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번호를 잊어버리셨나요?

단편 그릴 수 없는 환상

2003.10.29 13:3210.29

예전에 말보디아라는 왕국엔 공주님이 살았답니다. 공주님은 아름다운
검은 피부와 흑진주 같은 눈을 지닌 세상에 둘도 없을 그런 분이었답니
다.

공주님은 어렸을 적부터 호기심이 많았답니다. 항상 주위를 시끄럽게
만들곤 했답니다. 드레스를 입고 왕궁을 빠져나가 산과 들을 뛰어다
니며 모험하기를 즐겼답니다. 어릴적부터 공주님은 타고난 모험가였
습니다.

공주님은 한 해 두 해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더욱 아름다워 졌습니다.
공주님이 열여섯이 되어 결혼할 나이가 되었을 때 말보디아 왕국 사람
들은 모두 궁금해 했습니다. 누가 공주님이랑 결혼하게 될지 말이에요.

그러나 공주님은 아무와도 결혼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결혼해서 성에
갇혀 사는 것은 공주님이 바라는 삶이 아니었거든요. 공주님은 결국
다시 한 번 왕궁에서 도망쳐 버렸답니다. 그녀의 친구들과 함께요.

그리고 공주님은 그녀의 친구들과 함께 그녀를 쫓아오는 말보디아
왕국의 군사들을 피해 다니며 온 세상을 떠돌았답니다. 결국 몇 년
이 흐른 뒤엔 공주님의 아버님과 어머님도 공주님을 찾기를 포기했
습니다.

시간이 흘렀습니다. 공주님은 어느덧 나이를 먹고 얼굴엔 하나 둘
주름이 늘어났답니다. 그녀도 그녀의 친구들도 모두 예전과 같지 않
았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들 일생을 건 마지막 모험을 떠나게 됩니다.

  그 모험은.. 어떤 것이었을까요? 그건 아무도 알지 못합니다. 공주
님도, 공주님의 친구들도 돌아오지 않았으니까요. 아무도 그 뒤론
그들을 본 사람이 없었습니다.

말보디아 왕국은 그 후 이웃 나라의 침략에 의해 사라지고 말게 됩
니다. 그리고 더 이상 공주님을 기억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답니다.

  그 공주님의 이름은 무엇이었을까요. 그 공주님의 친구들은 어떤
사람들이었을까요. 말보디아 왕국은 어떤 곳이었을까요. 공주와
친구들이 했던 모험이란 어떤 것이었을까요.

만약 누군가 그 것을 글로 써낸다면, 누군가 그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면, 그는 공주님과 친구들과 말보디아왕국을 다시 살아나게
만들 것입니다. 아무도 그들에게 관심을 갖지 않는다면 그들은
그냥 그렇게 잊혀지겠지요.

이것이 그릴 수 없는 환상에 의한... 이야기입니다.
루나
댓글 1
  • No Profile
    서진 03.11.02 03:52 댓글 수정 삭제
    잘 읽었습니다. 뒤에서 두번째 부분, "만약 누군가~잊혀지겠지요" 이 부분을 읽으면서 고개를 끄덕이게 되네요. 건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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