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운 미래, 달을 유인탐사 하던 인간들은 다수의 떡방아를 발견했다.

  학계에선 온갖 추축이 난무했으나 탐사 팀이 유골마저 발견하면서 진실은 밝혀졌다.

  달토끼제국 시대의 물건이었던 것이다.


  오래전, 달토끼들은 달을 정복하고 피라미드의 정점에 올랐다. 하지만 과도한 번식으로 먹이사슬의 균형이 깨져 식량난이 발생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육식동물이었던 달토끼들은 결국 풀을 뜯어먹기 시작했고 채식동물로 전환되었다. 하지만 곧 식물마저 쓸어버리고 말았고 달은 자체회복력을 잃었다.

  최후의 수단으로 달토끼들은 종족보존을 위해 지구로 이민을 결심했다. 어떻게 이들이 지구에 도달했는지는 알 수 없다. 떡방아를 타고 대기권에 진입했을까. 방법이야 어쨌건 달토끼들이 종족보존에 성공한 덕에 우리의 외식목록에 토끼가 들어있으리.

  달토끼의 무모한 행동 덕에 종족은 보존되었지만, 모든 달토끼가 무모한 것은 아니었다. 달에 남은 달토끼들도 있었다. 이들은 매우 비참한 최후를 맞게 되었다.

  달토끼들은 희박해져가는 산소를 늘리기 위해 떡방아를 만들었다. 그리고 떡을 집어넣었다. 그 떡은 영화 화성침공에서 화성인이 질소공급을 위해 씹는 껌과 같은 것이었다. 떡을 씹는 대신 찧을 때마다 산소가 나왔다. 그렇게 사라져가는 대기 속에서 살아보려고 발버둥치는 토끼들의 모습이 우리 조상들에게 발견된 것이다.

  우리 조상의 눈에는 구담처럼 아름다운 모습으로 비추어졌겠지만,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 필사적인 모습이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