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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사반트 후작국

2009.06.23 08:2506.23

내 마음 속에 세운 판타지 국가 사반트 후작국의 한 에피소드. 달걀폭풍군은 내게 '메리안 미룬 케이라'를 말했다.

사반트 후작 각하는 어느날 자신의 딸을 목 졸라 죽여 그녀의 생 살을 뜯어 먹으며 사반트성의 온 국민이 모인 자리에서 크고 우렁차며 똑똑한 발음으로 말했다.

"내가 내 정실부인인 메리안 미룬 케이라를 군중들 전부에게 돌려 먹게 한 뒤 대소변을 먹게 하고 개돼지와 성교하게 하고 팔다리를 자르고 눈을 뽑고 고막을 가르고 혀를 베며 유방을 자른 뒤에 그녀를 우리의 종주국인 케이라 왕국의 위대한 대왕 전하께 보낸다면, 나이 드신 대왕 전하가 우리 사반트 후작국을 어떻게 대우하실지 보고 싶어지오."

대중은 미동하지 않았다.

누군가가 말했다.

"우리는 일부러 당신의 아들을 죽였소."

사반트 후작은 말했다.

"그와 동시에 내가 아는 모든 인맥을 동원해 사반트 후작국을 둘러싼 모든 몬스터와 모험가들이 일제히 사반트 후작국으로 덤벼들게 하겠소."

귀족 회의의 수장 아시드 백작 각하가 말했다.

"생각 보다 나약하시구려."

"내 나이 이제 34살입니다. 내 딸은 7살 짜리입니다."

"그걸 아시는구려. 나는 당신의 할아버님과 아버님을 모셔왔고, 당신에게도 충성을 맹세했소. 당신은 7살 짜리 딸한테 사반트 후작국을 넘기려고 했소."

자이르테 폰 사반트 후작은 자신의 숨겨둔 남동생을 불렀다.

"아우야. 이 사람은 내 남동생이요."

사반트 후작이 부른 사람의 모습에 귀족들이 의아해했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여자였다.

어떻게 보든 여자로 보였다.

자그마했다. 아주 귀여웠다.

"이름도 지어지지 않았던 아이요. 보다시피 8살로 보이지만 30살이요. 남성기와 여성기를 한꺼번에 갖고 태어났기에 사반트 가문의 호적에서 지웠고 다른 방식으로 키웠소."

사반트 후작이 선언했다.

"내 뇌를 저 아이에게 먹이시오. 한 점도 빠짐없이. 아니 내 몸의 모든 걸 남김없이 먹이시오. 그럼 저 아이는 나와 비슷하게 될 거요. 저 아이에게 나만 남은 사반트 가문의 모든 걸 넘기겠소."

사반트 후작은 자신의 목을 단 칼에 날렸다.

그렇게 사반트 후작국은 멸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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