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번호를 잊어버리셨나요?

단편 한 음유시인의 노래.

2004.11.19 17:2211.19

안녕하세요. 오늘도 저희 블랙 여관을 찾아주신 여러분들께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흠흠! 대륙의 북쪽에 한 마을이 있었답니다.
마을의 이름은 아쉽게도 기억에서 사라져버렸네요. 어어 거기 손님!
그렇다고 나이프를 던지는건 아니시겠죠?
자 그럼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그 마을에는 아주 아주 무서운
백룡(White Dragon)이 살고 있었지요. 비록 용의 횡포에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 했지만
덕분에 마을 사람들은 서로 도우며 화목하게 살 수 있었답니다.

     북쪽의 겨울 마을
     이름 잊혀진 마을에
     하얀용 살고 있네
     순백의 악마가 살고있네

     북쪽의 겨울 마을
     이름 잊혀진 마을
     공포라는 이름의 결계속
     행복한 삶이 있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답니다. 그 새하얀 악마가 드디어 오랜 침묵을 깨고 마을의 가장 아름답고
착하디 착한 처녀를 납치해 가버린 겁니다! 처녀는 마을 사람들에게 있어서 행복의
상징으로 불릴 정도로 착하고 아름다운 여성이었기에 마을 사람들은 모두 시름에 잠기고 말았지요.

     악마가 잠을 깨어
     천사에게 다가와
     공포와 절망을
     흩뿌리며 사라지네.

     순백의 악마가
     순백의 천사를
     품에 안고 마을을
     떠나가네, 떠나가네.

백룡이 다녀간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자신을 용사라 자칭하는 사람이 겨울 마을에
들렸답니다. 그는 마을에서 여러가지 사정을 듣고는 그 하얀 용을 없애기 위해 산으로 떠났어요.
늠름하고 당당한 그의 모습에 마을 사람들은 희망을 가졌답니다.

     악마가 떠난 뒤
     시름잠긴 겨울마을
     멋지고 용기있는
     용사가 강림했네

     용사가 떠나가네
     산으로 떠나가네
     마을에는 희망이
     솟아나고 있네

용사가 떠난지 얼마 되지 않아 치열한 싸움의 파동이 전해지기 시작했어요. 그 얼마나
치열한 싸움이었는지 3일 낮 3일 밤을 지새워가며 용의 포효가 들렸답니다. 그리고 3일 낮 3일 밤이 흐른뒤 용의
포효가 그치자 마을 사람들은 긴장했답니다. 얼마 후 용의 피를 뒤집어 쓴채
용사가 마을 처녀를 데리고 돌아오자 사람들은 모두 환호성을 지르며 용사를 맞이했고
마을에는 행복이 돌아왔답니다.

     용의 포효!
     그것은 공포의 울음
     사흘간의 치열한싸움
     잊혀지지 않으리라

     용사가 돌아오네
     피를 뒤집어쓴채 돌아오네
     사람들 환호하네
     마을에 천사가 돌아왔네.

마을에는 이제 더 이상의 용의 공포 따위는 없었답니다. 용사는 용을 무찌르고 바로 떠나
갔고, 이제 남은 것은 그들의 행복한 삶이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왠일일까요? 용이
사라지자 사람들은 점점 나태해지고 외부에서 욕심많은 사람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답니다.
아름답던 겨울 마을에는 또 다른 재앙이 내린거에요. 욕심과 나태라는 재앙이!

     용사가 떠나가고
     마을에는 평화가 스며드네
     용사가 뿌리고간
     욕심과 나태의 싹이 트네

     너무나 평화롭기에
     너무나 아름답기에
     너무나 평화롭기에
     마을에 재앙이 내렸네.

     아아 북쪽의 겨울마을-
     그 아름답던 곳에서
     이제는 나태한 신음소리만
     끊임없이 들려오네.

이제 겨울 마을은 이제 더이상 화목한 마을이 아니게 되었답니다. 어쩌면 진정한 악마는 용이 아니라 용사가
아니었을까요?  자! 오늘의 이야기는 끝이 났답니다. 여러분의 생각에 저의 노래가 마음에 드신다면 동전 몇닢
던지고 돌아가주세요. 부디 이곳에서 여러분의 여정중 가장 행복한 기억이 남길 바랍니다.
그럼 여러분 아디오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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