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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두 개의 눈

2009.05.14 15:4705.14

두 개의 눈을 가지고 있는 인간은 두 개의 방향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왜 하나의 세상밖에 보이지 않을까? 세상이 하나밖에 없기 때문일까? 정말 세상은 하나밖에 없을까? 이런 쓸데없는 생각을 하며 시간을 보낸다.

“띠리링~”

‘이 시간에 누가?’

핸드폰에서 메시지가 왔다고 알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지금 시간은 오후 3시. 메시지가 와도 전혀 이상한 시간은 아니지만 내가 알고 있는 지인들 중에서는 지금 시간대에 메시지를 보낼 정도로 한가한 사람이 없다. 굳이 생각해 본다면…….

‘역시…….’

한창 공부할 시간에 이런 짓을 하는 걸 보면 이 녀석 어지간히 지루한 모양이다.

- 모하냐?

간단한 문장의 메시지는 앞뒤 다 잘라먹었지만 의미는 확실하게 다가온다.

- 니 생각.

철자도 문장도 모두 무시한 간단한 메시지를 보낸다. 하지만 서로 의사소통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오랜 시간 쌓아올린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을까? 아니면…….

- 시간이 남아 도냐?

조금 그런 면도 있지만 지적할만한 인물은 못 된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나 내색하지 않는다. 먼저 말꼬리를 잡는 쪽이 진다고 해야 할까? 아니면…….

‘둘 다 지는 걸까?’

그런데 둘 다 지는 경우도 있나? 또 다시 시작된 망상을 서둘러서 막는다. 재미있다. 둘 다 지는 경우도 있으면, 둘 다 이기는 경우도 있다는 거잖아? 하하!

- 어. 남아돈다.

조금 늦었지만 메시지에 대답해 준다. 그렇게 그 녀석의 장단을 맞춰준다. 그 녀석도 마음에 들었는지 조용하다. 우리 이러면서 논다. 왠지 조금 우습다.

이 메일 : dbs01@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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