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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겨울, 플랫폼

2004.03.14 19:5003.14





  아저씨도 차를 놓쳤습니까? 좀 기다리면 또 오겠지요 뭐. 날 차지요? 아저씨는 무슨
일 보러 갑니까? 빗님 오실란다는데……누구 기다린겨라? 눈길이 아까부텀 개찰구에
가 있네요 뭐. 알겠습니다아, 인제 보니 아저씨 바람났는가 보다 맞지요? 어마야 빗
님 오시네! 빗소리가 꼭 발소리 같으요? 겨울 다 왔는가 보네……기찻길일랑 참 좋습
니다, 중인이 다 눈길 보내잖습니까. 숨소리 다 죽이고서……피, 농담도 잘하네요. 내
사 뭐 보기맹쿠로 딱딱합니다. 참 냄새 근사하네 시방 이 냄새가 아저씨 손에서 나는
거여라? 뭔 꽃을 손에다 문댔길래 이리 냄새가 좋대나? 아저씨 보기에 제가 좀 촌티
납니까? 좋은 일거리 있다 해서 가는 길인데 동갑내기 동무가 자꾸 붙잡네요. 지도
쥐뿔도 없으믄서……온밤 다 가도록 바라만 보믄 무얼 하나요? 이구, 말이 너무 야시
럽지요? 간밤 내내 한강녘엘 갔다 왔다 했는데 어마? 아저씨 얼굴이 왜 그런대요? 꼭
다 죽는 사람만 같네? 진짠가 봐! 정 힘들믄……예에? 그럼 다행입니다. 동갑내기요,
걔랑 이젠 소식 끊을랍니다. 꽃잎일랑 아무 데나 떨어지나요? 내사 별나라서 찬날 보
내구 행화춘절이믄 고은 님 품에나 들라요. 알록달록 원앙금침 속에서 천야만야 꿈꿀
텡게. 모시구 가두 망설일 판에 이도저도 못하고 그림자만 밟데요……간밤 내내 한강
따라 걸었답니다. 아저씨를 보고 있으면 자꾸 걔가 생각납니다. 어릴 적 나 땜에 참
욕 봤습니다. 히히힛……좀 맹해설랑 동무들이 무진 골려 먹는 바람에 히히힛, 안 있
습니까 괜히 그런 거, 그런데도 참 이상하지 그때는 그렇게도 호구로만 뵈던 애가 내
맘 빠안히 들여다보고 있었으니……제 얘기가 재미 없습니까? 예? 그럼 다행이구
……아저씨예 기차가 오늘은 없는 모양입니다. 다시 서울 가는 기차 오믄 그걸 타고
가서 안드로메다로 가십시다. 아아……기차 타고 나는 것은 잠깐이지만 두고 가는 맘
잊기는야 여행살이보다 길거이다. 그런데 아저씬 누굴 기다리고 있습니까? 제가 보
기는……아이고, 서울 가는 차 왔습니다. 예? 맘 바꿨습니까? 생각 잘했습니다, 사람
늦게 올 수도 있지요 뭐. 저요오? 춘심이라 불러 주세요. 어마, 저 먼저 갑니다, 아저
씨 방금 한 말 농담이구 제 이름은 (Κ)TiO2-42 입니다. 잘 가세요. 안녕!




명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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