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번호를 잊어버리셨나요?

  


  

One hour 1

부시시한 머리를 긁적이며 남자는 일어났다. 남자는 일어나자마자 머리가 깨질 듯한 고통을 느꼈다. 어제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한잔 했던 것이 원인 인 듯싶다. 아직 취기가 남아있는지 머리가 멍하다. 남자는 이대로 다시 침대에 누워 버리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휴대폰을 확인해보니 메시지가 한통이 도착해있었다. 직장 상사인 김 부장에게 온 것이다. 내용은 오늘은 중요한 프레젠테이션이 있으니 8시까지 출근하라는 것 이였다. 가뜩이나 몸 상태도 좋지 않은데 평소보다 두 시간 이나 일찍 출근하라는 전갈에 남자는 회사를 때려 치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하지만 어렵게 구한 직장을 겨우 이런 이유로 때려 칠순 없었다. 남자는 새삼 사회 초년생인 자신의 위치를 한탄했다.
시계는 6시5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지금부터 천천히 준비해도 늦지 않을 수 있는 시간이다. 남자는 아랫사람의 상태 따윈 생각 하지 않고 자신의 이익만을 생각하는 윗사람들을 저주하며 화장실로 향했다.


화장실에서 이를 닦으며 남자는 생각했다. 자신이 시간을 다룰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어떨까? 무언가 계기가 있던 것은 아니었다. 다만 고장이 났는지 앞으로 돌 다 뒤로 돌 다를 반복하는 멍청한 시계를 바라보고 있자니 문득 생각이 난 것뿐이다. 하지만 정말 남자에게 그런 힘이 있다면 어떨까? 그런다고 하면 지금당장 이불속으로 기어들어 갈 수도 있을 것이다. 아니면 어제로 돌아가 술을 마시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항상 야근을 강요하는 김 부장의 면상에 주먹을 꽂아 넣을 수도 있을 것이다. 남자는 실실 웃었다. 그렇다면 정말 통쾌할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물론 자신의 망상이었지만 정말 그렇다면 좋겠다고 남자는 중얼거렸다.


출근할 준비를 마친 남자는 소파에 걸터앉았다. 아직 시간이 조금 남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어렸을 때부터 가지고 있었던 남자의 버릇이다. 약속장소에 나가기 전 시간이 조금 남으면 여유를 부리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남자는 이 버릇을  고치려 여러 번 노력을 했었다. 하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그리고 언젠가부터 고치려 노력하는 것조차 포기했다. 남자는 핸드폰을 꺼내어 10분후에 출발해도 늦지 않는다는 확인하고  TV를 틀었다. 마침 이번 주의 로또번호를 추첨하는 프로그램을 방영하고 있었다. 남자는 호주머니에 어제 산 복권을 꺼냈다. 브라운관에 나열된 번호는 5 28 41 45 13 38 였다. 남자가 가지고 있는 종이엔 4 15 29 39 22 14 가 차례대로 나열되어있었다. 이번 주 역시 꽝이다.
남자는 희망을 종이에 싸서 쓰레기통에 버렸다. 과연 1부터 45까지 찍을 수 있는  여섯 번의 기회 중에서 중 단 한번도 맞추지 못할 확률은 얼마나 되는 것 일까? 라고 남자는 생각했다. 물론 6번을 다 맞추는 확률 보다는 수백만 배는 높을 것이다. 어차피 될 거라곤 일말의 기대도 하지 않았지만 어째서 저 번호로 찍지 않았는가? 하는 아쉬움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남자는 다시 한번 자신이 시간을 다룰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남자는 이번 주의 로또1등에 당첨된 행운의사나이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도중 핸드폰 진동이 울렸다. 십 분이 지난 것이다. 남자는 착잡한 마음을 뒤로하고 집을 나섰다.

길가엔 어젯밤 내리 앉은 것인지 하얗게 눈이 쌓여있었고 사람들은 그것을 치우느라 정신이 없었다.  남자는 그런 풍경을 뒤로하고 평소대로 주머니에 손을 푹 찔러 넣었다. 주머니엔 무언가 딱딱한 것이 들어있었다. 남자는 의아해했다. 왜냐하면 남자는 주머니에 무언가를 넣고 다니지 않기 때문이다. 남자는 주머니 속에 있는 딱딱한 것을 꺼내었다. 그것은 작은 상자였다. 남자는 상자를 열어보았다. 그 안엔 클래식풍의 낡은 손목시계가 들어있었다. 큐빅으로 보이는 여러 개의 조각으로 장식되어 있었고 액정을 보호할 목적인지 여러 가지 숫자가 어지럽게 나열된 덮개로 보호되고 있었다. 남자는 어째서 손목시계가 자신의 주머니 안에 있는지 의아해했다. 하지만 곧 어제 술에 흠뻑 취해 집으로 돌아올 때 역 앞에 쭈그리고 앉아있던 노인에게 샀던 물건이라는 걸 기억해냈다. 그리고 노인이 해준 말도 말이다.
“이것은 젊은이의 인생을 바꿔줄 물건일세”
아무리 술에 취했다 해도 그런 말도 안돼는 거짓말에 속 다니 남자는 자신이 정말로 한심하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마침 남자는 손목시계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던 중이였기에 그 노인을 찾아 다시 돈으로 바꿔야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자세히 보니 꽤나 값이 나가 보이는 물건이다. 이건 정말로 자신의 인생을 바꿔줄지도 모르는 물건이라며 남자는 생각했다.
“그럼 내 인생을 바꿔줄 시계로 시간한번 봐야 겠군”
남자는 피식 웃으며 시계의 톡 튀어나온 부분을 눌렀다. 그것이 시계의 덮개를 여는 버튼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남자의 예상이 맞았는지 틱 하는 소리와 함께 덮개가 열렸다.
남자는 시계를 보았다.

그리고 그 순간
  
세상의 시간은 거꾸로 흐르기 시작했다.

째깍 째깍 째깍 째깍 째깍 째깍

Two hours

남자는 오랜만에 상쾌한 기분으로 잠에서 깨어날 수 있었다. 어제 오랜만에 친구들과 만나 가볍게 운동을 했던 것 때문인지 기분 좋은 피로감에 취해 잠에 들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시계는 6시3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남자는 평소보다 한 시간이나 일찍 일어난 것이다. 그런데도 졸리기는 커녕 오히려 정신이 이상하리만큼 맑았다. 휴대폰을 확인해보니 메시지한 통이 도착해있었다. 직장 상사인 김 부장에게 온 것이다. 내용은 오늘 오후에 중요한 프레젠테이션이 있으니 8시까지 출근하라는 것이다. 남자는 한숨을 쉬었다. 사회 초년생인 자신의 위치를 새삼 확인했기 때문이다. 화장실로 터벅터벅 걸어가는 남자는 어제 친구들이 2차로 술을 먹으러 가지 않은 것이 정말로 잘했다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았더라면 아마 남자는 머리가 멍해서 회사를 때려 치고 싶은 기분이 들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화장실에서 이를 닦으며 남자는 생각했다. 자신에게 시간을 다룰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어떨까? 무언가 계기가 있었던 건 아니었다. 다만 평소와는 정 반대로 주행하고 있는 멍청한 시계를 바라보고 있자니 문득 생각이 난 것뿐 이였다.
하지만 정말 남자에게 그런 힘이 있다면 어떨까? 그런다고 하면 남자는 지금당장 평소에 시간이 없어 미뤄 뒀던 건담 프라모델 조립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아니면 어제로 돌아가 다시 한번 친구들과 웃고 떠들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항상 야근을 강요하는 김 부장의 면상에 주먹을 꽂아 넣을 수도 있을 것이다. 남자는 실실 웃었다. 그렇다면 정말 통쾌할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물론 자신의 망상이었지만 정말 그렇다면 좋겠다고 남자는 중얼거렸다.
출근할 준비를 마친 남자는 소파에 걸터앉았다. 아직 시간이 조금 남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어렸을 때부터 가지고 있었던 남자의 버릇이다. 약속장소에 나가기 전 시간이 조금 남으면 여유를 부리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남자는 이 버릇을 고치려 여러 번 노력을 했었다. 하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그리고 언젠가부터 고치려 노력하는 것조차 포기했다.
남자는 핸드폰을 꺼내어 10분후에 출발해도 늦지 않는다는 확인하고 TV를 틀었다. 마침 TV에선 이번 주의 로또번호를 추첨하는 프로그램을 방영하고 있었다. 남자는 호주머니에 어제 산 로또를 꺼냈다. 그리고 TV에 시선을 집중했다.
브라운관 안에서는 한 여자가 기계를 돌리고 공을 하나하나 뽑고 있었다. 화면속의 여자는 차례대로  5 28 41 45 13 38을 뽑았다. 이번 주의 로또번호가 여자의 손에 결정된 것이다. 남자는 무심코 TV속의 숫자를 어디선가 봤던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자신의 손에 들린 종이를 보았다. 종이엔 화면과 똑같은 번호가 차례대로 써져있었다.
남자는 순간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그리고 다시 한번 자신의 번호를 확인했다. 종이에 써져있는 숫자는 변함없었다. 브라운관에 나열된 번호도 말이다. 남자의 두 손이 바들바들 떨리기 시작했다. 남자는 로또 1등에 당첨된 것이다!
“오 하나님 맙소사! 내가 내가.. 로또 1등이야 씨발!”
남자는 경악했다. 그리고 소리를 지르며 미친 듯이 환호하기 시작했다.  그도 그럴 것이 손이 가는대로 찍은 번호 덕택에 몇 십억을 손에 넣은 것이다! 이성을 잃은 남자와는 다르게 TV속 여자는 차분하게 ‘축하합니다!’라는 말을 하며 프로그램의 마무리를 짓고 있었다. 자막으론 이번 주 금요일까지 돈을 찾으러 오지 않으면 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문구가 지나가고 있었다.
남자는 그것을 보고 순간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이 있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남자는 한시라도 빨리 은행에 찾아가기로 마음먹었다. 허둥지둥 옷을 입은 남자는 집밖으로 뛰쳐나왔다. 지금 회사로 곧장 가지 않으면 지각한다는 사실은 이미 잊어버린듯했다. 남자는 집 근처에 있는 은행을 향해 달려갔다. 거리엔 어젯밤에 내리 앉은 것인지 하얀 눈빛이 가득했고 사람들은 그것을 치우느라 정신이 없었다. 남자는 그런 풍경을 뒤로한 채 내달렸다. 마침내 도착 했을 땐 아직 은행문은 굳게 닫혀있었다. 아직 은행 문이 열릴 시간이 아니었던 것이다. 남자는 은행 문이 열리기까지  앞으로 얼마나 남아있는지 확인하기위해 자신의 손목에 걸려있는 낡은 시계로 시간을 확인했다.

그리고 그 순간

세상의 시간은 거꾸로 흐르기 시작했다.

째깍 째깍 째깍 째깍 째깍 째깍



Three hours 3

남자는 일어났다. 평범하게 머리가 아프지도 기분이 상쾌하지도 않았다. 남자는 그냥 일어난 것이다. 시계는 7시5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남자는 평소보다 조금 일찍 일어난 것이다. 휴대폰을 확인해보니 메시지가 한통이 도착해있었다. 직장 상사인 김 부장에게 온 것이다. 내용은 오늘은 중요한 프레젠테이션이 있으니 8시까지 출근하라는 것이었다. 남자는 그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 왜냐하면 그것 때문에 어제 휴가를 내려 한 것을 거절당했기 때문이다. 남자는 짜증을 내며 자신의 머리를 헝크렸다. 그리고 회사에 갈 준비를 하기위해 화장실로 향했다. 항상 자신을 부려먹는 김 부장을 욕하면서 말이다.


화장실에서 이를 닦으며 남자는 생각했다. 자신에게 시간을 다룰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어떨까? 무언가 계기가 있었던 건 아니었다. 다만 평소와 마찬가지로 자신의 방향으로 돌고 있는 멍청한 시계를 보고 있자니 문득 생각이 난 것뿐 이였다. 하지만 정말 남자에게 그런 힘이 있다면 어떨까? 그런다고 하면 남자는 한 달 전으로 돌아가 지금의 회사가 아닌 다른 곳에 이력서를 넣을 것이다. 자신 같은 신입사원을 부려먹지 않는  그런 회사에 말이다. 아니면 어제로 돌아가 오랜만에 만났었던 친구들과 술을 먹으러 갈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항상 야근을 강요하는 김 부장의 면상에 주먹을 꽂아 넣을 수도 있을 것이다. 남자는 실실 웃었다.
그때 남자는 문득 예전에도 김 부장을 때리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던 것 같다고 느꼈다. 하지만 남자는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예전부터 그런 일이 자주 있었기 때문이다.                                      

출근할 준비를 마친 남자는 서둘러 집을 나왔다. 평소라면 십분 정도 여유를 부렸을 태지만 오늘은 그럴 시간이 없었다. 남자는 주머니 속에 있는 로또의 당첨 여부가 궁금했으나 왠지 확인을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은 그런 기분이 들었다,
거리엔 하얗게 눈이 내리앉아 있었다. 사람들은 그것을 치우느라 정신이 없었다. 남자는 그런 풍경을 뒤로 하고 주머니에 손을 푹 찔러 넣고 걷기 시작했다. 하얀 눈은 어렸을 적 추억이고 로망이었을 진 몰라도 나이를 먹은 지금이라면 골치 아픈 존재일 뿐이다.
남자가 플랫폼에 도착 했을 때는 아직 지하철은 도착하지 않은 상태였다. 바쁘게 움직이는 서울시민 사이에서 남자는 그저 멍하니 서있었다. 지하철이 들어올 때 까지 딱히 할일이 없었던 것이다. 그때 누군가 남자에게 말을 걸어왔다.
“아저씨 지금 몇 시 인가요?”
머리 짧게 깎은 고등학생 이였다. 군청색의 마의를 입고 있었고 왼쪽 깃에 노란색의 뱃지를 달고 있었다. 남자는 무덤덤하게 자신의 손목에 걸린 낡은 시계로 시간을 보려했다. 그때 누군가 그만두세요! 라고 소리쳤다. 남자는 깜짝 놀라 들고 있던 가방을 떨어트려 버렸다.
소리의 근원은 플랫폼 끝에 있는 자판기 근처였다. 부부로 보이는 남녀가 서로 소리를 지르며 싸우고 있었다. 아마 싸움을 말리고 있는 직원의 소리인 듯싶다.
남자는 놀란 가슴을 추스르며 다시 손목시계로 시간을 보려다 그만두었다. 왠지 불길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남자는 가방에서 핸드폰을 꺼내어 학생에게 7시40분이라고 알려주었다. 학생은 감사하단 인사를 하고 종종걸음으로 계단을 향했다.



회사에 도착에 도착한 남자는 서둘러 자신의 자리에 앉았다. 다행이 늦지는 않은 모양이다. 남자는 아침부터 느꼈던 이상한 느낌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알 수없었다.
남자는 자신의 손목시계를 보았다. 클래식풍의 낡은 시계를 말이다. 남자는 사건이 이 시계와 관련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저 남자의 감이였다. 남자는 문득 자신이 언제부터 이 시계를 차고 있었던 건지 궁금해 졌다. 하지만 기억이 나지 않았다.
남자는 점점 자신의 손목시계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어째서인지 이 시계에 관한 걸 남자가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시계를 여러 각도에서 관찰하던 남자는 덮개를 여는 버튼 말고 다른 버튼 하나가 더 있다는 사일을 알아차렸다. 버튼 옆엔 R이라고 조그맣게 써져있었다. 남자는 그 버튼을 꾹 눌었다.
그 순간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한 순간 시계에 새겨진 숫자들이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남자는 놀라 소리를 지르려 하였지만 너무 놀라서인지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그것들은 이내 빛을 내며 남자의 몸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리고 남자는 머릿속엔 파노라마처럼 자신이 잊고 있었던 기억들이 모두 재생되었다.  어떤 노인에게 이 시계를 산 것 친구들과 술을 마신 것 눈길을 걸었던 것 로또에 당첨 됬던 것  화장실에서 김 부장의 얼굴에 주먹을 꽂아 넣고 싶다고 생각했던 것  노인이 남자에게 해주었던 말 등 모든 기억을 말이다.
그제 서야 남자는 아침부터 느꼈던 이상한 느낌의 정체를 깨달을 수 있었다. 그것은 반복되는 시간 속에서 자신의 몸이 느꼈던 익숙함 이었던 것이다.
“으하하하하하하!”
모든 것을 깨달은 남자는 크게 웃었다. 마치 이 세상을 비웃듯이 말이다. 사무실에 모든 사람들이 남자를 쳐다보았지만 남자는 개의치 않았다.
남자는 정말로 시간을 다룰 수 있는 능력을 얻은 것이다. 자신이 그토록 소망하던 능력을 말이다. 남자는 이제 자신이 원하는 것을 모두 얻을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 다시 한번 복권에 당첨될 수도 있으며 자신의 미래또한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정말로 세계정복이 꿈같은 예기는 아니라는 것이다. 남자는 정말 신과 버금가는 존재가 된 것이다.
그런 남자가 가장먼저 해야 할 일은 정해져 있었다.
“하연씨 김 부장님 지금 어디에 계신지 알아요?”
“예? 김 부장님이라면 휴게실에서 모닝커피를 마시고 있을 텐데요?”
직장동료인 이하연은 남자의 행동에 의문을 품었지만 순순히 대답해주었다.
“고마워요”
남자는 웃으며 감사를 표하고 휴게실로 향했다. 곧 보게 될 김 부장의 일그러진 얼굴을 상상하면서 말이다.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걷는 남자에게 몇 명의 직장 동료들이 인사를 건네 왔다. 남자는 그것들을 하나하나 친절하게 답해주었다. 남자는 어느새 마주 편 건물에 있던 휴게실에 도착해 있었다. 평소엔 그렇게 멀게만 느껴졌건만 오늘만은 달랐다. 남자는 심호흡을 한번 크게 했다. 그리고 크게 한방 먹이기 위해 주먹에 힘을 꽉 쥐었다. 드디어 남자가 오랫동안 꿈꿔오던 순간이 온 것이다! 남자는 다시 한번 자신의 계획을 점검했다. 만일을 대비하기 위해서이다.
마침내 남자는 문의 손잡이를 쥐었다. 손에 땀을 쥐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문을 열고 달려 들어가려는 순간 누군가와 부딪혔다.
김 부장이었다.
남자는 당황하기 시작했다. 느긋이 앉아있는 김 부장의 면상에 한방 갈겨주고 비웃어준 다음 시간을 돌리려 했던 자신의 계획이 시작부터 틀어진 것이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안절부절하는 남자와는 다르게 김 부장은 매우 급해보였다.  
“유일한! 지금 몇 신지 아나? 빨리! 급한 일이네!”
김 부장은 다급한 목소리로 남자에게 외쳤다. 평소에 얼굴도 재대로 쳐다 볼 수도 없는 냉혹한 김 부장의 다급한 목소리에 남자는 어리둥절하며 허둥댔다. 남자는 곧바로 직장상사의 명령을 잘 듣는 신입사원으로 돌아가 자신의 손목시계의 덮개를 열고 액정을 보았다. 남자는 아차! 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그리고 그 순간

세상의 시간은 거꾸로 흐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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