먹여주었다.
"오늘 가서 이 책 5번씩 써와!"
물론 숙제 역시 중요하다. 잊지 말자. 한 나라의 언어를 익히는 것은 그 나라를 이해하는 것이다. 그 나라를 사랑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무어 학생에 대한 애정이 상당히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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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어, 차라리 저 흑 미르님이 낫지요. -_-;
오후 3시부터 시작해서 오후 10시가 되도록 원고 못 외우는..
학생"님들"을 가르치기 보다는.....
......... 무어 그런 겁니다. -_-;
낯선 다른 나라의 글자들이 가지고 있는 그 고유의 소리를 알려주고, 그 소리들을 연결시켜서 단어를 읽는다. 그리고 단어들이 모여서 구가 되고 절이 되고 그리고 문장이 된다. 문장들이 모여서 한 문단이 되고, 결국은 글이 되고, 한 권의 책이 된다.
"선생님. 우리 아이가 얼마나 지나야 능숙하게 말하고 쓰고 읽을 수 있을까요?"
이런 상담을 받을 때 난 위대한 어머니들인 그녀들에게 애도를 표하고 싶다. 쓴 미소를 지어주고 싶다. 먼저 가고 있는 익힌 자의 오만이라고 불러도 그만. 아니어도 그만이다. 하지만.
무어, 그날도 학생"님"들 때문에 지쳐서 집에 오던 중이었다. 집 근처 할인 마트에서 계란을 사고, 반찬거리를 사고, 마지막으로 생수병을 바구니 안에 담으려고 갔을 때였다. 내 등 뒤에서 까만 눈동자를 빛내면서 날 바라보고 있는 꼬마 아이를 보았다. 옷차림이 어떠했는지는 기억이 안 난다.
까만 긴 머리카락을 하나로 길게 내려 묶은 그 아이는 내게 다가오더니,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내게 "하문"했다.
"거기- 두 가지 언어를 아는 여자. 내게 좀 가르쳐다오. 한 가지의 언어를 습득하는 데는 어느 정도나 걸리는가."
물론 정상인답게, 난 모 드라마에서 파생되었다고 들은 기억이 나는 하오체를 쓰는 아이를 시큰둥한 표정으로 노려보면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후-. 니네 엄마 어디 계시냐?"
내 말에 그 아이 역시 만만치 않은 시건방진 표정으로 날 올려다 보았다.
"감히 내게 하문 하는 것이더냐-."
난 이마에 손을 얹고서 나직하게 영어로 요즘 외우는 시편 구절을 외웠다. Blessed is the man.. (시편 1장 1절 의인의 길은.. 어쩌고 저쩌고.)...
진정하자. 아이다. 꼬마다. 진정하자고-.
그런데 이 꼬마 의외라는 듯 호오- 하면서 날 바라본다. 그러더니 결정타를 날린다.
"그 자를 아는가? 꽤나 한 가닥 하는 글쟁이였지. 시는 운율이 잘 맞았어. 무어- 여색을 밝혀서 그게 탈이었지만 말일세. 하긴 그 자의 아들만큼 여색을 밝히는 자가 있겠느냐만. 어쨌건 두 가지의 언어를 말하는 여자. 말하라. 한 가지 언어를 익히는 데 얼마나 시간이 드나."
순간, 난 시편의 저자가 누구였더라? 하는 생각을 진지하게 고찰해 보다가 포기한 채 중얼거렸다.
"가장 빠른 방법은 그 언어를 쓰는 나라에 가서 더도 말고 한 십 년만 살다가 오면 좋지. 물론. 학교를 다니면 더 좋고."
눈 앞의 아이는 귀엽게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표정은 전혀- 귀엽지 않은 표정으로 시건방지게 중얼거린다.
"구역은 못 벗어나네. 흐음. 이럴 때는 주작 녀석들이 부럽구만. 그럼. 두 가지의 언어를 쓰는 여자. 자네. 내게 자네가 쓰는 다른 언어를 가르쳐 줄 수 있는가?"
일단, 무어 강사 모드로 들어가면 진지해진다. 아니 그 이전에 생계가 달린 문제이니-. 난 생수병을 카트에 담고 나서 그 자리에 앉아서 눈높이를 아이와 맞추었다. 아이의 까만 눈동자 안에 내 눈동자가 투영되어 보였다.
"난 비싼데. 이래뵈도 갈고 닦은 것이거든. 어느 정도를 원하는데? 그러니까 네 실력 말이지. 의미를 몰라도 어쨌던 읽을 수 있는 데까지? 아니면 의미도 알고 읽을 수 있는 데까지? 아니면 회화를 원하는 거니?"
진지하게 대꾸하기 시작하는 내가 우스웠지만 일단 일은 일이다. 그런데-. 그제서- 난 묘하게 주위가 조용한 것을 깨달았다. 사람들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쇼핑을 하고 있는데 -. 다를 거 하나 없는데. 저 쪽에서는 마감이요- 떨이요- 하는 소리가 들리고-. 사람들도 분주하게 움직인다. 그런데- . 확실히 나는 다른 공간에 있었다.
아이는 팔짱을 끼고서 고민하고 있었다. 물론 정상인답게 두려워진 난 짐짓 태연한 척-, 바구니를 들고서 거만하게 말했다.
"잘 말할 수 없겠으면-, 여기 이 언니 전화번호이니까 전화해라. 알았지? 그럼 엄마 찾아서 가 봐-. 언니는 이 마트 건너편, 학원에서 가르치고 있으니까. 그럼 언니 이만 간다."
물론 아이"님"은 학생"님" 싹수가 보이고 있었기에- 아니 그 이전에- 발끈했다. 언니라는 단어에서 말이다.
"무례한지고- 감히 용을 다스리는 천하의 흑제인 내게- ! 아녀자가 방자하도다!"
못된 싹수는 잘라서 없애야 하는 법. 암, 그렇고 말고. 건전하고 밝은 사회를 위해서 철저한 교육자로서의 혼에 불탄 난, 또 한번의 감히라는 말이 나올만한 행동을 보이고 말았다. 아이의 머리에 애정을 담아서 꿀밤을 먹여준 것이다.
"어허- 사부가 될 지도 모르는 데- 너야말로 방자하구나-. 옛 말에 스승의 그림자는 밟지도 않는다는 말이 있건만!"
의외로 나 연기에 소질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어쨌거나-. 흑제는 까만 눈으로 날 노려보면서 앙칼지게 외쳤다. 확실히, 여자아이다와 보이지는 않았다. 무어- 여자는 여자를 알아보는 법이니까.
"이 몸에게 언어를 가르치고 싶다면- 그래. 기회를 하사하지. 단- 한 달이다. 한 달안에 언어를 가르치지 못한다면 내 네 일족을 삼대 내내 벌하리라-"
..............이봐- 내가 역적죄라도 지었나? 삼대가 뭐냐! 삼대가-. 난 슬슬 미아 보호소를 찾아봐야 겠다- 라고 심각하게 고민하면서 아이의 머리를 슥슥 쓰다듬어 주었다. 의외로 반항이 심각할 줄 알았던 아이는 멈칫 하면서 날 올려다 본다.
"아이야. 너무 억지가 아니냐. 한 나라의 언어를 완벽하게 하는 것은 욕심이야. 그것도 단 기간에. 네 말대로- 네가 용이라면."
확실히 비타민이 부족했어. 난 그렇게 중얼거리면서 아이의 머리를 슥슥 쓰다듬었다.
"그래-. 네가 미르라면. 알 것 아니니? 오랜 세월을 살아 왔었을 터이니까. 한 나라가 생기고-. 한 나라의 언어가 뿌리를 잡게 되는 그 과정을 지켜봐 왔을 것 아니니?"
아이의 까만 눈동자는 침체되어서 가라앉는다. 그 빛을 잃고 있다. 왜인지 가슴이 아프고 답답하다.
"인간이 동굴에서 나와 밭을 갈고 쟁기를 들고- 무어, 그리하다가 붓을 들게 되기까지- 많이 기다렸니? 하지만- 이미 인간은 너무 많이 와 버린 거야. 그렇지? 너희들과 말하기에는 너무 많은 언어를 만들어 버렸으니까."
눈앞의 아이는 아니, 이제 더 이상 아이라고 부를 수 없는 그는 이제 확실히 기억이 나는 호화스러운 금실이 박힌 검은 궁장을 길게 늘어뜨리고 서 있었다. 서글픈 미소와 함께.
"그래서 너희들의 말이 들리지 않아. 하지만- 언젠가는 분명히 말할 수 있는 날이 오게 되겠지. 그러니까."
난 손가락을 단호하게 세웠다. 내 어깨를 감싸안으려던 그가 멈칫한다. 그의 까만 눈동자에 내 두 눈동자가 단호하게 이글거리면서 타오른다.
"한 시간에 만원-. 한 달안에 깨우치게 해 주지- 단! 숙제를 안 해오거나 밀리면 그 즉시로 두배 세배 건너 뛸 줄 알아!"
설마- 흑룡의 지배자인 그가 과외비 가지고 쪼잔하게 굴리는 없겠지. 없겠지? 내 미소에 흑룡은 우거지상이 되어버린다.
"그리고- 존대말 쓸 것. 그럼 첫번째 과제. 자네가 배우려고 하는 언어의 글자는 모두 몇 개일까요? 그 중 모음과 자음의 갯수는?"
아마도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직업을 고르라면 난 선생이라는 직업을 주저없이 고를 것이다. 앞서 배운자와 뒤에 배울자라는 것이 틀리긴 하지만- 그 차이는 엄청나다. 그 차이를 가르쳐주고 따라잡을 수 있게 하기 위해서 그만큼 노력해야 하니까 말이다.
거기다가 학생"님"들도 꽤 중요하다. 아무리 가르쳐도 그 만큼 결실을 못 보이는 학생"님"들이 있는가 하면- 하나를 가르쳐도 열 가지, 백 가지를 아는 학생"님"들이 계시니 말이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눈앞의 이 위대한 흑미르께서는 전자 쪽이라는 것이다.
난 한숨을 내 쉬면서 미르의 머리위에 달콤한 애정이 담뿍 담긴 꿀밤을 먹여주었다.
"오늘 가서 이 책 5번씩 써와!"
물론 숙제 역시 중요하다. 잊지 말자. 한 나라의 언어를 익히는 것은 그 나라를 이해하는 것이다. 그 나라를 사랑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무어 학생에 대한 애정이 상당히 중요하다.
===================================================
무어, 차라리 저 흑 미르님이 낫지요. -_-;
오후 3시부터 시작해서 오후 10시가 되도록 원고 못 외우는..
학생"님들"을 가르치기 보다는.....
......... 무어 그런 겁니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