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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머나먼 별에서 온 손님

2005.10.26 23:4210.26

written by D.yohan
to my love


머나먼 별에서 온 손님

0.

벌써 40년째입니다.
지구를 떠나 우주로 나온지도. 처음 몇 년간은 그래도 지구와의 송신이 그럭저럭 되어서 버틸 수 있었지만, 그 후로는 어떻게 되었는지 전혀 알수 없게 되었습니다. 한가지 우리-저-의 목표인 별문명탐사가 있었기에 우리는 힘겹게 40년을 버틸수가 있었습니다. 그것도 처음에는 수십명에서 출발한 우리였지만, 지금에는 저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그동안의 일을 말하는 것은 지난한 일이 될 것입니다. 거대한 유성우를 만나서 가까스로 항로를 잃지 않고 벗어났던 일과, 잠든 사이에 나도 모르게 블랙홀의 영역을 아슬아슬하게 벗어지나갔던 일이며, 모든 중력이 동시에 작용하는 미명의 공간. 수없이 새로 만들어졌다가 사라지는 거울의 공간등등 너무나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저는 살아남았습니다.

그런 고생은 저에게 하루하루를 꿈으로 다지는 생활을 만들어주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매일 아침-공간시-이면 주님의 십자가에서 기도를 드립니다. 기도의 시작은 언제나 지구에 있는 저의 가족들이 평안하기를. 그리고 마지막은 아름다운 문명이 있는 새로운 별을 발견하기를 기도드립니다. 주 예수 그리스도여. 저를 도우소서.

그리고 마침내 주님의 도움으로 저는 목적지에 도착할수 있었습니다. 그 별은 지구같지는 않았지만, 각각의 별마다 특징이 있듯이 그 별도 매우 아름다웠습니다. 주황빛의 대기는 언제든 방문자를 환영하는 듯 빛나고 있었습니다. 비록 대기를 덮고 있는 짙은 안개층 때문에 지표면을 볼 수는 없었지만, 분명 아름답다고 생각되었습니다. 그렇지만 그게 아니었습니다.

그 별은 방문자를 철저히 막아내고 있는 성이었습니다. 대기를 덮고 있는 짙은 안개층은 안개만을 품고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역학은 딱히 설명할 길이 없지만, 분명 지구에서 보던 Emp쇼크와 비슷했습니다. 기계라던가, 전자기기 등은 그 근처에 닿기만 해도 모조리 기능을 잃어버릴 것입니다. 물론 우주선은 철저히 전자기기입니다. 겉으로 보기엔 단순히 열기구와 별 다를바 없을테지만, 우주선이라고 불리는 것은 Emp쇼크에 연약하기 그지없는 기계입니다. 저는 절망했습니다.

40년간을 헤맨뒤에야 겨우 도착한 별입니다. 문명이 있을지 없을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지구에서 조사해본 바로는 분명 이곳에서 문명이 있을거라 했습니다. 게다가 지금와서 돌아간다는 것도 말이 안됩니다. 비록 말로 표현하진 않았지만, 저도 알고 있습니다. 40년이란 시간을 건너서 온 이 별에서 지구로 가게 되면 또 40년이란 시간이 저를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인간으로서는 도무지 버텨낼 시간이 아니라는 것은 누구보다도 제가 알고 있습니다. 주여. 어찌해야합니까.

그렇게 고민한지도 벌써 1년이 더 지나가고 있습니다. 저는 그동안 한가지 결심을 내리기 위해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주님의 의지가 어디에 있을지를 고민하기도하고, 인간의 꿈이 어디에 있는지도 고민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제가 매달릴 수 있는 것은 오직 주님뿐입니다. 그것외에는 그 무엇도 저에게 힘이 되지 않았습니다. 저와 함께 했던 동료들도 이런 저런 이유로 죽어버렸고, 믿었던 기계장치도 저 범접할 수 없는 성에 대해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제 능력의 한계를 알고 있습니다. 65년에 가까운 세월을 살아온 저는 이미 평범한 인간의 능력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그렇기에 저는 주님의 뜻이 내려지길 기도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깨달았습니다. 오 주여! 주님은 누구보다도 저를 알고 있는 분이셨습니다. 그 별에 들어갈 수 있는 길이 적어도 한가지는 있었습니다. 기도의 와중이었습니다. 유성하나가 그 별로 떨어지고 있었습니다. 기도중에 떨어지는 유성을 보며 저는 그것이 답변이라는 것을 깨달았고, 급하게 그 유성을 조사했습니다. 그리고 알았습니다. 그 유성이 어떤 역학적 원리에 의해서 그 별의 안개층을 옅어지게 만들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조악하게 설명하자면 마치 호수위에 돌멩이를 던지는 것과 같은 원리였습니다. 돌멩이가 떨어진 호수는 크게 요동치고 그 주변의 파동에 의해 Emp쇼크의 안개는 크게 물러납니다. 그래서 동그란 홀같은 공간이 생겨나는 것입니다. 그곳으로는 충분히 우주선이 들어갈 수 있을 만한 곳이었습니다. 게다가 그 유성은 4개월에 한번씩 꼬박 꼬박 그 별을 들르고 있었습니다. 마치 신의 순례처럼 말입니다. 놀라웠습니다. 주님의 의지가 이 먼 우주 저편까지 닿을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마침내 결심을 내렸습니다. 누가 뭐라해도 저는 별로 들어갈 것입니다. 저 머나먼 우주에는 태양에 비친 지구가 반짝이고 있을 것입니다. 볼 수 없는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저는 지구가 보인다고 느꼈습니다. 분명 그 지구에서는 저를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 사람들이 저를 기억해주겠지요. 그리고 저는 선구자가 되는 겁니다. 새로운 별에 발자국을 남기고 지구의 이름을 알리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나중에, 혹은 나중 나중에 지구인이 다시한번 찾아왔을 때 그 별 사람들은 저의 이야기를 해주겠지요. 그러면 그 지구인은 저를 생각하며 묵념해줄것입니다. 저는 그 사람을 위해서 이렇게 편지를 남기고 있습니다. 그 사람도 부디 좌절하지 않기를 빕니다. 아. 저기 저 멀리 유성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마치 천사의 그것처럼 꼬리를 길게 늘이고 있는 모습이 아름답기까지 합니다. 아마도 저 유성의 이름은 가브리엘이나 미카엘 등의 사대천사의 이름중 하나일테지요. 저 유성이 별에 닿기전에 준비를 해야합니다. 이 편지는 이렇게 끝을 맺어야 겠군요. 저는 슬프지 않습니다. 저 별에는 분명 문명이 있을 것입니다. 다음에 올 지구인이여. 부디 좌절하지 마시기를.
아듀오스.

-지구를 떠난 수많은 우주인중 하나가 쓴......-


1.

그 인간은 우리와 비슷하게 생겼었습니다. 비록 우리처럼 빛나는 초록빛은 아니었지만, 그것만 제외하고는 거의 차이가 없을 정도였습니다. 악마의 빛인 흰빛에 가까운 몸을 하고 있는 것 때문에 장로회의 반대가 있었지만, 예언은 그렇게 쉽게 무시할 성격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분명 예언에서 나왔던 이가 분명했습니다. 악마의 불꽃과 같이 이땅에 내려왔지만, 참회하고 신을 찾아낸다는 그 예언의 악마가 분명했습니다. 게다가 그가 타고온 불꽃의 구름은 분명 악마의 상징이었습니다. 처음에는 그를 배척했지만, 그는 노인이 분명했고, 우리는 오래살아온 자를 배척할만큼 모진 사람들이 못됩니다. 그런데다가 그가 예언의 인물일지도 모른다는 이야기가 떠돌자, 그 뒤로는 그에게 잘해주는 인물들도 생겨났습니다.

그러기를 4개월. 마침내 그도 악마의 정체를 보았습니다. 그와 함께 왔던 악마는 하늘을 꿰뚫고 그 사이로 수없는 불꽃을 뿜었습니다. 덕분에 그 주변에 있던 조립건물들이 박살이 나서 나뒹굴었습니다. 그리고 그 악마가 마침내 지표면에 닿았을때, 여지없이 우리의 오라트는 부서지고 말았습니다. 그토록 견뎌내리라 자신했던 사제들은 절망하고 말았습니다. 또 실패하고 만 것입니다. 그는 그것을 보며 무엇인가 말을 했습니다. 우리는 그가 예언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그림을 그려가며 우리에게 설명해주었습니다. 거대한 동그라미와 조그만 검은 점이 부딪히자 동그라미가 흔들린다고 설명해주고 있는 듯했습니다.

자존심처럼 버텨내던 사제들도 마침내 그에게 부탁을 했습니다. 우리의 신을 찾아달라고. 우리를 이 악몽에서 구해달라고. 절망에서 이끌어낼 신에게 우리를 안내하라고.......그는 우리의 말을 이해한 듯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런데 그는 이상한 기기를 꺼내서 우리의 말을 천천히 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리곤 한참이나 고민하더니, 손짓을 해서 여행준비를 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알아듣고 여행준비를 시작했습니다.

우리의 예언은 지켜져야 합니다.

커다란 별이 빛나던 때에 우리는 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는 우리를 신에게 안내해 줄 것입니다. 며칠이 지나고, 약속이 때가 왔습니다. 사제의 점궤에 의하면 몇달 뒤에 작은 성지인 빌뤼엔일 거라고 궤가 나왔습니다. 그는 그 점궤를 유심히 듣더니 그곳으로 가자고 했습니다.

우리는 빌뤼엔으로의 여정을 시작했습니다. 그것은 일종의 신에 대해 봉헌하는 여행이었습니다. 신에게 예물을 바치기 위한 여행인 것입니다. 우리의 신은 우리를 악마에게서 벗어날 수 있게 해줄 것입니다. 그는 처음에는 힘들어 하다가 우리의 신 얘기를 듣고는 눈을 빛내며 긍정을 보내왔습니다. 그들에게도 신이 있나 봅니다. 여행은 힘들었습니다. 빌뤼엔으로 가는 길에는 온통 사막뿐이었기에 더욱 힘들었습니다. 다무빛이 쏟아지는 사막에는 아무것도 살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런 곳을 여행하는 것이 우리의 시련이라고 생각하고 우리는 걸어갔습니다.

그리고 약속의 때가 되었을 때, 우리는 빛나는 하나의 별을 볼 수 있었습니다. 어제까지만 해도 없던 별이었기에 우리는 금새 알아 볼 수가 있었습니다. 그 별이 우리를 신에게 안내해 줄 것입니다. 우리는 다급하게 뛰어갔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빌뤼엔의 작은 마구간에서 우리는 우리의 신을 발견했습니다. 방금 태어난 그 아이는 조용히 잠들어 있었습니다. 그 아이는 너무나도 신성한 초록빛이었습니다. 우리는 숨을 죽이고 그 아이의 주위에 예물을 바쳤습니다. 감동을 삭히고 겨우 밖으로 나왔을 때에야 우리는 그가 근처에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는 길에서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그에 눈에 고인 눈물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도 분명 감동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의 신이 태어나셨습니다.

나는 그가 마지막으로 남긴 말을 기억해서 이렇게 남겨두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축복의 말일테지요. 그는 사막으로 떠났습니다. 또다른 순례를 떠나는 것 같았습니다. 그의 말은 발음하기 어렵습니다.

“지구. 돌아갈 별이 사라진.....”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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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인 공대생 상현이를 위해서 이글을 바칩니다.

상현아. 세상은 멸망하지 않는단다.. 절대로-_-
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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